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위기가 기회다] 화장품업계 다크호스 ㈜송학

톡톡 아이템·자연원료 信바람 세계 女心 사로잡다

▲ 2015년 새해를 맞은 경기지역화장품 제조, 수출업체 ㈜송학임직원들이 F TA의 치열한 경쟁에서 승리해 세계시장 제패를 다짐하고 있다. 김시범기자

2015년 경제계의 최대 화두로 단연 ‘FTA(자유무역협정)’를 꼽을 수 있다. 국내 시장 개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FTA를 오히려 ‘위기가 아닌 기회의 장’으로 활용하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히는 중소기업이 있다. ‘산소마스크클렌저’와 ‘쇼킹마스카라’로 홈쇼핑에서 대박 행진을 이어가는 (주)송학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송학은 직원이 65명에 불과하지만 연매출 1천억원을 달성한 강소기업이다.

지난 2002년 황토팩으로 시작한 송학은 산소마스크클렌저, 쇼킹마스카라, 롤비비, 뿌리는 마스크팩 등 기존 시장에 없던 새로운 카테고리 상품을 연이어 홈쇼핑에서 대박을 터뜨리며 화장품 업계에선 ‘다크호스’로 통한다.

대표 제품인 산소마스크클렌저는 2011년 CJ오쇼핑 전체 판매순위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단품으로 홈쇼핑에서만 누적매출 1천200억원을 기록한 밀리언셀러다. 지난 2012년 하반기 출시된 쇼킹마스카라의 인기도 만만찮다. 출시 후 6개월 만에 200억원어치가 팔려나갔다.

이처럼 국내 시장에서 입지를 굳건히 다진 송학은 해외 시장으로 자연스레 눈을 돌렸다. 하지만 절대 충동적이거나 현지의 매력적인 제안을 덥썩 무는 방식의 진출은 선택하지 않았다. 2년에 걸친 현지 시장 조사와 위생허가 등의 대리 업무를 하는 대행사 선정까지 철저한 준비에 준비를 더했다.

송학은 지난 2009년 일본 PIERAS사와 수출 계약을 맺고 해외 진출의 신호탄을 쐈다. 탄산기포 효과를 이용해 세안하는 탄산수 클렌저가 뛰어난 제품력으로 일본에서 호평을 받았다. 특히 오색황토비누는 현재 일본에서 2천여개의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판매되고 있을 정도로 식을 줄 모르는 인기를 자랑하고 있다.

이후 송학은 여심을 사로잡는 새로운 아이템과 자연 원료의 특징을 그대로 구현해내는 놀라운 기술력을 바탕으로 베트남과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 대만, 미국 시장을 차례로 공략했다. 미얀마와 인도네시아, 영국, 독일 등은 현재 위생허가 절차를 남겨두고 있어 조만간 이들 지역 시장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송학의 해외 진출 방식은 선호도에 따른 현지 조사를 바탕으로 한 홈쇼핑 론칭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국내에서 이미 10여년간 쌓은 홈쇼핑 노하우를 그대로 전수, 높은 호응도를 이끌어내고 있다.

중국 진출의 경우 지난 2011년부터 철저한 사전조사를 거쳐 2013년 중국동방CJ홈쇼핑을 통해 론칭, 3개월만에 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에는 1년만에 10억원의 매출로 10배의 신장율을 보이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한-중 FTA가 발효되는 올해에는 징취세와 위생허가 등 진입 장벽이 낮아지면서 중국 현지에서만 1천억원의 매출 신화에 도전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송학은 우선적으로 올해 중국 현지법인을 설립하는 동시에 중국 위해 및 청도와 현지 VIP를 겨냥한 화장품과 웰빙이 결합된 럭셔리-프리미엄 로드숍 개장 등 신개념의 아이템으로 중국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또 디자인을 강화해 세련된 물병에 지장수를 담아 고급스러움을 추구하며 중국 상류층에게 맞춤형 마케팅을 벌일 방침이다. 송학은 중국을 거점으로 성공 사례를 만들어 인근 접경 국가에도 현지 론칭을 통해 브랜드 파워를 키워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국내에서도 다양한 제품을 앞세워 향후 1~2년내에 로드숍을 내고 본격적인 오프라인 사업에도 뛰어든다는 구상을 마친 상태다.

소재홍 (주)송학 해외영업팀 과장은 “중국 등과의 자유무역협정 발효로 인해 화장품 업계가 최대 수혜자라는 말들이 많지만 현지에 대한 철저한 사전 조사와 현지인에 대한 선호도 분석 등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어떤 기업도 절대 성공할 수 없다”며 “자유무역협정을 위기가 아닌 기회라고 생각하며, 자체 화장품 브랜드 오제끄를 세계적 명품으로 성장시켜 대한민국의 위상을 드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규태기자

강지양 ㈜송학 해외영업총괄 대표

“철저한 준비가 해외진출 성공 비결”

“꿈꾸는 사람에게 기회가 온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 기회는 철저한 준비가 있을 때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한-중 FTA 발효로 중국 현지에서 1천억원의 연매출 신화를 쓰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밝힌 강지양 대표는 준비되지 않은 중소기업들의 해외 진출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강 대표는 “중국의 경우 수입품에 대한 위생 허가는 수도인 북경에서만 가능하지만 이를 아는 중소기업들은 많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위생 허가 등의 대리업무를 하는 대행업체 중에는 돈과 시간만 뺏는 사기 업체가 상당히 많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같은 강 대표의 조언은 본인이 중국 진출 준비 단계에서 한차례 대행업체로부터 당한 사기 경험이 있었기 때문. 돈도 돈이지만 1분 1초를 황금같이 여기는 기업체의 입장으로서는 시간낭비는 곧 회사 장기 비전에 치명타를 안긴다는 것이다.

강 대표는 “중국 위생당국의 성향과 대행업체의 신뢰도를 먼저 알아보고, 현지인들의 선호도 분석 작업이 우선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국에서의 성공 신화를 이어가기 위해 그는 정적인 화장품이 아닌 동적인 명품이 돼야 한다는 소신을 밝혔다.

강 대표는 “사실 화장품업계가 전체로 크게 움직이지 않는 정적인 형태를 꾀하는데 의류분야 SPA브랜드와 같이 실용적이며, 모두가 손쉽게 쓰지만 결과물은 뛰어난 제품이 돼야 소비자의 니즈를 맞출 수 있다”며 “송학은 이같은 신념을 바탕으로 동적인 명품 브랜드로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외 진출과 관련, 아쉬운 정부의 지원책에 대한 소견도 당당히 얘기했다. 그는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제품을 보유한 중소기업들이 많지만 해외 시장 정보가 없어 고민을 하는 곳들이 많다”며 “정부와 해당 국가의 전문가가 코어워킹을 통해 협약을 맺어 제대로된 예산 지원 및 대행사 선별과정에서 사기를 당하는 기업이 발생하지 않도록 도와줬으면 한다.

이같은 지원책이 마련되면 더 많은 중소기업들이 해외 시장에서 브랜드 파워를 키워나가고 결국 대한민국의 위상도 함께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규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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