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 총력전…의성·안동 주간 진화작업 재개

경북 의성에서 시작된 불이 5개 지역으로 확산한 지 이레째인 28일 날이 밝으며 주간 진화작업이 재개됐다. 산림 당국은 이날 6시 30분을 전후해 진화작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날 진화작업은 산불영향 구역이 넓은 영덕과 산불 확산 위험이 있는 청송·영양에서 집중적으로 이뤄질 계획이다. 전날 오후 11시까지만 해도 시내 쪽으로 확산이 우려됐던 안동과 발화지인 의성은 밤사이 산불의 기세가 잦아들었기 때문이다. 산림청 관계자는 "습도가 높고 밤사이 불이 난 지역에 비가 조금이나마 내리면서 의성과 안동은 큰 불길이 잡혔다"면서도 "주불이 진화됐다고 볼 수는 없고, 오늘 오후 바람이 분다면 (의성과 안동에서도) 다시 불길이 확산할 수 있기 때문에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께부터 이날 오전 6시까지 진화 작업 중인 5개 시군에는 1.5㎜가량의 비가 내렸다. 영덕을 비롯한 경북 동해안에는 이날 오전 5㎜ 미만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며칠간 잦아들었던 바람은 이날 오후부터 초속 15m 미터 내외로 다시 강하게 불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산불로 인한 경북지역 사망자는 24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영덕에서 가장 많은 9명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영양 6명, 청송·안동 각 4명, 의성 1명 등 총 24명이 숨졌다. 민현배

용인 흥덕IT밸리 지하주차장 화재…1명 사망·3명 부상

용인 흥덕IT밸리 지하주차장에서 불이 나 50대 남성 1명이 숨지고 3명이 연기를 마시는 등 4명의 사상자가 나왔다. 27일 용인동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10시50분께 용인시 기흥구 영덕동 흥덕IT밸리 지하주차장에서 ‘펑’하는 폭발음과 함께 불이 났다. 소방당국은 대응 1단계를 발령, 진화작업을 벌여 화재 발생 5시간40여분 만인 이날 오전 4시35분께 불을 완전히 껐다. 건물 지하 2층 엘리베이터 앞에서는 50대 남성 A씨가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그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았으나 결국 숨졌다. 또 건물 안에 있던 2명과 주변을 산책 중인 1명 등 3명이 연기를 마셔 치료받았다. 이날 화재는 지하 2층 주차 차량에서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지하 공간의 배연 조치가 마무리되지 않아 현장 감식은 아직 어려운 상황이다. 당초 불이 전기차에서 시작됐다는 추정이 나오기도 했으나,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CCTV 확인 결과 발화 지점 주변에는 주차된 전기차가 없었으며, 전기차 주차구역 역시 40m가량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상 40층, 지하 3층 규모의 해당 건물에는 220여개의 소규모 IT업체를 비롯한 다수 사업장, 편의시설 등이 입주해 있다. 이날 오전 건물 앞과 1층 로비에는 한때 100명 안팎의 직장인이 모여 건물 관계자에게 출입 가능 여부를 문의하거나 거래처에 피해 사실을 알리는 등 분주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출근 시간대는 지하주차장 진입이 전면 통제되면서 건물 일대 수백m 구간에 차량 정체가 빚어지기도 했다. 한편 경찰은 오는 28일 오전 11시부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경기도소방재난본부, 한국전기안전공사 등과 함께 이번 화재 현장에서 감식을 진행할 계획이다.

당국 “의성산불 확산 속도 시간당 8.2㎞…역대 최고”

오늘로 엿새째를 맞은 경북 대형 산불의 확산 속도가 역대 최고로 빠른 시간당 8.2㎞에 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27일 원명수 국가산림위성정보활용센터장은 의성 산불 현장지휘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난 22~25일 사이 미국 위성을 활용한 열 탐지 결과를 분석한 결과를 공개해 이같이 발표했다. 원 센터장은 “과거 2019년 속초·고성 산불 때 시간당 초속 33m의 바람이 불었고, 이때 기록된 산불확산 속도는 시간당 5.2㎞”이라며 “시간당 8.2㎞는 자동차로 시속 60㎞를 달리는 정도로 아주 빠른 속도”라고 진단했다. 이어 “이번 산불의 경우 강풍으로 인해 매우 빠른 확산 속도를 보였으며, 사람이 뛰는 것보다 훨씬 빠른 속도”라고 설명했다. 산림 당국은 특히 산불이 지난 25일 오후 서쪽 화선으로부터 초속 27m의 강풍을 타고 직선거리 51㎞의 영덕 강구항까지 12시간 이내에 이동했다고 분석했다. 원 센터장은 “산불 확산 과정에서 비화된 불티가 민가와 산림에 동시에 떨어져서 불을 키우고, 키워진 불로부터 불티가 민가와 산림으로 동시에 날아가 불을 키우며 이동해 민가 및 시설의 피해가 컸다”고 덧붙였다. 한편 태풍급 강풍에 산림청은 산불이 영덕까지 번질 것을 미처 예측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 센터장은 산불이 영덕까지 확산할 것을 예상하지 못했는지 묻는 질문에 “바람의 방향에 따라 영덕 쪽 이전까지 예측이 된 걸로 알고 있다”며 “지금 시스템으로 전체적으로 이렇게 확산이 될 줄은 미처 몰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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