교육 당국이 성남 청솔중 폐교부지에 국제교육원 이전을 위해 준비한 설명회에서 공론화, 행정절차 과정에 대한 불만이 쏟아졌다. 당국은 경기도의회의 설계 비용 승인이 늦어 의견 수렴 절차가 지연됐다고 해명했는데, 주민들은 일방적인 이전 계획을 통보하는 꼴이 됐다며 학교 부지 존치를 요구했다.
경기도교육청국제교육원과 성남교육지원청은 7일 금곡동 옛 청솔중에서 ‘(구)청솔중학교 활용을 위한 주민설명회’를 열었다. 설명회는 청솔중 국제교육원 이전과 관련해 주민 의견을 듣기 위한 목적이다.
교육 당국은 315억원을 들여 평택에 있는 국제교육원을 접근성이 좋은 청솔중 부지로 이전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리모델릴을 거쳐 2028년 1월 문을 연다는 계획이다.
이날 조영민 국제교육원장은 새 국제교육원 공간 구성 등에 대해 발표했다. ▲개방형 영어 특화 도서관 조성 ▲원어민 영어 토론 프로그램 제공 ▲주민들이 이용 가능한 스마트 공간 조성 ▲아이들이 만족하는 AR/VR 체험 공간 조성 계획 등이다. 또 세계 인재를 기르는 국제교류 프로그램 등을 마련한다고 했다. 이를 통해 성남 국제교육의 랜드마크로 거듭나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이어진 질의 응답에서 주민들은 ‘의견 수렴 누락’, ‘일방적인 이전 계획 통보’, ‘학교 부지를 남겨달라’며 국제교육원 이전 백지화를 요구했다.
한 주민은 “국제교육원 이전 소식을 지난달에 들었고, 오늘 이전으로 엄청 좋은 부분만 강조하고 있다”며 “다만 일대에선 의견수렴이 없어 국제교육원 이전 반대 현수막이 걸리는 등 부정적인 여론이 많다. 등떠밀려 설명회를 하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조 원장은 “국제교육원 이전 설계비용이 도의회 승인을 받기 전 의견수렴에 나서면 많은 이의제기가 들어온다. 이에 승인을 받아 진행했고 이런 문제로 설명회 절차가 늦었다”고 해명했다.
이 과정에서 조 원장은 도의회 승인 절차 없이 설명회를 열면 지방정부 '삼권분립 훼손'이라고 말하자, 일부 주민들이 항의하며 소란스러워 지기도 했다.
다른 주민은 “국제교육원의 주된 목적은 교직원 연수시설인데 영어 교육 등을 제공해 국제교육을 한다는 내용으로 포장돼 있다”며 “약속만으로 설명하는 것은 실제 이뤄진 사례가 없다. 정자동에 있는 국립국제교육원만 봐도 학생과 주민들에 제공되는 교육 등은 없는데, 결국 교직원 편의만 챙기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이 밖에도 “학교용지로 돼 있는 청솔중을 국제교육원 이전으로 교육시설로 용도변경을 추진한다”며 “분당은 재건축으로 향후 학교 부지가 부족할 것이란 우려가 있다. 학교 용지가 학생들을 수용하고 다음 세대를 위한 곳으로 남았으면 한다”는 요구도 나왔다.
이에 대해 조 원장은 “용도변경은 장기적으로 검토하겠다"며 "청솔중은 법적 절차를 통해 폐교 됐다. 교육청은 정책을 하는 기관이라 최선의 결정을 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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