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한인2세 권율, CBS 리얼리티쇼 '서바이버' 우승

재미 한인2세 권율(31)씨가 미국 10대 인기 프로그램의 하나인 CBS 방송의 리얼리티 쇼 '서바이버(Survivor)'에서 경쟁자들로 부터 '대부'라는 명칭과 함께 우승을 했다. 상금은 100만 달러. 캘리포니아주 샌머테이오에서 경영 컨설턴트 일을 하는 권씨는 일요일인 17일 저녁에 방영된 이 게임의 13차 챔피언 결승전에서 오스카 '오시' 루스스와 접전을 펼친 끝에 5대 4로 극적인 승리를 거머쥐었다. 권 씨는 "게임에서 이기는 비결은 행운을 극대화하고 불운을 최소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간 한국인 부부 사이에 뉴욕에서 태어난 권 씨는 6살 때 캘리포니아주 콘코드로 이주해 스탠퍼드대 컴퓨터 사이언스과와 예일대 법대를 졸업한 뒤 현재 세계적 컨설팅업체 '맥킨지'의 경영 컨설턴트로 활약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와 워싱턴DC의 변호사 자격증을 함께 갖고 있는 그는 복싱을 통해 신체를 단련했고 아동 관련 자원봉사 활동도 꾸준히 펼치고 있다. 특히 친한 친구가 백혈병으로 숨진 데 영향을 받아 골수 기증의 중요성을 인지시키는 단체를 설립하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CBS는 본선 진출자 20명을 백인, 흑인, 라틴, 아시아계 등 4개 그룹으로 5명씩 나눠 서바이벌전을 펼치도록 해 초기에는 비판의 소리도 없지 않았으나 권씨는 이것이 오히려 미국 사회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의견을 표시해 관심을 모았다. 5만 명의 지원자 가운데 본선에 진출한 20명 가운데 권씨와 함께 워싱턴DC에 거주하는 교포 변호사 이설희(28.여.영어명 베키)씨가 포함되어 있어 한국 교포사회는 큰 관심을 보였다. 경쟁자들은 9월 14일부터 12월까지 매주 목요일 오후 8시에 방송되는 이 프로의 촬영을 위해 뉴질랜드 쿡 아일랜드에 옷 2벌과 신발 하나만 가지고 들어가 생존 게임을 펼쳤다. 진 팀이 자체투표를 거쳐 1명을 퇴출시키는 방식으로 진행된 이 게임은 최종 1명의 '생존자'가 남을 때까지 진행됐다. 13회를 맞는 '서바이버' 게임은 시청자가 1천700만-2천만 명에 이르는 인기 프로그램으로 꼽히고 있다. /연합뉴스

빙판길 연예계 교통사고 속출…김형은 전신마비우려,강원래도 사고

16일 교통사고를 당한 김형은이 목뼈 탈골로 전신마비의 위험에 놓였다. 김형은은 SBS 코미디프로그램 ‘웃찾사’ 출신으로 최근 데뷔한 3인조 그룹 ‘미녀삼총사’의 멤버다. 다른 멤버 장경희도 갈비뼈와 골반뼈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고 이마를 30바늘 꿰매는 등의 부상을 입었다. 미녀삼총사는 김형은, 장경희, 심진화 등 3인조로 구성됐다. 최근 음반 ‘운명’을 발표하고 가수 활동을 시작했다. 미녀삼총사는 이날 오후 행사 참석을 위해 용평스키장으로 향하던 중이었다. 사고는 강원도 평창군 영동고속도로 강릉 방향 속사나들목 부근에서 발생했다. 빙판길에 미끄러진 차량이 중앙 분리대와 가드레일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미녀삼총사 멤버를 비롯, 코디 1명과 매니저 1명, 백댄서 3명 등이 부상을 당했다. 이들은 각각 서울 신촌과 송파의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심진화는 상대적으로 부상을 덜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형은은 사고로 의식을 잃어 긴박한 상황에 놓였다가 17일 오후 의식을 회복했다. 현재 송파구 소재의 병원 중환자실에서 목뼈의 신경 차단 여부를 검사하고 있다. 김형은은 2003년 SBS 개그 콘테스트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개그계에 데뷔, 웃찾사 ‘단무지아카데미’ 등에 출연해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한편 17일 오전 클론의 강원래가 경남 진주시에서 열리는 청소년 한마당 축제에 참가하기 위해 차량으로 이동하던 중 교통 사고를 당했다. 차 안에는 운전자인 강원래 혼자 탑승하고 있었으며 강원래는 현재 서울 신촌의 연대세브란스 병원으로 긴급 후송중이다. 자세한 결과는 정밀 진단을 받은 뒤 알 수 있을 전망이다.

