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 구두의 디자인과 형틀제조 장유수씨

‘대량생산을 통해 숱하게 생산되는 기성화에 맞서 개성과 편안함을 추구하는 우리시대의 진정한 장인’ 의정부지역에서는 유일하게 구두의 디자인과 형틀제조, 접합 등 전공정을 혼자 해내고 있는 장유수씨(52·의정부시 의정부3동 브라운양화점 대표). 장씨가 구두제작에 첫발을 내디딘 것은 벌써 35여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서울 성북구 미아리에 소재한 서울제갑에서 견습생으로 일을 배우기 시작한 뒤 72년 등산화 제조업체인 K2에서 근무하며 7∼8년간을 편한 신발을 만드는 데 혼신의 노력을 기울였다. 70년대 말 그는 드디어 직접 구두제조 공장을 운영, 자신만의 구두를 일반인들에게 선보이기 시작했다. 이후 장씨의 구두를 찾는 단골들만도 하루 2∼3명에 달하는 등 그만의 구두에 매료돼 수백, 수천의 고객들이 그를 믿고 편한 발걸음을 움직이고 있다. 최근에는 경기도로부터 2000년 경기으뜸이로 선정될 만큼 그의 구두를 만드는 실력은 모두가 인정하는 최고 수준급이다. “평범한 가죽이 나의 손을 거쳐 근사한 구두로 되는 과정만큼 기쁜 것이 없다. 나의 조그만 노력으로 사람들이 편해질 수 있다면 언제까지라도 일을 놓지 않겠다”고 말하는 장씨에게서 진정한 장인의 정신이 엿보였다. /의정부=배성윤기자 sybae@kgib.co.kr

백혈병 걸린 학생 '릴레이 사랑' 펼쳐

“제 가족에게 이런 일이 일어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절망의 나날속에서도 도와주시는 분들을 보면 그저 고맙고 투병중인 아들을 꼭 살려야야겠다는 생각 뿐입니다” 얼굴도 한 번 본적없고 이름조차 모르는 학생이 백혈병으로 투병중이라는 소식이 알려지자 이웃주민들이 ‘릴레이 사랑’을 펼쳐 훈훈한 감동을 던져주고 있다. 지난 28일 저녁 7시께 용인시 구성읍 동부아파트 노인정. 이 아파트 부녀회(회장 이형숙)는 쌀쌀한 날씨속에서도 하루종일 ‘백혈병 학생 돕기 일일바자회’를 통해 마련한 88만여원을 백혈병을 앓고 있는 황경성군(19·용인시 구성읍 상하리)의 아버지 황계성씨(46)에게 전달했다. 동부아파트 부녀회원들이 황군을 돕게 된 것은 이에앞서 ‘황군돕기 릴레이 바자회’를 열었던 인근 인정프린스·풍림·대우아파트 부녀회로부터 황군의 안타까운 사연을 듣게 되면서부터. 수원 유신고 3학년으로 대학입시를 앞두고 있는 황군이 백혈병 판정을 받게 된 것은 지난 9월초. 오래도록 감기증세를 보이던 황군을 병원으로 데려간 아버지 황씨에게 아들이 백혈병이라는 의사에 말은 안그래도 사업실패로 고통을 받고 있는 황씨를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뜨리고 말았다. 이러한 사연을 전해들은 구성읍 주민들은 황군을 돕기 위한 바자회를 시작, 이날 네번째로 동부아파트 부녀회원들이 바자회를 열어 모은 정성을 황씨에게 전달했다. 이향숙 부녀회장은 “이웃 부녀회에서 황군의 애처로운 소식을 듣고 작은 정성이나마 도와야겠다는 생각에서 바자회를 연 것 뿐”이라며 겸손해 했다. 부녀회원들의 작은 정성을 받은 황씨는 “주민들로부터 이러한 도움을 받게되다니 그저 고마울 뿐”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용인=신현상기자 hsshin@kgib.co.kr

