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태 기자

kkt@kyeonggi.com

맛있는 ‘광교’… CJ푸드빌, 제일제면소·계절밥상·빕스 줄줄이 오픈

CJ푸드빌은 수원 광교 아브뉴프랑에 제일제면소, 계절밥상, 빕스를 잇따라 오픈한다고 15일 밝혔다. 우선 지난 13일 제일제면소가 가장 먼저 문을 열었다. 광교점은 제일제면소의 8번째 매장이다. 총 117석 규모이며 8~10인석 룸 2개를 갖췄다. 비빔, 잔치, 쟁반, 동치미 등 다양한 면 요리가 주를 이룬다. 취향에 따라 우동면, 소면, 쌀면, 메밀면 중 선택할 수 있다. 우동면의 경우 제면사가 매장에서 직접 반죽해 만든다. 17일에는 제철 식재료로 만든 건강한 밥상 계절밥상이 문을 연다. 총 220석 규모의 광교점은 13일 오픈한 건대점에 이어 계절밥상의 11번째 매장이다. 농특산물을 직거래할 수 있는 계절장터와 부추, 당귀, 케일 등 신선한 채소가 자라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계절텃밭 등을 구성했다. 광교점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별메뉴도 준비한다. 다음달 1일에는 스테이크하우스 빕스가 문을 연다. 빕스의 89번째 매장으로 총 204석 규모다. 룸과 이벤트홀 등 별도 공간도 갖췄다. 광교점은 폭립, BBQ포크햄, 구운 소시지 등 고기 메뉴를 강화한 딜라이트 매장이다. 화덕을 설치해 김치 피자, 플랫 브레드(얇고 평평한 빵 위에 각종 토핑을 올린 요리)까지 즐길 수 있다. 한편 CJ푸드빌의 대표 외식브랜드가 연이어 들어서는 곳은 대형 스트리트몰인 아브뉴프랑 광교로 축구장 11개 크기이며, 2016년 2월 개통예정인 신분당선 경기도청역(가칭)에 인접해 있다. 김규태기자

이마트 에브리데이, 생필품 최대 53% 알뜰 구매

이마트 에브리데이는 창립 3주년을 맞아 오는 21일까지 쌀시금치생닭제지 등 350여 가지 주요 생필품을 최대 53%까지 할인 판매한다고 15일 밝혔다. 주요 할인품목으로 철원 오대쌀(20㎏)을 정상가 6만8천원에서 28% 할인한 4만9천원에 선보인다. 또 비타민 A가 풍부해 눈건강에 좋은 경기 시금치(2단)를 10만단 한정으로 기존 가격에서 50% 할인된 990원에, 볶음탕용 생닭 2팩(600g+600g)을 기존 가격에서 53% 할인된 5천980원에 판매한다. 가계절약 성주참외(1.5㎏봉)를 7천500원에 판매하며, KB국민카드를 이용하면 1천원 더 저렴한 6천500원에 구매가 가능하다. 잘풀리는집 더 도톰한 3겹(30m*30롤)은 기존 가격에서 46% 할인된 9천원에 판매하며, 신세계 포인트 회원일 경우 1천원 추가 할인된 8천원에 구매 가능하다. 이번 창립 3주년 행사에서는 품목별로 소비자들이 가장 사랑하는 1등 브랜드 제품 100여개를 모아 2만원 이상 구매시 3천원을 즉시 할인해 주는 이벤트도 진행한다. 해태 오예스 2종(각 12입)을 정상가대비 22% 할인된 2천980원, 서울우유 후레쉬 우유(900㎖*2)를 20% 할인된 3천480원, 코카콜라(1.25ℓ*2입)를 29% 할인된 3천300원에 판매하고, 농심 큰사발 5종을 각 950원에 5+1 기획으로 선보인다. 김규태기자