대만에서 중화권 최초 한류 전문 채널 개국

중화권에서 최초의 한류전문 채널인 'GTV 娛樂K台'가 많은 哈韓族들(한류를 좋아하는 팬들)의 기대 속에서 정식으로 개국했다. 대만 케이블방송사 八大電視台(GTV)는 지난 12월 4일 'GTV 娛樂K台'의 개국을 위해 한국의 SBS 프로덕션과 함께 기념식을 마치고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날 GTV그룹 사장인 양등괴를 비롯하여 인기 탤런트 임의신, 장소함, 제2의 F4로 불리는 4인조 남성 그룹 비륜해, 슈퍼모델 륙명군, 진사선 등 많은 대만 연예인들도 행사장에 참석해 'GTV 娛樂K台'의 개국을 축하했다. 양등괴 사장은 “'GTV 娛樂K台'가 아직 주요 채널로 자리 잡지 못하고 있으나 향후 모든 시청자들이 볼 수 있는 채널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앞으로 프로그램의 다양성을 통해 많은 시청자들에게 한국의 우수한 방송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긍정적인 전망을 밝혔다. 현재 'GTV 娛樂K台'는 초기 '대망' '논스톱' '햇빛 쏟아지다' 등 한국 드라마뿐만 아니라 연예, 오락 프로그램까지도 방송하고 있다. 특히 ‘신동엽, 김원희의 헤이 헤이 헤이’와 ‘결정! 맛대맛’ 등 SBS의 오락 프로그램은 중국어 더빙 없이 한국어로 방송되고 있어 시청자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대부분의 네티즌들은 한국어 원음으로 한국 인기 토크쇼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는 것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로 보이고 있다. "앞으로 오락 프로그램 외에 한국 드라마까지도 더빙을 안했으면 좋겠다"는 시청자 반응이 있다. 다양한 한류 콘텐츠의 수입뿐만 아니라 八大電視台(GTV)는 자신들이 제작한 드라마들도 한국 시장에 진출시킬 예정이다. 대만 '자유시보'에 의하면 GTV 인기 드라마인 '장난스런 키스(惡作劇之吻)' 및 '애살17(愛殺17)' 등이 SBS에서 방송될 계획이어서 더욱 활발한 양국 간 교류가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한류 붐 주도했던 태국 iTV…한국드라마 방송 줄일 위기

