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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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웠던 영어 10%이상이 ‘1등급’ 상위권 학생 수학서 당락 갈릴듯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지난해보다 다소 쉬웠던 것으로 분석됐다. 이과 학생들이 주로 치르는 수학 가형의 경우 표준점수 최고점이 지난해와 같고, 문과 학생들이 주로 치르는 수학 나형은 만점자 비율이 지난해보다 하락해 변별력을 갖춘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올해 절대평가로 전환된 영어영역의 경우 예상과 달리 10% 이상이 1등급을 받아 상위권 변별력 확보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지난달 23일 치러진 2018학년도 수능 채점 결과를 11일 발표했다. 수험생에 대한 성적표 배부는 12일 이뤄진다. ■수학, ‘불수능’이던 지난해와 비슷한 난도…국어는 다소 쉬워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수능 채점 결과를 보면 수학영역의 결과가 ‘불수능’으로 평가됐던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과 학생들이 주로 치르는 수학 가형의 경우 2017학년도 수능의 표준점수 최고점이 130점으로 지난해와 같았다. 다만, 1등급 구분점수(표준점수 기준)는 123점으로 지난해(124점)보다 1점 떨어졌다. 표준점수 최고점자(만점자) 비율 역시 0.10%로 지난해보다 0.03%p 높아졌지만 수학 나형이나 국어영역보다 만점자 비율이 적어 변별력이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문과 학생들이 주로 치르는 수학 나형은 표준점수 최고점(135점)과 1등급 구분점수(129점)만 놓고 보면 지난해보다 각 2점씩 떨어졌다. 하지만 만점자 비율은 지난해(0.15%)보다 0.04%p 낮아진 0.11%를 기록해 변별력을 갖춘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비해 경제·과학기술 등 생소한 주제의 지문으로 수험생들을 당황하게 했던 국어영역은 지난해보다 쉬웠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 때문에 상위권 학생들에게는 국어보다는 수학이 당락을 가를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절대평가 전환 영어영역 상위권 변별 ‘무용론’ 올해 절대평가로 전환된 영어영역의 경우 원점수 90점 이상으로 1등급을 받은 학생들은 10.03%인 5만2천983명에 달한다. 1등급 학생이 10%가 넘어가면서 상위권에서는 변별력이 거의 없는 상황이 됐다. 상대평가였던 지난해 수능에서 원점수 90점 이상을 받은 학생들은 7.8%가량이었을 것으로 입시업체들은 분석하고 있다. A 입시업체 관계자는 “영어영역은 상위권 학생들 사이에서는 사실상 무용지물”이라며 “영어에서 2∼3등급을 맞은 학생들은 상위권 대학 지원이 부담스러워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탐구영역에서 사회탐구와 과학탐구영역 모두 지난해와 난도가 비슷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제2외국어ㆍ한문영역의 결과를 살펴보면 지난해 1등급 구분점수가 63∼75점이었던 것에 비해 올해는 64∼81점으로 과목간 유불리 현상이 다소 심화한 것으로 분석됐다. 김규태ㆍ정민훈기자

