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새 일일드라마 '나쁜여자 착한여자'(극본 이홍구, 연출 이대영)가 불륜을 둘러싼 높은 표현 수위로 논란을 부르고 있다. 1일 오후 7시45분 첫 방송에서는 세영(최진실)ㆍ건우(이재룡) 부부와 서경(성현아)ㆍ태현(전노민) 부부가 각각 딸과 부모를 데리고 사이판을 찾는 내용이 방송됐으나 건우와 서경의 불륜을 묘사하는 대목에서 방송시간대에 걸맞지 않은 높은 표현 수위가 문제가 됐다. 부모의 반대로 맺어지지 못한 건우와 서경이 수 년간 내연 관계를 유지한다는 설정은 그렇다 쳐도 사이판으로 향하는 비행기에서 가족이 잠든 틈을 타 건우와 서경이 따로 만나고 사이판에서도 가족들을 놔두고 호텔방에서 만나 애정행각을 벌이는 장면은 방송시간대를 감안했을 때 적절치 못했다는 시청자들의 지적이 잇따랐다. 드라마 홈페이지 시청자 의견란에는 "새해 첫날 가족 시간대에 보기에는 너무 낯 뜨거운 장면이 많았다", "아이들과 함께 시청하다 놀랐다"는 등의 의견이 줄을 이었다. '나쁜여자 착한여자'는 '뉴스데스크' 직전 일일극을 편성하는 관행을 깨고 시트콤을 사이에 넣어 타방송사 일일극과의 대결을 피하는 시도로, 첫 방송에서 18%(TNS미디어코리아 기준)의 시청률을 거뒀으나 오후 7시대에 방송되는 일일극인 만큼 첫 방송분에 대한 선정성 시비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얼마나 좋길래' 후속으로 방송되는 '나쁜여자 착한여자'는 부모의 반대에 부딪혀 서경과 맺어지지 못하고 세영과 결혼한 소아과 의사 건우가 결혼 후에도 서경과 내연 관계를 유지하면서 빚어지는 갈등을 그린다. /연합뉴스
108편의 영화가 제작돼 거품 논란마저 일었던 2006년 영화계를 지나 올해 영화계는 차분히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제작 편수도 60~70편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이 있지만 감독과 배우들은 여전히 '내 인생의 영화'를 만들기 위한 작업 중이다. 2007년 영화계의 흐름을 살펴본다. ◇실제 사건만 한 소재도 없다 2월1일 개봉 예정인 박진표 감독의 '그놈 목소리'는 1991년 이형호 군 유괴사건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 '그놈 목소리'가 주목되는 건 박 감독의 전력 때문. 70대 노부부의 성을 솔직하게 그려낸 '죽어도 좋아'에 이어 에이즈에 걸린 여성과 그를 사랑하는 남자의 실제 이야기를 다룬 '너는 내 운명'이 좋은 반응을 얻었기 때문이다. '그놈 목소리'는 연기파 배우 설경구가 최근의 흥행 부진을 씻을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과 오랫동안 연기 활동을 쉬어온 김남주의 복귀작이라는 점에서도 또 다른 화제성을 갖고 있다. 역사적 사건을 짚어보는 영화도 나온다. 한국 현대사의 큰 전환점인 5ㆍ18 광주민주화운동을 본격적으로 다룬 김지훈 감독의 '화려한 휴가'가 대표적. 70억 원이 넘는 제작비와 함께 광주 시민, 지방자치단체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촬영을 마치고 후반 작업 중이다. 김상경, 이요원, 안성기, 이준기 등이 출연한다. 유명 연극연출가인 이상우 씨가 각본을 쓰고 감독까지 맡은 '작은 연못'은 노근리 사건을 영화화한 작품. 20억~30억 원 규모의 비교적 적은 제작비가 투여됐지만 이미 대학로에서 검증받은 이 감독의 연출 역량에 기대를 걸게 한다. MK픽처스의 심재명 대표는 "이 감독의 영화 데뷔작이라는 점 때문에 배우들이 기꺼이 출연해 이 정도 제작비로 가능했다"며 "독특한 구조의 영화로 평가받을 것"이라 말했다. ◇이름만으로도 기대를 건다 명불허전(名不虛傳). 감독의 이름만으로도 일단 기대를 걸게 하는 작품들이 있다. 임권택 감독의 '천년학'과 이창동 감독의 '밀양'. 감독들의 단명에 우려를 갖고 있는 영화계에서 100번째 영화를 만드는 감독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크나큰 의미를 지닌다. 