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국민 고통 비하면 제 어려움 미미” 정부·여당에 “사람 살리는 정치” 제안 당 계파 갈등 넘어… 대여 공세 집중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위증교사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음에 따라 비명계 중심의 ‘플랜 B’ 대신 당분간 친명·비명 계파를 불문한 단일대오를 앞세워 대여 공세에 화력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25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 대표는 1심 선고 후 일성으로 ‘죽이는 정치보다 사람을 살리는 정치를 하자’고 정부·여당에 제안했다.
이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진실과 정의를 되찾아준 재판부에 감사하다”며 “그 과정이 참으로 어렵고 길긴 하지만 창해일속이라고 제가 겪는 어려움이야 큰 바닷속에 좁쌀 한 개 정도에 불과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국민이 어려움과 고통에 비하면 참으로 제가 겪는 어려움은 미미하다”며 “앞으로도 우리 국민의 더 나은 삶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치가 서로 죽이고 밟는 것이 아니라 공존하고 함께 가는 그런 정치면 좋겠다”고 했다.
이는 정적을 향한 증오 대신 서로가 공존할 수 있는 정치로의 전환을 제안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여당과 야당뿐 아니라 당내에서도 친명·비명으로 갈라져 갈등하지 않고 공동의 목표를 위해 노력하자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이처럼 이 대표가 공존의 정치를 언급하면서 민주당 내에서도 당분간 계파 갈등이 벌어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다만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는 완전히 해소된 것이 아닌 현재진행형이라는 점에서 리더십 위기 상황 극복을 위한 전환점은 여전히 필요한 상황이다.
대장동·백현동·위례신도시 개발 비리 및 성남FC 불법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 재판이 남아 있고, 여기에 검찰이 지난 19일 경기도 법인카드 등 예산을 사적으로 유용한 혐의로 이 대표를 기소하면서 진행 중인 재판이 총 5개로 늘어났다. 또 이미 1심이 끝난 공직선거법 위반·위증교사 재판의 상급심을 포함해 이들 재판에서 피선거권을 박탈하는 유죄가 나오면 사법 리스크는 재차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이날 이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 무죄 선고에 따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1심에서 피선거권 박탈형을 받은 후 불안감이 높았던 당내 분위기를 다잡을 수 있게 됐다. 이 대표로선 공직선거법 항소심 뒤집기와 나머지 3개 재판 방어에 집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아울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1심 재판으로 사법리스크가 극대화돼 행보에 관심이 쏠렸던 ‘신(新) 3김’(김동연 경기도지사와 김부겸 전 총리,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은 당분간 수면 아래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이들은 이 지사의 사법리스크와 관계 없이 민주당의 대안으로 지속적인 관심을 받아온 만큼, 이 대표 재판 결과와 별개로 존재감을 보일 여지도 엿보인다.
비명계의 한 전직 의원은 이날 경기일보와의 통화에서 “앞으로 대여 공세를 높이기 위해서는 민주당 내 갈등이 사라져야 하는 만큼, 이 대표 중심의 리더십이 유지될 것”이라며 “이 대표가 언급한 공존의 정치를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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