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야! 영화 '핸섬가이즈' [핫플체크 EP.22]

영화, 드라마, OTT 콘텐츠 등 볼 것 찾는 사람들을 위한 '핫한 플레이리스트'를 알려주는 '핫플체크' 평화로운 전원생활을 꿈꾸던 '재필'(이성민)과 '상구'(이희준)가 하필이면 귀신 들린 집으로 이사 오며 벌어지는 고자극 오싹 코미디 '핸섬가이즈'가 지난 6월 26일 개봉해 170만 관객을 넘기며 장기 흥행 중이다. 재필과 상구는 이사 첫 날부터 물에 빠진 '미나'(공승연)을 구하려다 납치범으로 오해받고 동네 경찰들의 감시 대상이 된다. 사람들이 의도치 않게 집에서 죽어나가고 지하실에 봉인된 악령이 깨어나면서 예기치 못한 사건들이 계속 벌어진다. 영화는 2010년 개봉한 '터커 & 데일 Vs 이블'을 원작으로 리메이크되었다. 잔인한 장면들을 코믹적 요소로 풀어내는 원작에 오컬트 요소를 가미해 색다른 재미를 만들어 낸다. 또한 강렬한 비주얼이 인상적인 재필과 상구의 캐릭터라이징에 배우들이 직접 참여했다. 재필의 꽁지머리 스타일과 구릿빛 피부와 상구의 러닝셔츠 속 부항 자국으로 거친 비주얼을 자랑한다. 겉으로 보이는 이미지와는 달리 다정하고 순수한 모습으로 '핸섬가이즈' 캐릭터들의 반전 매력을 더한다. 영화 '핸섬가이즈'는 전국 극장에서 현재 절찬 상영 중이다. 자료출처 ㅣ NEW

‘댓글부대’는 정말 존재하는가? [영화와 세상사이]

