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영화인들, 파리서 한ㆍ불 영상제

상대편 나라에서 개봉이 안된 한국과 프랑스의 영화들 중 가능성있는 작품들을 한자리에서 평가하는 제1회 한ㆍ불 영상제가 이달 6~12일 파리 소르본대 근처 르플레 메디시 극장에서 열린다. 프랑스에서 활동중인 젊은 영화인들인 배용재(집행위원장), 이상훈(수석 프로그래머)씨가 주도하는 이번 영화제에는 한국의 장편 7편, 단편 10편, 프랑스의 단편 12편이 출품되며 양국 심사 위원단이 상대편 나라의 작품을 교차 심사한다. 노경태 연출 '마지막 밥상', 김태일ㆍ가토 쿠미코 연출 '안녕, 사요나라', 윤지원 연출 '라디오 드림스', 아밋 메몽 연출 '카롤리나', 기욤 포레스티의 '앤젤 더스트' 등이 공식 경쟁 부문에 초청됐다. 배용재 집행위원장은 "두 나라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경쟁시키는 이번 행사는 쌍방향 커뮤니케이션, 즉 교차 시선으로 서로 평가한다는데 의미가 있다. 주류 밖의 감독들 중에서 실력 있는 분들을 발굴하는 계기도 마련된다"고 밝혔다. 영화제 심사위원단은 한국 측의 소설가 황석영씨, 영화제작자 차승재씨, 프랑스 측의 영화감독 얀 드데, 영화 평론가 스테판 들로름 등으로 구성됐다. 한국의 영화진흥위원회, 재외동포재단, 한국문학번역원, 프랑스 국립영화센터(CNC)가 후원한다고 집행위측은 밝혔다. /연합뉴스

<새영화> 병적인 사랑의 풍경 '랑페르'

다니스 타노비치 감독의 '랑페르'(프랑스어로 '지옥'이라는 뜻)는 전형적인 프랑스풍 영화다. 이는 모든 대사가 프랑스어로 처리되고 주연 배우들이 모두 프랑스인이라는 것 때문만은 아니다. 영화는 매우 정적이며 등장인물들의 병적인 심리상태에 초점을 맞춘다. 영화에 등장하는 세 명의 자매는 하나같이 병적인 사랑에 집착한다. 세 자매 중 첫째인 소피(에마뉘엘 베아르)는 남편의 외도로 인한 고통으로 몸부림치며 막내인 안느(마리 질랭)는 친한 친구의 아버지와 금지된 사랑에 빠진다. 누구에게도 마음의 문을 열지 않고 홀로 고독한 삶을 살아가는 둘째 셀린(카랭 비야)은 어느 날 갑자기 눈앞에 나타난 낯선 남자에게 충동적으로 몸을 맡긴다. 이들은 어린 시절 부모간의 심각한 불화와 이로 인한 아버지의 자살이라는 심리적 충격을 공통적으로 안고 있다. 각본을 쓴 크쥐시토프 키에슬로프스키 감독은 '랑페르'를 통해 인간이 겪는 심리적인 지옥의 풍경을 표현하려고 했다고 전해진다. 단테의 신곡에서 영감을 얻어 '천국' '지옥' '연옥' 3부작을 구상했던 키에슬로프스키는 비록 시나리오를 끝내기 전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로 숨을 거뒀으나 그가 남긴 미완성의 시나리오는 키에슬로프스키의 오랜 영화 동지인 피시비츠의 손에 의해 완성됐다. 첫번째 작품 '천국'은 2002년 '롤라런'의 감독 톰 티크베어에 의해 만들어졌으며, 그로부터 3년 뒤 두번째 작품 '랑페르'가 다니스 타노비치에 의해 영화화됐다. 키에슬로프스키와 타노비치는 '랑페르'에서 부정을 저지른 남편 이아손에게 복수하기 위해 자기 자식들을 죽이는 그리스 신화의 악녀 '메디아'의 신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잔인한 운명의 수레바퀴에 휘말린 한 가족의 비극적 역사를 그리려 했다. 그리고 이 같은 의도는 성공한 듯이 보인다. 영화의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우울하고 칙칙하다. 정적이고 병적이며 심리묘사에 집착하는 프랑스 영화 팬이라면 놓치기 아까운 작품이 될 듯. 에마뉘엘 베아르와 마리 질랭 등의 연기에도 높은 평점을 주고 싶다. 13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연합뉴스

파멜라 앤더슨 이혼은 영화 '보랏' 때문?

