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현 "하다디 막으면서 장신 센터 수비 요령 익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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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고양 오리온 이승현의 얼굴은 벌겋게 달아올라 있었다. 경기를 치르며 흘린 땀이 아직 그를 감싸고 있는듯 보였다. 이승현은 “경기 후 라커룸에 들어가 유니폼을 짜니 땀이 비오듯 쏟아졌다”며 미소를 지었다.

이승현은 21일 전북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전주 KCC와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19점 3어시스트를 기록해 팀의 99대71 승리를 이끌었다. 기록을 떠나 공수 양면에서 만점활약이었다. 이승현은 “1차전에서 집중력 부족으로 졌는데, 오늘만큼은 방심하지 않고 끝까지 집중력을 유지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했다.

이승현은 이날 1쿼터 종료 직전 세 번째 파울을 범하면서 위기를 맞았다. 파울트러블로 2쿼터를 통째로 벤치에 머물러야 했다. 하지만 체력을 비축한 그는 3쿼터 들어 KCC 센터 하승진과 허버트 힐을 번갈아 막으며 승리의 디딤돌을 놨다. 이승현은 “초반 파울이 많아 걱정이었는데, 후반 들어 생각대로 수비가 돼 다행이다”라며 웃었다.

이승현은 1차전에 이어 2차전에서도 221cm로 국내 최장신 센터인 하승진을 전담 수비했다. 신장차가 20cm 넘게 났지만,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하승진은 이승현의 수비에 막혀 1·2차전 평균 10점을 넣는데 그쳤다. 이승현은 “지난 9월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이란 센터 하메드 하다디(218cm)를 막으면서 장신 센터의 수비에 대한 요령이 붙었다”며 “오늘 하승진이 내 수비에 신경질적으로 반응하는 게 느껴졌다”고 전했다.

이승현은 이날 3점슛 비중을 낮췄다. 지난 1차전에선 3점슛을 여덟 차례나 시도했으나, 2차전에선 두 번 시도해 하나를 적중시켰다. 또한 미들슛을 통해 보다 확률 높은 공격을 전개했다. 이승현은 “지난 경기를 복기해보니 하승진을 골밑에서 끌어내는 방법으로 너무 3점슛만 고집한 것 같았다”며 “팀 동료 애런 헤인즈의 조언대로 내 장기인 미들슛으로 승부했고, 이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전주=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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