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스파이더맨3'나 '화려한 휴가'같이 엄청난 돈이 투여된 대작은 아니지만 비교적 적은 예산으로 특정계층을 겨냥해 만든 '틈새영화'가 극장가에서 잔잔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우선 지난 17일 개봉해 CGV에서 상영중인 '파워레인저 매직포스&트레저포스-극장판'은 쟁쟁한 블록버스터급 영화의 틈바구니에서 CGV 예매 순위 5위권을 유지하면서 영화진흥위원회 집계 박스오피스 6위에 오르는 등의 선전으로 10만 관객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초등학생 이하 관객층을 겨냥한 '파워레인저'는 이른바 '실사 특촬(특수촬영) 영화'로 어른이 보기에는 다소 어설퍼 보일 수 있는 구성이지만 어린이 눈높이로 보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를 능가하는 재미를 주고 있다는 평가다. '파워레인저'는 인기 TV 시리즈로 각 캐릭터가 완구, 문구용품 등으로도 제작돼 이미 어린이들의 생활에 큰 영향을 주고 있을 정도다. 이 같이 특정계층을 겨냥한 '틈새영화'가 올 들어 극장가의 새로운 경향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지난 3월 전국 CGV 체인에서 단독 개봉해 13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던 애니메이션 '빼꼼의 머그잔 여행'도 같은 맥락이다. 어린이 중에서도 특히 미취학 아동을 주요 타깃으로 한 이 영화는 대사도 거의 없고 단순한 구성이지만 캐릭터의 행동 하나하나에 어린이들의 웃음을 이끌어내며 선전을 펼쳤다. CGV는 또 지난 6월에는 일본 애니메이션 '시간을 달리는 소녀'를 단 5개 관에서 개봉해 5만여 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짭짤한 성공을 거뒀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는 2006년 일본에서 개봉했지만 국내에서는 그간 10~20대 불법 다운로더들에 의해 '영화관에서 다시 보고 싶다'는 입소문이 퍼짐에 따라 정식 개봉을 결정한 경우.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최신작 '초속 5센티미터' 역시 CGV 단 두 개 관에서 개봉했음에도 관객 1만 명을 넘어선 후 중앙시네마에서 장기 상영에 돌입했다. 또 지난 3월29일 개봉 후 꾸준히 관객이 찾고 있는 다큐멘터리 영화 '우리 학교' 역시 5일부터 서울 대학로 하이퍼텍 나다에서 앙코르 상영 중이다. 27일 현재 6만9천여 명이 들어 7만 관객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으며, 이 같은 관객의 성원에 힘입어 하이퍼텍 나다 측은 당초 2주 상영할 예정이었으나 당분간 스크린을 유지하기로 했다. 메가박스도 지난 5월 '무비온스타일'이라는 20~30대 싱글여성을 타깃으로 하는 영화 프로그램 브랜드를 런칭하면서 첫 작품으로 채닝 테이텀 주연의 '쉬즈더맨'을 단독 개봉, 12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성과를 올렸다. 이 같은 잇단 성과에 힘입어 CGV는 다음달 15일 가족관람객을 대상으로 한 실사 다큐멘터리 영화 '나누와 실라의 대모험'을 개봉하기로 했다. 북극곰 '나누'와 바다코끼리 '실라'가 여러가지 모험을 통해 성장해 가는 과정을 담은 '나누와 실라의 대모험'은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으로 어린이들에게도 친숙한 탤런트 서민정이 내레이션 더빙에 참여해 교육적 메시지와 재미를 모두 선사할 예정이다. CJ CGV 프로그램팀 황인선 팀장은 "최근 몇 차례 진행했던 세분화된 타깃별 프로그램 전략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다"며 "기존 영화 마니아층을 대상으로 한 인디영화관 운영과는 별도로 일반 관객의 다양한 요구를 수용할 수 있는 자체적인 영화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8월1일부터 영화 스태프들도 출퇴근 관리를 적용받는다. 