한류 붐을 주도했던 태국 iTV의 운명이 태국 방송가의 화두다. 군-관 위주의 방송시스템 일변도인 태국에서 1992년 유일하게 민영방송으로 개국한 iTV는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한 톡톡 튀는 프로그램으로 인기를 끌었으며, 한국의 `가을동화’, `겨울연가’ 시리즈를 잇달아 방송해 태국 내에 한류 붐을 이끌었다. 특히 `아시안 시리즈’를 고정 편성, 한국의 적지 않은 인기드라마들을 태국인에게 선보이는 계기를 꾸준히 마련했다. `아시안 시리즈’는 2년 전 MBC TV의 `옥탑방 고양이’로 막을 내렸으나, 올해부터 `오필승 봉순영’에 이어 최근에는 `내 이름은 김삼순’, `봄의 왈츠’ 등을 연이어 편성하며 태국 내 한류전도자로 다시 부각할 태세였다. 그런데 13일 태국 최고행정 법원은 iTV에게 “개국 당시 본연의 임무로 돌아가라”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쿠데타로 축출된 탁신 전총리 회사인 친코퍼레이션이 53%의 주식을 가지고 있었던 iTV는 순수 공영서비스 방송으로 출범 당시 뉴스 및 다큐멘터리 등을 전체 프로그램의 70%를 배정하는 조건으로 허가됐었다. 그럼에도 현재 iTV는 뉴스와 엔터테인먼트 프로그램을 50:50으로 편성하고 있다. 출범당시와 달리 조건이 바뀌게 된 것은 지난 2004년 태국 중재법원이 iTV의 방송면허 비용을 매출액의 44%에서 6.5%로 낮추도록 하면서 프로그램 편성비율까지 슬그머니 바꿔준 것이다. 하지만 태국 대법원은 지난 6월 태국 중재법원의 매출액 하향조정과 편성비율 변경은 정직한 방법으로 이루어졌다고 보기 어렵다며 2002년부터 소급해 덜 낸 비용은 몽땅 벌금으로 내야한다고 판결했다. 13일 최고행정법원은 iTV가 물어야하는 벌금액수에 대해선 구체화하지 않았지만 iTV 경영팀은 법원의 결정을 존중해 14일부터 당장 엔터테인먼트 비중을 현재 50%에서 30%로 줄이고 70%는 뉴스와 다큐멘터리로 채우겠다고 밝혔다. 태국 관계자들은 법원의 이번 판결로 순수 민영방송의 독립성이 침해될 것으로 우려하며 정치적 희생양이 아니냐는 분석도 곁들이고 있다. 아울러 엔터테인먼트 프로그램의 축소로 많은 실업자가 나올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한다. iTV는 올 초 태국에서 한류의 바람이 부는 이유를 분석하는 특집 팀을 한국에 파견할 정도로 관심을 표시했으며, 얼마 전 `내 이름은 김삼순’ 방송을 앞두고는 대대적인 오픈식까지 진행했다. 그러나 방송사를 둘러싼 이런 뒤숭숭한 분위기 탓인지 최근 종영된 `내 이름은 김삼순’은 기대만큼의 반응을 이끌어 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태국에서는 한류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iTV 엔터테인먼트 프로의 대폭적인 편성삭감은 한국의 태국 드라마 수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케이블 채널 파격 눈에 띠네…하루종일 같은 드라마 집중편성

케이블 채널들이 지상파에서는 보기 힘든 파격 편성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동일한 시리즈 물이나 관련 프로그램을 하루동안 집중적으로 내보내면서 시청률은 물론 채널 인지도를 높이는 효과까지 보고 있는 것. 온미디어의 액션 채널 수퍼액션은 22일 자정부터 꼬박 하루 동안 미국 폭스TV의 인기 시리즈 ‘24’의 5번째 시즌을 연속 방송한다. ‘24’는 대통령 후보 암살이나 바이러스 테러 같은 대형 사건 이후 24시간 동안 발생하는 에피소드를 좇아가는 TV물. 수퍼액션은 당일을 ‘수퍼데이’라고 이름 붙이고 매 시간 한 편씩 한 시즌을 모두 내보낼 예정이다. 영화 채널 OCN의 경우도 지난 6월과 10월 미국 CBS의 범죄수사시리즈 ‘CSI’의 시즌별 인기 에피소드를 모아 ‘CSI데이’란 이름으로 24시간 연속 방송하기도 했다. CJ미디어의 애니메이션 전문 채널 챔프는 11월 한 달간 주말을 이용해 오전 8시부터 자정까지 하루 16시간씩 도라에몽이나 유희왕,포켓몬스터 등의 만화를 연속으로 내보내는 편성 전략을 택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다큐멘터리 전문 채널 내셔널지오그래픽도 9.11 테러 5주년을 맞아 일요일이었던 9월10일을 ‘테러데이 9.11’로 정하고 9.11 및 테러 관련 다큐멘터리 14편을 24시간 동안 내보냈다. 영화채널 XTM에서도 올해 초 영화 ‘반지의 제왕’ 1∼3편을 10시간30분 동안 줄곧 틀었다. CJ미디어 관계자는 “채널별 주요 프로그램으로 연속 편성을 하게 되면 시청률이 잘 나올 뿐 아니라 채널을 각인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반한류'로 드라마 수출 15% 감소"

