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선, 조선초 이미 충돌선으로 존재”

‘박치기로 왜선 격퇴’ 거북선 성능기록 태종실록서 추가 확인
왜구 출몰 잦은 남해안 두고 왜 임진강서 훈련했는지 연구 필요

파주 임진강 임진나루가 조선 초 태종(1367~1422년) 때 거북선인 귀선(龜船) 해전훈련장소였다는 기록에 대한 후속 연구가 진행돼야 한다는 지적(본보 11월3일자 11면)이 제기된 가운데 당시 가상훈련 상대인 왜선(倭船)을 제압한 거북선 성능에 대한 기록이 <조선왕조실록>에서 추가로 확인됐다.

 

7일 <조선왕조실록>과 거북선문화재연구소(소장 안광일), 최병운 포천 운담초등학교 교장 등에 따르면 조선 태종 15년(1415년) 7월 16일 ‘좌대언’ 탁신(卓愼)이 방비(兵備:국방대비책)에 대해 태종에게 사의(事宜)를 올렸다. 좌대언 직책은 조선 초기 승정원에 뒀던 정3품직이었으나 세종 때는 좌승지로 변경됐다.

 

당시 병조를 맡았던 탁신이 태종에게 한양 도성 주변에 대한 각종 방비에 대해 보고한 사의 조목 6가지 가운데 맨 마지막 여섯째가 거북선에 관한 내용이었다. 

태종실록 30권에 따르면 탁신은 “거북선의 법은 많은 적(왜선)과 충돌해도 적이 능히 해하지 못하니 가위 결승(決勝)의 좋은 계책이라고 하겠습니다. 다시 견고하고 교묘하게 만들게 하여 전승(戰勝)의 도구를 갖추게 하소서”라고 상소했다. 이에 태종은 병조에게 상소대로 실행하라고 어명을 내렸다.

 

최병운 교장은 “ 거북선의 전투방법은 많은 적과 충돌해 배를 부수는 것으로 이를 통해 이미 조선 초기부터 대개 모양이 거북 모양과 같았던 거북선이 ‘충돌선’으로써 존재하는 등 주요 특징을 알 수 있다”면서 “아마도 당시 삼나무 위주로 배를 건조한 왜선을 두터운 소나무 등으로 만든 거북선이 박치기 등으로 격퇴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안광일 통영거북선문화재연구소장은 “조선 초기에도 거북선은 비록 연습이지만 해전에서 가성의 적인 왜선을 무너뜨려 위세를 크게 떨친 전함기록으로 보인다”며 “당시 대마도와 가까운 남해안 등지에 왜구 출몰이 잦았다는 기록이 있는데 왜 거북선 훈련장을 남해안 지역이 아닌 임진강 나루터인지 연구가 빠르게 진행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북한에서도 당시 제해권을 장악하는데 수훈갑이었던 거북선이 1413년 임진강에서 시험을 거쳐 임진왜란 때인 16세기 완성된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었다. 앞서, 일부 언론도 “북한이 1994년 3월 16일 국제방송을 통해 ‘세계 최초의 철갑선-거북선’ 제하의 프로그램에서 ‘태종 때 임진강에서 시험 된 거북선의 길이는 약 34m 정도이고 너비 4.3m, 높이 2.25m 정도 되는 데 함포 사격을 위주로 하는 전함이었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파주=김요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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