한국영화제작가협회(이하 제협)는 오는 1일자로 영화산업노조와 체결한 임금 및 단체협상 규정이 적용됨에 따라 제작 환경 변화에 맞춰 스태프들의 출퇴근 관리 시스템을 운영하기로 했다. 제협은 "제작 예산을 더 명확히 하고 예산 집행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제작 일정을 비롯해 예산 및 정산, 출퇴근 관리 등 세 부문으로 이뤄진 CINE-ERP 시스템을 개발중"이라면서 "우선 8월1일부터 출퇴근 관리 프로그램을 시행할 것"이라고 29일 밝혔다. 이에 따라 제협과 영화진흥위원회는 CINE-ERP 회원 가입 신청을 받는다. 8월 1~15일과 10월15일~11월14일 등 두차례에 걸쳐 모집이 이뤄지며 영진위에서 가입 신청서를 접수한다. 개인과 기업으로 나눠 접수하며 가입 절차를 마친 개인에게는 영화인 카드가 발급된다. ☎ 02-2267-9983, 02-958-7552
(연합뉴스) 임권택 감독의 '천년학'이 내달 29일부터 9월8일까지 열리는 제64회 베니스국제영화제의 비경쟁 부문에 초청됐다. 26일 베니스국제영화제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 영화제 집행위원회는 이날 이탈리아 로마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영화제 상영작 목록을 발표했다. 이번 영화제는 주요 부문인 '베네치아 64 - 경쟁'과 비경쟁부문인 '베네치아 64 - 비경쟁', 새로운 경향의 영화를 뽑는 '오리종티', 단편영화 경쟁부문 '코르토 코르티시모' 등 모두 4개 부문으로 이뤄졌다. 임권택 감독의 '천년학'은 비경쟁 부문에, 전수일 감독의 신작 '검은땅의 소녀와'가 새로운 경향의 영화를 보여주는 '오리종티' 부문에, 단편 경쟁부문 '코르토 코르티시모'에 전재홍 감독의 '물고기(Fish)'가 초청됐다. 하지만 22편이 오른 주 경쟁부문에 한국영화는 포함되지 못했다. 주 경쟁부문에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많은 할리우드 스타들이 이름을 올렸다. 키이라 나이틀리가 출연하는 조 라이트 감독의 '어톤먼트(Atonement)', 나탈리 포트만이 나온 웨스 앤더슨 감독의 '더 다질링 리미티드(The Darjeeling Limited)', 주드 로가 출연하는 케네스 브래스 감독의 '슬루스(Sleuth)'가 진출했다. 또 조지 클루니가 나오는 토니 질로이 감독의 '마이클 클레이턴(Michael Clayton)', 샤를리즈 시어런과 토미 리 존스가 출연하는 폴 해기스 감독의 '엘라 계곡에서(In the Valley of Elah)', 리처드 기어와 케이트 블랑쉬가 나오는 토드 헤인즈 감독의 '아임 낫 데어(I'm not There)', 브래드 피트가 나오는 앤드루 도미니크 감독의 '카워드 로버트 포드의 제시 제임스 암살(The Assassination of Jesse James by the Coward Robert Ford)'도 눈에 띈다. 량차오웨이(梁朝偉)가 출연하는 리안(李安) 감독의 '욕망, 신중(Lust, Caution)', 켄 로치 감독의 '잇츠 어 프리 월드(It’s a Free World)', 브라이언 드 팔마 감독의 '리액티드(Reacted)'도 주목 받는 작품들이다. 아시아 영화로는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출연해 화제가 된 일본 미이케 다카시 감독의 '스키야키 웨스턴 장고(Sukiyaki Western Django)', 대만 리캉셍(李康生) 감독의 '헬프 미 에로스(Help Me Eros)' 등이 올랐다. '베네치아 64 - 비경쟁' 부문에는 '천년학'과 함께 우디 앨런 감독의 '카산드라의 꿈', 기타노 다케시 감독의 '감독 만세!' 등이 올랐다.
