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동시입장에 뜨거운 함성○…홍콩이 입장한 뒤 마지막순으로 주최국 한국이 북한과 함께 공동으로 입장하자 아시아드주경기장은 떠나 갈 듯한 함성이 울려퍼져. 한국 핸드볼대표 황보성일과 북한 여자축구 골키퍼 리정희는 한반기를 함께 잡고 흔들어 보였고 한국과 북한 선수단을 손을 굳게 잡은 채 ‘아리랑’에 맞춰 입장했고 관중은 모두 일어나 기립 박수를 치며 라이터를 켜 흔들면서 북한선수들을 환영. 남북 응원단 나란히 개막식 관람 ○…부산아시안게임의 개회식이 열린 29일 부산아시아드 주경기장에는 만경봉호를 타고 온 북한 응원단 300여명이 참관. 이들 응원단은 이날 오후 5시 30분께 본부석 오른쪽에 자리를 잡고 고운 한복차림으로 인공기를 흔들며 경기장을 찾은 남녘 동포의 환영에 답례. 이들은 또 대형 인공기도 준비해 눈길. 한편 남한 응원단도 하얀 모자와 상의를 입고 북한 응원단 바로 위에 자리를 잡고 ‘이겨라 ONE KOREA’라고 쓰인 플래카드를 내걸기도. 입장 관중에 응원도구 지급 ○…29일 부산아시안게임 개회식을 찾은 5만3천여 관중 전원에게 카드섹션과 개회식 연출을 위한 응원도구가 지급. 조직위측은 개회식 식전행사 ‘어서 오이소’ 코너에서 관중들의 참여와 흥을 유도하기 위해 나무로 된 주걱 등 주방도구를 전 좌석에 배치. 관중들은 개회식 시작에 앞서 코미디언 김종석과 난타 공연팀의 주도로 나무주걱을 두드리며 개회식 연출 준비운동을 했고 아시아드 엠블렘이 새겨진 적색과 녹색 양면 을 이용해 카드섹션을 연출. 형형색색 유니폼 ‘눈에 띄네’ ○…41번째로 입장한 필리핀 선수단은 전원이 적, 청, 황색의 삼색우산을 접어든 채 돌리며 들어와 관중들의 탄성을 자아내. 대만 선수들도 오색찬란한 가오리 연을 들고 나와 시선을 끌었고 말레이시아와 브루나이 선수단은 단복을 개조한 형태의 화려한 전통의상을 입고 입장. 말레이시아는 남녀 선수 모두 치마를 두른 형태의 백색 단복을 착용했으며, 브루나이 선수들도 현란한 무늬가 아로 새겨진 유니폼을 입어 눈길. 사연많은 국가 뜻깊은 입장 ○…동티모르, 아프가니스탄, 팔레스타인 등 어려운 국내 사정에도 불구하고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사연많은 국가’들은 저마다 뜻깊은 입장식을 치뤄 화제. 신생국 동티모르 선수들은 ‘아시아의 축제’에 일원이 된 것이 감격스럽다는 시종본부석을 향해 손을 흔들며 ‘고마움’을 표시했고, 탈레반의 압제에서 벗어나 국제 스포츠 무대에 복귀한 아프가니스탄 선수단도 어렵게 한국에 도착한 피로 때문인 듯 다소 지친 얼굴이었지만 감개무량한 순간을 만끽. 팔레스타인 선수단은 야세르 아라파트 수반의 얼굴이 들어 있는 대형 사진을 들고 입장해 눈길. ‘대∼한민국’ 구호 재연 ○…성화대에 불이 오르고 각국 선수단이 퇴장할 때별안간 석달전 월드컵의 흥분을 고스란히 담은 ‘대∼한민국’ 구호가 부산아시아드 주경기장에 울려퍼져 남북한 선수들이 북측 출구를 통해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순간 출구 주변에 있던 관중들을 중심으로 ‘주걱 박수’에 맞춰 ‘대∼한민국’을 외친 것. 함성은 차차 경기장 전체로 퍼졌고 600명의 ‘코리아’ 선수단이 모두 빠져 나갈때까지 식을줄 모습.