임 감독은 "이 영화가 '서편제'의 속편 격은 아니다"라고 못박았지만 이는 전혀 다른 작품으로 평가받고 싶어하는 노감독의 의지를 드러내는 말. 이청준 씨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으며 , 송화ㆍ동호 등 주요 배역이 '서편제'와 같다. '밀양'은 한동안 영화계를 떠나 있던 이 감독의 복귀작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초록물고기' '박하사탕' '오아시스' 등 감독으로 활동하는 동안 만들었던 영화들이 국내외에서 호평받았기에 그가 오랜만에 내놓은 신작에 관심이 큰 것. 여기에 송강호, 전도연이라는 당대 연기력 최고의 배우가 합류했다는 점 역시 기대를 걸게 한다. ◇콤비, 다시 뭉치다 흥행작을 내놓았던 감독과 배우 콤비가 다시 뭉쳐 영화를 내놓는 것도 특징적. 가장 먼저 파격적인 성 묘사로 '18세 이상 관람가' 등급을 받았음에도 412만 관객을 동원했던 '색즉시공'의 윤제균 감독-임창정ㆍ하지원 콤비가 '1번가의 기적'을 만들어 2월15일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색즉시공'은 윤제균 감독과 하지원이 영화계에서 확실히 자리잡을 수 있는 계기를 줬던 작품이다. 코미디 장르이긴 하지만 휴먼 드라마의 성격이 짙다. '선생 김봉두'의 장규성 감독과 차승원이 다시 손을 잡고 '이장과 군수'를 내놓는다. '선생 김봉두'는 차승원을 단독 주연을 맡을 수 있는 배우로 올려놓았던 작품. '혈의 누' '박수칠 때 떠나라' '국경의 남쪽' 등 한동안 코미디 장르를 벗어나 있었던 차승원이 다시 코미디에 도전한다. '반칙왕'의 김지운 감독과 송강호가 재회한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은 올해 영화계에서 가장 주목하는 작품으로도 손꼽힌다. 일제시대 만주를 배경으로 한 서부극이라는 기발한 발상과 함께 전 촬영이 호주에서 진행될 예정이어서 눈길을 끈다. 제작비도 100억 원 정도로 책정돼 올해 가장 많은 제작비가 투입되는 작품이기도 하다. '형사:Duelist'의 이명세 감독과 강동원도 'M'으로 또 한번 호흡을 맞춘다. 사라진 기억에 대한 슬픈 사랑 이야기라는 기본 줄거리로 한 남자와 두 여자의 사랑을 담는다. 강동원과 함께 공효진, 이연희가 출연한다. ◇'왕의 남자' 영광 다시 한번 전혀 예상치 않았던 흥행 기록을 세운 '왕의 남자'와 한석규의 재기에 방점을 찍은 '음란서생'의 성공을 이어가려는 사극들도 눈에 띈다. 가장 관심을 모으는 작품은 장윤현 감독과 송혜교의 만남인 '황진이'. 사극이라는 장르의 특성 때문에 세트 제작비 등에 만만찮은 돈이 들어 70억 원대의 순제작비가 든다. '파랑주의보'로 영화계에서 쓴 잔을 마신 송혜교가 드라마 '황진이' 성공의 부담을 덜면서 전혀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지 주목되는 작품이기도 하다. 이 영화의 투자배급사인 시네마서비스의 김인수 대표는 "서정적인 느낌 외에 액션이 의외로 많이 들어가 새로운 해석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탁환 씨 원작 '방각본 살인사건'의 영화화도 착착 진행 중. '세이 예스' 조감독 출신인 김태균 감독이 이 영화에 출연했던 김주혁과 손잡고 조선 정조시대 권력층의 충돌을 살인사건 소재의 미스터리물로 풀어낸다. '분홍신' '와니와 준하'를 만든 김용균 감독은 명성황후와 무사의 사랑을 그린 '불꽃처럼 나비처럼'을 만들 예정. ◇우리가 만든 멜로는 다르다 유명 감독들의 멜로 영화도 빠질 수 없다. 우선 영화계의 시선을 한몸에 받고 있는 작품은 이준익 감독의 '매혹'. 일찌감치 정진영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40대 남자와 20대 여자의 치명적인 사랑 이야기임을 분명히 했다. 