수도권 식량 안정생산·통일대비… 농진청 ‘중부작물부’ 역할 강화

지난해 공공기관 이전에 따른 특별법 시행으로 전주혁신도시로 떠난 농촌진흥청이 수도권 지역의 작물 연구와 통일시대를 대비한 북방 농업 연구를 추진하기 위해 수원에 신설한 중부작물부의 기능을 강화한다. 농진청은 지난 1월 직제개편에 따라 신설된 국립식량과학원 중부작물부의 현황과 중점 추진 과제를 14일 발표했다. 우선 중부작물과와 수확후이용과, 재배환경과 등 3과 72명으로 구성된 중부작물부는 2출장소(춘천철원), 4시험지(이천, 연천, 진부, 남양)를 관할하게 된다. 중부작물과는 중북부지역에 적응하는 주요 식량 작물 품종을 개발하고, 수확후이용과는 식량 작물의 수확 후 관리와 소비 확대에 관한 연구를 추진한다. 또 재배환경과는 중북부지역에 알맞은 작물별 재배 순서를 개발하고, 토양 비옥도를 높이는 한편 병해충 방제 기술 연구를 추진하게 된다. 특히 중부작물부는 식량 작물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산업화 연구를 확대함과 동시에 중북부지역의 식량 작물을 안정적으로 생산하기 위한 기반을 갖추는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또 국산 식량 작물의 소비 확대를 위해 원료곡의 품질 관리와 기준을 설정하고, 가공 제품별 최적 품종 선발과 농산업체가 필요로 하는 가공제품화 기술을 개발해 산업화를 지원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중부작물부는 통일에 대비해 식량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북방 농업 연구 기반을 갖춘 전진기지 역할도 맡게 된다. 이를 위해 중부지역 맞춤형 종자 생산 기술과 공급 체계를 구축하고, 중북부지역의 농업 환경이 북방 지역과 비슷한 장점을 살려 북방 지역 기상정보를 활용한 작물 생육 반응 연구도 강화할 예정이다. 또 곡물 자급률을 높이기 위해 중북부지역 작물별 재배 조합(작부체계)을 개발, 권역별 거점 단지(2015년 안성 등 2개소2017년 철원 등 5개소로 확대)를 조성할 계획이다. 농진청 관계자는 수도권에는 우리나라 인구의 61%가 집중돼 있으며, 국내 식품산업체 중 절반 이상이 밀집해 있어 중부작물 연구의 기능 강화가 필요하다며 식량 작물의 지속적인 소비 확대를 위한 가공이용 기술 개발과 중북부지역에 알맞는 농업 기술 개발을 강화함과 동시에 다가오는 통일시대를 대비해 북방 농업 연구도 중점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규태기자

도농기원, 신품종 국화 4종 통상실시 권리 민간 이전

경기도농업기술원이 지난해 육성한 신품종 국화 4종에 대한 통상실시 권리를 민간에 이전했다. 통상실시 권리는 산업재산권 권리자가 타인에게 일정한 범위 내에서 자신의 권리를 허용하게 하는 권리를 말한다. 임재욱 도농기원장은 14일 오전 도농기원 상황실에서 김진권 베스트멈 대표와 이정민 하늘화훼종묘, 이선이 아세아종묘 대표, 이기광 부림농원 대표 등 4개 종묘보급업체와 통상실시 권리 이전 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4개 업체는 향후 3년간 스위티드림, 퓨어드림 등 절화국화 2품종과 마이쥬얼리, 마이멜로디 등 분화국화 2품종을 국내에 총 250만주를 판매할 수 있는 권리를 얻게 됐다. 이번에 보급하는 절화용 품종인 퓨어드림은 연한녹색 빛이 도는 홑꽃형 절화 품종으로, 키가 크고 여름철 재배 시 꽃이 잘 펴 고온기 수출용으로 유망한 품종이다. 스위티 드림은 노란색 중소형 겹꽃 품종으로 중앙부분이 진한 갈색을 나타내고 줄기 당 피는 꽃이 많아 꽃다발용으로 적합하다. 또 분화용 품종인 마이쥬얼리는 자주색 중형 홑꽃형으로 고온기 재배시에도 꽃 색깔이 선명해 그동안 경기도에서 육성한 흰색 마이윙, 노란색 마이골드 품종과 포장판매가 가능한 시리즈 품종으로 개발됐다. 이와 함께 마이멜로디는 적색 미니다화성 품종으로 개화가 빠르고 줄기에서 가지로 잘 갈라지는 분지력이 뛰어난 특징을 지니고 있다. 임 원장은 이번 협약으로 국내 국화농가의 로열티 부담이 줄 것으로 기대하며, 앞으로도 수출이 가능한 신품종 개발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도농기원은 현재까지 국화 32품종을 개발, 화훼농가에 기술이전을 통해 1천463만주를 보급했다. 김규태기자

유커 600만시대… 여행사들 ‘제살깎기 영업’

