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흔들리는 마음 '유레루'

'유레루'란 일본어는 '흔들리다'라는 뜻이다. 영화 속에서 흔들리는 것은 물론 사람의 마음이다. 구체적으로는 피를 나눈 형제를 향한 마음이다. 그 마음은 계곡 위에 높게 걸쳐진 다리와 함께 시종 흔들린다. 분쟁을 싫어하는 착하고 소심한 성격의 형 미노루는 고향을 지키며 성실하게 살아가고 있다. 반면 도쿄에서 잘 나가는 패션 사진작가인 동생 다케루는 소유욕이 강하고 자유분방한 성격이다. 어머니의 기일에 맞춰 고향으로 내려온 다케루는 오랜만에 만난 동창 지에코와 즉흥적으로 하룻밤을 보내고 다음날 미노루, 지에코와 셋이서 계곡으로 소풍을 간다. 대화를 나누고 싶어하는 지에코를 뒤로 하고 숲 속으로 사진을 찍으러 들어간 다케루는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한다. 계곡 위에 걸린 다리에서 실랑이를 하는 지에코와 미노루의 모습을 나뭇잎 사이로 보게 되고 뒤이어 지에코의 추락사를 목격한다. 과연 다리 위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다케루는 자신이 목격한 사실과 사실 넘어 존재하는 진실 사이에서 갈등하게 된다. 티 없이 착한 미노루가 지에코를 밀친 것일까, 아니면 미노루가 내민 손을 거부하던 지에코가 실족사한 것일까. 여류감독 니시카와 미와는 자신의 꿈에서 모티브를 얻은 충격적인 영상에서 이 영화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살면서 눈앞에서 벌어진 일도 믿지 못하는 상황에 맞닥뜨리는 경우가 있는데, 감독 역시 너무나 생생했던 꿈속 영상을 잊지 못하고 스크린으로 옮긴 것이다. 문제는 '직접 눈으로 목격한 사건, 혹은 현장의 상황이 그 자체로 진실한가'라는 것이다. 그리고 경우에 따라서는 같은 광경을 보고도 해석이 분분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사건을 바라보는 각도와 가치관에 따라서 말이다. 영화에서 지에코의 추락사에 대해 타살, 자살, 실족사 여부를 이야기해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현장에 있었던 미노루조차도 지에코를 향한 연정이 뒤섞여 자신의 행동에 대해 똑바로 이야기하지 못한다. 또 먼발치에서나마 사건을 목격했던 다케루는 형을 무조건 변호하려는 입장과 형에 대한 미묘한 질투 심리 사이에서 시시각각 사건을 다르게 기억해낸다. 여류감독 특유의 섬세한 심리 묘사가 뛰어난 이 작품은 숨 쉬는 소리도 잡힐 듯한 미묘한 감정의 파동을 포착해낸다. 열길 물 속은 알아도 흔들림을 한길 사람 속은 모른다 했듯, 갈 지(之) 자를 걷는 내면의 흔들림이 햇살 받은 나뭇잎의 미세한 떨림처럼 펼쳐진다. 그 흔들림에는 질투와 이기심, 사랑과 배신의 묘한 쾌감 등이 공존해 있다. 그러나 그렇게 미시적인 시선을 유지하다보니 나뭇잎은 보이되, 숲이 제대로 잡히지 않는다. 또 엄청난 사건이 벌어졌음에도 화면은 지나치게 침착해 러닝타임 119분은 자칫 지루해지기 쉽다. 인물들의 복잡한 감정이 모여 하나의 숲을 이뤄야 할 텐데 그것은 이내 흩어져버린다. 국내에서 '티케팅 파워'를 지닌 오다기리 조가 다케루 역을 맡아 '이유 없는 반항아' 같은 그만의 매력을 보여줬다. 올해 칸 국제영화제 감독주간 초청작. 8월10일 개봉, 15세 관람가. /연합뉴스

강우석 "'한반도'는 반일영화 아니다"