이 감독은 "사랑이 젊은 남녀만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인생을 어느 정도 살아낸 40대가 부딪히는 사랑을 밀도 있게 그릴 것"이라고 출사표를 던졌다. '왕의 남자' '라디오 스타' 등을 통해 작년 영화계에서 최대의 수확으로 꼽히는 이 감독의 차기작이라는 점만으로도 관심권 안에 드는 작품. '외출'로 평단과 관객의 뜨뜻미지근한 반응을 얻었던 '8월의 크리스마스' '봄날은 간다'의 허진호 감독도 새로운 작품을 준비 중이다. 최고 주가를 올리고 있는 황정민과 연기파 배우로 입지를 굳혀가고 있는 임수정을 내세워 '행복'을 만든다. '번지점프를 하다' '가을로' 등으로 멜로 영화 감독이라는 인식을 갖게 한 김대승 감독도 50대 멜로를 표방한 '연인'을 만들 계획이다. /연합뉴스
이미 한국에 꽤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미국 메디컬 드라마 'E.R'와 '닙턱 시즌1'이 12일 DVD로 출시된다. 에미상 최우수 드라마 시리즈 부문을 수상한 바 있는 'E.R'는 KBS에서 방영된 이후 케이블TV 등에서 꾸준히 전파를 타고 있는 작품. '쥬라기 공원' '폭로' 등을 선보인 베스트셀러 작가 마이클 크라이튼의 작품으로 하루하루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드는 쿡카운티 제너럴 메모리얼 병원의 젊은 의사들 이야기를 담았다. '닙턱 시즌1'은 마이애미에서 성형 클리닉을 운영하는 션과 크리스천 부부를 중심으로 그들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다. 기발한 설정과 사실적인 수술 묘사로 2003년 방영 후 시청자들의 열띤 지지를 받았다. 닙턱은 여기저기 조금씩 잘라내고(nip), 쑤셔넣는다(tuck)는 단어로 성형을 의미한다. /연합뉴스
이찬-이민영 커플의 파경에 이은 폭행설 공방의 불똥이 SBS TV 월화드라마 '눈꽃'에 튀었다. 종영을 4회 앞둔 '눈꽃'에서 이찬은 데뷔 이래 가장 큰 비중을 맡아 출연 중이다. 영화사 사장 하인찬 역을 맡은 이찬은 주인공 다미(고아라 분)의 마음을 사로잡은 자신만만하고 세련된 남자를 연기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멋진 캐릭터인데다 다미의 상대역이라 비중도 만만치 않았던 것. 그런데 종영을 앞두고 단순 파경도 모자라 폭행설이 불거져나오면서 제작진은 무척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눈꽃'의 한 관계자는 "이찬 씨가 극중 비중이 큰 역할인데다 촬영을 마지막회까지 거의 다 마친 상태라 사건이 불거진 후 촬영 일정을 조정하려고 해도 불가능한 상황"이라면서 "이찬 씨는 야외 촬영을 모두 마치고 이번 주중 스튜디오 촬영 한 차례만 남겨두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처음엔 단순 파경인 줄만 알았는데 폭행설이 불거져나와 당황스럽다"고 덧붙였다. 이민영이 제기한 이찬의 폭행설이 연말연시 연예계에 충격을 던져주고 있는 가운데 이찬은 이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그러나 사건의 진실여부를 떠나 이들의 파경에 이은 폭행 공방이 드라마 '눈꽃'에 몰입해 있던 시청자들에게는 안타까움을 전해주고 있다. 현재 이민영은 출연 중인 드라마가 없는 상태다. /연합뉴스
일본 여배우 후지와라 노리카(35)와 개그맨 진나이 도모노리(32)의 결혼 기자회견으로 일본 연예계가 시끌벅적하다. 두 사람은 지난 26일 도쿄 고지마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2월17일 고베 이쿠타 신사에서 결혼식을 올린다고 공식 발표했다. 또 4월에 열릴 피로연은 니혼TV가 생중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두 사람은 올 7월 방송된 드라마 '59번째 프로포즈'에 함께 출연하면서 교제를 시작했다. 