(연합뉴스) "정동진 밤바다에서 독립영화 감상하세요" 강릉씨네마떼끄와 한국영상자료원은 내달 3∼5일 강원 강릉시 정동진의 정동초등학교에서 제9회 정동진독립영화제(JIFF9)를 개최한다고 26일 밝혔다. 독립영화의 저변 확대와 지역 영상문화 활성화를 위해 시작된 이 영화제는 독립 영화인들의 여름축제로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한여름 별밤을 머리 위에 지고 간이역을 지나는 기차소리를 들으며, 바다와 모깃불 냄새를 맡으며 맥주 한잔 마실 수 있는 영화제로 평가받고 있다. 이 영화제는 관객과 함께 하는 개막선언 외에 그 흔한 축사도, 격려사도 존재하지 않는 국내 최단시간의 개막식으로도 유명하다. 이 기간 '알게 될 거야'(김영제), '도시락'(여명준), '어느 날 그 길에서'(황윤), '아이들은 잠시 외출했을 뿐이다'(남다정), '민요삼총사'(이호경), '밥묵자'(민성아) 등 다큐멘터리와 극영화, 애니메이션 등 19편이 매일 저녁 8시부터 자정을 넘겨 야외에서 무료로 상영된다. 상영작 목록에는 전주국제영화제 디지털 프로젝트인 '숏!숏!숏!'(김종관.손원평.함경록)과 KTX 승무원 문제를 다룬 다큐멘터리 '우리는 KTX 승무원입니다'(공현숙.서효정.옥유미)도 들어 있다. 모든 상영작은 가로 18m, 세로 11m크기의 에어스크린을 통해 야외에서 무료로 상영되며 섹션이 끝난 뒤 감독과의 대화 순서도 마련된다. 관객이 동전을 던져 매일 인기작을 뽑고 모인 동전을 부상으로 증정하는 '땡그랑 동전상'이 시상되며 부산의 인디밴드 '허튼-수작'의 특별공연도 곁들여진다. 영화제 사무국 관계자는 "밤 하늘의 별, 밤 기차의 경적소리와 함께 한여름의 불볕더위를 시원하게 날려 버릴 전세계 유일의 야외상영독립영화제"라며 "추억의 사진전, 한국독립영화협회 회원 수련회 등 전국의 관객과 독립영화인이 함께 하는 영화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문의 ☎033-645-7415, www.jiff.co.kr) v
(연합뉴스) 우리나라 영화계의 거장인 임권택 감독의 이름을 붙인 대학이 탄생했다. 영화.IT.디자인 특성화 대학인 부산의 동서대학교는 단과대학인 '임권택 영화예술대학'을 신설하고 오는 9월 2008학년도 수시2학기 모집부터 신입생을 선발한다고 26일 밝혔다. 한 분야에서 탁월한 업적을 남긴 사람의 이름을 대학 명칭으로 쓴 것은 국내에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임권택 영화예술대학은 영화과.뮤지컬과.연기과 등 3개 학과로 구성되며, 교수진은 기존 영화전공 및 공연예술학부 교수에다 '임권택 군단'이 합세해 막강 교수진으로 꾸려진다. 동서대는 지난 23일 임 감독을 석좌교수로 위촉했으며, 임 감독과 함께 활동해온 영화인들도 앞으로 겸임교수 또는 특강 강사로 대거 강단에 서게 된다. 동서대는 지금까지 학부제 중심으로 대학을 운영해왔으나 '임권택 영화예술대학'만은 단과대학 체제로 운영할 방침이다. 박동순 총장은 "한국 영화계에 큰 족적을 남긴 임권택 감독의 명예를 후세에 길이 남기고 이론과 실무를 동시에 전수하는 특성화된 대학을 육성하기 위해 파격적으로 '임권택 영화예술대학'을 신설하게 됐다"며 "장기적으로는 이 대학을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정치행정대학원) 같은 권위 있는 대학으로 성장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동서대는 이번 영화예술대학 설립에 이어 '임권택 영화연구소'도 대학내에 설치.운영할 방침이다. 영화연구소에는 임 감독이 연출한 100편의 영화와 포스터 등 임 감독과 관련한 각종 자료를 보관.전시하게 된다. 임권택 감독은 "후진 양성에 힘을 쏟는 것도 큰 의미가 있어 동서대의 제안을 받아들였다"며 "남은 인생 동안 영화와 관련해 내가 가진 모든 지식과 기술을 젊은 학생들에게 전수, 훌륭한 영화인을 길러내는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임 감독은 지난해 동서대와 부산국제영화제가 공동 운영하는 아시안필름아카데미(AFA) 교장을 맡았고 지난 6월에는 동서대 개교 15주년 기념 저명인사 초청특강의 강사로 나서 '천년학과 나의 영화 이야기'라는 주제로 강의하는 등 동서대와 인연을 맺어왔다.
