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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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식 만족도 높을수록 학생 행복지수 ‘UP’

학교 급식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질수록 학생들의 행복도 역시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경기도교육청이 명지대에 의뢰해 도내 91개교 2천336명의 초·중·고교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학생의 행복지수 향상을 위한 교육적 관점에서의 교육급식의 역할 연구결과’에 따르면 급식의 질, 환경, 운영, 위생상태, 배식형태, 평소 식습관 등 총 13개 항목으로 평가된 급식 만족도는 평균 3.87점(5점 만점)으로 나타났다.삶에 대한 만족도, 심리적 안정, 친구 관계, 학습환경 등을 평가한 행복지수에서는 전반적 행복감 4.1점, 주관적 행복감 4.1점, 학교 행복감 3.8점을 기록했다. 두 설문조사 결과를 다중회귀분석으로 살펴보면 학교급식 만족도와 행복지수 간 유의적인 양의 상관관계(전반적 행복감 0.249·주관적 행복 0.296·학교 행복감 0.432)가 있다고 연구팀은 분석했다. 학교급식 만족도가 1점 증가할 때 전반적인 행복감은 0.249점, 주관적 행복은 0.296점, 학교 행복감은 0.432점씩 증가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학생들의 학교 급식에 대한 전반적인 만족도는 초등학생 4.09점, 중학생 3.74점, 고등학생 3.56점 등으로 나타나 학년이 올라갈수록 떨어졌다. 전반적인 급식 만족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급식의 질(맛·양·영양균형 등)인 것으로 분석됐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이번 연구결과를 토대로 학생 기호에 맞는 식단을 제공하고 학생들이 스스로 식단을 고를 수 있는 맞춤형 교육급식을 하반기부터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규태기자

[“소곤소곤 왁자지껄” 함께하는 배움수업] 파주 자유초등학교 PMI 토론 수업

입시 교육에 익숙한 우리나라의 교육체제에서 토론은 다소 생소한 수사학이다.토론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교환하는 대신 일방적 주입식 교육이 그동안 대한민국 교실에서 큰 틀을 형성해왔기 때문이다. 더구나 토론을 하더라도 자신의 논리로 상대방을 이겨야 하는 찬반토론에 익숙한 것도 사실이다. 초등학생에게 장점과 단점을 모두 생각하게 해 어떤 주제에 대해 흥미로운 해결책을 학생 스스로 찾게 하는 PMI(PlusㆍMinusㆍInteresting) 토론을 수업방식에 적용한 초등학교가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알파고 시대’를 맞아 생각에 생각을 물게 하는 이같은 토론 방식은 창의력과 유연함을 강조하는 경기도교육청의 현 교육정책에도 들어맞는다. 또 학생들의 문제 해결방식에 있어서도 딱딱함 대신 사고의 풍부함을 더해 한국형 토론 문화의 새로운 장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파주 자유초등학교는 학교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학생들의 자유로운 생각을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 교육과정에서 독서와 토론의 비중을 높여 학생들의 창의적인 사고력을 끌어내는 수업 방식을 자주 활용한다. 11일 오전 자유초 4학년 1반 교실. 김유라 교사가 20여 명의 학생과 ‘부모님의 맞벌이가 좋다’라는 주제로 PMI 토론 수업을 시작하고 있었다.학생들이 자유롭게 생각할 수 있도록 동기유발의 시간을 먼저 갖는다. ‘방학 중 엄마는 힘들다’라는 주제가 TV 화면에 뜨자 학생들이 여기저기서 손을 들어 올렸다. “맞벌이를 하는데 아이들을 방학 중에 맡길 수 없어 힘들어해요”, “온종일 나와 동생을 돌봐야 해서 힘들어요” 등등 다양한 의견이 쏟아져 나왔다. 일단 동기유발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그림만 있는 돼지책이 다시 화면에 나온다. 글이 없다 보니 아이들의 자유로운 생각만으로 책을 완성해 나갈 수 있었다. 엄마의 일을 도와주지 않는 아빠와 두 아들. 모든 것을 엄마에게 의존해 차츰 돼지로 변하는 삼부자의 모습을 보며 아이들은 또다시 다양한 생각을 내놓았다.결국, 엄마의 부재를 깨달은 아빠와 두 아들은 스스로 집안일을 도우며 다시 사람의 모습을 되찾아 가족 구성원의 소중함을 느낀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수업은 절대 교사 위주로 진행되지 않는다. 단정적인 표현도 없다. ‘왜 이런 그림일까?’, ‘어떤 부분이 인상적이니?’, ‘다음 장면은 어떻게 될 것 같니?’, ‘너희 생각은 어떻니?’ 등 수업은 질문의 연속이었고, 학생들은 그 질문에 각자의 생각을 표현했다. 본론으로 들어가서 ‘부모님의 맞벌이가 좋다’에 대한 모둠 방식의 토론이 진행됐다. 4~5명씩 짝을 이룬 학생들은 큰 도화지에 초록색 포스트잇에는 장점을, 노란색에는 단점을 거침없이 적어 나갔다. 한 모둠이 완성되면 차례로 각자의 생각을 발표했다. 발표 중간에도 여기저기서 “종이 더 주세요”라는 목소리가 낭랑하게 울려 퍼졌다. “맞벌이를 하면 돈을 많이 벌어 우리가 요구하는 책과 장난감 등을 살 수 있어 좋아요”, “맞벌이하는 부모님을 보면 직업에 대한 꿈을 갖게 돼 좋아요”라는 기특한 의견도 있었고, “공부할 때 물어볼 사람이 없어요”, “혼자 있으면 두렵기도 하고 심심하기도 해요”라는 단점도 나왔다. 그러면서 수업은 행복한 가족 구성원이 되기 위한 학생들의 다짐으로 마무리됐다. 허지은양은 “학교 행사에도 못 오는 엄마, 아빠가 미웠는데 맞벌이의 힘든 점을 알게 돼 죄송하다”면서 “친구들의 다양한 생각을 알 수 있게 돼 토론 수업이 즐겁다”고 말했다.김유라 교사는 “학생들이 자유로운 사고 속에 말을 많이 하게 만들어 흥미를 유발시키는 것이 PMI 토론의 큰 장점”이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주제를 통해 학생들의 창의적인 사고력을 높여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규태기자