사회부 기자 임상진(손석구)의 내레이션으로 출발하는 영화 ‘댓글부대’의 시작과 끝을 잘 살펴보자. 임상진은 헌정 사상 초유의 탄핵 사태를 이끌어냈던 ‘촛불시위’의 기원부터 시작해 거대 기업 만전그룹이 개입된 여론 조작의 연대기를 엮어낸다. 임상진은 “이것들은 내가 기자의 사명을 걸고 직접 취재해서 알아낸 것들”이라고 말한다. 이어 이 이야기가 한 중소 기술개발업체 대표의 제보로 시작된다고 덧붙이는 임상진의 말을 시작으로 영화의 막이 본격적으로 오른다. 이제 관객들이 ‘댓글부대’를 음미하는 방법에 관해 말해 보려고 한다. 영화가 짜여 있는 방식을 살펴볼 때 그 매력을 더 음미할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결론부터 짚어보자. 결국 관객들은 댓글부대의 모든 이야기가 결국은 해직 처분을 받은 전직 기자 임상진이 한 커뮤니티에 올린 ‘취재썰’이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결말에 이르러 임상진은 “내 기사를 받아주는 곳은 아무 곳도 없었지만 이제는 상관없다”며 “나는 온라인 여론 조작의 역사와 내가 겪은 모든 일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내 기사에 담았다”고 털어놓으며 한 PC방에서 ‘전직 기자가 직접 쓴 취재썰’이라는 제목의 글을 업로드한다. ■ 진실과 거짓,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관객들은 영화 내내 신문사 기자로서의 임상진을 계속해서 봐 왔지만 그가 사실은 망상증 환자에 PC방을 들락거리며 늘상 커뮤니티에 상주하는 백수일지도 모르는 일 아닌가. 결국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거짓인지 분간할 수 없는 환경에 놓인다. 감독이 영화 댓글부대에서 다루는 지점도 이와 일맥상통한다. 여론 조작에 가담했던 댓글부대 ‘팀 알렙’의 멤버 중 한 명인 찻탓캇(닉네임·본명 이영준)은 임상진에게 완벽한 거짓을 말했던 걸까? 임상진이 찻탓캇에게 속았다고 여긴 뒤 복잡한 심경을 부여잡으며 혼자서 읊조리는 대사를 떠올려 보자. “완전한 진실보다 거짓이 섞인 진실이 더 진짜 같다. 완전한 거짓엔 진실이 없지만, ‘거짓에 진실을 섞었다’는 말은 진실에 거짓을 섞었다는 말이고, 완전한 거짓이 아니라면 진실이라는 말이다 그러니까 한마디로 이것들이 완전히 거짓은 아니라는 소리다.”(극 중 임상진의 내레이션) 이후 임상진은 회사에서 해고당한 뒤 2년간 물밑에서 취재를 이어간다. 수소문 끝에 음지에 숨어 지내는 내부고발자인 만전의 전 직원을 만난다. 그가 바로 만전 내에 여론전담팀이 있다는 사실을 인터넷에 폭로했던 사람인데, 그 제보자는 “제 기사가 어디까지가 진짜였는데요”라고 묻는 임상진에게 “거기 나온 내용 전부 가짜입니다”라고 단호하게 말한다. 이 말을 듣는 임상진의 동공이 미세하게 흔들린다. 임상진은 과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이때 재밌는 점은 과연 이 제보자의 말조차도 우리가 완전히 믿을 수 있느냐는 것. 이 제보자가 찻탓캇에 관해 말하는 내용 역시 어디까지 믿을 수 있는지 확언할 수 없지 않은가. 이는 임상진에게도, 또 관객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 임상진도, 관객들도 과연 진실과 거짓을 어떤 잣대로 구분하고 수용해야 하는 것인가? 결국 대기업의 여론조작 실체도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고 여론조작으로 누군가가 자살하거나 개봉작의 흥행에 영향을 주는 사건이 터진 게 댓글부대의 작업 때문이라는 사실도 증명되지 않았다. 결국 관객들이 접한 모든 정보에 대한 진위가 도마에 오른다. 그렇지만 이들을 제대로 검증할 방법은 없다. 믿을지, 믿지 않을지 선택은 각자의 몫이다. 결국 영화 댓글부대는 끊임없이 관객들에게 되묻는다. ‘무엇을 어떻게 믿을지 알아서 판단할 수 있겠느냐’고 말이다. ■ 관객이 있어야 성립되는 영화 ‘댓글부대’ 결국 댓글부대라는 영화는 이를 감상하는 관객들, 즉 수용자가 없으면 존재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 작품이 된다. 댓글부대에 관해 제대로 이야기하려면 단순히 작품 안에서만 머무를 수 없다는 점을 기억하자. 작품뿐만 아니라 작품을 음미하는 수용자들에 대해서도 함께 논의해야 영화의 가치를 곱씹어볼 수 있다. 영화는 ‘밈’, ‘가십’ 등 온라인 환경을 구성하는 콘텐츠 수용과 생산의 구조를 품고 있다. 여기서의 핵심은 바로 이 같은 정보를 향유할 수 있는 ‘수용자’가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결국 정보를 접하고 판단하는 주체가 없으면 콘텐츠는 존재할 이유가 없지 않나. 그러니 진실이든 거짓이든 무엇이 됐든 끊임없는 재생산과 재소환 구조가 유지되기 위해선 관객들인 우리가 필요한 셈이다. 다시 영화를 둘러싼 구조를 살펴보자. 영화가 결말에 이르러 어떤 노선을 택하고 있나? 영화는 스스로가 영화라는 작품의 틀에 갇히는 길을 포기한다. 그 대신 밈, 루머, 가십의 총집합체로 변모하는 과정 그 자체가 되려고 한다. 결국 임상진이 겪은 이 모든 일이 완벽한 허구로만 구성된 한낱 ‘구라’에 불과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영화가 선택한 그 결말은 또 하나의 댓글부대를 만들어낼 테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구조가 반복될 테다. 러닝타임이 종료된 이후가 더 존재감을 강하게 남기는 작품들이 있다. 댓글부대 역시 그렇다. 영화가 상영되는 도중이 아닌, 영화가 끝난 이후에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우리들의 현실에서 댓글부대를 찾아낼 수 있을까? 그들은 정말 존재할까?

