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지역을 대표하는 주민들의 보금자리였는데이젠 지속적인 보수를 요구하는 골칫덩이가 돼 버렸네요. 1천494곳, 22만5천800여가구. 경기도내 노후 공동주택(1978~1991년 준공) 규모다. 과거 이들 주택은 거주만 해도 부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30년 이상의 세월이 흘러 안전 문제와 도시미관 저해 등을 야기했고, 이로 인해 안식처를 떠날 주민들의 이주도 새로운 사회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경기일보는 도내 주요 노후주택 현장을 찾아 문제점을 살펴봤다. 18일 방문한 광명시의 철산주공13단지. 1986년 준공된 이곳은 24개동ㆍ2천460세대 규모의 대단지 아파트다. 도내 30년 이상 노후 공동주택 중 가장 세대수가 많다. 철산역을 비롯해 시청, 경찰서, 학교 등 주요 기반시설이 주변에 있어 과거 지역에서 손꼽히는 주거구역이었다. 그러나 입주 35년차를 맞으면서 겨울철에는 중앙보일러 노후화로 난방공급 장애가 발생 중이며, 여름철에는 건물 균열로 물이 스며드는 등 누수 피해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6~8월에만 80여세대가 누수 피해를 호소했다. 고양시 덕양구 장미7차아파트(1991년 준공ㆍ375세대 거주)도 급수관이 낡아 수년간 녹물 문제가 발생, 2019년 5억원 규모의 급수관 교체공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또 주차면이 180면밖에 마련되지 않아 극심한 주차난도 겪고 있다. 화성시 송산면 장안빌라 역시 34년 전 지어진 탓에 현관문 한쪽이 아예 없거나 유리가 파손돼 있고, 건물 외벽에는 크고 작은 균열이 발견됐다. 이 같은 문제점을 품은 노후 공동주택은 재개발ㆍ재건축 등의 선택을 하게 된다. 그러나 이주 비용을 마련하기 쉽지 않고, 거주 주민 연령대가 높은 만큼 부가적인 문제점에 직면했다. 성남시 수정구 통보아파트(1983년 준공ㆍ45가구)도 주차난ㆍ누수 피해 등이 확인됐지만 재개발 논의는 미진하다. 통보아파트 주민 A씨는 통보아파트에 사는 주민 대부분 연령대가 60~70세의 노인층이라 이주를 하고 싶어도 비용 등이 부담돼 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며 노후화로 인해 여러 안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공영 재개발이 시급하다고 토로했다. 도내 최고령 노후주택인 안양시 만안구 동명아파트(1978년 준공ㆍ55가구)는 2015년 냉천지구 재개발 사업 일부로 추진됐으나 난관에 부딪힌 바 있다. 정부의 만안구 조정대상지역 지정에 따라 입주민 대부분의 주택담보대출이 막히며 이주비 마련에 비상이 걸린 것이다. 결국 당초 이주 기간(지난해 4~8월)을 넘어 하반기까지 이주 작업이 이어졌다. 강양원 철산주공13단지 재건축추진준비위원장은 30년 넘게 사용된 아파트이다 보니 노후화로 인한 피해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며 주거지 안전 문제는 주민의 생명과도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에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도내 노후주택이 가장 많은 지역은 부천시로 249곳에 달한다. 이어 수원시(144곳), 안산시(121곳), 고양시(119곳), 안양시(111곳) 등 순으로 집계됐다. 로컬이슈팀=여승구ㆍ이정민ㆍ채태병ㆍ김현수ㆍ최태원기자
지역사회
채태병 기자
2021-01-18 16: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