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납 범벅 학교 우레탄 트랙’ 위험성 경고
“장시간 노출땐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 유발”
“공기중 떠다니는데 바닥만 조사… 실효성 의문”
또 이들은 교육 당국이 내놓은 대책들이 사실상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과 함께 이번에 이뤄진 전수조사 방식에 대한 의문까지 제기했다.
정진용 동아대학교 중금속노출 환경보건센터 사무국장은 특히 성장기 학생들의 인지능력 발달을 크게 위협한다고 했다.
정 사무국장은 “환경보건학적으로 학교 내 아이들을 ‘민간취약계층’으로 분류한다”며 “성인의 경우 인지능력 발달이 끝났지만 어린이·청소년 같이 성장기 학생들의 경우 인지발달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혈중 납 농도 수치와 인지능력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납 농도가 짙을수록 인지능력이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며 “이를 수치화 하면 혈중 납 농도 10ug/dL마다 IQ가 평균 2~3점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미미한 농도라도 체내에 존재하면 건강에 큰 위해성을 가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최근 연달아 발표되는 등 기준치 이하의 납까지도 인체에 위험하다고 덧붙였다.
안연순 동국대 일산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도 납이 아이들에게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를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안 교수는 “최근 연구에서 납이 과잉행동장애(ADHD)와 관련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유럽 지역의 연구를 살펴보면 납이 많은 지역에 사는 사람들의 IQ가 낮다는 결과가 있다”고 덧붙였다. 즉 납이 뇌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는 뜻이다.
이와 함께 교육 당국이 일선학교에 내놓은 대책들이 사실상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납 중독은 공기와 섞여 분진으로 떠다니는 탓에 호흡기를 통해 이뤄지는데 교육당국은 △트랙 위에 앉지 않기 △트랙에서 돌아오면 손씻기 △우레탄 트랙 파손 부위와 접촉하지 않기 등 피부 접촉에 예방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다. 그나마 교육 당국이 내놓은 대책은 임시방편일 뿐 근본적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납 자체에 노출 된 것이 가장 큰 위험”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번 전수조사가 제대로 이뤄졌는지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제기했다. 납은 공기 중에 떠다니는 탓에 분진측정이 더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박재범 아주대학교 산업의학과 교수는 “납 성분은 매우 미세하기 때문에 바닥에 가라앉아있는 것이 아니라 공기 중에 떠다닌다”며 “이번 조사는 대기 중 포함된 중금속 성분에 대한 조사는 이뤄지지 않고 바닥만 검사해 제대로 된 조사로 보기 어렵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또 박교수는 납에 장기간 노출됐을 시 보통 혈액 조혈기 쪽에 악영향을 끼친다고 설명했다. 이는 빈혈을 일으킬 수 있는데다 중추 및 말초신경계 등 다양한 곳에까지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조철오ㆍ한동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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