진나이는 "크랭크 업하는 날 연락처를 적은 편지를 후지와라에게 건넸는데 답장이 있어 친구관계가 시작됐다"고 털어놓았다. "처음 이미지는 여배우였지만 이야기를 나누면서 보통여자라고 느꼈다"고 고백했다. 11월 중순 진나이가 "생애를 걸고 사랑하게 해달라"는 프러포즈를 했으며 이에 노리카는 "맡기겠다"는 승낙을 했다. 후지와라는 "이야기를 하며 좋아하는 감정이 생겼고 자연스럽게 결혼 이야기가 흘러나왔다"고 설명했다. 자녀 계획에 대해서는 "하늘에 맡기고 기다리고 있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날 기분에 대해 묻자 "내가 드디어 결혼을 하는구나라는 실감이 든다"며 기쁨을 표시했다. 진나이는 "후지와라에게 5캐럿짜리 다이아몬드 반지를 선물했다"면서 "값이 내 수입의 4.8개월분인 2천만 원이어서 대단히 애썼다"고 털어놨다. 후지와라는 결혼 후에도 연예계 활동은 계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한국계 배우 샌드라 오(35)가 결혼 3년여 만에 결국 파경을 맞았다. 잡지 'US위클리'의 최근호에 따르면 샌드라 오는 법적 이혼 절차를 모두 마치고 21일 결혼 생활을 마감했다. 샌드라는 영화감독 알렉산더 페인(45)과 지난 2003년 1월1일 결혼했다. 이들 부부가 함께 작업한 2004년 영화 '사이드웨이스'는 아카데미 각본상을 수상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러나 작년부터 이들의 결혼 생활은 순탄치 않아 2005년 4월 이혼서류가 처음 작성이 됐고 결국 1년8개월 뒤인 지난 21일 모든 법적인 절차를 마쳤다. 구체적인 이혼 사유는 밝혀지지 않았으며 위자료 등에 대한 문제도 알려진 바 없다. 인기 TV시리즈 '그레이 아나토미'에 출연중인 샌드라는 이 드라마로 작년 골든글로브 여우조연상을 수상했고 2006년 '에미상' 최우수 배역상을 탔다. /연합뉴스
일본에서 공식 팬클럽을 발족하며 한류스타로 급부상하고 있는 이동건이 일본 산케이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일본 팬들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표시했다. 29일자 일본 산케이스포츠는 "이동건은 183cm의 장신에 모성 본능을 자극하는 부드러운 마스크를 가진 주인공이며 한국에서는 '파리의 연인'으로 59%라는 기록적인 시청률을 올려 '시청률 50%의 사나이'로 유명하다"고 소개했다. 이어 "영화 'B형 남자친구'가 일본에서 인기를 끌면서 한류스타로 급부상했으며 지난 17일 일본에서 공식 팬클럽이 발족됐다"고 보도했다. 이동건은 "일본의 팬들은 한국에서 어떤 일이 있어도 항상 변함없이 따뜻하게 대해주셔서 자주 팬미팅을 열고 싶다"면서 "개인적으로도 일본을 자주 방문했기 때문에 어디 가면 맛있는 음식이 있는지, 좋은 호텔은 어디에 있는지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적인 여성상을 묻는 질문에는 "웃는 얼굴이 귀여운 사람이 좋다. 일본 사람이면 어떤가. 사랑에는 국경이 없다"고 대답했다. 일본 활동 계획과 관련해서는 "언어 문제를 극복할 수 있으면 꼭 일본 작품에도 출연하고 싶다"며 "팬 여러분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리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동건은 내년 1월 촬영에 들어가는 영화 '지금 사랑하고 사람과 살고 있습니까'에 캐스팅돼 한채영과 호흡을 맞춘다. /연합뉴스