지난해 중국인 관광객(이하 유커)이 600만명을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달성했지만 정작 중국인 관광상품을 취급하는 국내 여행업체 10곳 중 4곳이 원가 이하로 영업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 여행업체 300곳을 대상으로 조사ㆍ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원가 이하로 유커를 유치한 적이 있다고 답한 기업이 43.4%에 달했다. 반면 거의 없었다는 기업은 43.6%, 전혀 없다는 기업은 13.1%로 조사됐다. 원가 이하 영업에 대한 손실분을 보충하는 방법을 묻는 질문에는 54.8%가 쇼핑옵션 확대라고 응답했다. 이어 다른 여행상품에 비용 전가(27.0%), 미래투자로 손해감수(11.9%), 품질수준 하향조정(6.3%) 등이 뒤를 이었다. 유커 증가 속도와 국내 업체 간 경쟁 심화 정도를 비교하는 질문에는 응답기업의 57.6%가 유커 증가보다 국내 경쟁 심화가 더 크다고 답했다. 국내 업체간 경쟁 심화의 원인에 대해 기업들은 시장 내 공격적 마케팅(54.2%), 신규 진입업체 급증(32.6%), 개별여행 증가에 따른 일감축소(15.6%) 등을 꼽았다. 국내 관광 인프라 부족도 문제로 지적됐다. 응답기업의 45.3%는 관광 인프라 부족으로 서비스 저하가 우려된다고 답했고, 45.3%는 유커를 겨우 수용 가능한 수준이라고 대답했다. 반면 국내 관광 인프라가 충분하다는 의견은 9.4%에 그쳤다. 유커 유치를 위한 정책과제로는 관광자원 개발(39.6%), 지방관광 활성화(18.8%), 여행편의시설 확충(15.5%), 관광산업 지원 확대규제 완화(9.0%) 등이 차례로 언급됐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유커 1천만 시대를 열기에는 쇼핑 위주나 서울제주 등에 편중된 관광 프로그램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한류 특화형 상품, 휴양림문화자원을 활용한 지역관광 상품 등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규태기자

농진청, 밀수농약 피해 근절 위한 특별단속 나서

농촌진흥청은 밀수농약 유통으로 인한 농업현장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유관기관과 특별단속에 나서기로 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를 위해 농진청은 특별사법경찰관을 활용한 특별단속반을 편성해 밀수농약 주요 사용 시기인 다음달 말까지 안성과 평택 등 전국 11개 과수주산단지를 중심으로 특별점검을 실시할 계획이다. 또 이들 과수주산단지에 밀수농약 유통 근절 현수막(150개)을 설치하고, 농업인을 대상으로 홍보물을 배포하는 등 계도활동을 펼치는 한편 해양수산부와 한국작물보호협회, 농협중앙회와 함께 밀수농약 유입경로로 의심되는 주요 5개 국제여객항(인천, 평택, 군산, 목포, 여수항)에서도 밀수농약 유통근절 캠페인을 벌일 예정이다. 특히 농진청은 일부 과수 주산단지 농가들에 은밀히 공급되는 생육촉진용(지베렐린 도포제) 및 응애방제용(아바멕틴 유제) 제품들을 사용해 약해 등의 피해가 발생할 경우, 보상이 가능한 국내 정식 제품과 달리 밀수농약을 사용한 경우 피해 상황을 구제받지 못하는 만큼 농가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중국산 지베렐린도포제는 값싼 증량제와 원제를 사용하기 때문에 약액이 흘러내리거나, 과경이 검게 변해 물러지는 현상이 발생 할 수 있으며 아바멕틴유제는 정제가 덜된 원제를 사용해 국내산 제품에 비해 약효가 떨어져 한해 농사를 망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농진청 관계자는 이번 특별점검을 통해 점조직 형태로 유통되는 밀수농약의 폐해를 농민들에게 집중적으로 알릴 것이라며 안전한 우리 농산물 생산과 농업인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선 농민들의 적극적인 신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규태기자

[언제나 청춘] 이춘수 도편수 (64)

