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낭자 金물꼬 텄다’

{Image}‘여자펜싱의 샛별’ 이신미(한체대)가 부산아시안게임에서 한국선수단에 첫 금메달을 안긴 가운데 ‘여자유도 간판’ 조수희(용인대)도 값진 우승을 일궈, 본격적인 메달사냥을 예고했다. 이신미는 30일 부산 강서체육공원 펜싱장에서 벌어진 제14회 아시안게임 펜싱 여자 사브르 결승전에서 국가대표팀 선배인 이규영(익산시청)을 15대8로 제치고 한국선수단의 첫 금메달 주인공이 됐다. 또 조수희는 유도 여자 78kg급 결승전에서 마쓰자카 미즈호(일본)를 맞아 시종 우세한 경기를 펼친 끝에 2분여를 남기고 허벅다리 후리기 절반을 따내 값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러나 유도 남자 100kg급에서 우승이 기돼됐던 장성호(마사회)는 결승에서 스즈키 게이지(일본)와 접전을 펼쳤으나 1대2로 판정패, 준우승에 머물렀고 여자 +78kg급 최숙이(인천동구청)도 순푸밍(중국)에 절반으로 져 은메달에 만족했다. 남자 +100kg이상급 강병진(부산시청)도 3위에 입상했다. 펜싱에서는 또 여자 플뢰레의 ‘주부검사’ 임미경(부산시청)이 결승에서 장레이(중국)에 9대15로 져 준우승을 차지했으며, 같은 종목의 서미정(전남도청)도 동메달을 획득했다. 사이클 여자 24.2km 개인도로 독주의 이은주(상무)가 35분38초65로 리메이펑(중국·34분24초82)과 오쓰카 아유무(일본·35분31초31)에 이어 동메달을 추가했고 수영 남자 계영 800m에서도 7분29초36으로 3위에 입상했다. 한국은 이날 구기종목에서도 선전을 펼쳐, 정상을 향한 순항을 계속했다. 럭비 7인제 A조리그에서 한국은 말레이시아와 스리랑카, 태국을 연파하고 3연승을 기록하며 4강에 진출했고, 남자농구도 일본을 79대62로 꺾으며 2연승으로 8강에 올라, 이날 필리핀에 63대89로 패한 북한과 9년만에 4강행을 놓고 맞붙게 됐다. 남자하키도 일본을 4대0으로 일축, 기분좋은 출발을 보였으며, 남자핸드볼과 여자 소프트볼에서도 각각 몽골과 필리핀에 59대7, 5대0으로 낙승을 거두고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한편 북한은 이날 여자역도 48kg급에서 최은심이 첫 메달사냥에 나섰으나 용상에서의 부진으로 합계 185kg으로 5위에 머물러 메달획득에 실패했다. /황선학·정민수기자 hwangpo@kgib.co.kr

한국, 오만꺾고 ’8강 슈팅’

한국 축구가 아시안게임 8강진출을 사실상 확정지었다. 한국대표팀은 30일 양산 공설운동장에서 열린 예선 A조 2차전 오만과의 경기에서 조성환, 김두현, 이동국, 이천수(2골)가 소나기골을 퍼부어 5대2로 승리했다. 이로써 2연승의 한국은 말레이시아와의 최종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조 1위가 돼 8강 진출을 거의 확정지었다. 한국은 전반 초반 상대 수비들의 맨투맨 마크에 공격수들이 막히면서 쉽사리 공격의 물꼬를 풀지 못한 채 오히려 오만의 빠른 공격수들에게 몇 차례 슛을 내줬다. 그러나 월드컵 4강신화를 일궈낸 한국축구는 전반 24분께 가볍게 선취득점에 성공했다. 오른쪽 코너킥을 최성국이 길게 올리자 세트플레이에 가담했던 수비수 조성환이 용수철처럼 튀어오르며 헤딩슛, 공은 원바운드되면서 네트를 흔들었다. 추가득점없이 전반전을 마친 한국은 후반 4분께 이동국의 센터링-최성국의 헤딩패스-김두현의 터치슛으로 추가골을 뽑았으나 불과 1분 뒤 상대의 단신 스트라이커 하심에게 왼발슛으로 실점, 2대1 한골차 리드가 이어졌다. 한국이 완전히 승패를 가른 것은 후반 15분부터 5분동안. 15분께 이동국이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오른발 강슛으로 네트를 세차게 흔든 데이어 5분뒤에는 아크정면에서 얻은 프리킥을 이천수가 오른발로 절묘하게 감아차 왼쪽 네트를 갈랐다. 이천수는 한 골을 내줘 4대2로 다시 쫓기던 40분께 팀의 5번째 골을 뽑았다

