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외신들은 ‘한류 열풍’이 문학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내다봤다. 1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AP는 한국인이 노벨상을 받은 것은 지난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평화상을 받은 이후로 두 번째라고 소개하며 한국의 들뜬 분위기를 전했다. AP는 “한국인들은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종일 놀라고 들뜬 분위기였다”며 “한강의 예기치 못한 수상은 한국의 자라나는 문화적 영향력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는 계기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수상 소식이 타전되자마자 일부 온라인 서점들은 몰려드는 트래픽에 다운되는 사태를 겪기도 했다”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는 한강의 수상을 자랑스러워하는 메시지로 도배됐고, 일부는 특유의 가부장제 문화 속에서 여성 작가가 이룬 쾌거를 부각했다”고 덧붙였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한국 서점가와 온라인 스토어에는 한강의 책을 구하기 위한 대기가 끝도 없이 밀려들었다”며 “교보문고 기준 상위 10개 베스트셀러 가운데 9개가 한강의 작품이며, 부커상을 받은 채식주의자가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특히 한강의 노벨상 수상을 시작으로 한국 문학이 세계 문학의 중심부에 진출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로이터 통신은 “풍부한 저변에도 불구하고 한국 문학은 그간 일본이나 중국 문학에 비해 상대적으로 널리 알려지지 않은 게 사실”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한강의 놀라운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K팝과 드라마 오징어 게임 등으로 상징되는 ‘K컬처’가 K문학으로 확대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AFP 통신 역시 ‘한류’ 전반을 조망했다. AFP는 “오스카에 이어 TV 드라마와 K팝 스타들이 세계 시장을 점령했고, 이제는 노벨문학상마저 가져갔다”면서 한국 문화가 글로벌 문화의 중심에 서기까지의 과정을 소개했다. AFP는 “한국 전쟁 이후 격동의 근대사를 거치며 한국의 고유한 문화적 토양이 마련됐다”며 “한강 역시 1980년 광주 학살 당시의 역사적 경험을 고유의 서정적 미학에 녹여냈다”고 전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한강은 한국에서 선구자라는 찬사를 받아 마땅하다”며 “한강의 글은 현재 한국에서 찬사를 받고 있기는 하지만 그렇게 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밝혔다.
“수상 소식을 알리는 연락을 처음 받고는 놀랐고, 전화를 끊고 나자 천천히 현실감과 감동이 느껴졌다. 수상자로 선정해주신 것에 감사드린다. 하루 동안 거대한 파도처럼 따뜻한 축하의 마음들이 전해져 온 것도 저를 놀라게 했다. 마음 깊이 감사드린다.” 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소설가 한강이 지난 11일 저녁 출판사들을 통해 짧게 밝힌 수상소감이다. 한강 작가는 이날 출판사 문학동네와 창비를 통해 이러한 내용을 문자메시지로 언론에 전했다. 한강은 노벨문학상 수상과 관련한 국내 기자회견은 하지 않기로 했다. 애초 한강의 작품들을 출간한 출판사 문학동네, 창비 등은 작가 측과 노벨상 기념 국내 합동 기자회견 개최를 조율해왔다. 하지만 작가가 극구 고사해 최종적으로 회견을 하지 않는다. 출판사들은 한강 작가의 자세한 소감은 12월 10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리는 노벨상 시상식에서 낭독되는 수락연설문을 통해 공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한강 작가의 아버지인 소설가 한승원씨는 이날 자신의 집필실인 전남 장흥군 해산토굴 앞 정자에서 기자들을 만나 “(딸이) 러시아, 우크라이나 또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전쟁이 치열해서 날마다 주검이 실려 나가는데 무슨 잔치를 하겠느냐면서 기자회견을 안 하기로 했다더라. 양해해달라”고 말한 바 있다.