한옥은 한 세대만을 위한 집이 아니야. 적어도 천년을 안식처로 삶는 곳이지. 물론 사는 사람도 집에 어울리는 격을 갖춰야 하고. 광주시 오포읍 신현리 전원주택단지에 유독 눈에 띄는 건물이 여러채 있다. 한눈에 봐도 돌 한개당 무게가 족히 수톤에 달할 것 같은 기초 공사에, 조선시대 삼정승(영의정, 좌ㆍ우의정)만 세울 수 있었다는 솟을대문까지. 그 규모와 웅장함에 기세가 눌리는데 걸리는 시간은 단 수초면 족하다. 이 정도 규모면 100억원은 넘겠지?라고 혼잣말을 읊조리고 있는 사이, 도편수(都邊首, 전통한식기법으로 한옥ㆍ누곽ㆍ사원ㆍ사찰ㆍ궁궐 등의 목조구조물과 문화재의 건립 및 복원하는 한식목공을 관리감독하는 사람) 이춘수 선생(64)을 만났다. 왜소한 외모에 질끈 묶은 긴 머리, 허름한 옷차림세만 보자면 그가 이 엄청난 규모(대지면적 7천920㎡)의 한옥 신축공사를 진두지휘하는 대목장이라고 쉽게 상상이 가질 않는다. 하지만 이 선생과 말을 섞자 왜 도편수인지, 또 왜 신개념 한옥의 창시자인지 금세 깨닫게 됐다. 그에게선 여느 청춘에 뒤지지 않는 일에 대한 열정과 자부심, 그리고 한옥에 대한 남다른 사랑과 장인 정신이 있었다. 무엇보다도 나무와 한옥을 사랑하는 순수함도 세월이 가져다준 외모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환갑을 훌쩍 넘긴 나이지만 지금이 후세에 기리 남겨줄 한옥을 만들 적기라며 새로운 반평생을 예고하는 그의 삶속으로 들어가 봤다. ■서라벌의 인연 그리고 한옥과의 만남 수원에서 나고 자란 이 선생은 어려서 한학자였던 할아버지한테 한문이며 붓글씨를 배웠다. 할아버지가 5년만 더 사셨어도 자신은 학자가 됐을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제대로 배우고 또 배웠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또 국민학교(현 초등학교) 시절, 그림을 무척 좋아하고 곧잘 그려서 화가가 되고 싶었다고 한다. 하지만 당시의 살림살이로는 화가는 먼나라 얘기였다. 중학교 때 수채화에 매료돼 있었는데 미술 선생님이 제도나 조각을 추천할 정도로 제도 조각 분야에 소질을 보였다. 그리고 외가 근처인 미아리 서라벌고등학교에 진학했다. 마침 학교 옆 대성목기라는 회사에 친척이 근무했는데, 그 인연으로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학교를 다니게 됐다. 이 선생의 목수와의 인연은 그렇게 필연이 되어가고 있었다. 대성목기는 정부 일을 하는 업체였다. 조각에 소질이 있던 차에 그곳에서 3년 반 정도 일하면서 청와대 일을 했다. 다른 나라 귀빈이나 수상급이 오면 매번 대통령 의자를 새로 만들었는데 대통령 의자의 봉황 휘장을 새기는 일을 했다. 이 일을 처음 배우던 때가 15세였는데,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목수 일에 발을 들여놓게 된 셈이다. 고등학교 졸업 후 대전으로 내려가 잠시 가구 일도 했다. 그때 나이 19세. 전통건축에 대한 욕심이 생겨 경주 불국사를 찾아 2년 반을 머물렀다. 혼자서 공부하기 위해서였다. 당시에는 설계를 배우는 학원이 없었기때문에 불국사에서 나름대로 절이 어떻게 지어지는 지를 스케치 해가면서 설계를 터득했다. 이 선생은 모든 작업의 기본이 설계다. 설계를 모르면 기능공 밖에 안된다. 건축의 원리를 알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던거지라고 불국사를 찾은 이유를 설명했다. 건축에 대해 많이 아는 스님이나 고승한테 물었다. 몇 칸에 기둥은 몇 개고, 높이는 얼마고 하는 식으로 묻고 배워 종합설계를 나름대로 해 보니 맞아 떨어졌다. 대목들을 쫓아다니며 일할 때 어떤 공법을 하는지 나름대로 물어봤다. 그리고 다듬는 법과 맞춤법에 전념했다. 현상에 대해 묻고 또 물어 연구하다 보니 원리가 보였고, 설계를 해보니 그 원리가 터득됐다고 한다. 그때 큰 그림을 보는 방법을 배웠던거지. 아마도 그런 기본을 몸소 습득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나는 없었을 거야. 아주 소중한 경험이자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어. ■고집이 가져다 준 열매, 도편수 그는 사찰과 전통 한옥을 짓는 대목장이다. 본격적으로 혼자 건물을 짓기 시작한 것은 35세로, 올해로 정확하게 30년이 지났다. 40여명의 후배를 거느린 도편수이지만 도편수라는 말 자체를 싫어한다고 말한다. 