(연합뉴스) 전수일 감독의 신작 '검은땅의 소녀와'(제작 동녘필름)가 8월29일 시작하는 제64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공식 경쟁부문 '오리종티'에 초청됐다. 제작사 동녘필름은 "'검은 땅의 소녀와'가 베니스국제영화제 오리종티 부문에 초청됐으며 아직까지 한국 영화중 경쟁 부문에 오른 작품으로는 유일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25일 밝혔다. 영화제측은 27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베니스영화제 공식 부문은 '베네치아'와 '오리종티', 두 개의 경쟁 부문과 1개의 비경쟁 부문으로 이뤄졌다. 메인 경쟁인 베네치아 섹션은 작품성과 상업성을 고루 지닌 작품을 선정하며, 오리종티 섹션은 영화의 새로운 경향을 엿볼 수 있는 창의성과 작품성 위주의 영화들이 선정한다. 전수일 감독은 1999년 '새는 폐곡선을 그린다'로 베니스영화제 '새로운 영역' 섹션에 공식 초청받은 바 있어 이번이 두 번째 공식 초청이다. '검은 땅의 소녀와'는 강원도의 폐광촌을 배경으로 진폐증에 걸린 아버지와 11살짜리 장애인 아들, 9살 딸 등 한 가족의 삶을 다룬 작품. 암울하지만 희망을 잃지 않는 가족의 이야기를 9살짜리 영림의 시점으로 그린 영화다. 조영진, 유연미 등이 출연했으며 베니스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던 강수연이 전감독과의 인연으로 우정 출연했다. 전감독은 '새는 폐곡선을 그린다'를 비롯해 '내 안에 우는 바람(3부작)'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개와 늑대 사이의 시간' 등으로 여러 국제영화제에 초청된 바 있다.
(연합뉴스) 트로트 가요를 소재로 한 영화 '복면달호'가 일본 굴지의 음반 회사인 AVEX에 판매됐다. 영화제작사 스튜디오2.0은 차태현ㆍ이소연 주연의 '복면달호'가 태국과 말레이시아, 브루나이에 수출된데 이어 최근 일본 굴지의 음반ㆍDVD 회사인 AVEX에 판매됐다고 25일 밝혔다. 스튜디오2.0 관계자는 "작년부터 한국영화의 일본 수출이 급감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복면달호'의 일본 판매는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장혁이 한국과 미국, 싱가포르 등 3국의 합작 영화인 '댄스 오브 더 드래곤'에 주인공으로 출연한다. 장혁은 한국의 24/7 픽쳐스와 싱가포르의 제작사 이스턴라이트가 공동제작하고 미국 아크라이트필름이 배급을 맡은 글로벌 프로젝트 영화 '댄스 오브 더 드래곤'에서 한국인 볼룸 댄서 권태산 역을 맡았다. 권태산은 가난하지만 어릴 때부터 꿈꿔 온 볼룸 댄스 챔피언이 되기 위해 대회장소인 싱가포르로 향하는 인물. 장혁은 권태산 역을 맡아 춤과 무술 솜씨를 선보이며, 회상 장면을 제외한 90% 이상의 대사를 영어로 소화해낼 예정이다. 장혁과 함께 로맨스를 펼치게 될 파트너 에미 역은 '상하이 나이츠'에 출연한 싱가포르 톱스타 범문방이 맡았다. 또 에미의 약혼자이자 전 무술대회 챔피언으로 권태산을 끊임없이 위협하는 쳉 역에는 리샤오룽의 일대기를 그린 '드래곤'과 '라파 누이' 등에 출연한 제이슨 스콧 리가 결정됐다. 감독은 호주 출신의 맥스 매닉스. 현재 싱가포르에 머물며 연습중인 장혁은 30일 다른 배우들과 함께 싱가포르 현지에서 열리는 제작 발표회에 참석한다. '댄스 오브 더 드래곤'은 내년 상반기 개봉 예정이다.
(연합뉴스) 국산 캐릭터로 해외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캐릭터 '뿌까'가 애니메이션으로 거듭난다. '뿌까'는 국내에서 개발된 국산 캐릭터로 3년 연속 대한민국 캐릭터 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MBC는 26부작 '짜장소녀 뿌까'를 26일부터 매주 목요일 오후 4시30분에 방영한다고 23일 밝혔다. '짜장소녀 뿌까'는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자장면을 만드는 거룡반점의 막내딸 뿌까와 그녀가 짝사랑하는 무술소년 가루의 쫓고 쫓기는 귀여운 사랑 이야기. '짜장소녀 뿌까'는 세계 최대 애니메이션 방송ㆍ배급사인 제틱스(Jetix Europe Properties)사와 뿌까의 캐릭터 제작사인 VOOZ가 공동 투자해 제작했다. 한국에서 기획된 이 작품은 미국에서 시나리오가 완성된 후 캐나다의 Studio B에서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됐다. 현재 'PUCCA funny love'라는 제목으로 유럽 및 북미를 비롯한 전 세계 110여 개국에 방영되고 있거나 방영이 확정된 상태다.
