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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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고양 킨텍스 일대 국제회의 복합지구로 지정… 마이스 산업 중심지로 육성한다

경기도가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 일대를 국내 마이스 산업의 중심지로 육성한다. 도는 킨텍스 주변 210만여㎡를 국제회의 복합지구로 지정했으며 개발부담금 완화 등의 혜택을 제공키로 했다. 27일 도에 따르면 도는 킨텍스 1ㆍ2전시장(12만㎡), 고양관광안내센터 및 앰블호텔 등 킨텍스 지원시설(123만㎡), 고양관광문화단지 일부(75㎡) 등 총 209만8천917㎡를 국제회의 복합지구로 지정하기로 했다. 고양 국제회의 복합지구는 국제회의산업 집적을 통한 산업생태계 형성 및 지역 국제회의산업의 차별화와 특성화를 유도하기 위해 추진됐다. 이를 통해 마이스 산업(부가가치가 높은 복합적 전시 산업)의 중심지로서 고양시 브랜드를 제고하고, 시장 확대 및 신규시장 개척 등의 목적을 달성하겠다는 복안이다. 앞서 도는 지난 2월 문화체육관광부가 진행한 국제회의 복합지구 공모에 킨텍스 일대를 신청했으며, 이달 인천시 송도 일대, 광주시 김대중컨벤션센터와 함께 복합지구로 승인받았다. 지정 조건은 2천 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회의실과 옥내외 전시면적 2천㎡ 등 국제회의 시설 보유, 전년도 외국인 회의 참석자 5천 명 이상 등이다. 국제회의 복합지구에 따라 도는 국제회의 등 공식업무 이후의 남는 시간에 쇼핑, 공연, 관광 등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어 방문객의 만족도를 높힐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추후 재방문률도 높아져 관광지로서 파급효과까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들 지역은 개발부담금, 교통유발부담금, 대체산림조성비, 농지보전부담금, 용적률 완화 등의 혜택을 받게 된다. 도 관계자는 “내년에 수원컨벤션센터가 완공되면 추후 지정요건에 맞춰 남부권역의 거점으로 수원컨벤션센터 일대를 국제회의 복합지구로 신청할 계획”이라며 “국제회의 복합지구 지정으로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경기도 브랜드 마케팅 기회도 확대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규태ㆍ김태희기자

경기도 4차 산업 활로개척 청신호… 각종 규제 사라진다

경기도의 4차 산업 혁명 시대 활로개척 작업에 청신호가 켜졌다. 도가 자율주행차,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등 미래 먹거리 산업 규제 완화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중앙부처가 긍정적인 입장을 밝혀 관련 산업 활성화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도는 27일 행정안전부와 공동으로 지역 혁신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경기지역 규제혁신 토론회’를 개최, 새로운 산업의 발전을 가로막는 각종 규제 완화 방안을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 등 중앙부처에 건의했다. 이날 도는 자율주행차 ‘제로셔틀’이 현행법상 제약 때문에 버스전용차선을 이용하고 있지 못하는 상황을 설명, 제로셔틀이 버스전용차선을 이용할 수 있도록 시행령 개정을 요청했다. 현행 도로교통법 시행령에 따르면 25인승 이상의 차량만 버스전용차로를 이용할 수 있어 11인승인 제로셔틀이 이 차로를 이용하는 것은 불법이다. 이에 대해 김부겸 행안부 장관을 비롯한 경찰청, 국토부 관계자들은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또 협의체 등을 구성하는 방안을 고려, 앞으로 지속적으로 협력하기로 약속했다. 또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관련 산업을 가로막던 규제 해결 방안도 마련될 전망이다. 도는 이들 기술을 기존 제품에 융합하는 경우에도 첨단업종으로 인정받게 해달라고 건의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산업환경과 산업첨단업종의 적용범위 개정을 검토 중에 있다며 관련 법 개정을 시사했다. 이밖에 농업진흥구역에 스마트팜 설치허용, 드론의 용도와 난이도 등에 따른 자격기준 완화, 군사보호구역내 건축물 용도변경 완화 등도 논의됐다. 도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없었던 신 산업이 생기고 있지만 각종 규제 때문에 이들 산업의 발전이 더뎌지고 있다”며 “도는 판교와 같은 첨단 산업 인프라를 충분히 갖고 있는 만큼, 앞으로 규제샌드박스 등을 확대해 다가오는 4차 산업 시대의 동력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규태ㆍ김태희기자

