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김정은과 군사분계선 넘어
美 대통령으로 처음 북한 땅 밟아
판문점 자유의집서 53분 단독회담
文 대통령 “남북 겨레에 큰 희망”
남북미 정상이 정전 66년 만에 판문점에서 역사상 처음으로 만났다. 남북 분단의 상징인 판문점에서 ‘세기의 회동’이 이뤄진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30일 오후 3시 46분쯤 판문점에서 만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군사분계선을 넘어 사상 처음 북한 땅을 밟은 미국 대통령이 됐고, 이후 오후 3시 51분경 기다리고 있던 문 대통령과 만나며 남북미 정상간 DMZ에서 역사적으로 회동했다. 이날 만남으로 북미 양국 간의 평화 의지를 다시한번 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지난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이후 4개월 만에,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지난해 9월 평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이후 9개월 만에 다시 얼굴을 맞댔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김 위원장의 판문점에서의 회동을 계기로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 대화는 재개 흐름을 탔고, 남북미 간 비핵화 해법도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북미 정상의 이날 판문점 만남은 정전선언 66년 만에 이뤄진 것으로, 전 세계인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판문점에서 북측에서 걸어오는 김 위원장을 만나 악수를 나눴다. 이들은 악수를 하며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측으로 잠시 월경해 대화를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다시 남측으로 이동해 함께 군사분계선을 넘어 환담을 나눴다. 자유의 집에서 대기하고 있던 문재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만남을 지켜본 후 자리에 함께 했다.
김 위원장은 남측 자유의 집으로 이동한 뒤 트럼프 대통령과 배석자 없이 53분간 회동한 자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런 의향을 표시하신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사전에 합의된 만남이 아니냐 하는데 정식으로 만날 것이라는 걸 오후 늦은 시각에야 알게 됐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관계 발전에 큰 의미가 있다. 김 위원장과 만나 기쁘다”며 “훌륭한 관계가 아니면 하루 만에 이런 전격 상봉 못할 것”이라며 친분을 드러내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판문점에서 트럼프 대통령, 김 위원장과 회동한 뒤 “오늘의 만남을 통해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구축하기 위한 평화 프로세스가 큰 고개를 넘었다는 생각”이라며 “전 세계, 남북 8천만 겨레에 큰 희망을 줬다”고 평가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대로 양측에서 실무 대표를 선정해 빠른 시일 내에 실무협상에 돌입하기로 한 것만으로도 좋은 결과가 성큼 눈앞에 다가왔다고 생각한다”면서 “큰 기대를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앞서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한미정상회담을 갖고 대화를 통한 한반도 비핵화 해법에 대한 공통 인식을 확인했다. 또 한미관계가 전례 없이 굳건한 동맹관계라는데 있어서도 의견을 같이 했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접견실에서 양국 정상과 함께 4명씩 배석하는 ‘1+4’ 소인수회담을 가진데 이어 집현실로 자리를 옮겨 양측에서 6명씩 더 합류한 ‘1+10’ 확대회담 겸 업무오찬을 함께한 뒤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의 회담 결과를 발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미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북미 싱가포르 공동성명의 동시 이행에 있어서 의견을 같이 했다”고 설명했다.
강해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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