[영상] 온라인에 올라온 글 다 믿으세요? 영화 "댓글부대" [핫플체크 EP.20]

영화, 드라마, OTT 콘텐츠 등 볼 것 찾는 사람들을 위한 '핫한 플레이리스트'를 알려주는 '핫플체크' 지난 3월 개봉했던 영화 '댓글부대'가 최근 넷플릭스에 공개되며 입소문을 타고 있다. 대기업 만전의 비리를 보도했는데 오보로 판명되며 온라인에서 비난과 조롱의 댓글과 함께 정직당한 기자 '임상진'(손석구)에게 의문의 제보자가 찾아온다. 온라인 여론 조작을 주도하는 댓글부대인 '팀알렙'의 멤버 '찻탓캇'(김동휘)은 임상진에게 '찡뻤킹'(김성철), '팹택'(홍경)과 함께 기사를 자신들의 수법으로 조작했다고 언질을 준다. 어디서부터 조작이고 진짜인지 임상진의 취재가 다시 시작된다. 온라인 여론 조작의 과정이 영화 '댓글부대' 속에서 구체적으로 그려진다. 누리꾼들의 심리를 이용해 커뮤니티에서 시작해 작은 바이럴 마케팅부터 큰 사건으로 이어지는 과정이 담긴다. 불법은 아니지만 합법인지는 모른다는 영화 속 대사처럼 여론을 움직이는 팀알렙의 교묘한 방법도 볼거리를 더한다. 점점 방법이 교묘해지며 온라인 속에서 움직이는 여론이 현실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더 커진다. 존재와 실체의 사이에서 영화 '댓글부대'는 사건의 현상들을 보여줄 뿐 진짜인지, 조작인지 각자의 해석에 넘겨 실체에 대해 곱씹어 볼 수 있는 재미를 남긴다. 영화 '댓글부대'는 넷플릭스와 VOD 서비스 등으로 만나볼 수 있다. 자료 출처 ㅣ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영상] 지뢰밭 길이여도 달릴 수밖에, 영화 '탈주' [핫플체크 EP.18]