환절기 감기 환자가 늘면서 ‘뇌수막염’ 감염에도 비상이 걸렸다. 뇌수막염의 초기 증상이 감기와 비슷해 오인하기 쉽기 때문이다. 뇌수막염은 치사율이 15%에 이르는 데다, 조기에 치료를 하지 않으면 사망 가능성도 있어 환절기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대다수 뇌수막염은 감염성으로 바이러스, 세균, 진균, 기생충 같은 미생물이 혈액을 통해 뇌척수액에 침입해 발생한다. 대체로 고열과 두통이 나타나며 심하면 혼수 상태, 경련 발작, 뇌염에 이를 수 있다. 원인에 따라서는 빠른 시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다만 적절한 치료를 받아도 생존자 5명 중 1명은 청력 손실, 사지 절단 등의 영구적인 후유증을 겪기도 한다. 특히 세균성 뇌수막염의 3대 원인 중 하나인 수막구균성 감염증은 주로 수막염과 패혈증을 일으키는 중증 질환이다. 비말 전파로 감염되기 때문에 군대, 기숙사 등 밀집된 공간에서 생활하거나 수막구균 질환 유행 지역인 국가를 여행할 때 감염 위험이 커진다. 뇌수막염의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뇌척수액 검사를 통해 원인 균, 바이러스를 확인할 수 있다. 뇌수막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손 씻기, 오염된 물 피하기 등 개인위생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1세 미만 영유아도 수막구균에 노출되거나 전파할 수 있고, 수막구균 질환을 일으키는 혈청군의 종류가 다양하기 때문에 백신을 미리 접종해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시아 여성 최초, 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의 작품들이 서점가를 장악했다. 노벨상 발표 후 반나절 만이다. 서점가에선 그동안 베스트셀러에 올랐던 자기계발서, 트렌드 분석 관련 책들이 후순위로 밀리고, 한강의 대표 소설인 ‘채식주의자’부터 ‘소년이 온다’, ‘작별하지 않는다’ 등이 모두 순위를 장식했다. 11일 교보문고에 따르면 실시간 베스트셀러 1~9위가 모두 한강 작품으로 채워졌다. ‘흰’, ‘희랍어 시간’, ‘서랍에 저녁을 넣어두었다’, ‘채식주의자 개정판’ 등 한강의 주요 작품들이 모두 순위에 올랐는데 예스24, 알라딘 등 서점 모두가 동일하다. 교보문고는 노벨상 수상 후 한강의 작품 판매량이 전일 대비 451배 증가했고, 예스24는 ‘작별하지 않는다’가 전일 대비 3천422배 증가한 데 이어 ‘소년이 온다’가 784배, ‘채식주의자’가 696배 폭증했다. 양대 서점가에서는 총 13만부의 책이 판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이처럼 빠른 속도로 책이 판매되는 사례는 한강의 맨부커상 수상작 ‘채식주의자’ 이후 처음이다”라며 “그때는 ‘채식주의자’에 그쳤지만, 지금은 한강 작품 전체로 판매가 확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일부 서점에서는 문을 열기 전부터 한강의 작품을 구매하기 위한 ‘오픈 런’ 행렬이 이어지는 진풍경이 벌어졌고, 오전 10시가 되자 한강의 작품을 판매하는 매대가 텅 비는 서점도 나왔다. 온라인 서점에서는 책의 물량이 없어 대부분 예약판매로 진행하고 있어 다음주 말께나 돼야 배송받을 수 있는 상태다. 이 같이 책을 구하지 못하는 이들이 생기면서 구매행렬이 중고거래 사이트로 향하고 있다. ‘중고나라’에서는 한강의 책들을 사려는 이들과 팔려는 이들의 게시물이 쏟아지며 높은 가격대에 책이 팔리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당근마켓’에서도 한강의 작품이 올라오자마자 예약되는 상황이다. 서점들이 출판사에 증쇄를 요청하는 등 물량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한편, ‘노벨문학상’ 특수 속에 각 서점이 한강 노벨상 수상 관련 특별코너를 만들어 홍보하고 나섰다. 교보문고는 ‘한강 작가 노벨문학상 수상!’ 코너를 마련해 그의 전작들을 소개하고 있고, 예스24도 ‘한강, 2024 노벨문학상 수상’ 코너를 통해 작가의 이전 인터뷰 내용과 노벨문학상 선정 심사평 등을 소개했다. 오는 18일 예스24의 서울 NC강서점, 목동점, 청주 NC점, 반월당점, 부산 수영점 등에서는 한강의 노벨문학상 축하 매대를 특별 설치할 예정이다.
소설가 한강이 한국 작가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가운데 경기도교육청이 한 작가의 수상작 ‘채식주의자’를 청소년 유해 교육 도서로 지정, 폐기를 지시했다는 논란에 “사실이 아니다”라고 진화에 나섰다. 11일 도교육청은 입장을 내고 “특정 도서를 유해 도서로 지정해 폐기를 지시한 적이 없다”며 “도서 관리는 각 학교에서 학부모가 포함된 학교도서관운영위원회 판단으로 관리되고 있으며 도교육청은 이를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교육청은 앞서 한 작가의 소설 ‘채식주의자’를 청소년 유해 교육 도서 목록에 포함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며 논란을 겪은 바 있다. 도교육청에 따르면 보수 성향 학부모 단체는 지난해 학생들에게 유해하다고 주장한 책을 지목하면서 일부 학교 도서관에 비치돼 있다는 민원을 지속 제기했다. 이에 교육청은 같은 해 9∼11월 각 교육지원청에 청소년 유해 매체물 심의 기준이 담긴 공문을 전달하면서 각급 학교가 도서관운영위원회를 열어 유해 도서를 정하도록 했다. 