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6차 핵실험 강행… 요동치는 한반도

北 “ICBM 장착용 수소탄 시험 성공”… 역대 최강 위력
韓美 군사적 대응 방안 준비… 美전략무기 대거 출동 예상

북한이 3일 제6차 핵실험을 강행하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가 또다시 요동치고 있다. 사진은 북한 노동신문이 3일자 1면에 게재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핵무기연구소 시찰 모습. 북한은 이날 핵실험 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탄두로 장착할 수소폭탄 시험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평양 조선중앙통신제공
북한이 3일 제6차 핵실험을 강행하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가 또다시 요동치고 있다. 사진은 북한 노동신문이 3일자 1면에 게재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핵무기연구소 시찰 모습. 북한은 이날 핵실험 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탄두로 장착할 수소폭탄 시험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평양 조선중앙통신제공
북한은 3일 “대륙간탄도로켓(ICBM) 장착용 수소탄 시험에서 완전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북한의 이번 핵실험은 6번째로 지난해 9월 9일 감행한 5차 핵실험 이후 약 1년 만이며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첫 핵실험이다.

 

합동참모본부와 기상청 등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29분쯤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북북서쪽 44㎞ 풍계리 인근에서 규모 5.7의 인공지진이 발생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 풍계리 일대에서 발생한 규모 5.7의 인공지진에 대해 ‘6차 핵실험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진원의 깊이는 0㎞로, 핵실험 시 일반적으로 이 같은 진원 깊이를 나타낸다. 핵실험 여파로 추정되는 인공지진은 경기, 인천 등 우리나라는 물론, 북중접경지, 일본 나가노 등지서 진동이 감지됐다.

 

이 같은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도발로 긴장이 높아진 상태에서 한반도 정세가 시계 제로의 상태에 돌입하게 됐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처음인 북한의 이번 핵실험은 한미가 사실상 ‘레드라인(금지선)’으로 간주하는 핵탄두 탑재 ICBM의 실전배치에 코앞까지 다가온 것으로, 사실상 레드라인을 밟은 것과 다름없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어 한반도, 동북아, 나아가 전 세계정세가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감행하자 문재인 대통령은 NSC 전체회의를 소집, 국제사회와 함께 ‘최고의 강한 응징방안’을 강구할 것을 지시했다. 북한을 ‘완전히 고립’ 시키기 위한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안 추진은 물론, 미국의 전략자산 전개 방안 협의도 주문했다.

정의용 안보실장은 NSC 회의 진행 중 회의장 밖으로 나와 허버트 맥매스터 미국 국가안전보좌관과 20분씩 두 차례에 걸쳐 통화했다. 이들은 북한의 도발에 대해 엄중한 위기의식을 공유하고 곧 양국 정상이 전화통화를 통해 굳건한 한·미 공조 방안을 협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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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미국 합참의장도 가장 빠른 시간 내에 한미 군사적 대응 방안을 준비해 시행하기로 합의했다.

 

정경두 합참의장과 조지프 던퍼드 미국 합참의장은 통화에서 “북한의 핵실험은 매우 심각한 도발이며 절대 묵과할 수 없는 도발임에 공감했다”면서 이같이 합의했다. 이에 따라 미국의 전략무기가 한반도에 대거 출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합참은 인공지진 감지 직후 전군에 대북 감시ㆍ경계 태세 격상을 지시했으며 한미 공조하에 북한군의 동향에 대해 면밀히 감시 중이다.

 

한일 간 공조도 긴박하게 이뤄졌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은 역대 최대 강도로 측정된 이번 핵실험의 심각성에 대해 의견을 공유하고 강력한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 추진을 비롯한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와 관련, 외교부는 6차 핵실험에 대응하기 위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긴급회의 개최를 요청과 추가 대북 제재 결의안을 추진할 예정이다.

 

일본 정부는 핵실험 강행하자 곧바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관계회의를 두 차례 소집하는 등 신속한 대응에 나섰다. 중국도 북한의 핵실험 강행에 강력히 규탄하며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아마노 유키야 사무총장은 성명을 내고 “2006년 이후 6번째이자 지난해 두 차례의 실험 이후 또다시 일어난 이 새로운 실험은 국제사회의 반복된 요구를 완전히 무시한 것으로 매우 유감스러운 행동”이라고 규탄했다.

 

한편, 북한 핵실험으로 추정되는 인공지진 여파로 건물과 땅이 흔들리는 느낌에 화들짝 놀란 주민들의 지진 감지 신고는 전국 각지에서 이어져 지역별로는 서울 13건, 경기 9건, 인천 4건, 강원 3건, 충북과 충남 각 1건 등이다. 또 중국 연변자치주, 백두산, 창춘, 블라디보스토크, 일본 나가노 등지서도 진동이 뚜렸했다.

 

강해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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