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많이 찾는 체육공원 ‘중금속 범벅’ 가능성 제기
관리주체 달라 통제 어렵고 유해성 조사 대상서도 빠져
우레탄 시공업체들이 동일한 재료를 사용해 똑같은 방식으로 학교뿐 아니라 장소 구분없이 설치해서다. 더욱이 시민 공원의 트랙은 관리주체가 제각각인 탓에 유해성조사에 대한 시도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어, 전수조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6일 오전 9시30분께 군포시 시민체육광장에는 휴일을 맞아 축구대회에 참가하려는 고교생 200여명이 운동장에 모여 몸을 풀고 있었다. 운동장 주변 700m가량 되는 대형 우레탄 트랙(2008년 준공)에는 선수로 참가하는 학생들이 몸을 푸는 장면이나 이들을 응원하러 온 가족들까지, 수백여명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다.
시합 전 연습을 위해 트랙 위를 뛰어다니는 무리나 이 과정에서 넘어지는 학생들, 바닥에 털썩 주저앉은 채 빙 둘러 모여 스트레칭 운동을 하는 이들까지 트랙 위는 무척 분주했다.
이날 도내 다른 시민공원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성남종합운동장, 성남 탄천종합운동장, 안양 종합운동장, 화성 화산체육공원, 수원 영흥체육공원, 용인 아르피아센터, 오산 죽미체육공원 등에도 우레탄으로 만들어진 테니스장, 농구장, 인라인스케이트장에 시민 수백명이 찾아 생활체육을 하거나 산책 등을 하고 있었다.
도내 상당수 학교의 운동장 우레탄 트랙에 한국산업표준(KS) 기준치인 90㎎/㎏를 수십배를 초과한 납이 검출된 것을 두고 그 위험성이 뜨거운 이슈로 부각된 최근 사회적 분위기를 감안하면, 같은 우레탄 트랙에 대해 학교 안과 밖은 분위기가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트랙의 이용중지 등 대책 마련에 분주했던 학교 안과 달리 담장 밖 우레탄 트랙은 아무런 조치도 취해지 않고 있었던 것.
그러나 시민들이 애용하는 이곳도 ‘납 범벅’ 우레탄 트랙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다. 우레탄트랙 시공업체들이 학교를 포함해 장소구분 없이 동일한 재료와 방식으로 트랙을 설치해서다. 실제 기준치보다 20배 이상의 납 성분이 검출된 용인의 A 중학교의 경우 이를 설치한 업체가 학교뿐만 아니라 인근지역의 체육센터 등까지 우레탄 트랙을 설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가장 큰 문제는 시민들이 이용하는 우레탄 트랙을 두고 관리자들이 제각각인 탓에 유해성 검사나 통제를 할 주체가 사실상 없다는 점이다. 성남 탄천종합운동장 관리자는 “(같은 우레탄 트랙임에도) 이와 관련해 어디에서도 유해성 조사를 하라 하거나 이용통제 등 관련된 어떠한 지침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환경 단체에서는 우레탄 트랙이 장소 구분없이 설치된 만큼, 학교 내 학생뿐 아니라 시민들의 안전까지도 함께 신경 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은상 수원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학교 내의 경우 학생 안전에 관심갖는 이들이 많아 이슈화가 가능했으나 시민체육시설의 경우 사실상 관심밖이다”며 “정부는 학교 내 우레탄 트랙만 신경쓸것이 아니라 범위를 넓혀 우레탄으로 만든 모든 시설에 대해 유해성 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조철오ㆍ정민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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