한국과 일본의 정치적 갈등을 다룬 영화 '한반도' 개봉 후 일본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는 강우석 감독이 30일 방송된 일본 NTV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일본에) 지난 100년 간 갖고 있던 슬픔 감정이며 이를 통해 서로 더 잘 이해하고 정리해야 가까운 나라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한반도' 개봉 이후 일본 언론들은 일본 외상과 관료들이 한국 국민에게 머리 숙여 사과하는 장면이 들어 있는 등 대한제국 이후 한국과 일본의 미묘한 상황을 적극적으로 묘사한 점 등을 언급하며 부정적 반응을 토해냈다. 요미우리 신문은 "일본이 악역으로 등장하는 '한반도'의 흥행 여부가 주목된다"고 썼으며, 교도통신은 "지나친 반일과 애국심에 호소해 논란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런 일본 언론의 시각에 대해 NTV 보도프로그램 '진상보도 반기샤(番記者의 일본 발음으로 당직기자라는 뜻)'와의 인터뷰에서 강 감독은 "'한반도'를 반일영화라고만 본다면 제대로 영화를 이해하지 못한 것"이라고 전제하며 "영화를 본 관객이 정치적인 이슈 때문에 본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한국 근대사에서 일본을 논하지 않을 수 없다. 이를 통해 우리 자신을 한번 더 들여다보자는 취지가 잘 이해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강 감독은 "'한반도'는 3년 전부터 기획된 작품으로 현 국내외 정치 상황과는 무관한 영화이며, 우연히 한국과 일본의 갈등 시점이 비슷하게 진행되는 것뿐"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한국인이 영화 한 편으로 반일 감정이 조장될 수 있을 만큼 획일적이지 않기 때문에 일본 언론이 우려하고 있는 점은 '한반도'가 절대 의도하지 않은 것"이라고 못박았다. 개봉 3주차를 넘어선 '한반도'는 30일까지 전국 관객 334만 명을 동원했다. /연합뉴스

‘괴물’ VS ‘한반도’… 한국영화 ‘청신호’ 켜지나

영화 ‘괴물’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괴물’은 스크린수,예매점유율,전야제 관객수 등은 물론 개봉 첫날 관객수에서도 이미 수립한 ‘최다’기록들을 갈아치웠다. 개봉 3주차를 맞아 여전히 선전하고 있는 ‘한반도’와 함께 두 영화가 2004년 초 ‘실미도’,‘태극기 휘날리며’가 보여준 쌍끌이 관객 동원을 재현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괴물’의 포효=‘괴물’(봉준호 감독,제작 청어람)은 지난 5월 프랑스 칸 영화제에서 극찬을 받으면서부터 기대를 한 몸에 받아왔다. 개봉을 앞두고 인터넷 예매 점유율은 사상 최대치인 99%를 넘나들었다. 스크린 수는 이전 기록인 ‘태풍’의 540개를 훌쩍 넘어서는 620개. 전국 스크린 수(1648개)의 40%에 육박하는 수치다. 개봉을 하루 앞둔 26일 멀티플렉스 극장을 중심으로 전국 447개 스크린에서 진행된 전야제에서는 역대 최다 관객(서울 5만3116명,전국 15만1486명)을 끌어모았다. 지금까지 전야제 최고 기록은 ‘왕의 남자’가 세운 9 만명(서울 8000명)이었다. 개봉 첫날에는 ‘괴물’의 포효가 전국 극장가를 집어삼켰다. ‘괴물’의 배급사인 쇼박스는 28일 “괴물이 27일 하루동안 전국 44만9500명을 모았으며 서울 관객수는 12만9784명”이라고 밝혔다. 역대 최고 오프닝 기록이다. 지금껏 개봉일 최다 관객을 동원한 영화는 2004년 2월5일 개봉한 ‘태극기 휘날리며’로 32만4000명이었다. 그 뒤를 이어 1월 개봉한 ‘투사부일체’는 전국 30만6000명을 모았고 ‘태풍’ 28만명,‘친절한 금자씨’25만명,‘한반도’와 ‘다빈치 코드’는 23만명을 각각 개봉일에 모았다. 이런 추이로 볼 때 개봉 첫 주 200만 관객 동원도 무리없을 것으로 관계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200만 관객 돌파 속도는 ‘태극기 휘날리며’가 5일로 가장 빨랐고 ‘실미도’(7일).‘한반도’(8일),‘왕의 남자’(9일) 순서였다. 해외에서의 관심 또한 괴물의 성적에 기대를 갖게 한다. 홍보사가 밝힌 지금까지의 괴물 수출액은 70억 원. 가장 먼저 일본에서 오는 9월2일 250개 스크린 규모로 개봉을 앞두고 있으며 하반기 중에 미국 개봉도 예정돼 있다. 이밖에 캐나다 토론토 영화제를 비롯해 각종 영화제에서 속속 들어오고 있는 초청도 추가 판매수익을 기대하게 한다. ◇‘한반도’와 한국영화계 전망=기대에 비해 혹평을 받았던 ‘한반도’도 예상 밖의 흥행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26일자로 개봉 2주만에 300만 관객을 돌파했다. ‘태극기 휘날리며’(8일),‘실미도’(11일),‘왕의 남자’(12일)가 세운 기록을 바짝 뒤쫓는 성적이다. 이같은 흥행에는 청소년 및 가족 관객 동원에 성공한데다 개봉 이후 지난 17일까지 이어져온 감독과 주요 출연배우들의 전국 무대인사 릴레이도힘을 보탠 것으로 분석된다. 홍보사인 이노기획 관계자는 “보통 10∼20%에 불과한 가족 관객이 한반도의 경우에는 50%가 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면서 “평소 극장을 찾지 않는 관객들을 불러모으는 점이 흥행의 뒷심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우석 감독이 시사 전 언급했던 1000만 관객은 낙관하기 어려울지 몰라도 손익분기점은 손쉽게 넘길 수 있는 상황. 순제작비 96억원이 든 한반도는 350∼400만 관객을 동원하면 마케팅비를 포함한 제작비를 거둬들일 수 있다. 영화평론가 곽영진씨는 “‘괴물’이 예상대로 파괴력을 드러낸데다 ‘한반도’도 다행히 강우석 감독의 흥행 감각을 증명하면서 한국 영화계는 숨통이 트인 상태”라면서 “앞으로 ‘플라이 대디’ ‘다세포소녀’ 등이 선전할 경우 올 상반기 참패를 기록한 한국 영화계에 재기의 발판이 만들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쇼박스 "영화 '괴물' 제값 내고 보세요"