부산 아시아드-영광의 얼굴/펜싱 이신미

펜싱 여자 사브르에서 한국선수단에 첫 금메달을 안겨준 이신미(19·한체대)는 지난해 처음 태극마크를 단 펜싱 대표팀의 막내둥이 여검사. 지난 98년 펜싱 여자 사브르가 국내에 처음 도입되던 경북체고 1학년 때 선생님의 권유로 검을 잡았으며 지난해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 파견 선발전에서 우승,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미완의 대기’. 키 173cm, 몸무게 62kg의 탄탄한 체격을 지닌 이신미는 올해 세계선수권대회와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 잇따라 출전해 입상은 하지 못했지만 기대이상으로 선전해 대성할 재목의 가능성을 예고하기도. 특히 이날 준결승전에서는 올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자인 탄슈(중국)를 꺾는 이변을 연출. 국내에서는 이날 결승에서 맞붙은 국가대표팀 선배 이규영(24·익산시청)에 가려 줄곧 2인자에 머물렀으나 지난해 제41회 대통령배전국대회에서 정상에 등극한 후 올해 제31회 회장배전국대회를 석권, 1인자로 군림하기 시작. 여자 사브르 종목이 국내에 도입된지 오래되지 않아 선수층이 엷고 실업팀도 몇 안되는 등 주변 여건이 열악하지만 국내 여자 사브르의 개척자가 된다는 생각으로 누구보다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고. 주특기는 상대의 공격을 피하며 받아치는 ‘콩트르 아탁’.

Asiad 오늘의 경기

◇수영 ▲경영=여자 개인혼영 200m, 여자 평영 100m, 여자 계영 800m, 남자 자유형 200m, 남자 접영 200m(이상 결승·19시)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솔로 자유종목 결승(15시·이상 사직수영장) ◇펜싱 ▲사브르=남자 개인전 결승(19시) ▲에페=여자 개인전 결승(19시30분·이상 강서체육관) ◇축구 ▲남자 예선=북한-파키스탄(19시3분·양산공설운동장) ◇체조 ▲기계체조=남자 단체종합 결승(15시·사직체육관) ◇핸드볼 ▲여자 예선=한국-일본(13시·이상 창원체육관) ◇유도 ▲남자=90㎏급, 81㎏급(예선 및 결승·14시) ▲여자=70㎏급, 63㎏급(예선 및 결승·14시·이상 구덕체육관) ◇조정 ▲남자=경량급 싱글스컬, 싱글스컬, 경량급 무타포어, 경량급 더블스컬, 더블스컬, 에이트(패자부활 및 준결승·10시) ▲여자=경량급 싱글스컬, 싱글스컬, 경량급 더블스컬, 더블스컬(패자부활 및 준결승·10시·이상 서낙동강 조정경기장) ◇럭비 ▲7인제=준결승 및 결승(14시·울산공설운동장) ◇세팍타크로 ▲원형경기=남녀 결승(10시·동서대·경남정보대) ◇소프트볼 ▲여자 예선=북한-대만(10시), 한국-중국(15시·이상 구덕야구장) ◇정구=남녀 단체 예선(10시·사직정구장) ◇스쿼시 ▲남자 2회전 8경기(10시30분·양산대체육관) ◇탁구=남녀 단체 예선(14시·울산동천체육관) ◇배구 ▲비치발리볼=남녀예선 16경기(9시·해운대) ◇역도 ▲여자=53㎏급 결승(15시) ▲남자=56㎏급 결승(18시·부경대체육관)