최근 아시아 각국에서 일고 있는 '반한류'의 영향으로 '한류'의 주역인 한국 드라마의 올해 수출실적이 지난해에 비해 1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전체 방송프로그램 수출은 지상파TV 드라마의 외주제작이 활발해지면서 케이블TV와 독립제작사가 급성장, 작년보다 31.1% 늘었다. 18일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KBI)에 따르면 올해 방송프로그램 수출금액은 1억6천189만 달러(한화 1천493억 원)로 지난해의 1억2천349만 달러에 비해 31.1% 늘었다. 이중 지상파방송의 수출은 1억3천111만 달러로 작년 대비 15.3% 증가한 반면 케이블TV와 독립제작사 등의 수출은 3천78만 달러로 215% 급증했다. 반면 수입은 3천165만 달러로 지난해보다 14.6% 줄었으며 이중 지상파방송은 1천42만 달러로 17.6% 감소했고 케이블TV와 독립제작사 등은 2천123만 달러로 12.7% 줄었다. 방송프로그램의 수출 가운데 드라마는 8천589만 달러로 지난해의 1억162만 달러에 비해 15.5% 감소했으며 편당 수출단가도 4천378달러로 지난해의 4천921달러에 비해 11% 내렸다. KBI는 드라마의 수출 감소는 최근 아시아 각국에서 일고 있는 '반한류'와 '혐한류'의 영향에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중국의 경우 지난해 32쿼터(1쿼터=20시간)의 프로그램이 수입 추천 허가를 받았지만 올해 11월 현재 모두 11쿼터의 프로그램이 심의 추천허가를 받았고 이달에 4쿼터가 추천허가를 받을 예정으로 전년대비 54% 급감했다. 지역별 수출액 비중은 아시아가 지난해 90.1%로 대부분을 차지했으나 올해는 71.2%까지 떨어져 아시아 편중현상이 급격히 완화됐다. 국가별로는 비중은 일본이 지난해 60.1%에서 올해 39.1%로 줄어들었고 대만도 11.4%에서 1.9%로 급감했다. 반면 중국은 9.9%에서 17.2%로 늘어났다. 일본과 중국 다음으로는 홍콩(3.2%), 태국(3.0%), 필리핀(2.6%) 등의 순이었다. 일본 수출이 크게 줄어든 것은 드라마에 대한 일본 시청자의 선호도가 낮아졌기 때문으로 '겨울연가'나 '대장금'과 같은 대작 드라마가 나오지 않을 경우 감소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또 대만 수출 역시 크게 줄어든 것은 대만정부의 방송ㆍ디지털 콘텐츠 산업 진흥정책에 따른 자국의 제작역량 강화와 한국 드라마 판매가의 급상승, 현지의 전반적 시청률 저하에 따른 것으로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위축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반해 비동아시아지역 시장 개척이 활발히 진행돼 중남미(멕시코, 브라질)와 중동(터키, 요르단), 인도, 탄자니아 등의 시장이 확대됐다. KBI 윤재식 유통전략팀장은 "적극적인 신규시장 진출을 위해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며 "기존 시장의 지속적인 수출을 위해 반한류 및 혐한류 분위기를 잠재울 수 있는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예지원 "행복한 추억이 영화가 됐죠"