연일 한국영화 흥행 신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 영화 '괴물'(감독 봉준호, 제작 청어람)을 '싼값'에 보려는 관객은 2주 후쯤 극장을 찾아야 할 것 같다. '괴물'의 투자ㆍ배급사인 쇼박스는 '괴물'의 개봉에 앞서 메가박스, CGV, 롯데시네마 등 멀티플렉스 3사를 비롯한 대부분의 극장에 기존 멤버십 회원들에게 주던 할인 혜택을 적용하지 말 것을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쇼박스는 공문을 통해 "개봉일부터 2주까지 초대권에 대한 입장제한, 할인된 금액의 단체 동원 및 각종 회원 무비 데이 등을 제한해 주시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이에 따라 고객 확보를 위해 자체 멤버십 카드를 발급해 평일 영화관을 찾는 멤버십 회원들이나 학생 관객에게 할인 혜택을 적용하던 극장들은 '괴물'에 대해서는 대부분 이를 현재 중단하고 있다. 이 같은 쇼박스의 협조 요청은 작품의 완성도와 흥행성에 대한 강한 자신감에서 비롯된다. 영화 관람료를 극장과 배급사가 나누는 수익구조에서 극장의 자체 할인액까지 배급사가 부담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한 것. '괴물' 외에도 최근작으로는 브에나비스타 배급의 '캐리비안의 해적:망자의 함'이 이 같은 협조 요청을 했으며, 평소에도 대부분의 직배사 배급 영화와 쇼이스트 배급 영화들이 이 같은 요청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극장 관계자는 "할인된 금액만큼 배급사가 손해를 보는 측면이 있는 데다, 관객 동원이 확실한 작품일 경우 굳이 할인 혜택을 적용할 필요가 없다는 자신감의 반영"이라면서 "그러나 이를 모르고 극장을 찾은 관객의 입장에서는 불평이 나오기도 한다"고 전했다. 실제로 할인 혜택을 적용받기 위해 조건에 맞춰 극장을 찾았던 '괴물' 관객 사이에서 불평이 나오고 있다. 이들은 인터넷과 '괴물'의 홈페이지 등을 통해 이러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쇼박스는 31일 "그동안 관행적으로 극장별 할인요금이 적용됐는데, 이번 기회로 개봉작만큼은 정상적인 값을 받고 상영하는 풍토를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괴물'도 2주까지만 참아달라는 협조 요청이었다. 잘 만든 영화 제값 받기 운동으로 봐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영화 '세계무역센터',비행기 충돌 장면 없다"