[긴급진단_존폐기로에 선 경인지역 대학] 1. 평가 방식에서도 소외

해마다 교육부 및 대학평가기관 등은 전국 대학의 순위를 매기는 이른 바 ‘대학평가’를 진행해 발표하고 있다.이들 평가 자료는 각 대학의 위상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동시에 예비 대학생과 학부모들에게는 대학 입학을 위한 지표 이상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경인지역 대학의 경우 소위 ‘IN 서울’ 대학에 비해 매년 저평가 받아 하위권에 맴도는 성적표를 받고 있는 실정이다.더욱이 교육부가 내년에 진행할 2주기 평가에서 서울시내 대학들과 같은 ‘수도권’으로 묶이면서 경인지역 대학의 상당수가 재정지원 제한 등 사실상 퇴출 수순을 받게 될 처지에 놓였다. 특히 대학평가는 신입생과 교직원 정원 등에 영향을 미치는 한편 예산과도 직결되기 때문에 경인지역 대학들은 평가 방식에 대한 전면 수정을 요구하고 있다.이에 대학평가 방식에 대한 문제점을 짚어 보고, 경인지역 대학의 목소리를 들어 실질적인 평가가 진행될 수 있는 대안을 찾는 시간을 가져 본다. 편집자주 경기·인천지역 대학들이 최근 교육부가 발표한 대학구조개혁 평가 개선 안을 놓고, 허탈한 심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방대학교를 위주로 정원을 축소해 수도권과 지방대 격차를 심화시키는 등 균형발전과 배치되는 결과를 초래한 기존 대학구조개혁평가 보다 더 불리한 내용이 담겼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지난달 30일 기존 대학구조개혁 평가에서 탈피한 ‘대학 기본역량 진단 및 재정지원사업 개편 시안’을 발표했다. 오는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총 3년간 진행되는 이번 개편 안은 전국 대학을 기존 6단계(A~C, D+, D-, E)로 세분화한 등급 구분을, 권역별 진단을 거쳐 3단계(자율개선대학, 역량강화대학, 재정지원제한대학)로 조정했다.이에 교육부는 서울과 경기, 인천을 수도권으로 묶고, 대구·경북·강원권, 충청권, 호남·제주권, 부산·울산·경남권 등 전국을 5개 권역으로 나눴다. 이에 따라 대학들은 같은 권역 내 학교들과 경쟁을 통해 자율개선대학 또는 역량강화대학, 재정지원제한대학 등으로 분류된다. 이런 가운데 서울 소재 대학들과 같이 평가를 받아야 하는 경기·인천 대학들은 이전 평가 제도보다 더 불리한 처지에 놓이게 됐다. 교육 여건을 비롯해 전공 및 교양 교육과정, 학생 정원 등 서울지역 대학들과 비교해 규모 면에서 차이가 나는 만큼 동일한 기준으로 평가를 받게 될 경우 자연스레 낮은 등급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경인지역 대학 상당수가 전국 하위권에 머물러 재정지원제한대학 등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최근 5년 동안 중앙일보 대학평가 순위권(총 30위로 구성)에 인하대, 아주대, 한양대 에리카 등 경인지역 3개 대학만이 이름을 올리고 있는 실정에서 서울 소재 대학들과의 ‘진검승부’는 결국 어려움을 가중시킬 전망이다. 경기지역 A 대학 관계자는 “경기·인천 대학과 서울 소재 대학의 평가는 마치 성인과 어린아이를 같이 100m 달리기 출발선상에 세우는 것과 같다”면서 “경인지역 대학의 역차별이 분명한 만큼 서울과 경인지역을 분리해서 평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천지역 B 대학 관계자도 “평가가 높은 서울지역 대학으로 쏠림현상이 심화돼 결국 경인지역 대학은 설 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특정지역에 평가우수 대학들이 편중되는 것을 막기 위해 권역을 나누게 됐다”면서도 “권역에서도 우수한 평가를 받은 대학을 더 좋은 대학으로 육성한다는 취지가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제도가 시행 전인 만큼 다양한 의견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김규태·정민훈기자

[지지대] 호스가드 근위병

영국 런던 시내에는 많은 유서 깊은 장소들이 있다. 트라팔가 해전의 승리를 기념하기 위해 조성한 트라팔가 광장(Trafalgar Squareㆍ넬슨 제독의 동상이 우뚝 서 있음)을 기점으로, 엘리자베스 여왕이 거주하는 버킹엄 궁, 런더너들의 휴식을 제공하는 왕립공원 세인트 제임스 파크(St. James’ Park)를 지나면 그 옛날 ‘해가 지지 않는 나라’ 대영 제국 시절 로열 패밀리의 안위를 책임 지던 호스가드(Horse Guard)를 만나볼 수 있다. 매일같이 관광객들로 북새통을 이루는 이 곳에서는 멋진 제복을 차려 입은 근위병의 모습을 만나볼 수 있다. 다부진 체격의 근위병들은 자신이 근무를 서는 그 시간 동안 어떤 상황이 연출되더라도 미동도 하지 않은 채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 일요일(3일) 새벽 인천 영흥도 앞바다에서 또다시 일어나지 말아야 할 해상 사고가 벌어지고 말았다. 휴일을 맞아 낚시를 하기 위해 배에 탔던, 그리고 그 배를 운항하는 선장을 포함해 15명의 소중한 생명들이 차디찬 물속에서 결국 숨을 거두고 말았다. 너무나도 많은 것을 희생했던 세월호 참사의 교훈을 무색하게 하는, 어찌 보면 일어나지 않아야 할 사고였기에 가슴이 더 아픈 것 일지도 모르겠다. #급유선 명진 15호(336t) 선장과 갑판원이 지난 6일 밤 구속됐다. 구속 사유는 업무상 과실치사 등의 혐의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할 부분이 있다. 통상 급유선 운행 시 새벽이나 야간 시간대에는 2인 1조로 당직 근무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조 당직자는 전방을 주시하며 위급 상황 발생 시 선장에게 알리는 보조 역할을 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갑판원은 해경 조사에서 “몸이 좋지 않아 뜨거운 물을 마시기 위해 조타실을 비웠다”고 진술했다. 자신의 직무를 져버린 것이다. #호스가드 근위병도 사람이다. 몸 컨디션이 좋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자신의 직무에는 충실하다. 그리고 그 행동에서 자부심을 느낀다. 운항 전 병가를 냈을 수도 있었다. 그 정도가 아니라면, 보온병에 물을 담아 갈 수도 있었다. 어떤 행동도 취하지 않았다. 자신의 직무태만이 결국 소중한 목숨만 앗아간 셈이다. 호스가드 근위병의 자부심이 아쉬운 대목이다. 김규태 사회부 차장