영화 '올드미스 다이어리'(이하 '올미다', 감독 김석윤, 제작 청년필름ㆍ싸이더스FNH)는 여러모로 화제가 되는 작품이다. 동명의 시트콤, 즉 방송 콘텐츠가 영화로 만들어진 첫 작품이며 출연진과 감독이 그대로 출연해 시트콤의 맛을 이어가려 했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어찌보면 사회 소외 계층인 30대 노처녀 셋, 할머니 셋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는 것 자체가 특별한 시선으로 극을 전개하게 했던 시트콤 '올미다'는 영화로 재탄생하며 32살 노처녀 미자를 주인공으로 압축했다. 1년여 시간 동안 갖가지 에피소드로 진행됐던 시트콤을 110여 분짜리 영화로 만들기 위해선 하나의 중심 코드가 필요했을 것. 영화는 곁가지를 치지 않고 미자와 주변인물들의 모습을 통해 일상적인 삶과 우리들의 생활 태도를 잔잔히 들여다보는 코미디 영화로 다듬어졌다. 노처녀 미자 역을 맡은 예지원은 영화 속에서 시트콤 못지 않은 사랑을 받을 만큼 열성적인 연기를 펼쳤다. "시트콤을 촬영할 때도 촬영장 분위기가 최고였죠. 우리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었으니까요. 1년 동안 같이 하며 배우들끼리 너무 좋았고, '올미다' 팬들의 엄청난 사랑을 느낄 수 있었죠. 거기에 취해 영화까지 만들어진 건데 저희 입장에서는 좋은 추억으로 간직했던 게 영화로까지 만들어졌으니 얼마나 좋았겠어요." '올미다 사랑방'에 모인 팬들은 영화로 기획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연출과 배우가 반드시 같아야 한다고 엄청난(?) 압력을 넣었다. 이 탓에 영화 연출은 다른 영역이라며 참여하지 않으려 했던 김석윤 PD는 할 수 없이 감독직을 맡아야 했다. "영화를 보며 감독님의 능력에 새삼 감탄했어요. 영화라고 하면 아무래도 힘이 들어가기 마련인데, 딱 하고 싶은 이야기를 우직하게 담아내셨더군요. 시트콤에서도 사람들 앞에 자신있게 서지 못하는, 약간은 소외된 자들의 이야기를 담고 싶어 하셨는데 영화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1년 동안 그 배역의 옷을 입었고, 영화에서도 만난 미자가 그에겐 어떤 의미일까. "일, 사랑 모두 안풀리는 여자죠. 겉으로 보기에는 가족도 있고, 성우라는 안정된 직업도 있으니 그럴 듯 하지만 제대로 풀리는 게 없어 자꾸 뒤를 되돌아보아야 하는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미자는 3년 동안 백수로 지내다시피 하고, 후배들이 챙겨주지 않으면 그나마 일거리도 없는데 30대 넘어서까지 그렇게 인생을 살면 얼마나 우울하겠어요." 이 우울한 캐릭터는 재미있고 편안하게 묘사된다. 할 일 없어 침대만 누워 온갖 공상을 하다 마침내 너무 누워있어 허리가 아픈 상황이라니. 그러나 미자는 순수하다. 어수룩하지만 다른 이의 감정을 속이거나 피해를 주지 않는다. 그런 순수한 미자가 욕심과 야심있는 사람들에게서 상처받는 모습은 웃기지만 안쓰럽다. "미자를 통해 '희망'을 말하고 싶었어요. 미자는 작은 것에 감동하고 큰 욕심이 없어요. 일도 잘 하고 싶고, 사랑도 열심히 하고 싶은 여자입니다. 그렇지만 1등을 향해 가는 인물이 아니에요. 사실 일상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인데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잘 다루지 않죠. 지PD와의 사랑 하나로 좋아하고, (성우로서)두 줄 대사를 맡게 돼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이잖아요." 예지원은 그런 미자를 연기하며 '작은 것에 감사하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30대 여배우로서 자신을 돌아보는데도 좋은 영향을 끼쳤음을 내비쳤다. "연기자로서 20대보다 30대가 더 좋아요. 그걸 '올미다'가 일깨워줬죠. 20대때는 몰랐던 걸 지금은 알 수 있고, 정리가 됩니다. 40대, 50대를 긍정적으로 볼 수 있게 하는 힘이 생기는 시기같아요. 어찌보면 30대가 가장 예쁠 수 있는 나이인데 그걸 못누리고 지나간 20대를 아쉬워하고만 살면 30대조차도 제대로 못누리게 되죠. 열심히 즐겁게 살아야한다는 걸 깨우쳤습니다."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겠다고 생각하는 한편 미자와 지PD의 사랑을 보며 그 역시 또 다시 사랑에 대한 꿈을 꿀 수 있었다고도 덧붙였다. "보고 있으면 가슴이 따뜻해지는 영화예요.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어 때론 가슴이 턱 막혀오기도 하죠. 저희들이 촬영하면서 느꼈던 이 감정을 많은 분들이 함께 느꼈으면 좋겠네요." 미자만큼 소박한 예지원의 바람이다. '올미다'는 21일 개봉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