[지지대] ‘야자’ 폐지 논란

벌써 20년이 훌쩍 지난 일이다. 기자는 수년전 모 케이블 방송에서 인기리에 방영된 ‘응답하라 1997’의 등장인물들과 비슷한 시대를 살았다. 당시 동 시대를 살던 고등학생들은 ‘대학 진학’이라는 특명을 받고, 아침 6시에 등교해 자정까지 ‘학교’라는 또 하나의 집에서 불확실한 미래를 잡기 위해 매일매일 자신과의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 했다. 콩나물 교실 속에서 진행된 빡빡한 수업의 연속. 그중에서도 우리들을 가장 공포에 떨게 했던 시간은 바로 야자(야간자율학습)였다. 물론 지금과는 시대적 분위기가 많이 달랐던 시절이라는 전제가 있다.학년이 올라갈수록 야자시간은 늘어갔고, 선생님들의 공포 분위기 조성도 그만큼 더해갔다. 진짜 공부에 모든 것을 걸고 매진하는 학생이 있었고, 자는 학생, 몰래 라디오를 듣는 학생, 야한(?) 잡지를 보는 학생 등 각양각색의 학생들이 각자 다른 방식으로 야자 시간을 활용했다.때론 책걸상을 화장실에 숨기고 야자 시간을 빼먹다 걸려 응징을 당한 친구들도 부지기수였다. 학교에서는 야자 시간이 늘면 그만큼 학생들의 학습량이 많아져 대학 진학률이 높아진다는 확실한 의식이 있었던 시절이었다. 그래서 야자는 강제적인 성격이 강한, 학교의 대표적인 학습 방식이었다. ▶그렇게 20여 년의 시간이 흘렀다. 시절이 바뀌었다. 물론 각자의 생각이 다르겠지만, 지금 학생들의 인생 목표는 판검사와 의사보다는 대중의 관심과 사랑을 받는 연예인이거나 스티브 잡스처럼 창조적인 세상을 만드는 사람들로 변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는 강제성보다는 창의력을, 딱딱함보다는 유연함을 강조하는 사회로 바뀌었다는 것을 뜻할 수도 있다. ▶최근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의 야자 폐지 추진 발언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입시제도의 변화없이 야자를 폐지하는 것은 사교육을 조장하고, 학습력이 떨어진다며 반발하는 반대급부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이 교육감이 언급했듯이 공개토론도 좋다. 철저한 검증 과정을 거쳐 정말 학생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찾아야 한다. 야자는 단순히 ‘갑론을박’의 대상이 되면 안된다. 교육정책은 100년을 내다보는 우리나라의 미래를 키우는 초석이기 때문이다. 김규태 사회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