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 초과 183개교 뒤늦게 공개
검사한 학교 3곳 중 2곳 ‘위험’
2일 경기도교육청은 최근 진행하고 있는 ‘학교 운동장 우레탄 트랙 유해성 검사 중간 실시 현황’ 자료를 통해 납 성분이 기준치를 초과한 183개 학교의 명단을 공개했다. 정부 및 교육당국이 우레탄 유해성분과 관련된 리스트를 공개한 것은 처음이다.
이 리스트에는 도내 우레탄 트랙을 보유한 학교 총 399개교 중 지난 1일까지 검사 결과가 확인된 284개 학교의 중금속 검출량이 담겨 있다.
이 중 납 기준치 90㎎/㎏을 초과한 곳들은 1일 현재 기준으로 183곳에 달했다. 검사를 진행한 학교 3곳 중 2곳이 기준을 초과, 위험에 노출된 셈이다. 뿐만 아니라 현재까지 검사가 완료된 학교 중 기준을 넘지 않는 곳은 35%에 불과해 이달 말까지 나머지 학교 우레탄 트랙의 검사 결과가 추가되면 유해성에 노출된 학교는 더 많아질 전망이다.
특히 기준치의 40배인 3천600㎎/㎏을 넘는 납이 검출된 학교는 10개로, 평택 신한고, 부천 혜림학교, 군포 군포초, 화성오산 한마음초ㆍ능동중, 광주하남 곤지암초ㆍ광지원초, 용인 성서중ㆍ포곡고, 가평 청평고 등이었다. 또 100여곳의 학교 운동장 트랙은 기준치의 10배를 넘는 납 성분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상황이 이런데도 도교육청은 검사 결과를 뒤늦게 공개하면서 학생 건강 관리 등에 안일하게 대응했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트랙 위를 뛰어노는 과정에서 발생한 미세분진이 호흡기를 통해 학생들에게 장기간 흡수되면 납 중독으로 이어져 지능지수 저하, 주의력 결핍, 행동장애 등을 일으킬 수 있는데도 검사결과를 제 때 공개하지 않고 미온적 대처에 그쳤기 때문이다.
적절한 대응이 늦어지면서 수십배가 넘는 납이 검출된 학교들조차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트랙 위 앉지 않기, 트랙 이용 후 손 씻기, 우레탄 트랙 파손 부위 접촉 금지’ 등을 안내할 뿐 명확한 설명을 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도교육청은 뒤늦게 검사결과 공개와 더불어 유해성 검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학교에 대해서도 우선적인 안전조치로 우레탄 트랙 사용을 중지하고 우레탄이 사용되는 일부 체육시설에 대해서도 유해성 검사를 확대 시행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학교 현장에서 대응책 마련은 물론 사용금지 등의 조치가 용이하도록 검사 결과 정보를 공개하는 것”이라며 “앞으로 교육부 및 관련 기관과 협조하여 우레탄 트랙 개·보수 예산을 확보하고 조속한 시일 내에 우레탄 트랙 개·보수 공사를 실시해 학생들과 지역주민들이 안전하고 쾌적한 운동장을 사용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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