내달 개봉될 올리버 스톤 감독의 영화 '세계무역센터'에는 정작 관객들이 기대하는 것 처럼 테러범들이 납치한 비행기가 이 빌딩을 강타하는 장면은 나오지 않는다. 8월7일자 최신호 뉴스 위크는 이 영화가 지난 2001년 9.11 테러 당시 테러 표적이 됐던 세계무역센터를 다루면서도 테러와 관련된 음모라던가 테러 상황과는 거리가 먼 구조작업중 무너진 건물의 잔해속에 갇혔다 구출된 경찰관들의 활동을 영웅적으로 그린 영화라고 전했다. 당초 9.11 테러 직후 스톤 감독은 이 영화가 테러 영화의 고전인 프랑스의 스릴러물 '알제의 전투'(The Battle of Algiers) 처럼 아랍과 미국 양쪽에서 어떻게 테러가 이뤄지는 가를 보여주는 추적 스토리와 같은 구도가 될 것이라고 밝혔었다. 그러나 9.11 테러에 대한 그의 이론이 어떤 것인 지는 알 길이 없으나, 아뭏든 이 영화는 테러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는 영웅의 이야기로 꾸며졌다. 특히 전세계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는 비행기 충돌 장면은 없고 대신 저공 비행하는 비행기의 그림자가 한 건물의 벽면을 훑고 지나가는 것과 주인공 역할을 맡은 경찰관의 머리 너머로 큰 굉음과 함께 잔해가 무너져 내리는 것으로만 테러의 발생을 설명해주고 있다. 따라서 관객들은 이 영화가 테러 이야기가 아니며, 보통 남녀의 관점에서 땅에서 일어나는 일들의 역사를 펼칠 것임을 곧바로 눈치채게 된다는 것. 이 영화는 드물게도 스톤 감독이 스스로 각본을 쓰지 않은 영화다. 스톤 감독은 작가 안드레아 베를로프가 쓴 각본을 읽고 반한 나머지 감독을 맡겠다고 자처했다. 영화 '세계무역센터'는 8월9일 개봉 예정이며, 미국 일부 극장에서는 예고편이 상영되고 있다. /연합뉴스

온미디어 "공포영화로 무더위 식히세요"

온미디어의 영화채널 캐치온과 OCN은 본격적인 여름철을 맞아 공포영화 특집을 마련한다. 먼저 프리미엄 영화채널 캐치온은 '랜드 오브 데드' '스켈레톤 키' '쏘우2' 등 호러 영화 3편을 묶은 '호러의 재구성 특집'을 마련, 8월3~5일 매일 밤 11시에 선보인다. 3일 방송되는 '랜드 오브 데드'(원제 Land of the Dead)는 '좀비영화의 거장'으로 불리는 조지 A. 로메로 감독이 '살아 있는 시체들의 밤'(1968년작), '시체들의 새벽'(1978년작), '시체들의 날'(1985년작) 등 이른바 '좀비 3부작'을 선보인 뒤 20년 만에 다시 메가폰을 잡은 작품. 인간을 잡아먹는 좀비들로 가득한 도시를 배경으로 좀비로부터 보호받은 자들과 그렇지 못한 자들로 이분화된 상황에서 인간과 좀비들이 대결을 펼친다. 4일 선보이는 '스켈레톤 키'(원제 The Skeleton Key)는 초자연적 세계인 '후두'라는 독특한 주술을 소재로 한 스릴러 호러 영화로 '10일 안에 남자친구에게 차이는 법'의 여주인공 케이트 허드슨이 공포 영화에 첫 도전한 작품이다. 주인공 캐롤라인이 저주를 받은 한 가정에 개인 간병인으로 취직하면서 저주의 원인인 후두 주술에 대한 비밀을 파헤치면서 벌어지는 내용을 다뤘다. 5일에는 저예산 제작비의 100배 이상의 흥행 스코어를 올린 '쏘우'(원제 Saw)의 속편 '쏘우2'가 전파를 탄다. 지능적 살인마 직쏘와 그를 잡으려는 경찰과 희생자들이 한정된 시간과 공간에서 목숨을 두고 잔인한 두뇌 게임을 펼친다. 케이블ㆍ위성TV 영화채널 OCN은 8월15~18일 매일 새벽 2시30분 '할로윈:레저렉션' '지퍼스크리퍼스2' '착신아리' '데드캠프' 등 신작 공포영화 4편을 엄선해 방영한다. 15일 방영되는 '할로윈:레저렉션'은 제이미 리 커티스의 멋진 비명이 특징인 '할로윈' 시리즈의 8번째 작품이다. 대학생들이 연쇄살인마 마이크 마이어스의 생가에 할로윈 파티를 하러 모였다가 하룻밤 사이에 무참히 살해당하는 내용이다. 16일에는 23년마다 부활하는 살인 박쥐인간 크리퍼가 외진 고속도로에 고립된 스쿨버스를 노리면서 벌어지는 공포를 그린 '지퍼스 크리퍼스2'가 방송된다. 2001년 개봉된 1편에서 새로운 호러 아이콘으로 자리잡은 살인마 크리퍼가 이번에도 공포의 대상으로 등장, 살육행각을 벌여나간다. 17일에 방송되는 일본 공포영화 '착신아리'는 일본 공포영화 최고의 제작자로 꼽히는 가도카와 다이에와 감독 미이케 다카시가 손잡은 작품. 이상한 휴대폰 메시지를 수신하고 한 여대생이 의문의 죽음을 당한 뒤 희생자의 휴대폰에 저장돼 있는 번호로 바이러스처럼 번져가는 죽음의 공포를 다뤘다. 18일에 선보이는 '데드캠프'는 10대를 겨냥한 저예산 호러물로, '터미네이터2' '쥬라기공원'으로 아카데미 시각효과 및 분장상을 4번이나 수상한 특수효과의 대가 스탠 윈스턴이 직접 제작자로 나서 캠프장을 공포로 몰아넣는 흉측한 괴물 '마운틴맨'을 탄생시켰다. 인적이 드문 산에 고립된 여섯 명의 대학생이 정체를 알 수 없는 살인마에게 잔혹하게 살해되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연합뉴스