전체적인 감독관을 의미하는 도편수는 목공부터 석공, 와공, 단청, 철기공 등 건축의 모든 분야를 아울러야 하는데 한 분야에 평생을 바쳐도 모자라는 일을 어찌 다 아우를 수 있겠냐는 것이다. 물론 그는 건축의 기본인 설계부터 모든 분야를 총괄한다. 그래도 본인은 그냥 대목수란다. 대단한 고집이다. 그리고 일화 하나를 조용히 들려준다. 일전에 이완 장군의 정려문을 옮겼는데 향과 자락을 찾아 옮겼어. 근데 그때 문중과 싸웠어라고 짧게 말한다. 왜냐고 묻자, 문중에서는 내가 주춧돌을 옮기려하니 굳이 왜 옛것을 옮기려느냐고 강하게 어필했지. 하지만 지나온 100년을 이어 내가 또 100년을 이어가면 되지 않겠냐. 옛것이라고 쉽게 버리면 뭐가 남겠냐고. 특히 나라에서 한 일을 문중이라고 해서 함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잖냐고 오히려 되물었다고 한다. 멋스러움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는 이 선생의 고집. 자신의 고집을 관철시켜 지금은 문중으로부터 고맙다는 인사를 듣는다며 웃는다. 그 고집을 끼라고 설명했다. 비단 이 도편수의 고집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보통 6~7년 가까이 걸리는 한옥을 한채 짓는데도 그 고집은 여실히 드러난다. 나무는 무조건 강원도산 적송만 사용할 것, 어떠한 상황에서도 못은 절대 박지 않을 것, 이미테이션 기법을 절대 사용하지 말 것, 아무리 돈이 많아도 한옥의 품격과 맞지 않는 이에게는 절대 팔지 않을 것 등등. 한옥 공사는 단순한 집을 짓는 기법이 아니야. 건축의 모든 기법을 아우르는 거지. 그 속에 우리의 인생이 담겨 있어. 나도 아직 그걸 깨달아 가고 있는거야. ■천년 건축 역사에 남을 역작을 짓다 우리 건축의 우수성은 나무의 쓰임새를 잘 알고 쓴다는 데 있지. 우리 조상들은 나무의 성질을 알고 건축에 나무를 쓸 때 오래 갈 수 있는 법을 터득했어. 나무의 진이 아래로 내려앉아 아래 부분이 강한 성질을 이용해 기둥을 세울 때도 위 아래를 구분했지. 이 선생은 지난 2007년부터 광주시 오포읍 신현리내 7천 920㎡ 부지에 전통기법과 현대적 감각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한옥을 5채 짓고 있다. 터 발굴부터 기초공사와 설계, 기둥에 있는 문양 새기기까지 모든 과정을 총괄하고 있다. 여기에 지어지는 한옥들은 앞으로 1천년간 자리를 보전하게 될거야. 그래서 어느 때보다 더 심혈을 기울였지. 400년된 대들보에 어디서도 쉽게 찾기 힘든 7량집으로 짓고 있어. 이게 후세에 역사적 가치를 분명 갖게 될거라고 믿어. 그만큼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어. 이어 동아육운주식회사 대표가 역사의 혼이 깃든 평생의 역작을 지어보자고 해서 이 일을 하고 있는데 나 역시 그 뜻을 잘 알고 있어서 내 모든 열정을 쏟아 붓고 있어. 그래서 이 한옥들은 단순한 매매를 위한 것이 아니야. 한옥의 혼을 후세에게 물려주기 위한 거지. 도편수로서의 감각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집주인이 될 사람들이 연령대가 높은 고령세대라는 것을 간파하고, 집안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거나 구들장 방과 다락방까지 세심하게 설계한 것에서 단순한 목수가 아닌 배려심 있는 장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한옥은 겉만 번지르하면 안돼. 겉과 속이 한결 같아야 한다는 거지. 그건 내 양심선언과 같은 거야. 한옥을 단순한 집으로만 봐서는 안돼. 한옥은 천년이 지나도 인생의 안식처로 남아야 한다고. 주목은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이라고 한다. 산 나무로 천년을 살았고, 죽어서도 천년을 값한다는 뜻이다. 나무가 살아있는 것을 인정해줘야 한다는 그는 지금 천년 건축을 짓고 있다. 앞으로도 역사적 가치와 실용성을 접목한 한옥이 꾸준히 우리 곁에서 지어질 수 있도록 그의 청춘이 영원하길 바란다. 그리고 다음 작품이 기다려진다. 김규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