첫 메달을 꿈꾸는 한국 비치발리볼이 부진한 출발을 보였다.한국은 29일 해운대 모래코트에서 벌어진 비치발리볼 첫날 예선리그에서 여자 B조의 이미순-지경희조가 우승후보인 중국의 왕루-유웬후이조에 0대2로 완패하고 남자 A조 이병희-심연섭(한전)조와 D조 최부식-박상흔(대한항공)조는 나란히 1승1패를 기록했다. 최부식-박상흔조는 카타르와 첫 경기에서 0대2로 패했으나 이어 열린 인도네시아와의 2차전에서 상대인 파트릴라-모하메드조의 도착이 늦는 바람에 행운의 기권승을 거뒀다. 20개팀이 참가한 남자부는 조별리그와 16강 결승토너먼트, 9개팀이 참가한 여자부는 조별리그와 8강 토너먼트 방식으로 각각 치러진다.
한국 남자농구가 몽골을 대파하고 20년만에 떠나는 금메달 항해의 닻을 올렸다.한국은 28일 부산 금정체육관에서 열린 농구 1차 예선 A조 첫날 경기에서 선수 전원 득점을 기록하며 약체 몽골을 145대65로 대파했다. 한국은 문경은이 3점슛 6개 포함, 24점을 터뜨린 것을 포함, 현주엽(19점), 서장훈(16점) 등 모두 7명의 선수가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며 학생 농구 수준의 몽골을 상대로 다양한 전술을 시험했다. 한편 북한 남자팀도 29일 열린 C조 예선 첫 경기에서 ‘인간 장대’ 리명훈(13점·17리바운드)과 간판 슈터 박천종(30점)의 활약으로 아랍에미리트연합에 85대64로 낙승했다.
북한 축구팀이 힘겹게 첫 승을 낚았다.북한은 28일 창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F조 예선 1차전에서 경기 종료 9분 전 홍영조가 터뜨린 결승골로 홍콩에 2대1로 힘겹게 승리했다. 전반전을 득점없이 마친 북한은 후반 14분 전영철의 슛이 골포스트를 맞고 나오자 외곽에 포진하고 있던 한성철이 잡아 왼발 땅볼 슛을 성공시켜 선제골을 기록했다. 그러나 북한은 선제골을 넣은 지 7분만에 홍콩의 푼 유츄크의 직접 프리킥을 막지 못하고 동점을 허용했다. 북한은 공세의 고삐를 더욱 죄다 후반 36분 김영수가 빠른 발을 이용해 왼쪽 측면을 뚫은 뒤 문전으로 찔러준 볼을 홍영조가 상대 골키퍼의 움직임을 읽고 차분하게 오른발 슛, 결승골을 뽑았다.
한국 펜싱의 차세대 주자 김상훈(울산시청)이 은메달을 획득, 한국에 첫 메달을 선사했다. 왕하이빈(중국)은 제14회 부산아시안게임 첫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고, 중국은 남자 에페 개인전에서도 자오강이 우승해 대회 첫날 걸린 2개의 금메달을 싹쓸이했다. 2002서울그랑프리국제대회 준우승자 김상훈은 29일 부산 강서체육공원 펜싱장에서 열린 남자 플뢰레 결승에서 지난대회 금메달리스트 왕하이빈(중국)을 맞아 선전했으나 15대11로 역전패했다. 김상훈은 왕하이빈과 경고 2개씩을 교환하는 신경전 속에 1회전이 끝날 때까지 11대8로 3점차까지 달아나 금메달 가능성을 높였으나 후반 왕하이빈 특유의 기습공격과 역습을 막아내지 못해 무너졌다. 김상훈은 앞선 준결승에서는 중국의 신예 우한숑을 15대8로 완파했다. 시드니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영호(대전도시개발공사)는 준결승에서 라이벌 왕하이빈에게 9대15로 완패한 뒤 3∼4위전에서 우한숑에게 13대15로 역전패, 노메달에 그쳤다. 김영호는 앞선 왕하이빈과의 경기에서도 적극적인 공격을 펼쳤으나 동작이 느려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하고 지난 대회에 이어 아시게임에서만 왕하이빈에게 2연패하는 수모를 당했다. 남자 에페 개인 3∼4위전에서는 올해 세계선수권대회 동메달리스트 구교동이 카자흐스탄의 사바린 세르게이를 시종 리드했으나 막판에 잇따라 실점해 14대15로 역전패했다. 중국은 이 종목에서 자오강이 왕레이를 14대12로 누르고 우승, 첫날 금·은·동메달 1개씩을 획득했다. 자오강은 준결승에서 구교동을 15대10으로 제압했고, 왕레이는 준결승에서 사바린을 15대7로 눌렀다.