63회 베니스영화제 경쟁작 21편 발표

8월30일(이하 현지시간) 개막하는 제63회 베니스국제영화제의 경쟁부문 초청작 21편이 발표됐다. 아쉽게도 한국영화는 선정되지 못한 가운데, 영화제 사상 최초로 경쟁작 21편 모두가 영화제를 통해 월드 프리미어를 갖게 된다. 한편 류승완 감독의 '짝패'는 비경쟁 부문에 진출했다. 마르코 뮐러 베니스영화제 집행위원장은 27일 경쟁작 리스트를 발표하며 "21편 모두 베니스에서 처음으로 공개될 것"이라며 "이중 11편은 신예 감독의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올해 경쟁작에서는 유난히 할리우드 스타들의 이름이 눈에 많이 띈다. 흥행을 향한 영화제의 '노력'이 할리우드의 신작들과 궁합을 맞췄다. 우선 애드리언 브로디와 벤 애플렉이 주연한 앨런 쿨터 감독의 '할리우드랜드(Hollywoodland)', 스칼렛 요한슨과 조시 하트넷이 주연한 브라이언 드 팔마 감독의 '블랙 달리아(The Black Dahlia)', 클리브 오언과 줄리안 무어, 마이클 케인이 주연한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칠드런 오브 멘(Children of Men)' 등이 눈에 띈다. '블랙 달리아'는 이번 영화제 개막작으로 1940년대 미국 LA에서 실제로 있었던 범죄를 그린 제임스 엘로이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삼았다. 또한 샤론 스톤, 앤서니 홉킨스, 데미 무어 등이 주연한 에밀리오 에스테베즈 감독의 '바비(Bobby)'와 헬렌 미렌, 제임스 크롬웰이 주연한 스티븐 프리어 감독의 '더 퀸(The Queen)'도 포함됐다. 이처럼 할리우드의 작품 리스트가 워낙 화려하다보니 얼핏 보면 유럽과 아시아 영화는 구색 맞추기 용도로만 끼워넣은 듯하다. 일본 작품으로는 사토시 곤 감독의 애니메이션 '파프리카(Paprika)'가 진출했고, 네덜란드 출신의 폴 버호벤 감독은 '블랙 북(Zwartboek)'을 들고 베니스를 찾는다. 한국은 경쟁작을 올리지는 못했지만 경쟁부문 심사위원으로 박찬욱 감독이 위촉됐다. 박 감독은 지난해 베니스영화제 경쟁부문에 '친절한 금자씨'를 진출시켜 미래영화상, 젊은 사자상, 베스트 이노베이션상 등을 수상했다. 비경쟁부문 초청작 목록도 화려하다. 케네스 브레너 감독의 '마술피리(The Magic Flute)', 데이비드 린치 감독의 '인랜드 엠파이어(Inland Empire)'를 비롯, 줄리엣 비노시와 닉 놀테가 주연한 산티아고 아미고레나 감독의 '9월의 며칠간(Quelque jours en Septembre)' 등이 비경쟁부문에서 선보인다. 2005년 '주먹이 운다'로 칸 국제영화제 감독주간에 초청됐던 류승완 감독은 '짝패'로 비경쟁부문 중 '미드나잇 섹션'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영화제는 8월30일부터 9월9일까지 이탈리아 베니스(베네치아) 리도 섬에서 열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