'올드 보이'와 '웰컴 투 동막골'의 잔상이 아직도 남아 있기 때문일까. '연애의 목적' '도마뱀' 등 그리 튀지 않은 역을 잇달아 했음에도 희한하게 강혜정의 이미지는 여전히 강하다. 그런 그가 쉽지 않은 장애우 연기로 또 다시 깊은 인상을 준다. 스무 살이지만 일곱 살 지능에서 멈춰버린 정신지체 장애우의 사랑을 그린 영화 '허브'(감독 허인무, 제작 KM컬쳐)에서다. 어떤 캐릭터든 배우에게는 도전이겠지만 좀체 만나기 어려운 역할을 자처하고 나선 까닭은 무엇일까.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순수하고, 밝고, 감동이 있었어요. 안할 수 없죠.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제가 맡게 된 거예요. 하하." 나이보다 훨씬 어려보이는 얼굴에 미소를 가득 담은 채 그는 차상은과 영화를 소개했다. "상은의 모델이 없으니까 처음엔 막연했습니다. 대본 연습을 하면서 조금씩 조금씩 잡아나갔지만 장면 하나하나가 만만치 않았어요. 그래도 힘든 만큼 해내고 난 이후 감정도 짜릿했죠." 상은이가 어떤 감정일까 늘 고민됐다. 일곱 살의 정신세계를 갖고 있지만 20년 동안 몸으로 습득한 것은 갖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반창고도 잘 붙일 수 있고, 청소도 잘하며, 포장으로 직장을 얻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특별해 보이지 않고 되레 평범한 아이예요. 다만 좀 엉뚱할 뿐이죠." 영화는 두 개의 큰 축으로 나뉜다. 엄마와의 사랑과 종범이라는 한 남자와의 사랑. "모녀라는 관계는 가장 평범한 사이지만 그 무엇보다 특별한 관계죠. 그렇다고 현숙이 특별한 엄마로 남고 싶지는 않았을 거예요. 다만 상은을 독립적으로 키우고자 했을 뿐이죠. '내가 없어도 잘살아'라며." 이 영화가 그저 '인간극장'류로 장애우의 일상을 담는 게 아닌 '성장 드라마'로 보이는 건 종범과의 사랑이 결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 "멜로 코드가 있다는 게 다른 장애우 영화와 가장 큰 차별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두 사람의 사랑이 잘 표현돼야 상은이 성숙해가는 과정이 잘 표현되는 거죠." 상은이 종범에게 이별을 고하는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는 그는 "더디지만 멈춰 있는 건 아니다. 성장하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다가 어느 한 순간 상은이가 부쩍 자랐다는 걸 느끼게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영화를 찍으며 내 사람, 내 가족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단다. "제가 이만큼이나 컸어도 여전히 절 걱정하는 아버지가 생각났고, 제가 사랑하는 단 한 존재를 떠나보내야 하는 자식의 심정도 느껴졌어요. 효도해야죠. 근데 지금도 잘 안되네요." 장애를 갖고 있는 딸과 죽음을 앞둔 엄마 이야기. 그 이야기의 전개가 다분히 예측 가능할 수 있다. "예측 가능하다는 게 나쁘지는 않잖아요. 진정성만 있다면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요. 감정을 거르지 않고 다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래야만 상은이 고통을 극복한 후의 감정이 더 깨끗해질 수 있으니까." 단순명쾌한 답이다. "우리 영화의 강점은 밝다는 거예요. 웃기다는 게 아니라 밝은 거죠. 영화속 등장인물 중 그 누구도 찌들어 있지 않아요. 장애우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해서 소외된 자들의 심금을 울리는 이야기가 아니라 희망을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그들도 평범한 사랑을 할 만큼 충분히 독립적이라는 걸." 상은이 다른 사람과 똑같이 한 인간으로 길을 걸어가는 모습을 보여줬듯 강혜정 역시 배우로서 참 잘 걸어가고 있는 모습을 보인다. 연인 조승우와 찍었던 '도마뱀'을 빼고는 흥행도 작품성도 인정받은 영화를 해왔다. "정말 다행인 건 연기를 시작했을 때부터 '필모그래피가 내 역사다'라고 생각하며 연기했던 거예요. 제가 선택한 작품에 대해서는 목숨만 빼고 다 줄 정도로 쏟아부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물론 결과물은 항상 아쉬웠지만요. 앞으로 더 잘해야겠죠." 자기가 하는 일에 목숨만 빼고 다 줬다고 당당히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이렇게 말할 수 있다는 데서 이미 강혜정은 특별하다. /연합뉴스