영화, 드라마, OTT 콘텐츠 등 볼 것 찾는 사람들을 위한 '핫한 플레이리스트'를 알려주는 '핫플체크' 영화 '탈주'는 휴전선 인근 북한 최전방 부대에서 10년 만기 제대를 앞둔 중사 ‘규남’(이제훈)이 제대해도 미래를 선택할 수 없는 현실을 벗어나기 위해 남으로의 탈주를 꿈꾸는 이야기로 시작된다. 그의 계획을 알아챈 하급병사 ‘동혁’(홍사빈)이 먼저 탈주를 시도하다가 실패하며 상황이 복잡해지며 탈주병 조사를 위해 부대로 온 보위부 소좌 ‘현상’(구교환)은 '규남'의 진짜 탈주가 시작되자 필사적인 추격을 시작한다. 이종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이제훈, 구교환, 홍사빈이 출연하며 특별출연에 송강, 이솜 등이 이름을 올렸다. 감독 이종필은 "이 영화는 단순한 탈북기가 아니다. 더 나은 삶을 꿈꾸는 인간의 보편적인 욕망을 그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탈주'는 인간이 고정된 체계와 질서에서 벗어나 새로운 세계를 추구하는 모습을 그려내며, 규남의 질주는 곧 삶을 향한 강렬한 의지와 맞닿아 있다. 영화 속 삽입된 노래 가사 '행복하자'위로 과거 규남의 서사가 나오거나 '인민의 자유와 행복을 위하여'라는 표지판을 탈주의 과정에서 차로 '행복'이라는 단어가 깨지는 등의 장면이 등장한다. 영화의 제목이 '몸을 빼쳐 달아남'이라는 뜻을 가진 '탈주'인 것 또한 '행복', '성공' 혹은 '탈출'이라는 결과보다 꿈을 꾸기 위해 달려나가는 행동에 더 의미가 있음을 보여준다. 그렇기에 지뢰밭 길이여도 달릴 수 밖에 없다. 영화 '탈주'는 지난 3일 개봉해 누적 관객수 20만명을 넘기며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자료 출처 ㅣ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AI가 만든 영화 어떤 모습일까”…AI로 중무장한 제28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창작의 세계에 인공지능(AI)이 상륙했다. 그림, 도서, 음악에 이어 이번에는 영화다. 기술의 발전은 영화산업을 긍정이든 부정이든 패러다임의 변화를 가져왔다. 무성에서 유성으로, 흑백에서 컬러로, 평면에서 3D로 시대는 바뀌어갔다. 국내 3대 영화제로 꼽히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올해 전세계 영상 산업의 메가 트렌드로 자리한 AI를 다루며 인공지능이 가져올 창작분야의 변화를 화두로 던졌다. 제28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 2024)가 4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부천시 일대에서 11일간 이어진다. ‘이상해도 괜찮아(Stay Strange)’를 슬로건으로 내건 이번 영화제에는 전세계 49개국 253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특히 올해 영화제는 AI 제작 영화에 관한 별도의 시상식, 워크숍 및 콘퍼런스 등을 마련하며 영상산업의 이슈로 떠오른 과학기술에 주목하고 있다. 먼저 국내 국제영화제 최초로 생성형 AI로 제작된 영화들만을 다루는 AI 영화 국제경쟁 부문을 도입했다. 영화제는 작품성, 예술성 등 서사와 텍스트(각본), 오디오, 비디오 부문 등에서의 기술 활용도 등을 종합해 ‘부천 초이스: AI 영화’ 총 15편의 본선 진출작을 선정해 영화제 기간 동안 관람객들과 만나게 된다. 이 중 한국영화로는 두바이 국제 AI 영화제에서 대상과 관객상을 수상한 바 있는 박성원 감독의 ‘언더 더 사인 오브 문’, 배준원 감독의 ‘폭설’ 등 네 편이 선정됐다. 기발한 상상력과 신선한 각본이 돋보이는 작품들이다. 관객과 시민, 창작자들이 미래산업에 관해 심도있는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도 마련된다. 5~7일까지 부천아트센터 소공연장에서는 AI 기술이 콘텐츠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과 가능성을 주제로 한 국제 콘퍼런스가 열린다. 기조연설자로는 칸영화제의 ‘칸 넥스트’ 책임자 스텐 크리스티앙 살루비어와 카이스트 최초 미술계 전임교수이자 초대 카이스트 미술관장을 역임한 뉴미디어 아트 선구자 이진준 교수 등이 나선다. 이에 앞서 2~4일까지 웹툽융합센터에서는 창작자들을 대상으로 멘토링과 강의 등이 포함된 ‘BIFAN+ AI 필름 메이킹 워크숍’이 진행됐는데, 30명 모집에 600여명이 지원하며 20대1의 높은 경쟁률로 AI에 관한 뜨거운 관심을 입증했다. BIFAN 2024의 시작과 끝을 알리는 개·폐막작으로는 로즈 글래스 감독의 ‘러브 라이즈 블리딩’, 정 바오루이 감독의 ‘구룡성채: 무법지대’이 각 선정돼 관객과 만난다. 영국의 떠오르는 감독 로즈 글래스 제작·크리스틴 스튜어트 출연의 ‘러브 라이즈 블리딩’는 1989년 미국을 배경으로 체육관 매니저로 일상을 보내던 ‘루’와 보디빌딩 대회 우승을 꿈꾸는 자유로운 영혼 ‘잭키’ 두 여성이 순식간에 사랑에 빠지고 이후 살인을 저지르며 펼치는 이야기가 담긴 범죄 로맨스 영화다. 정 바오루이 감독 제작·홍금보 출연의 ‘구룡성채: 무법지대’는 1980년대 홍콩의 위험천만하고 불가사의했던 무법지대 구룡성채를 배경으로 갱단을 피해 그곳을 찾아든 ‘록쿤’의 이야기를 다룬다. 홍콩 영화 전성기의 향수와 화려한 액션이 매력으로 꼽히며 제77회 칸 영화제 공식 초청작 공개 당시 극찬을 받기도 했다. BIFAN 2024는 올해의 ‘배우 특별전’ 주인공으로 손예진을 선정, 그의 연기 세계가 담긴 전시를 진행한다. 앞서 한국영화 대표 배우들과 함께한 BIFAN ‘배우 특별전’ 주인공으로는 전도연, 정우성, 김혜수, 최민식 등이 선정된 바 있다. 신철 집행위원장은 앞서 기자간담회 등을 통해 “이번 (AI 영화 국제경쟁 부문) 공모를 통해 AI 영화제작이 가져올 새로운 창작의 가능성을 만날 수 있었다”며 “BIFAN은 올해 창작자들이 AI를 활용해 최소 예산으로 영화를 제작할 수 있는 정보와 체험의 장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영상] 어디까지가 실화인건지 궁금해지는 영화 '하이재킹' [핫플체크 EP.17]