경기도, 대학생 학자금 대출이자 지원 확대… “소득제한 기준 없애고 지원기간 늘린다”

경기도가 올해 하반기부터 대학생 학자금 대출이자 소득제한 기준을 없앤다. 26일 도에 따르면 도는 대학생과 졸업생의 학자금 대출이자 부담을 줄여주고자 하반기부터 소득제한 기준을 없애고 지원기간을 확대하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직계존속이 1년 이상 도내 주민등록이 돼 있고, 한국장학재단에서 대출받은 소득분위 8분위 이하(총 1~10분위)인 대학생만 지원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 조치를 통해 소득제한 기준은 없어진다. 이와 함께 도는 지원기간도 크게 늘려, 현재 대학 재학생만 가능했던 것을 졸업 후 2년까지로 확대했다. 이 같은 개선기준은 오는 10월 하반기 대학생 학자금 대출이자 이자신청부터 적용된다. 이밖에 내년부터 ‘일반상환 학자금’과 ‘취업 후 상환학자금’의 대출시기도 같아진다. 도는 대학생 학자금 대출이자 지원이 확대되면서 수혜인원이 현재 1만5천여 명에서 2만여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소요되는 예산은 올해 8억4천만 원에서 9억9천만 원으로 증가했으며 2019년 17억2천만 원, 2020년 18억9천만 원, 2021년 20억8천만 원, 2022년 22억9천만 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이에 도는 제1회 추경예산안에 추가 사업비 1억 5천만 원을 반영했다. 김규태ㆍ김태희기자

이재명, 도내 어린이 건강 먹거리 책임진다… 어린이 건강과일 공급사업 대폭 확대 지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도내 어린이들의 건강한 먹을거리 책임지기에 나섰다. 내년에 208억 원의 예산을 들여 ‘경기도 어린이 건강과일 공급사업’을 대폭 확대, 경기지역 어린이 건강증진 및 농가소득 증가를 도모할 방침이다. 이 지사는 26일 “미래 세대인 어린이의 건강증진과 농가소득 증가를 위해 경기도 어린이 건강과일 공급사업을 대폭 확대한다”라고 밝혔다. 도가 지난 3월 전국 처음으로 도입한 어린이 건강과일 공급사업은 도내 아동들의 식습관 개선 및 건강 증진 등을 위해 지역아동센터 및 특수보육어린이집 원생들에게 무료로 과일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이 지사의 이번 지시에 따라 도는 내년부터 일반 어린이집 원생들도 사업 대상에 포함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지급대상은 3만9천여 명에서 37만여 명으로 10배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 사업비도 현재 43억 원에서 208억 원(도비 108억 원, 시ㆍ군비 108억 원)으로 늘어난다. 이 과정에서 도는 시ㆍ군의 재정 부담을 줄이고자 도비부담률을 올해 30%에서 내년에는 50%로 높이기로 했다. 도는 도의회 및 시ㆍ군 등과 협의해 어린이 건강과일 공급사업 확대에 필요한 사업비를 내년 예산에 반영, 추진할 방침이다. 사업 확대에 따라 도는 농가 소득 145억 원 증대, 324명의 신규 일자리 창출 등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건강과일 공급사업을 운영한 결과 원생과 학부모들의 반응이 좋고 농가소득 증대 효과도 높게 나타나 내년에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미래세대인 우리 아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새로운 경기도가 건강한 먹을거리를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한편 도는 어린이 건강과일 공급사업 외에도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과일 배송 사업도 벌이고 있다. 김규태ㆍ김태희기자