(연합뉴스) 1982년작 '애마부인'은 그 이후 태어난 세대에게도 그 제목만은 익숙할 만큼 우리나라 에로티시즘 영화의 대명사가 됐다. '애마부인'은 수개월간 극장에 내걸리면서 관객 31만 명을 불러모았다. 당시는 서울의 단관 개봉이 기준이었던 만큼 엄청난 숫자다. 이 영화를 비롯해 1965년 데뷔 이후 60여 편의 영화를 만든 정인엽 감독. 그의 현재 주요 직함은 한국영화감독협회 이사장이다. 그는 인터뷰 내내 이 직함에 따른 책임감을 잊지 않고 한국 영화계에 대한 우려와 희망사항에 대해 얘기했다. 정 감독이 최근 가장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일은 감독협회가 올해 처음 개최하는 '2007 공주 천마 신상옥청년영화제'다. 내달 10일부터 14일까지 열리는 이 영화제의 총 상금은 무려 1억 원. 미래 한국영화계의 주역을 찾기 위해 만 16~29세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영화는 이미 산업이 됐고 이제 한국 영화는 할리우드 영화와 경쟁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천재 감독들이 있어야 합니다. 영화 작가가 나와야 해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교육부터 잘못됐어요. 영화 관련 학과가 130개나 있는데도 영화를 직접 제대로 찍어 보고 졸업하는 학생이 드뭅니다. 그래서 영화제를 만들었어요. 한국의 영화 천재 1명을 찾으려 1억 원을 내건 겁니다." 시상은 상금 2천만 원의 대상을 비롯해 강우석상(최우수연출상), 강제규상(우수연출상), 차승재상(기획제작상), 김청기상(애니메이션상), 정일성상(촬영상), 안성기상(편집상), 박중훈상(다큐상) 등 영화인의 이름을 딴 16개 부문에 걸쳐 이뤄진다. 청년 영화인에게 꿈을 주기 위해 지은 이름이다. 정 감독은 고 신상옥 감독이 세운 영화사 신필름에 들어가면서 신 감독과 인연을 맺었다. 그는 "신상옥 감독은 누구에게 물어도 영화밖에 모르던 '영화 미치광이'였고 후학을 키우려 애썼던 분"이라고 회상하면서 "그 뜻을 이어받기 위해 영화제를 열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원로 감독으로서 한국 영화계에 대한 고민이 깊다. 영화계 안팎에서 매일 들려오는 '한국 영화의 위기'에 대해 누구보다 깊이 실감하고 있는 듯했다. "가장 문제는 한국 영화계에 작가가 많지 않다는 거예요. 몇 명 있는 작가들이 계속 영화를 만들고 있죠. 또 제작비에는 거품이 있어요. 대작만 영화인 게 아니거든요. 우리 정서에 맞는 영화를 하면 되는데 대작이 아니면서도 40억~50억 원씩 들어간다는 건 큰 문제죠. 또 영화인이 스스로 영화사를 만들어야죠. 지금 영화계에 있는 기업들이 하나 둘 빠져나가면 영화계는 공터가 돼 버리고 말 겁니다." 그가 감독협회의 이사장으로 선출되면서 내건 목표 중 가장 큰 것이 영화진흥법 개정이다. 영화진흥법을 영화의 다양성 확보와 영화인 양성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개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먼저 대작이 아닌 저예산 영화라도 서울과 지방 곳곳에서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틈새 배급망을 정부가 만들어 줘야 하고요. 영화 제작에 실질적인 지원이 되도록 영화 금고와 제작센터를 만들어야 합니다. 단순히 기구만 만들어 놓을 것이 아니라 전문가가 책임지고 운영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야죠." 데뷔한 지 43년째를 맞은 그는 여전히 활동 중이다. 새 영화도 준비하고 있다. 조선시대 연산군의 이야기를 다룬 '연산이야기'로 신상옥 청년 영화제를 마친 뒤에 10월께 크랭크 인할 예정이다. "평생 60편이 넘는 영화를 찍었지만 지난 9년 동안 영화를 못 찍었습니다. 안 만든 게 아니라 주변 상황이 좋지 않아서 못 만들었어요. 이제 영화는 계속 찍을 겁니다. 죽을 때까지 해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