한반도의 동남단 항구도시 부산에서 마침내 남북한이 손에 손을 맞잡았다.부산아시아드 주경기장에 42개 아시아 국가 선수들이 방사형으로 도열한 가운데 맨마지막에 입장한 남북한 선수단은 남색 재킷에 아이보리색 바지와 스커트로 복장을 통일하고 한마음, 한 뜻으로 한민족의 단결을 전 세계에 알렸다. 남북한 합해 600명의 선수단은 ‘코리아(KOREA)’가 선명하게 새겨진 청사초롱의 뒤를 따라 공동기수 황보성일(한국 남자핸드볼)과 리정희(북한 여자축구)가 흰바탕에 파란 색깔의 한반도기를 좌우로 힘차게 흔들며 주경기장에 입장, 6만여 관중들의 우뢰와 같은 기립박수를 받았다. 한반도기 뒤에는 유홍종 한국선수단장과 방문일 북한선수단장이 흐뭇한 미소로 두 손을 높이 들었고 남과 북 선수나 임원 할 것 없이 따뜻한 손길을 주고받으며 진하디 진한 한 핏줄임을 확인했다. 90년 통일축구를 시작으로 91년 탁구와 청소년축구 단일팀 등으로 꾸준한 스포츠 교류를 이어왔던 남북한이 국제대회 개회식에 동시입장한 것은 지난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 이어 두번째다. 이번 부산아시안게임의 남북한 동시입장은 북한이 분단이후 최초로 남쪽에서 열리는 국제대회에 출전해 의미를 더했고 ‘만경봉-92호’를 타고 온 북한응원단까지 주경기장에서 남쪽 관중들과 호흡을 같이 했다. 한편 이날 개회식 성화 점화에서도 84 LA올림픽 유도 금메달리스트인 하형주 심판(동아대 교수)과 96 애틀란타 유도 금메달리스트인 계순희 선수(북한)가 백두·한라산에서 채화돼 합화한 성화를 성화로에 점화해 남북 화해의 무드를 다시한번 반영해주었다. 개회식이 끝나고 본격적인 메달레이스에 돌입하면 남과 북은 흩어져 다시 선의의 경쟁을 벌여야 하지만 부산에서 이루어진 남북한 선수들의 동시입장은 스포츠를 통한 통일의 중요한 발걸음으로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박항서호가 성에 차지는 않지만 낙승하며 16년만의 아시안게임 정상을 향해 닻을 올렸다. 한국축구 아시안게임대표팀은 27일 부산 구덕운동장에서 열린 축구 A조 예선 몰디브와의 첫 경기에서 일방적으로 몰아붙인 끝에 4대0으로 승리했다. 그러나 그 많은 기회를 4번밖에 골로 연결하지 못한 점과 공격의 완급을 조절하며 상대 진영을 무너뜨리지 못한 운영미숙 등은 여전히 문제점으로 지적받았다. 이천수-이동국-최태욱 라인에다 최성국을 공격형 미드필더로 기용한 한국은 경기시작 6분만에 선취골을 기록했다. 최태욱과 자리를 바꿔 오른쪽 측면을 파고들던 최성국이 한 박자 빨리 센터링을 올렸고 이를 중앙에서 솟구쳐 오르던 최태욱이 헤딩슛, 가볍게 골문을 열었다. 그러나 이후 12분 김두현의 왼발슛, 24분 조성환의 헤딩슛, 28분 박동혁의 오른발슛, 35분 최태욱의 터치슛, 40분과 42분 이천수의 잇따른 슛이 아깝게 골문을 벗어나거나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전반 남은 시간을 알려주던 전광판의 시계가 멈춰 인저리타임이 적용되는 동안 한국은 박동혁의 센터링이 상대수비 아사드의 발을 맞고 골문안으로 들어가는 행운으로 두번째 골을 뽑았다. 한국은 후반들어 이천수를 김은중으로 교체, 투톱을 가동하며 추가골 사냥에 나섰으나 여의치 않다가 15분께 이동국의 통쾌한 슛이 네트를 세차게 흔들었다. 박동혁과 교체돼 들어 간 박규선이 왼쪽에서 센터링하자 이동국이 골문 오른쪽에서 반대쪽 포스트를 겨냥, 오른발로 강슛해 골로 연결한 것. 한국은 또 박규선이 후반 인저리타임이 적용될 때 반대쪽 미드필드에서 길게 센터링, 이동국에 이어 상대 수비 머리를 맞고 네번째 골을 얻었다.