부산 아시아드-영광의 얼굴/유도 조수희

여자유도 78kg급에서 우승한 조수희(21·용인대)는 세대교체로 전력이 크게 약화된 한국 여자유도를 이끌고 있는 중량급의 대들보. 경북체육중 1학년때 살을 빼려고 유도장을 찾은 것을 계기로 유도에 입문한 조수희는 경북체고-부산정보대를 거쳤고 대학 졸업 후 유도명문 용인대에 편입학하면서 기량이 급상승. 지난 2000년 6월 체급별선수권 78㎏급에서 우승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지만 그해 대통령배(11월)와 코리아오픈(12월)에서는 각각 2위와 3위로 밀려난 조수희는 절치부심하며 훈련에 전념한 끝에 지난 해 4월 아시아선수권 결승에서 마쓰자카 미즈호(일본)를 주의로 꺾고 우승해 체급 1인자로 등극. 하지만 그 해 7월 독일 뮌헨 세계선수권을 앞두고 치러진 평가전에서 체급 라이벌인 같은 대학의 이소연에게 티켓을 빼앗겨 눈물을 삼켰고 한달 후 열린 베이징 유니버시아드에서도 78㎏급과 무제한급에 동시 출전했지만 각각 3위와 2위에 머물러. 2인자에 머무를 수 없었던 조수희는 다시 힘을 냈고 지난 해 12월 열린 코리아오픈에서 우승한 뒤 올 해 2월 독일오픈까지 제패. 특유의 성실한 자세로 ‘연습벌레’라는 소리를 듣는 조수희는 이번 아시안게임 우승으로 체급 최강자임을 다시한번 입증.

화끈한 안면난타전 예고

한국의 금밭 태권도가 부산아시안게임에서 안면차기가 연달아 속출하는 ‘화끈한 대결’로 탈바꿈한다. 이는 세계태권도연맹 총회에서 결정된 규칙 개정안이 지난 7월 일본에서 열린 월드컵태권도대회에 이어 이번 대회부터 본격 적용되기 때문이다. 새로 바뀐 규칙은 가격 부위에 관계없이 1점씩만 주어지던 득점을 안면(얼굴) 2점, 몸통 1점으로 차별화해 안면 공격의 비중을 상대적으로 높였다. 또 유효 가격부위도 호구의 몸통, 복부, 옆구리 3개 부위에서 호구 전체로 확대됐고 가격으로 상대를 다운시킬 경우 보너스 점수 1점을 주도록 했다. 여기에 경기장도 가로, 세로 4m씩 늘어나 공중 나래차기 등 현란한 공격기술을 선보일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다. 따라서 예전 올림픽 등 국제대회에서 다소 지루하게 느껴졌던 태권도 경기가 이번 대회에서는 말그대로 투기 종목의 진수를 보여주는 박진감 넘치는 한판으로 변모할 전망이다. 한국은 에이스 김경훈(에스원·미들급), 나래차기의 달인 김대륭(용인대·플라이급) 등을 내세워 중국, 이란의 도전자들에게 안면 공격기술을 유감없이 보여준다는 전략이다. 바뀐 규칙은 일단 한국 선수들에게 다소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용인대 태권도학과 유병관 교수는 “아무래도 발차기 기술 면에서는 우리 선수들이최고 경지에 올라 있다. 현란한 연결동작이 안면 가격으로 이어질 경우 상대적으로 큰 점수를 쉽게 따낼 수 있을 걸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재봉 대표팀 코치는 “아시아권의 강호인 이란 선수들을 비롯해 외국 경쟁자들의 신장 등 신체 조건이 좋아 반드시 우리 쪽에 유리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면서 “아무튼 바뀐 룰이 경기 판도를 좌우할 중요한 변수임은 분명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