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연 “국제영화제 첫 참가에 여우주연상까지… 현지서도 놀라더라”

제60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한국 최초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영화 ‘밀양’의 전도연과 이창동 감독, 함께 출연한 송강호가 30일 오후 서울 압구정동 CGV에서 귀국 후 첫 기자회견을 가졌다. ‘칸의 연인’ 전도연은 수상 소감에 대해 “기쁘고 영광스럽다”는 말을 여러차례 반복했다. “그보다 더 크게 표현할 수 있는 말이 있다면 좋겠고 사실 그 말로도 표현이 다 안되는 기적같은 일”이라면서 “영화제 관계자들도 제가 국제영화제에 처음 참가해 여우주연상까지 받게 됐다는 사실에 다 놀라시더라”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수상 당시 느꼈던 기분에 대해서는 “제 이름이 (수상자로) 호명됐을 때부터 그 날 하루 내내 아무 것도 생각이 안나고 멍했고 다음 날 비행기 안에서도 ‘나한테 무슨 일이 일어났나’ 싶었다”면서 “공항에 들아왔을 때서야 수많은 기자들이 있어 놀랐고 또 평소 그런 곳에 안나오시는 친정어머니가 나와 계셔서 놀랐다”고 말했다. 전도연은 이번 수상으로 ‘월드스타’로 불리며 해외 진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는 게 사실. 그는 “앞으로가 중요한거지 이번 수상만 가지고 그렇게 불리는 건 시기상조”라며 “해외 진출도 생각해본 적이 한 번도 없었고 한국에서 해야 할 일이 더 많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다만 “해외에서 출연 제의가 올 경우 시나리오를 먼저 꼼꼼하게 본 뒤 기회가 맞다면 출연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칸 현지 상영 때 영화제 관계자들과 함께 관람하면서 느낀 감상을 묻자 “그 분들이 제 연기를 봤다기보다 (주인공) 신애의 감정을 느꼈다고 생각한다”면서 “과연 우리 관객과 똑같이 느껴주실까 반신반의했는데 그대로 느껴주셔서 감동스러웠다”고 회상했다. 이창동 감독은 “전도연은 어떤 배우냐”는 질문에 “배우에 대한 표현 중 ‘천의 얼굴’이라는 말을 믿지 않고 어느 배우나 하나의 얼굴만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제한 뒤 “전도연은 그러나 정해진 그릇에 담기 어려운 배우라는 점 때문에 같이 일해보고 싶었고 같이 작업하면서 진폭이 큰 여러 감정을 섬세하게 연기해 내는 것을 봤고 그것들을 장면 장면 담았다”고 말했다. 같은 질문에 송강호는 “10여년 전부터 알고 지낸 후배라 지금까지 보여진 이미지만 생각했는데 이번에 작업하면서 그 고정관념을 뛰어넘는 것을 봤다”면서 “무서운 나머지 겁도 났다”고 칭찬했다. 전도연은 귀국 당일(29일) 남편과 둘이 오붓한 시간을 보냈으며 남편으로부터 “기특하고 앞으로 더 잘모시고 살아야겠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향후 일정에 대해 “영화 개봉 때 한국에 없었기 때문에 일단 무대인사 등 스케줄에 충실하겠다”고 말했다.

국제영화제는 한국 여배우를 좋아해∼!

“국제 영화제 주연상은 여배우들이 책임진다!” 그동안 한국 여배우들이 국제무대에서 인정받아온 경향이 이번 칸 영화제에서도 확인됐다. 국내 여배우 중에서 ‘씨받이’의 강수연이 1987년 베니스 영화제에서 처음으로 세계 3대 영화제 여우주연상의 영광을 안았다. 이후 그는 ‘월드스타’라는 별칭과 함께 한국 영화계의 대표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강수연은 1989년에도 ‘아제 아제 바라아제’로 모스크바 영화제에서 영예를 안았다. 1988년에는 신혜수가 ‘아다다’로 몬트리올 영화제에서, 1993년에는 상하이 영화제에서 오정해가 ‘서편제’로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이들 작품은 모두 임권택 감독의 작품으로 임 감독은 ‘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자 제조기’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또 1990년에는 심혜진이 낭트영화제에서 박광수 감독의 ‘그들도 우리처럼’으로, 1991년에는 이혜숙이 몬트리올에서 장길수 감독의 ‘은마는 오지 않는다’로, 1994년 최명길이 김홍준 감독의 ‘장밋빛 인생’으로 낭트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각각 받았다. 이후 한동안 잠잠하던 여우주연상 수상 행진은 2001년 재개됐다. 김호정이 문승욱 감독의 ‘나비’로 로카르노 영화제에서 수상했으며 같은 해 서정이 김기덕 감독의 ‘섬’으로 판타스포르토 영화제에서, 다음해 장진영이 윤종찬 감독의 ‘소름’으로 같은 영화제에서 상을 받았다. 문소리는 2002년 이창동 감독의 ‘오아시스’로 베니스 영화제가 그해 신설한 신인배우상을 받은 데 이어 2003년 ‘바람난 가족’으로 스톡홀름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이어 2004년에는 임수정이 김지운 감독의 ‘장화, 홍련’으로 판타스포르토 영화제에서, 2005년에는 이영애가 박찬욱 감독의 ‘친절한 금자씨’로 시체스 영화제에서 상을 받았다. 이에 반해 남우주연상은 1993년 윤삼육 감독의 ‘살어리랏다’로 모스크바에서 수상한 이덕화, 2000년 도빌 아시아영화제에서 이명세 감독의 ‘인정사정 볼 것 없다’로 수상한 박중훈, 2005년 뉴몬트리올 영화제에서 임태영 감독의 ‘안녕 형아’로 최연소 수상자가 된 박지빈, 2007년 판타스포르토 영화제에서 김기덕 감독의 ‘시간’으로 수상한 하정우 정도에 그친다.

전도연,칸 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강호 오빠 덕분”

영화배우 전도연(34)이 이창동 감독의 영화‘밀양(Secret Sunshine)’으로 27일 오후(현지 시간) 프랑스칸에서 열린 제60회 칸 국제영화제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국내 여배우가 칸ㆍ베를린ㆍ베니스 등 세계 3대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탄 것은 1987년 ‘씨받이’로 베니스영화제에서 강수연이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이후 20년 만이다.칸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동양계 여배우로는 2004년 홍콩 장만위 이후 두 번째. 이날 황금색 드레스를 입고 시상식에 참석한 전도연은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자 “아, 아”라고 감탄사를 연발하며 말을 채 잇지 못했다.이창동 감독과 송강호는 벌떡 일어나 전도연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전도연은 떨리는 목소리로 “믿기지 않는다.작품에서 열연한 여배우들이 많이 있다고 들었는데 제가 그 여배우들을 대신해 이 자리에 설 자격이 있는지 잘 모르겠다”며 “그 자격과 영광을 주신 칸과 심사위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이어 “(여우주연상 수상은) 저 혼자서는 불가능한 일이었고 이창동 감독님이 가능하게 했으며 (상대배우)송강호 씨가 신애라는 인물을 완전하게 만들었다”며 공을 돌렸다. 영화 밀양은 남편을 교통사고로 잃은 뒤 아들을 데리고 남편의 고향인 밀양에 내려온 여자에 관한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전도연은 내면에서 깊은 방황을 하는 신애 역을 열연했다. 전도연은 현지에서 영화가 공개된 뒤 뛰어난 연기력으로 찬사를 받으며 강력한 여우주연상 후보로 거론돼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