부산아시안게임 개막을 이틀 앞두고 북한선수단 2진이 부산에 도착했다. 북한 체육계의 최고위층인 박명철 국가체육지도위원회 위원장 겸 조선올림픽위원회(NOC) 위원장이 이끄는 북한 선수단 2진 152명은 27일 오전 10시 고려항공 전세기편으로 평양 순안공항을 출발, 동해를 거쳐 11시40분께 김해공항에 안착했다. 여자축구와 핸드볼, 레슬링, 역도, 복싱, 다이빙, 양궁, 소프트볼, 남자탁구, 카누 등 10개 종목 선수들로 구성됐으며 개회식 남북 동시입장 때 공동기수로 선정된 리정희(여자축구)와 시드니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 리성희(여자 역도) 등이 포함됐다. 계류장에 도착한 뒤 잠시 기내에 머물던 북한 선수단은 박명철 위원장이 첫 발을 디디면서 트랩을 내려와 영접나온 정순택 조직위원장, 이연택 대한올림픽위원장(KOC)과 악수로 인사했고 50여명의 북한서포터스들로부터 환영을 받았다. 정순택 위원장은 “무사히 도착한 것을 환영합니다”라고 인사를 건넸고 박명철 위원장은 “환영해 줘서 고맙습니다”라고 답했다. 북한 선수 대부분은 지난 23일 1진 입국 때와는 달리 상당히 밝은 표정이었고 취재진과 환영객들에게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기도 했다. 그러나 장웅 IOC 위원과 함봉실, 김창옥, 황일석 등 마라톤선수와 임원 등 6명은 추후 다른 경로를 통해 부산에 도착할 계획이다.
리명원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 비서를 단장으로 하는 북측 응원단 280명이 27일 오후 만경봉-92호편으로 원산항을 출발, 28일 오전부산 다대포항으로 들어온다. 여객선을 타고 북한주민이 대규모로 국내에 입국하기는 이번이 처음으로 지난 84년 북측이 지원하는 수재물자를 실은 화물선이 인천항에 들어온 적이 있다. 응원단을 실고 오는 만경봉-92호는 동해상에서 남측 영해로 진입하게 되면 남북간의 합의에 따라 인공기를 내리고 한반도기를 게양한 가운데 부산항에 입항한다. 이 선박에는 응원단 외에도 기자 13명, 선원 68명도 포함돼 제14차 부산 아시아경기대회가 끝날 때까지 다대포항에는 총 424명의 북측 인원이 머물게 된다.
“부산아시안게임 첫 금메달의 주인은 바로 나.”2000년 시드니올림픽 펜싱에서 우승하며 세계적인 ‘검객’으로 우뚝 선 김영호(31·대전도시개발공사)가 제14회 부산아시안게임 첫 금메달을 한국선수단에 안길 전망이다. 펜싱 플뢰레는 오는 29일 오후 8시 대회 개막과 동시에 결선을 시작해 가장 먼저 메달의 주인을 가려낸다. 따라서 이 종목은 대회 첫 금메달이라는 상징성과 앞으로 남은 경기에 참가하는 각국 선수단의 사기에 미치는 영향력 때문에 메달 경쟁이 그 어느 종목보다 치열할 전망이다. 아시아 13개국이 참가하지만 한국과 중국의 2파전으로 좁혀진 가운데 한국에서는 김영호가 버티고 있다. 김영호는 올림픽후 훈련부족으로 지난 7월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32강에서 탈락하는 수모를 당했다. 하지만 40여일간의 해외전지훈련을 통해 순발력을 바탕으로 순식간에 상대의 뒤편 어깨를 찍어버리는 ‘쿠페’ 기술이 살아나고 있어 경기 당일에는 정상의 컨디션을 유지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이에 맞서는 가장 큰 적수는 지난 10년간 김영호와 함께 아시아 정상을 다투었으며 한 때 세계랭킹 8위까지 올랐던 중국의 왕하이빈. 왕하이빈은 지난 96년 A급 국제대회에서 김영호와 처음 만나 승리를 거둔후 98년 아시안게임 결승에서 김영호를 꺾고 금메달을 획득한 베테랑이다. 그러나 지난 98년 독일컵대회와 99년 유럽오픈대회에서는 김영호에게 패하는 등 상대전적에서 2승2패로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이와함께 이번에 처음 중국 국가대표에 선발된 장지에도 무시못할 상대다. 장지에는 지난 7월 세계선수권대회 예선리그에서 김영호에 패했지만 4강까지 진출해 동메달을 획득했다. 한국은 이날 또 펜싱 남자 플뢰레에 바로 이어 열리는 펜싱 남자 에페에서 지난 7월 세계선수권대회 동메달리스트 구교동(30·울산시청)과 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동메달리스트 이상엽(30·부산시체육회)이 금메달 사냥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