글래머 스타 파멜라 앤더슨(39)이 결혼 4개월 만에 파경을 맞은 것은 영화 '보랏'(Borat)에 출연한 후 남편과의 관계가 악화된 때문이라고 28일(현지시간) 미국 연예통신 WENN이 보도했다. 파멜라 앤더슨은 지난 주 극복할 수 없는 성격차를 이유로 이혼소송을 제기했다. 앤더슨과 남편 키드 록은 지난 7월29일 프랑스의 생트로페 연안의 요트에서 화려한 결혼식을 올린 후 미국에 돌아와 베벌리힐스법원에서 혼인신고를 했었다. WENN은 앤더슨과 록이 '보랏' 영화의 시사회에서 심한 말다툼을 벌였으며 이후 두 사람의 불편한 관계가 이혼으로까지 이어진 것이라고 보도했다. '보랏'은 카자흐스탄의 TV리포터인 보랏이 미국의 선진문화를 다큐멘터리에 담는 임무를 띠고 미국 뉴옥으로 건너왔으나 호텔 TV에서 파멜라 앤더슨을 본 후 한눈에 반해 "파멜라 앤더슨을 아내로 맡겠다"는 일념으로 로스앤젤레스까지 대륙횡단을 하면서 겪는 엽기적이고 황당무계한 일들을 담은 풍자코미디. 앤더슨과 록은 영화가 개봉되기 전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한 시사회에 함께 참석했으나 영화를 본 록이 엄청나게 화를 내면서 현장에서 큰 말다툼을 한 것으로 보도된 바 있다. 록은 패멀라 앤더슨이 출연한 것은 스스로에게 굴욕적인 행동을 한 것이며 그녀에게 어떻게 그런 영화에 출연할 수 있었느냐며 모욕적인 말도 서슴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앤더슨은 남편이 영화를 유머감각으로 볼 수 있는 여유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며 영화에 출연하면서 너무 즐거운 경험을 했다는 의견차이를 보인 것으로 측근들이 전했다. 두 사람이 영화를 놓고 충돌한 후 관계가 악화되고 서먹해져 이혼으로까지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연합뉴스

印尼, 동티모르-아체 주제영화 4편 상영금지 논란

인도네시아 정부는 독립 요구로 껄끄러운 관계에 있던 동티모르와 아체주(州)를 다룬 영화 4편의 상영을 금지해 논란을 빚고 있다. 29일 '자카르타 국제 영화제'(JiFFest) 조직위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검열 당국은 최근 다음달에 개최할 영화제에서 동티모르와 아체주를 다룬 영화 4편이 "안정과 질서를 해칠 수 있다"는 이유로 상영을 금지할 것을 조직위에 통보했다. 상영이 금지된 영화 가운데 네덜란드에서 출품한 '악어 이야기' 등 3편은 동티모르의 역사 등을 다룬 기록영화와 애니메이션이고, 미국에서 출품한 '검은 길'은 아체주의 독립투쟁을 다룬 영화다. 이들 4편의 영화는 작년 영화제 때도 상영이 금지됐다. 이에 대해 '국경없는기자회'(RSF)는 28일 성명을 통해 "인도네시아 정부가 시대에 뒤떨어진 검열방식을 택해 심히 유감"이라고 비난했다. RSF는 "동티모르와 아체주는 평화를 되찾았기 때문에 이들 두 지역의 사태에 대해 자유롭고 차분한 토론이 허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카르타 국제 영화제는 세계 35개국에서 200개의 영화가 출품된 가운데 오는 12월 8~17일에 자카르타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동티모르는 1975년 11월 28일 포르투갈로부터 독립을 선언했으나 곧바로 인도네시아에 합병됐다가 유엔 감시하의 국민투표로 2002년 공식적으로 독립한 국가다. 인도네시아 아체주는 1976년부터 30년간 독립을 주장해온 자유아체운동(GAM)과 정부군 사이에 내전이 벌어져 1만5천명이 희생됐으며 작년 8월 15일 GAM이 독립을 포기하는 대신 인도네시아 정부는 자치를 허용하기로 헬싱키 평화협정을 체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