경기도, 도지사 가문기구 ‘경기도 평화정책자문위원회’ 설치·운영

경기도가 도지사 가문기구인 ‘경기도 평화정책자문위원회’를 설치ㆍ운영한다. 26일 도에 따르면 도는 대통령 자문기구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와 유사한 도지사 자문기구 ‘경기도 평화정책자문위원회’를 설치, 운영키로 했다. 도는 이를 위해 지난 24일 ‘경기도 평화정책자문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을 입법 예고했으며, 다음달 11일까지 도민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도 평화정책자문위원회는 도 평화부지사를 위원장으로 해 도청 담당 업무 실ㆍ국장과 도의원, 외부 전문가 등 15명의 위원으로 구성될 계획이다. 자문위원회는 도가 추진하는 남북교류협력 등 평화협력 추진에 관한 사항, 비무장지대 및 접경지역 등의 이용과 개발 및 보전 등에 관한 사항, 통일경제특구 추진 등에 관한 사항, 주한미군 공여구역 및 반환구역 지원에 관한 사항 등에 대한 도지사 자문에 응하게 된다. 도는 위원회 위원들을 사전에 선정한 뒤 오는 10월 도의회 임시회에서 조례가 통과되면 즉시 위원회 운영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도 관계자는 “도 평화정책자문위원회가 설치, 운영되면 경기도가 남북평화모드 시대에 중심이 될 수 있는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창구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면서 “특히 대통령이 언급한 통일경제특구 추진 등에 있어서도 경기도의 목소리가 충실히 반영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규태ㆍ김태희기자

이재명, 건설사 입찰담합 손본다… “공공입찰 담합업체 영구 퇴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도 발주 공공건설공사 원가공개와 표준시장단가 확대 적용 추진 의사를 밝힌 데 이어 건설사 입찰담합 문제도 손보기로 했다. 이 지사는 24일 자신의 SNS에 ‘세금도둑, 건설사 입찰담합 이대로 지켜보시겠습니까’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공공입찰시장에서 담합업체를 영구 퇴출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 지사 측이 A 의원실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 동안 입찰담합으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재를 받아 공공입찰 제한을 받은 업체는 총 132곳이다. 그러나 이 중 68.9%인 91개 기업은 6개월 이하 제재를 받은 데 그쳤다. 이 지사 측은 이를 두고 솜방망이 처벌이라고 주장, 공정위에 입찰담합에 대한 조사권한을 광역지자체가 위임받을 수 있도록 하는 ‘공정거래법시행령’ 개정을 건의할 예정이다. 이어 입찰담합 조사와 제재에 대한 조례 제정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이 지사는 “법을 어겨도 솜방망이 처벌만 하고 죄를 사면해주는데 누가 법을 지키겠냐”며 “불공정ㆍ불합리 부당 행위에는 철저히 책임지도록 해, 법과 질서를 지켜야 손해 보지 않는 경기도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규태ㆍ김태희기자

[경기정명 1000년, 경기문화유산서 찾다] <26> 재치와 해학 ‘양주별산대놀이’

