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수출입의 대GNI(국민총소득) 비율은 2018년 86.8%로 2014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 비율은 수출과 수입 합계를 GNI로 나눈 백분율로 한 나라 경제의 무역의존도를 나타낸다. 비율이 높아지면 경제가 더 개방됐다는 의미이고, 대외 요인이 수출을 통해 국가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도 증가하게 된다. 지난 몇 년간 수출입의 대GNI비율이 높아진 이유는 2017~2018년 동안 지속된 수출 호조와 더불어 수출용 원자재와 중간재의 수입도 증가했기 때문이다. 2017~2018년 동안 우리나라 수출은 연평균 10.5%의 높은 성장률을 보인 가운데 수출 품목과 대상국의 편중 현상은 심화해 왔다. 주요 업종별로는 반도체와 석유화학이 각각 42.7%, 32.3%의 증가세를 보이며 수출 증가를 견인했다. 반면, 자동차(0.9%), 조선(-21.2%), 디스플레이(-0.9%) 등 여타 주요 업종들은 부진한 양상을 보였다. 지역별로도 중국, 베트남 등에 대한 수출 증가율이 전체 수출증가율을 큰 폭 상회하는 등 일부 국가로의 쏠림현상이 나타났다. 견조한 증가세를 보이던 수출은 2018년 하반기부터 둔화돼 올해 4월까지 5개월 연속 전년동월대비 감소했다. 최근의 수출부진은 반도체 경기 하강, 중국 내수 위축 등으로 특정 품목 및 지역에 대한 수출이 크게 줄어든 데 기인한다. 반도체는 2018년 들어서면서 글로벌 생산능력이 확대됨에 따라 메모리 반도체 단가가 급속히 하락하는 가운데 서버용 메모리 반도체 구매 지연, 스마트폰 판매 부진 등 글로벌 수요도 위축됐다. 이 때문에 수출은 작년 12월부터 감소로 전환된 이후 두 자리 수 감소율을 보이고 있다. 한편, 중국으로의 수출은 중간재와 최종재 모두 부진하면서 지난해 11월부터 줄어들었다. 중국은 국유기업 부채 누증, 부동산시장 공급과잉 등의 구조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가운데 미중 무역분쟁이 지속되면서 경제주체의 심리가 위축됐다. 이에 따라 제조업 경기가 둔화하면서 수입이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양상을 보였다. 하반기로 가면서 반도체 수요 회복, 중국정부의 경기부양책 효과 등으로 수출은 점차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나 올해 증가율은 예년보다 낮은 수준일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향후 반도체 경기, 중국 내수경기, 미국 무역정책 관련 불확실성 등이 여전히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된다. 무역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수출이 국내 경기와 경제성장에 큰 영향을 미쳐 왔다.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등 주요 위기 직후의 경제 회복에 수출이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했다. 우리 경제의 중요한 축 중 하나인 수출의 활력을 제고하기 위해 근본적이고 시의성 있는 대응이 요구되는 때이다. 수출여건의 리스크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수출품목의 고부가가치화 및 다양화, 수출지역의 다변화 등에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문성원 한국은행 경기본부 경제조사팀 조사역
경제
문성원
2019-05-07 19: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