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의 반격 선봉엔 이승현

19득점 3어시스트 ‘전방위 활약’ 적지서 KCC 꺾고 챔프전 첫승
23일 안방 고양체육관서 3차전

▲ 21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KCC 프로농구’ 고양 오리온과 전주 KCC의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오리온 조 잭슨이 KCC 송교창을 제치고 레이업 슛을 올려놓고 있다. KBL제공
프로농구 왕좌를 노리는 고양 오리온이 적지에서 소중한 1승을 챙겼다. 

 

오리온은 21일 전북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챔피언결정전(7전 4선승제) 2차전에서 전주 KCC를 99대71로 이기고 시리즈 전적을 1승1패로 균형을 맞췄다. 그동안 챔피언결정전에서 1차전 패배 뒤 2차전을 잡은 팀이 우승한 확률은 44.4%(4/9)다. 오리온은 23일 홈 코트인 고양체육관으로 KCC를 불러들여 3차전을 치른다.

 

추일승 오리온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1차전과 큰 변화 없이 갈 것이다. 선수들에겐 안드레 에밋에 대한 수비를 강조했다”며 “공격에선 조 잭슨에게 템포를 빨리 가져갈 것을 주문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리바운드 싸움에서 밀리지 말라고 당부했다”고 덧붙였다.

 

1쿼터는 추 감독의 구상대로 돌아갔다. 노련한 김동욱을 붙여 에밋을 단 2점으로 묶고, 리바운드에서도 12대2로 압도했다. 수비와 제공권에서 우위를 점하자 공격도 술술 풀렸다. 애런 헤인즈가 11점을 집중시킨 가운데 허일영, 김동욱, 이승현이 내외곽을 오가며 17점을 합작했다. 32대23. 오리온의 출발은 이처럼 산뜻했다.

 

오리온의 흐름은 외국인 선수가 동시 출장하는 2쿼터 들어 어그러졌다. 잭슨이 공격 템포를 빠르게 가져가지 못하면서 리듬이 흐트러진 것이다. 속공이 2개 나오긴 했지만, 추 감독이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었다. 실책이 5개나 나온 점 역시 오리온의 분위기를 가라앉히는 데 한몫했다. 설상가상으로 에밋의 득점포까지 가동되면서 점수 차는 전반이 끝났을 때 48대43으로 좁혀졌다. 에밋은 2쿼터에 8점을 넣었다.

 

전반만 놓고 보자면 1차전과 비슷한 양상, 역전패의 악몽이 떠오르는듯 했다. 하지만 이승현이 해결사로 나섰다. 1쿼터 종료 직전 세 번째 파울을 범하며 2쿼터를 통째로 벤치에 머문 이승현은 3쿼터 들어 펄펄 날았다. 정교한 슛으로 6득점을 기록하는 한편, 수비에선 하승진과 허버트 힐을 육탄으로 막았다. 2쿼터에 추 감독의 애간장을 태운 잭슨도 힘을 보탰다. 잭슨은 2쿼터에만 3점슛 3개 포함 11점을 쓸어담았다. 오리온은 이승현과 잭슨의 활약에 힘입어 3쿼터를 73대56으로 마쳤다. 사실상 승부가 갈린 순간이었다.

 

전방위 활약을 펼친 이승현은 19점, 3어시스트를 기록했고, 잭슨은 18득점에 어시스트 9개를 배달했다. 헤인즈도 19점, 10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달성, 뒤를 받쳤다.

 

KCC로선 뜻대로 풀리지 않은 경기였다. 추승균 KCC 감독이 기대했던 외곽포가 끝내 시원하게 터지지 않았다. 1차전에서 결정적인 3점포 두 방을 날려 오리온을 넉다운시킨 김민구도 이날만큼은 침묵했다. KCC는 3점슛 16개를 시도했지만, 림을 관통한 건 5개에 그쳤다. ‘해결사’ 에밋이 14득점에 그친 부분 또한 뼈아팠다.

전주=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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