"강재를 죽이지 마세요!" 어느 드라마나 그렇지만 '폐인'들에게는 주인공이 죽느냐, 사느냐가 초미의 관심사. 연말 생사가 주목되는 인물은 SBS TV '연인'의 하강재(이서진 분)다. 시청률은 16~17%를 보이며 수치상으로는 뚜렷하게 주목을 받지는 못하고 있는 이 드라마는 그러나 각종 인터넷 사이트에 개설된 '연인' 게시판을 통해 강추위를 녹이는 열기를 뿜어내고 있다. 누리꾼들은 종영이 4회 남은 '연인'에서 과연 깡패 두목 강재가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을까 궁금해하고 있다. 강재-미주-유진-세현의 애정의 4각관계로 전개되던 '연인'은 강재와 미주(김정은)의 관계가 급진전 되면서 폐인들을 더욱 달뜨게 하고 있다. 특히 27일 15회에서 방송된 두 사람의 키스신은 드라마 사상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멋지고 길었다는 평가를 받으며 여성 시청자들의 가슴에 불을 질렀다. 이 때문에 SBS 홈페이지 내 '연인' 게시판과 디시인싸이드 내 '연인' 갤러리는 1만 명을 훌쩍 넘어서는 '폐인'들의 '격정'으로 달아올랐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강재의 죽음에 대한 소문이 퍼진 것. 드라마가 영화 '약속'을 원작으로 삼은 까닭에 그런 소문에 무게가 실리는데 이를 두고 누리꾼들은 "제발 강재를 죽이지 말아달라"며 목소리를 모으고 있다. 심지어 그 연장선상에서 누군가를 꼭 희생시켜야 한다면 강재의 보디가드인 태산이 대신 십자가를 짊어지면 안되냐는 것. 이한이 연기하는 태산 역시 '연인'에서 인기를 끄는 캐릭터지만 '강재 신드롬'이 확산되면서 폐인들은 강재 대신 태산을 데려가라고 작가를 협박(?)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한편 진한 키스신에 이어 28일 방송된 16회의 말미에는 강재와 미주의 베드신을 예고하는 장면이 나와 또 한바탕 폐인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폐인들은 유산의 아픔을 겪은 유진(김규리)에게도 동정표를 던지고 있지만 어렵게 어렵게 시작된 강재와 미주의 사랑이 결실을 이루기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 것. 그 사랑이 완성되기 위해서는 강재가 끝까지 살아남아야 한다. 시청자 강향숙 씨는 '연인' 게시판에 "깡패라고 해서 꼭 아픈 결말을 봐야 하는 건 아니지요. 깡패로 살아온 세월 한 여자로 인해 일순간의 행복이 아닌 앞으로 살아가는 모습에서도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을 시청자가 보게 해주는 엔딩을 기대합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MBC 라디오(표준FM 95.9㎒)가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 박사와의 대담으로 새해 벽두를 맞는다. '손에 잡히는 경제 유종일입니다'(매일 오전 8시35분)는 1월1일 신년 특집으로 '앨빈 토플러 박사에게 한국경제의 미래를 묻는다'는 제목의 대담을 마련해 세계 경제를 진단하고 한국 경제의 진로를 모색한다. 제작진에 따르면 앨빈 토플러 박사는 "소수의 거대 기업에 지나치게 편중돼 있다는 점"을 한국 경제의 약점으로 지적하면서 "한국 경제가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서는 과거 산업시대의 교육 시스템을 벗어나 미래의 세대를 가르치는 방법을 바꿔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