[우리 동문회 최고] 정진구 수원 수성고등학교 총동문회장

수성고_로고 “오늘보다 내일이 더 좋은 학교, 긍지 높고 떳떳한 수성고의 전통을 이어가겠습니다.” 수성고등학교는 정조대왕의 사상과 얼이 깃든 대유평에서 63년이라는 오랜 전통을 기반으로, 경기지역을 대표하는 명문고교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그 세월 동안 대유평의 정기를 받아 졸업한 동문 수만도 어느덧 2만5천 명을 넘어서고 있다. ‘진실’, ‘용기’, ‘협동’을 기치로 명실상부 지역사회를 대표하는 수성고 총동문회를 이끄는 정진구 회장(22회)은 선배들이 쌓아온 명성에 조금이라도 누가 되지 않기 위해 밤잠을 설칠 정도로, 동문 사랑이 남다르다. 정 회장은 “많은 동문이 자기가 걸은 길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수성인’이라는 것에 다시금 자부심이 높아진다”며 “앞으로 활동할 후배들에게도 이 같은 자긍심을 꼭 심어주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다음은 정 회장과 일문일답. -수성고는 이제 명실상부 경기도를 대표하는 고등학교로 자리매김했는데. 1955년 수원 대유평 뜨락에 자리 잡은 뒤 ‘참지식’과 ‘인성’이라는 두 가지 큰 틀에서 많은 졸업생이 배출됐다. 그들은 자신이 맡은 분야에서 시나브로 최선을 다하면서 수성고는 이제 수원을 넘어 경기지역을 대표하는 명문고교로 발돋움했다. 지역사회에서 위상이 남달라진 것도 사실이다. 앞으로 이 같은 훌륭한 전통과 학풍이 100년을 넘어서도 굳건히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총동문회가 역량을 발휘하는 데 일조하겠다. -전통이 살아 있는 학교인 만큼 왕성한 활동을 펼치는 동문도 많을 텐데. 수성고를 졸업한 동문이라면 어느 하나 훌륭하지 못한 동문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들이 있었기에 수성고의 전통과 명맥이 이어져 오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대표선수를 뽑는다면 전국 최대 규모의 기초단체를 이끄는 염태영 수원시장(22회)을 필두로, 원유철(24회)ㆍ안민석 국회의원(25회), 방문규 전 복지부 차관(24회), 김인수 국민권익위 부위원장(25회), 임종택 KT위즈 야구단 단장(26회), 김현준 국세청 조사국장(29회), 국회의원을 지낸 김상민 바른정당 경기도당 수원갑 조직위원장(35회) 등을 꼽을 수 있겠다. -그동안 역점을 둔 활동 사항과 내년도 계획을 설명해주신다면. 7년간 중단됐던 동문음악회를 지난달 모교 운동장에서 부활시켰다. 또 3년간 활동을 멈췄던 재경지회 회보도 올해 다시 발간했다. 이와 같은 활동을 재건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동문회 활성화’라고 말하고 싶다. 동문회 활동이 지지부진하면 서로 잊히게 되고, 그러면 그동안 쌓아올린 동문회의 위상도 자칫 ‘모래 위의 성’처럼 한 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 동문회의 활성화야말로 수성고를 지탱하는 가장 큰 힘이라고 생각한다. 또 내년에는 재학생들을 위해 급식시설을 새로 짓고, 위험한 상황을 초래하는 비좁은 통학로를 확장하는 일에도 나설 방침이다. 이와 함께 조정부와 배구부 등 학교 운동부 후배들을 위한 지원금도 늘릴 예정이다. -끝으로 동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재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기 위해 만든 CMS 계좌가 올해 초 630여 구좌에서 현재 1천여 구좌로 늘었다. 이 모두 동문의 참여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CMS 계좌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후배들을 위한 장학금이 안정적으로 지원될 수 있는 만큼 많은 동문의 참여를 부탁한다. 또 내년에는 지역 사회 어려운 학생들에게도 장학금 등이 지원될 수 있도록 사회 공헌 활동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김규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