영화, 드라마, OTT 콘텐츠 등 볼 것 찾는 사람들을 위한 '핫한 플레이리스트'를 알려주는 '핫플체크' 1971년 대한민국 상공에서 벌어진 여객기 납치 실화 사건을 바탕으로 한 영화 '하이재킹'이 지난 21일 개봉했다. '하이재킹'은 항공기를 불법으로 납치하는 상황을 뜻하는 단어 그대로 속초공항에서 김포공항으로 향하던 여객기가 공중에서 납치되면서 벌어지는 여객기 속의 상황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과거 자신의 판단으로 하이재킹을 막지 못해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가던 태인(하정우)이 이 여객기의 부기장으로 탑승해 기장 규식(성동일)과 승무원 옥순(채수빈)과 함께 여객기를 무사히 착륙시키기 위해 사투를 벌인다. 납치범 용대(여진구)는 당시 남북 대립으로 인해 억울한 누명과 차별 속에 자라온 설정이다. 실제 사건에선 3명이었던 기장을 2명으로 각색했다. 폭탄이 등장하거나 비상착륙을 하는 등의 대처는 실화에 기반한다. 더 자극적이고 더 신파적으로 풀어나갈 수 있는 부분들을 극한까지는 가져가지 않는다. 대신 상공에서 화려한 비행기 액션으로 보완한다. 특히 여객기 내부에서 주관적 앵글을 사용해 실제 비행기에 탑승해 있는 승객이 된 듯한 경험을 준다. 실화이기에 결말을 알고 볼 수밖에 없지만 결말에 도달하기까지의 과정이 충분히 매력적이다. 태인과 용대는 트라우마가 있는 인물들인데 이를 풀어나가는 과정이 다르다. 과거 하이재킹을 막지 못했던 것을 발판 삼아 상황에 직면하고 사람들을 모두 구하고자 책임감 있는 선택을 하며 성장하는 태인. 자신의 트라우마를 납북이라는 회피적 선택으로 극복하고자 여객기 안의 사람들을 함께 위험에 밀어 넣는 용대와 대조적이다. 감독은 분단과 이념 갈등의 희생양이라는 용대의 설정은 영화적 상상을 더했다고 밝힌 바 있다. 서로 다른 방법으로 트라우마를 해결하는 두 캐릭터를 지켜보는 것도 영화의 흥미로운 포인트가 된다. 영화 '하이재킹'은 입소문을 타고 누적 관객수 100만을 앞두고 있다. 자료출처 ㅣ (주)키다리스튜디오, 소니픽쳐스엔터테인먼트(주)

[영상] 손님은 동물, 직원은 인간인 백화점! 영화 '북극백화점의 안내원' [핫플체크 EP.16]

영화, 드라마, OTT 콘텐츠 등 볼 것 찾는 사람들을 위한 '핫한 플레이리스트'를 알려주는 '핫플체크' 영화 '북극백화점의 안내원'은 손님은 모두 동물, 직원은 인간인 동화적 상상력을 더한 설정으로 북극백화점의 수습 안내원 '아키노'가 고객들에게 최고의 행복을 선사하기 위해 애쓰는 고군분투가 담긴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이다. 만화 '북극백화점의 컨시어지씨'를 원작으로 한다.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파프리카' 등의 애니메이션에서 원화를 담당한 이타즈 요시미 감독의 작품으로 '하이큐!!' 시리즈와 '공각기동대'를 제작한 Production I.G가 제작에 참여했다. 카와이다 나츠미, 오츠카 타케오가 목소리 출연하며 더빙판에는 김유림, 윤용식, 이현, 정유정 등 국내 대표 성우들이 참여했다. 웃는올빼미, 흰족제비, 바다밍크, 일본늑대, 카리브해몽크물범 등 멸종동물들이 몽글몽글한 작화와 뚜렷한 색채로 살아 움직이며 눈길을 사로잡는다. 각 동물 손님들을 응대하는 에피소드들이 옴니버스식인듯 '아키노'에게 모아진다. 인간의 욕망이 담긴 대표적인 공간인 백화점에서 동물 손님들이 직원에게 응대받는 모습은 인간으로 인해 멸종되는 동물들의 현실과 정반대의 모습으로 담겨 있다. 또한 사회초년생의 서툰 모습이 '아키노'로 투영되어 관객들로 하여금 잔잔한 공감과 위로를 불러일으킨다. '아키노'는 잘 해내고 싶은 마음으로 일을 키우기도 하고 누군가의 도움을 받기도, 스스로 해결하기도 하며 성장해 나아간다. 가장 화려한 공간인 백화점에서 벌어지는 잔잔해 보이지만 '아키노'에게는 치열한 순간이 담겨있다. 영화는 지난 19일 자막판과 더빙판이 동시 개봉해 관객들을 만나고 있으며 동시기 개봉작 중 1위에 등극하며 극장가를 사로잡았다. 자료 출처 ㅣ (주)미디어캐슬

