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준의 잇무비] '감쪽같은 그녀', 65살 차 두 배우의 케미

감독: 허인무 출연: 나문희, 김수안, 천우희 등 줄거리: 72세 꽃청춘 말순(나문희) 할매 앞에 듣도 보도 못한 손녀 공주(김수안)가 찾아오면서 시작되는 기막히고 수상한 동거를 그린 영화. 하루 아침에 가족이 된 이들의 이야기 영화 '과속스캔들' '형' '그것만이 내세상' 모두 생판 남으로 살던 이들이 하루아침에 가족이 되어버리면서 겪는 이야기를 담아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서로 다른 삶의 방식과 성격 차이로 겪는 갈등 속에서 진정한 가족으로 성장해가는 모습이 이들 영화의 핵심이다. '감쪽같은 그녀' 역시 이 영화들의 계보를 이어 만난 두 사람이 가족이 되어가며 벌어지는 따뜻하고 유쾌한 이야기를 담았다. '말순' 할매 앞에 다짜고짜 자신을 손녀라고 소개하는 '공주'가 찾아오면서 시작되는 기막히고 이야기는 늘 함께하지만, 그래서 서로에게 서툰 '가족'에 대한 소중함을 다시금 느끼게 한다. 65년이라는 시간을 뛰어넘은 케미 출연하는 작품마다 관객들을 웃기고 울리며 대한민국 대표 배우로 우뚝 선 나문희는 이번 작품에서 아들 자랑이 유일한 낙인 욕쟁이 할매 '오말순' 역으로 열연한다. 여기에 '부산행'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김수안이 할매 '말순' 앞에 나타나 자신을 다짜고짜 손녀라고 소개하는 12살 '공주'역을 맡아 호흡을 맞춘다. 두 사람은 각각 1941년과 2006년생으로, 65년이라는 긴 시간을 뛰어넘어 촬영 내내 친할머니, 친손녀 같은 케미로 현장을 훈훈하게 만들었으며, 서로에 대한 애정도 아낌없이 드러냈다는 후문. 나문희는 "김수안은 감정과 인내심을 고루 갖춘 훌륭한 배우다. 함께 하는 내내 고맙고 자랑스러웠다"라며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고, 김수안은 "나문희 선생님께서 연기에 몰입할 수 있도록 많이 도와주셨다. 선생님의 손을 만지는 것으로도 굉장히 마음이 따뜻해졌다"라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진한 감성을 더해줄 김민식의 '나의 사람아' 혼자 잘 살고 있지만 가슴 속 깊은 외로움을 가진 '말순'과 누군가의 따뜻함을 간절히 원했던 '공주'의 관계는 1976년 김민식이 부른 '나의 사람아'로 대변된다. 허인무 감독은 "'나의 사람아'는 낭만적이고 행복한 가사를 담고 있는 반면, 슬픈 음악에 많이 쓰이는 '단조'로 구성된 곡이다. 이런 아이러니가 묘한 울림을 준다고 생각했다. 특히 해가 없어도, 달이 없어도 살지만 당신 없이는 못 산다는 가사가 연인뿐만 아니라 '말순'과 '공주'의 관계를 표현하기에 적합한 곡이었다"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어린 동생 '진주'와 하나뿐인 할매 '말순'을 위해 나직하지만 맑은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는 '공주'의 장면은 감성적인 노랫말과 잔잔한 멜로디, 그 자체만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며 극의 몰입도를 더한다. 개봉: 12월 4일 장영준 기자

'배반의 장미', 자살까지 막은 그녀의 미모

영화 '배반의 장미'가 3일 오후 1시 30분부터 채널CGV에서 방영 중이다. '배반의 장미'는 슬픈 인생사를 뒤로하고 떠날 결심을 했지만 아직 하고픈 것도, 미련도 많은 세 남자와 한 여자의 아주 특별한 하루를 그린 코미디 작품으로, 배우 김인권, 정상훈, 김성철, 그리고 손담비가 출연한다. 영화는 한날한시에 세상을 떠나기 위해 만들어진 비밀 클럽의 '긴급 정모 공지'에 하나 둘 모여드는 멤버들의 모습으로 시작한다. 삶에 지쳐 클럽을 만든 장본인 '최후의 불꽃'(김인권), 한때 잘나갔지만 이제 한물 간 시나리오 작가인 '인생은 미완성'(정상훈), 대학 입시만 4년째 준비 중인 '행복은 성적순'(김성철)까지. 닉네임만으로도 짠내가 물씬 느껴지는 이 조합에 미스터리한 매력의 마지막 멤버, '배반의 장미'(손담비)가 합세하며 예측 불허한 하루가 펼쳐진다. 특히 '배반의 장미'에서는 입시 문제, 직장과 가정 등 세대를 초월한 사회 이슈를 4인 4색의 독특한 캐릭터와 유머코드로 녹여내 폭소를 자아내고 보는 이들의 공감까지 이끌어낸다. 20대부터 40대까지 각 세대를 아우르는 주인공들의 힘든 사연은 우열을 가릴 수 없을 정도이지만, 소소한 버킷리스트를 실천하며 삶과 죽음 사이에서 코믹한 밀당을 펼치는 모습은 모든 관객에게 유쾌한 웃음과 감동을 유발한다. 지난 2018년 개봉한 '배반의 장미'는 코믹을 전면에 내세우며 입소문을 노렸지만, 누적 관객 수 4만 11054명을 동원하는 데 그쳐 흥행에는 실패했다. 장영준 기자

'투모로우랜드', 흥미진진한 비하인드 스토리

영화 '투모로우랜드'가 2일 오후 2시 10분부터 OCN을 통해 방영 중이다. '투모로우랜드'는 천재들이 만든 미래 세계 '투모로우랜드'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SF 어드벤처다. 십대 소녀 케이시(브릿 로버트슨)가 우연히 투모로우랜드의 티켓인 '핀'을 줍고, 프랭크(조지 클루니)와 엮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의 흥미진진한 스토리는 각본가 데이먼 린들로프로부터 시작됐다. 평소 차원이 다른 평행 세계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우연히 디즈니 스튜디오의 캐비닛에서 발견된 '1952'라고 적힌 박스에 얽힌 이야기를 접하게 되었다. 당시 '1952' 박스 안에는 차원이 다른 평행 세계를 지칭하는 '투모로우랜드'에 대한 코멘트, 1964년 뉴욕 세계 박람회에 대한 흥미로운 청사진, 편지 등이 들어 있었다. 이 박스의 정체를 안 후, "만약 '투모로우랜드'가 디즈니랜드 내 테마파크 존에만 위치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세상 어딘가에 존재한다면?"이라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된 린들로프는 이를 토대로 본격적인 스토리를 구상하기 시작했다. 월트 디즈니, 디즈니랜드의 역사, 월트 디즈니와 1964년 뉴욕 세계 박람회의 연관성 등 다방면에 걸쳐 관련 정보 수집에 나섰고, 이후 제작자 제프 젠슨과 감독인 브래드 버드가 합류하면서 '투모로우랜드'의 각본을 완성하기에 이른다. 여기에 프랑스 파리의 에펠탑을 설계한 건축가 구스타브 에펠이 1889년 토마스 에디슨, 니콜라 테슬라, 쥘 베른과 함께 결성한 비밀 조직으로 알려진 '플러스 울트라'(PLUS ULTRA)에 대한 이야기까지 첨가되면서 '투모로우랜드'는 더욱 풍부한 상상력을 영화 곳곳에 녹여낼 수 있었다. 장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