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가에 영화 다양성 기대…여성 감독 신작들 잇따라 개봉

독립 영화계에 여성 감독들의 작품이 잇따라 내걸린다. 섬세하고 풍부한 감성과 색다른 시선으로 기존의 영화계에 활력과 다양성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기대된다. 전작 우리들로 독립영화계의 스타로 떠오른 윤가은 감독은 지난 22일 신작 우리집으로 4년 만에 복귀했다. 풀리지 않는 가족에 대한 고민을 터놓은 세 명의 아이들이 단짝이 돼 무엇보다 소중한 각자의 우리집을 지키고자 감행하는 모험을 담았다. 우리집은 내가 지킬 거야. 물론 너희 집도! 영화 속 아이들의 천진한 표정과 말과 몸짓들이 예쁘기만 하다. 하지만, 어른들의 문제로 마음을 앓는 아이들이 내뱉는 말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전 세계 25관왕 신화를 쓴 김보라 감독의 벌새는 오는 29일 개봉한다. 영화 벌새는 1994년을 배경으로 14살 소녀 은희의 일상을 세밀화처럼 그려낸 작품이다. 서울의 한 서민 가족, 14살 소녀 은희를 둘러싼 세상은 복잡하고 시끌벅적하다. 미국선 월드컵이 열리고, 북쪽에선 김일성이 죽고, 한국에선 성수대교가 무너져 내렸던 그해. 이때 은희의 삶은 어떠했을까. 김보라 감독은 138분의 러닝 타임을 쥐락펴락하며 감성의 세계로 이끈다. 지난해 10월 열린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되고 나서, 세계 유수의 영화제를 돌아다니며 상을 그야말로 쓸어 담았다. 한국 독립영화계의 유망주로 떠오른 한가람 감독의 아워 바디는 오는 9월 26일 개봉한다. 불확실한 미래에 지친 청춘 자영이 달리는 여자 현주를 우연히 만나 달리기를 시작하면서 세상 밖으로 나오는 이야기를 풀어냈다. 한 감독은 지난 2017년 작 장례난민으로 제16회 미쟝센 단편영화제 비정성시 최우수작품상을 받으며 주목받았다. 아워 바디에 출연한 배우 최희서는 이 작품으로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올해의 배우상을 받았다. 정자연기자

올여름 극장가의 마지막을 장식할 스릴러 영화 ‘47미터2’

47미터로 영리한 스릴러라는 평가를 받은 요하네스 로버츠 감독이 오는 28일 47미터 2를 국내 극장가에 선보인다. 샤크 케이지에 갇혀 심해 47미터 아래로 추락한 두 자매의 목숨을 건 사투를 그렸던 전 편보다 스릴러는 더욱 극대화 시키고 특수효과는 더욱 세밀해졌다. 47미터 2는 미로처럼 복잡한 수중도시에서 맞닥뜨린 무자비한 상어떼에서 탈출하려는 미아와 친구들의 생존 사투를 그린 익스트림 서바이벌 스릴러다. 미로 같은 수중동굴에 갇힌 네 명의 소녀들의 숨 막히는 숨바꼭질을 담아내 긴장감을 더한다. 전편의 샤크 케이지가 아닌 고대 마야의 수중도시 시발바를 배경으로 더욱 큰 스케일과 짜릿함을 선사할 예정이다. 특히 흥행성과 작품성을 인정받은 요하네스 로버츠 감독과 할리우드 대표 제작진들이 모여 기대감을 더한다. 화려한 색감과 놀라운 특수효과로 최근 극장가를 강타한 알라딘을 비롯해 스타워즈 시리즈, 고질라 등 최고의 VFX 특수효과 제작진들이 참여했다. 심해 깊숙이 숨겨진 신비로운 고대 마야의 수중도시와 터널로 이어진 미로 동굴들, 눈이 하얗게 모두 퇴화한 블라인드 샤크가 뿜어내는 거대한 위용까지 실감 나게 구현해냈다. 몰입하게 하는 압도적인 영상미와 현실감 넘치는 CG, 다양한 볼거리로 국내 극장가의 마지막 여름 공포물로 흥행할지 주목된다. 15세관람가 정자연기자

키스 벌칙이 로맨스로…여름철 달달함 가져오는 영화 ‘애프터’

우린 그냥 친구는 될 수 없겠는데. 모범생과 반항아의 러브 스토리를 다룬 멜로 영화는 대중에게 친숙하면서도 진부하다는 평을 듣는다. 뻔한 결말과 전개, 특별할 것 없는 연출, 다소 억지스러운 우연 등이 합쳐져 무난한 영화를 만들지언정 기억에 남는 영화는 만들어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 여름 국내 극장가에 상륙한 애프터는 단순히 어울리지 않는 남녀 조합을 억지로 엮는 대신 영화적 장치인 배우의 연기력, 대사, 그리고 특별한 이벤트 등을 통해 다채롭게 꾸며내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2015)의 10대 버전이라는 평을 듣는다. 이야기는 여주인공 테사 영(조세핀 랭포드)을 조명하며 시작한다. 엄격한 어머니 밑에서 자란 테사는 어머니와 남자친구 노아의 도움으로 기숙사에 입소한다. 기숙사에 도착한 그는 남주인공 하딘 스콧(히어로 파인즈 티핀)과 민망한 첫 만남을 가진다. 테사는 남자친구가 있는 모범생이고 하딘은 반항기가 다분한 사춘기 소년으로 서로 어울리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 특히 파티에서 열린 진실게임에서 키스 벌칙에 걸린 테사가 하딘의 키스를 거절하며 둘은 노골적으로 서로를 멀리하게 된다. 하지만 인연을 무시할 수는 없었는지 이후 둘은 그럭저럭 사이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이야기가 흘러간다. 영화의 백미는 공개된 무삭제 영상에서 드러난 수영장 씬이다. 햇볕이 비치는 드넓은 수영장에서 테사와 하딘은 첫 키스를 하게 된다. 이 둘 사이엔 적막만 흐르고 호흡 소리만이 조금씩 들리며 관객에게 두근거림과 긴장 모두를 안긴다. 이때 하딘은 우린 그냥 친구는 될 수 없겠는데라고 말하고 테사는 그에게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 영화 줄거리와 연출 외에도 배우들의 면모도 화려하다. 테사 역을 맡은 조세핀 랭포드는 어벤져스: 엔드 게임, 나이브스 아웃 등으로 이름을 알린 캐서린 랭포드의 연년생 동생으로 언니가 가진 나탈리 포트먼과 키이라 나이틀리의 느낌을 빼닮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아울러 하딘 역을 분한 히어로 파인즈 티핀도 해리포터와 혼혈 왕자에서 고아원 시절 볼드모트를 연기한데다 삼촌인 레이프 파인즈도 해당 작품에서 볼드모트를 연기해 화제를 끌었다. 진부한 주제를 영화적 장치를 통해 색다르게 표현한 애프터가 국내 관객에게 어떤 느낌으로 다가올 지 벌써부터 기대를 모으고 있다. 15세 관람가 권오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