‘펄프 픽션’, 싸구려 소설 독자의 마음에 가까워지기 [영화와 세상사이]

1994년 10월, 미국의 영화 감독 쿠엔틴 타란티노는 토크쇼 진행자 찰리 로즈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두 번째 장편 연출작 ‘펄프 픽션’(1994년)의 플롯과 이야기 전개 방식에 대한 생각을 밝힌다. 그는 “내가 만약 펄프 픽션을 소설로 써내고 이 쇼에 나왔다면 당신(진행자)은 이야기 구조에 대해서는 크게 언급하지 않을 것”이라며 “왜냐하면 소설은 그렇게 해도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즉, 소설가들은 이야기를 전달하는 데 있어 완전한 자유가 보장돼 있다. 그게 바로 내가 영화에서 하고자 하는 영역”이라고 설명한다. 이어 “이야기는 끊임없이 펼쳐지는 것이다. 급작스러운 사건이나 놀랄 만한 반전을 말하는 게 아니라 계속해서 펼쳐지는 무언가”라고 덧붙인다. 타란티노에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안겨준 영화 펄프 픽션이 어느덧 세상에 나온 지 30년이 지났다. 오랜 시간이 지났어도 그의 영화가 여전히 기묘한 활력을 뿜어낸다는 점에 주목해보자. 각종 대중문화 코드에 기댄 채 과감하고 예측 불가능한 스토리텔링으로 세계를 구축해온 타란티노의 작품들 중 펄프 픽션에는 유독 앞서 타란티노가 밝힌 그의 ‘이야기 철학’이 꿈틀대고 있다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야기는 끊임없이 펼쳐져야 하며 정해진 틀 없이 어떠한 방식으로든 전달돼도 문제가 없다는 것. 이런 마음으로 영화를 다시 본다면 타란티노의 내면과 소통해볼 수 있지 않을까. 20세기 미국에선 질 낮은 종이에 인쇄해 저렴한 가격에 팔던 싸구려 소설 잡지, 일명 ‘펄프 픽션(Pulp Fiction)’이 유행했다. 그 속은 로맨스, 공상과학(SF), 오컬트, 호러 등 각종 장르를 욱여넣은 데다 자극적인 소재로 점철된 콘텐츠로 가득했다. 그래서인지 영화 펄프 픽션 역시 언뜻 보면 마치 싸구려 잡지를 스크린에 옮겨놓은 시도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곱씹어볼수록 이 영화가 그런 싸구려 소설 내지는 잡지를 뒤적이는 이의 심리 자체를 스크린에 녹여내는 작품처럼 다가왔다는 게 중요하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특정 구간마다 암전 상태로 쪼개지는 영화의 각 시퀀스를 잡지 속 각각의 섹션으로 간주해보자. 그리고 관객들을 이제부터 잡지를 읽는 독자로 설정해보자. 가상의 독자 A씨는 밥을 먹다 식당을 털어 보자는 허술한 커플 강도의 사연을 읽다가 문득 잡지의 구성이 궁금해졌다. 그렇게 몇 페이지를 훌쩍 넘기니까 미아와 빈센트의 이야기도 나오고, 또 수십 페이지를 건너뛰니 복서 부치의 이야기도 나온다. 어느 페이지를 펼치든 시원치 않아 이리저리 뒤적이다 결국 처음 읽었던 이야기로 돌아온다. 그렇게 펄프 픽션을 접하는 A씨는 마침내 잡지를 덮고 따분한 감정을 표출한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사실 영화 속 배치된 신과 시퀀스 순서는 얼마든지 달라져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많은 이들이 이 영화의 매력으로 꼽는 수미상관 구조 역시 의미 부여를 하자면 끝없이 할 수 있지만, 하지 않는다면 그저 ‘잡지를 뒤적이는 독자의 마음’에 기대 넘겨 버릴 수도 있다. 애초에 각 인물이 겪었던 서사가 순서대로 짜맞춰지는 작업 자체는 이 영화에서 아무런 의미도 얻지 못한다. 그러니까 지금 제시된 편집 순서는 그저 하나의 판본일 뿐 얼마든지 다른 판본의 펄프 픽션이 우리 앞에 나타날 수 있는 법이다. 우리는 그저 타란티노가 최종 편집본을 매듭지을 당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버전의 싸구려 잡지를 접하고 있는 셈이다. 지면을 영화로 불러낸 펄프 픽션처럼 매체의 전이를 형상화하는 시도들이 간혹 있다. 게임을 영상으로 옮겨 놓은 듯한 ‘하드코어 헨리’나 ‘카터’라든가, 잡지라는 형식에 매달려 그걸 영화로 풀어낸 듯한 ‘프렌치 디스패치’, 회화를 그대로 스크린에 불러낸 ‘끝없음에 관하여’ 같은 작품들 말이다. 이때 펄프 픽션은 스스로가 싸구려 잡지임을 선언하나 오히려 잡지 그 자체로 보기엔 다소 의아한 구간이 많다. 스스로가 형식을 의도적으로 무너뜨리고 특정 양식에 갇히지 않으려 발버둥 치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타란티노는 영화라는 매체를 빌려 ‘이야기’를 전달하는 과정 자체를 즐기는 하나의 사례를 만들어낸 셈이다. 여기서 즐긴다는 것은 창작자와 관객 모두에게 해당되는 말이다. 늘 플롯이 선형적이어야 한다는 강박, 늘 서사는 기승전결이 뚜렷하고 사건이 예측 가능한 선에서 완벽한 타이밍에 발생해야 한다는 법칙 등 창작자라면 암묵적으로 따라야 하는 요소들이 있을 테다. 타란티노는 이런 것들에서 자유로워지고자 했다. 그렇게 타란티노가 마구잡이로 펼쳐 놓은 이야기 덩어리들은 관객 저마다에게 다른 기준과 방식으로 스며들면서 개개인의 기호에 맞는 싸구려 잡지로 변모한다. 그렇게 펄프 픽션은 잡지를 보는 독자의 내면에 가까워지게 만드는 매개체이자 윤활유가 된다.