탈춤을 떠올리면 입가에 미소가 피어오른다. 우스꽝스러운 탈을 쓴 광대의 익살스런 춤사위와 재담은 관객들과 호흡하며 웃음과 감동을 선사한다. 탈춤은 한국인의 흥과 신명을 한껏 드러내는 민중연희이다. 한국인의 신명과 활달한 몸짓, 익살과 풍자가 절묘하게 어울린 양주별산대(楊州別山臺)놀이는 1964년에 국가무형문화재 제2호로 지정됐다. 이밖에 경기도에는 송파산대놀이와 퇴계원산대놀이도 있다. 산대놀이의 춤사위는 부드럽고 우아하며 섬세한 경기도 무용의 전통을 계승하고 있다. 양주별산대놀이는 봉산탈춤, 안동하회별신굿탈놀이, 통영오광대 같은 탈춤과 무엇이 닮았고 무엇이 다를까. 양주별산대놀이는 본산대놀이가 사회풍자와 비판의식의 표현보다는 세련된 놀이기술에 치우쳤던 전통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얼핏 춤자랑, 말자랑 같은 장면에도 기존의 가치관을 뒤집는 주장이 감추어져 있음을 볼 수 있다. 영재 유득공의 경도잡지를 보면 “연극에는 산희(山), 야희(野) 두 부류가 있는데 나례도감에 속한다”라는 기록이 있다. 유득공은 산대희를 다락을 엮고, 사자와 호랑이 따위를 만들어 놓고 춤을 추는 놀이라고 했으며, 탈춤인 야희는 당녀, 소매로 분장하고 춤을 추는 놀이라고 했다. 당녀와 소매는 양주별산대에 등장하는 왜장녀와 소무의 전신이 아닐까 싶다. ■ 왜 양주일까 양주별산대놀이는 양주시 유양동을 중심으로 전승되고 있다. 유양리는 양주목의 관아가 있던 곳이다. 임진왜란 후 양주에 목사 유척기가 부임해 군사와 관내 주민을 위로하기 위해 한양의 본산대를 초청한 것이 산대놀이의 시초라고 전한다. 200년 전부터 양주에서는 매년 초파일, 단오, 추석 같은 명절이면 사직골의 딱딱이패를 초청해 산대놀이를 공연했다. 그러나 딱딱이패가 공연이 많아 여러 차례 약속을 어기자 을축이라는 사람이 중심이 돼 딱딱이패에게 놀이와 가면 만드는 법을 배워 스스로 놀이를 하게 된 뒤로 이 놀이가 이곳에 뿌리를 내리게 됐다. 더욱이 그때 양주에 있던 악사청의 악사들과 어울려 연습을 한 끝에 본래의 산대놀이에 못지않은 재주를 익히게 됐으나 내용과 형식이 본(本)산대놀이와 조금 달라 별(別)산대놀이로 불리게 됐다. 양주에서 별산대를 만들어 본산대를 초청할 필요가 없게 된 시기를 18세기 후반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1791년에 정조의 지원을 받은 번암 채제공이 특권 상인인 금난전권을 철폐하는 ‘신해통공’을 실시한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별산대놀이는 한양 근교의 신흥 상업도시 양주의 사상도고가 육성한 탈춤이다. 이후 정월대보름이나 추석 같은 명절에도 마을 사람들이 모여 한바탕 크게 놀았다. 특히 초파일에는 놀이판을 벌이기 전에 먼저 줄불놀이와 관등놀이를 했다. 이 놀이가 끝나면 마을 북쪽의 불곡산 아래에 있는 사직골에서 별산대놀이를 시작해서 다음날 새벽까지 계속했다. 이렇게 전승되던 산대놀이는 6.25전쟁으로 탈과 옷, 도구가 모두 불에 타 버리고 놀이를 아는 사람들도 흩어져 그 맥이 끊길 뻔했다. 다행히 양주 출신인 김성대와 몇몇 사람이 정성을 쏟아 원형을 복원해 무형문화재로 지정되고 보존에 힘써 오늘까지 이어지게 됐다. ■ 양주별산대놀이의 특징 양주별산대놀이는 일반 탈춤과 만찬가지로 악기 연주에 춤이 주가 되고 노래가 따르는 부분과 몸짓과 재담이 따르는 부분으로 구성된다. 상좌, 연잎, 눈끔적이, 왜장녀, 애사당, 소무, 노장, 원숭이, 해산모, 포도부장, 미얄할미역은 대사가 없고 춤과 몸짓과 동작만으로 연기를 하지만 그 밖의 역들은 대사와 함께 춤과 몸짓과 동작으로 연기한다. 옴중과 취발이의 대사는 관중의 흥미를 가장 끌었다. 그러나 취발이의 대사는 너무 노골적이라 취발이가 등장할 무렵이면 부녀자 관객은 자리를 떠나는 것이 상례였다고 한다. 말없는 탈의 연기로는 노장이 가장 우수한데 대사 한마디 없이 춤과 몸짓만으로 소무와의 파계 과정과 희롱을 표현하고 있다. 공연은 보통 저녁에 시작하면 다음날 새벽까지 계속됐다. 그때그때의 흥과 형편에 따라 3, 4시간으로 줄이기도 했다. 