수원시 권선구 평동에 위치한 한벗 교회

“이른 새벽부터 땀을 흘리면서 이제는 사회에 돌아가 제대로 적응할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수원시 권선구 평동에 위치한 한벗 교회 ‘희망의 쉼터’에는 노숙자 28명이 생활하며 사회의 그늘이라는 그림자를 벗어던지듯 채소를 가꾸고 가축을 기르며 폐품수집에 나서는등 자활의 꿈을 일구고 있다. IMF시절인 지난 98년 5월 정충일 목사(38)가 교회내 쉼터를 마련하면서 모여들기 시작한 노숙자들은 이제 이른 새벽부터 새로운 삶을 개척하기 위해 분주한 발걸음을 놀리고 있다. 특히 1년전 화성군 정남면 문학리 산자락 700여평의 땅을 얻으면서 5명의 노숙자들은 아예 생활할 집을 짓고 밭도 일구는등 어엿한 농군으로 거듭나고 있다. 또 흑염소와 개 등 가축들을 불려가며 미래의 희망을 조금씩 열어가는 이들의 얼굴도 조금씩 펴지고 있다. 지난 6월 말 쉼터에 입소해 한달만에 농장에서 일하고 있는 김모씨(44) 등 5명. 이들의 가슴속엔 IMF사태속에서 ‘없는 사람’들이 겪을 수 있는 모든 것들이 들어 있다. 김씨의 경우 구제금융사태 이후 일자리를 얻지 못한채 거리로 내몰려 역전 등을 전전하며 쓰라린 인생을 경험했다. 몸과 헌옷가지외에 그야말로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황폐해진 심신을 술로 달래던 이들은 ‘희망의 쉼터’에서 생활하면서 실날같은 희망을 엿보기 시작했으며, 자활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농장을 일구면서 생활과 마음가짐도 크게 변모됐다. 지난 98년 6월 이곳에 입소, 한달만에 가평 소재 수용시설로 이전해 직장생활을 하다 또다시 이곳으로 돌아온 이모씨(50)는 “지금은 비록 초라하지만 자활프로그램에 잘 적응해 새세상을 얻고 싶다”며 “연로하신 부모님도 꼭 찾아 뵙고 못다한 효도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신동협기자 dhshin@kgib.co.kr

고양시 대화동 성저마을에 사는 이해숙씨

“남들은 내가 좋은 일을 한다고들 말하지만 이 일을 하면서 얼마나 많은 것을 얻어가는 데요” 고양시 대화동 성저마을에 사는 이해숙씨(41)는 매주 월요일 오전 9시면 어김없이 지하철 네 정거장 거리에 위치한 국민의료보험관리공단 일산병원에 나가 3시간동안 자원봉사 활동을 한다. 고등학교 3학년생을 둔 이씨는 몇년전 고아원에서 아이들에게 그림을 가르치다 우연한 기회에 성공회에서 하는 ‘무지개 호스피스’교육을 수료하고 지난 2월 말 일산병원 제1기 호스피스 모집에 응시해 합격했다. ‘호스피스’란, 암말기 환자가 죽는 그날까지 곁에서 함께 있어 주는 사람을 말한다. 긴 투병생활을 거치면서 본인은 물론, 주변 사람들 마저 지쳤고 병원에서 조차 해줄 수 있는 것이 거의 없을 때 호스피스가 나서서 말동무가 되어 주는 것이다. 그동안 아프면서 서운했던 일, 평생 가슴속에 쌓아 둔 한, 지금껏 용서 못하고 있는 사람 등등에 대해 들어주고 때론 자기 생각을 말해주기도 한다. 이씨는 “대부분의 환자들은 호스피스가 자신의 넋두리를 들어주기만 해도 스스로 마음을 정리한다”며 자신은 “여러 사람의 생을 살고 있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 이씨를 비롯한 호스피스들이 하는 일은 암말기 환자에게 말동무를 해주는 것 이외에도 병원 안내, 신장 투석중인 환자 돌보기, 꽃과 카드 전달하기, 환자 거동 돕기, 진료신청서 대신 작성해 주기 등 다양하다. 현재 일산병원에서 베이지색 조끼를 입고 활동하는 호스피스는 약 300여명. 90% 이상이 여성이며 이들 대부분 고양시민이다. /고양=한상봉기자 sbhan@kgib.co.kr

백혈병 투병중인 고교생 ‘십시일반의 사랑’행사

어려운 가정형편에 백혈병으로 투병중인 한 고교생을 돕기 위한 ‘십시일반의 사랑’행사가 29일 성남시에서 열려 잔잔한 감동을 전해주었다. 성남 성일고(교장 이종락)는 백혈병과 눈물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이 학교 2학년에 재학중인 이상복군(18)을 돕기 위해 이날 분당구 서현역 로데오거리에서 시민이 참여하는 ‘사랑의 동전 잇기 행사’를 펼쳤다. 사랑의 봉사회와 시자원봉사단체협의회, 경기도공동모금회 등이 주관한 이날 행사에는 시와 시교육청, 삼성전자분당사업부 등이 참여했다. 이군은 지난 5월 한창 공부할 나이에 청천벽력같은 재생불량성 빈혈 백혈병 진단을 받고 현재 한양대 병원에서 항암치료를 받고 있다. 그러나 시각장애인인 아버지와 어머니가 막노동으로 생계를 꾸려가는 이군의 가정형편이 매우 어려운데다 치료비까지 엄청나 학교내에서만의 온정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 주최측은 시민들의 ‘나눔의 미학(美學)’을 마련하게 됐다. 주최측은 이날 로데오 거리 삼성프라자 앞 광장 양쪽 922m구간에 양면 테이프를 부착해 지나가는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동전을 이어 붙이게 했다. 이 테이프에 10원, 50원, 100원, 500원 동전이 1줄씩 나열될 경우 모두 1천700여만원의 성금이 모아질 것으로 주최측은 추산하고 있다. /성남=정인홍기자 ihchung@kg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