[영상] 상실의 경계를 넘나드는 AI 서비스, 영화 원더랜드 [핫플체크 EP.14]

영화, 드라마, OTT 콘텐츠 등 볼 것 찾는 사람들을 위한 '핫한 플레이리스트'를 알려주는 '핫플체크' 죽은 사람을 인공지능으로 복원하는 영상통화 서비스 ‘원더랜드’. 어린 딸의 곁을 조금 더 지켜주기 위해 자신의 죽음을 숨기고 직접 ‘원더랜드’ 서비스를 의뢰한 ‘바이리(탕웨이)’를 비롯해 사고로 의식이 돌아오지 않는 남자친구 ‘태주(박보검)’가 그리워 ‘원더랜드’에서 우주인으로 복원된 태주와 영상통화를 이어가는 ‘정인(수지)’ 등 원더랜드와 함께인 세상을 살아나간다. 어느 날 현실 속의 태주가 의식불명에서 깨어나거나 '바이리'의 원더랜드 서비스가 종료되는 등 균열이 생기게 된다. 영화 원더랜드는 김태용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탕웨이, 수지, 박보검, 정유미, 최우식 등 내로라하는 대세 배우들의 캐스팅 소식만으로도 일찌감치 관객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화려한 캐스팅 속 상상력을 자극하는 독특한 설정을 더해 인간의 감정을 섬세하게 탐구해가는 원더랜드의 이야기를 눈여겨볼 만하다. 바이리의 딸은 바이리가 살아있다고 믿는다. 원더랜드 속 바이리를 진짜라고 믿기 때문이다. 반면 바이리의 어머니는 바이리의 죽음을 알고 있기에 서비스에 대한 거부감을 느낀다. 실제와 가상의 경계가 모호해진 미래를 받아들이는 것에 대한 한 장면을 옮겨 놓은 듯하다. 진정한 이별과 상실에 대한 슬픔의 치유 방식에 대한 고민을 관객들에게 던진다. 영화 '원더랜드'는 지난 5일 개봉해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자료출처ㅣ (주)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