산대놀이의 대사와 춤이 구전으로 전해지기 때문에 줄이고 늘이는 것이 자유롭기 때문이다. 산대놀이의 반주 악기로는 삼현육각 즉, 피리 두 개, 젓대(대금) 하나, 해금 하나, 장구 하나, 북 하나로 구성된다. 하지만 꽹과리를 추가하는 수도 있고 때로는 피리와 장구만으로도 춤을 춘다. 증보문헌비고 권 64에 인조 원년(1623)에 궁중가례에 가면을 쓰면 비용이 많이 드니 목가면으로 바꾸어 매년 개작해 쓰기로 논의된 사실이 있다. 양주산대탈은 오래전부터 바가지탈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탈은 놀이가 끝난 후 사직골 당집에 보관하고 해마다 개작해 썼고 당집이 없어진 뒤로는 연희자의 집에 보관해 왔다고 한다. ■ 파계승과 몰락한 양반 놀이는 길놀이로 시작되는데 서낭대와 탈들을 앞세우고 풍물을 울리며 마을을 돈다. 낮 동안은 주로 부유한 집들을 들러 춤과 덕담을 베풀어 흥취를 돋우다가 밤에 탈고사를 지내는 것이 상례이다. 놀이 전의 고사에는 푸짐한 제물이 올라야 하고 제주를 음복해 취기가 오르면 놀이가 시작된다. 양주별산대놀이는 산대도감 계통과 같은 내용으로 파계승, 몰락한 양반, 무당, 사당, 하인 및 늙은이와 젊은이가 등장해 현실을 폭로하고 풍자, 호색, 웃음과 탄식 등을 보여준다. 주제는 크게 나누어 파계승 놀이와 양반 놀이와 서민 생활상을 보여주는 놀이이다. 이처럼 양주별산대놀이는 당시의 특권 계급과 기존 도덕에 대한 비판정신을 연출하는 민중극이다. 그러나 각 놀이마다 주제에 약간의 차이는 있다. 남녀 삼각관계의 설정에서 봉산탈춤, 오광대, 꼭두각시놀음은 남녀의 갈등을 강조해 영감과 미얄 그리고 그 첩과의 관계를 다룬데 비해 양주별산대놀이에서는 남녀의 갈등보다 양반과 평민의 대립관계에 역점을 두고 있다. 양주별산대놀이는 모두 8과장 8경으로 돼 있으며 22명 내외의 출연진으로 연회되고 있다. 등장하는 인물은 소무 2명, 가먹중 5명, 소무 4명, 원먹중, 완보, 옴중, 말뚝이, 연잎, 눈끔적이, 왜장녀, 애사당, 노장, 신장수, 원숭이, 취발이, 해산모, 샌님, 포도부장, 쇠뜩이, 도련님, 서방님, 신할애비, 미얄할미, 도끼, 도끼누이, 아들, 손자, 증손자다. 그리고 양주별산대놀이의 탈에는 말을 하는 유언탈과 말을 하지 않는 무언탈(멍추탈)로 나뉘어져 있다. 유언탈은 원먹중, 가먹중, 옴중, 신주부, 완보, 말뚝이, 신장수, 취발이, 조련님, 샌님, 쇠뚝이, 신할애미, 도끼누이, 도끼아들이 있다. 무언탈(멍추탈)은 첫째상좌, 둘째상좌, 눈끔적이, 왜장녀, 애사당, 손자, 증손자, 원소무, 가소무, 원숭이, 노장, 해산모, 서방님, 포도부장, 미얄할미가 있다. ■ 춤사위와 장단에 풍자정신 담아 산대춤에는 거드름춤과 깨끼춤, 두 종류로 돼 있다. 거드름춤은 염불곡으로 추는 춤이고 깨끼춤은 타령조로 추는 춤이다. 거드름춤이란 멋을 마디 속에 집어넣은 춤이고, 깨끼춤이란 그 멋을 풀어내는 것이다. 양주별산대에서도 춤과 음악, 노래, 덕담, 가사가 주가 된다. 반주되는 악곡으로는 영산회상, 염불곡, 느린 굿거리, 자진 굿거리, 느린 허튼타령, 중 허튼타령, 자진 허튼타령이 있다. 장단으로는 염불, 허튼타령, 느린 굿거리, 자진 굿거리, 세마치, 7채 맞음 등이 있다. 노래로는 등장가, 백구타령, 조기잡이, 야할타령, 염불타령, 둥둥타령, 넋타령, 시조 등이 있다. 양주별산대놀이는 여전히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전통을 잇는 예인들의 긍지와 자부심도 유난히 강하다. 이러한 양주별산대놀이의 내용과 형식을 살펴보면서 드는 생각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이 산대놀이의 춤사위와 대사에 묻어있는 비판의식과 풍자정신이다. 200년 전 우리 선조들이 겪었던 고민과 오늘 우리가 겪고 있는 고민은 본질적으로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이경석(한국병학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