다만, 공문에 보수성향 학부모 단체의 주장이 담긴 보도를 첨부했고 일부 학교는 유해 도서를 정할 때 참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교육청은 “지난해 11월 학생들의 올바른 가치관 형성을 위해 부적절하다고 판단되는 내용이 포함된 도서에 대해서는 학교도서관운영위 협의에 따라 적합한 조처를 하도록 요청한 바 있다”며 “이 과정에서 여러 의견이 담긴 관련 기사 링크를 참고용으로 제공했다”고 말했다. 그 결과 약 2천400개교가 총 2천517건을 청소년 유해 성교육 도서로 판단, 폐기했다. 다만, 한 작가의 소설 ‘채식주의자’는 1개 학교에서 2권을 폐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도교육청이 특정 도서를 유해 도서로 지정해 폐기했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재차 강조하며 “도교육청은 앞으로도 각급 학교가 교육적 목적에 따라 도서 관리를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내는 강렬한 시적 산문을 성취한 한국 작가 한강에게 수여한다. 작가 한강은 자신의 작품에서 역사적 트라우마와 보이지 않는 규칙에 직면하면서, 각 작품에서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낸다. 작가 한강은 육체와 영혼, 살아있는 자와 죽은 자 사이의 연결에 대한 독특한 인식을 가지고 있으며 시적이고 실험적인 문체로 현대 산문의 혁신가가 되었다.” 스웨덴 한림원은 10일(현지시간) 한국 작가 한강을 2024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발표하며 밝힌 핵심 사유다. 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54)은 수상자 발표 후 노벨상 측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매우 놀랍고 영광스럽다. 그저 감사하다”고 거듭 말했다. 인터뷰에서 한강은 한국인 최초로 문학상을 받게 된 데 대해 "어릴 때부터 책과 함께 자랐고 한국 문학과 함께 성장했다고 할 수 있다"며 "한국 문학 독자들과 동료 작가들에게 좋은 소식이 됐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가장 큰 영감을 받은 작가가 누구냐는 질문에는 "내가 어릴 때 옛 작가들은 집단적인 존재였다"면서 "그들은 인생의 의미를 탐색하고, 때로는 길을 잃고, 때로는 단호하다. 그들의 모든 노력과 힘이 내 영감이 됐다"고 했다. ▮“저절로 주어진 게 아닌 삶…가구 대신 책으로 둘러싸인 집” 한국 최초, 아시아 첫 여성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한강에게 문학의 길은 필연과 같았다. 소설가 한강은 1970년 11월 광주의 변두리, 기찻길 옆 셋집에서 태어났다. ‘몽고반점’으로 2005년 이상문학상을 받았을 때 쓴 ‘문학적 자서전’ 등을 보면 한강을 임신 중이던 어머니는 장티푸스에 걸려 끼니마다 약을 한 움큼씩 먹었고, 한강은 세상 빛을 보지 못할 뻔했다. 한강은 이를 두고 “나에게 삶이란 저절로 주어진 것이 아니었다. 이 세계는 아슬아슬한 신기루처럼, 혹은 얇은 막처럼, 캄캄한 어둠 속에서 떠오른 하나의 가능성일 뿐”이라고 밝혔다. 한강은 어릴 적부터 가구 대신 책으로 채워진 집에서 자랐다. 한강의 아버지 한승원은 1939년 전남 장흥 태생으로 1968년 등단해 장편소설 ‘아제아제바라아제’ ‘초의’ ‘달개미꽃 엄마’ 시집 ‘열애일기’ 등을 펴냈다. 한강의 부친 한승원씨는 과거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어릴 때부터 책을 읽고 어두운 방에서 몽상하는 것을 좋아했다. 고등학교 때 영어를 잘해서 영문과에 가라고 했는데, 굳이 소설을 쓰겠다며 국문과를 선택하더니 연세대 국문과에 수석 합격했다”고 말했다. 한강은 2005년 이상문학상, 2010년 동리·목월문학상, 2015년 황순원문학상 등을 받았는데, 아버지도 1988년 ‘해변의 길손’으로 이상문학상을 받았다. 덕분에 ‘이상문학상 부녀(父女) 수상’ 기록도 갖고 있다. ▮보편적인 죽음과 폭력, 서정적 문체로… 한강의 작품세계는 죽음과 폭력 등 보편적인 인간 문제를 시적이고 서정적인 문체로 풀어내는 독창성으로 압축된다. 국제적으로 처음 큰 반향을 일으킨 소설 ‘채식주의자’는 주인공 영혜가 음식 섭취의 규범에 복종하기를 거부했을 때 벌어지는 폭력적인 결과를 그려냈다. 맨부커상 선정위원회는 당시 “불안하고 난감하면서도 아름다운 작품”이라며 “현대 한국에 관한 소설이자 수치와 욕망, 그리고 타인을 이해하고자 하는, 갇힌 한 육체가 다른 갇힌 육체를 이해하려는 우리 모두의 불안정한 시도들에 관한 소설”이라고 수상 사유를 밝혔다. 1980년 광주 5·18을 다룬 장편 ‘소년이 온다’와 제주 4·3을 형상화한 ‘작별하지 않는다’는 한국 현대사의 굵직한 상흔이 개인에게 파고든 이야기로 그려냈다. 두 책은 “인간은 무엇인가. 인간이 무엇이지 않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소년이 온다 중)를 끝없이 물으며 “이 다음이 없을 수도 있다”(작별하지 않는다 중)란 절실함으로 작가가 펴낸 책이기도 하다. 특히 한강에게 광주는 특별하다. 생태적 고향인 동시에 정신적 고향이기도 하다. 그의 소설의 원류는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강은 초기작부터 지금까지 일관되게 인간의 폭력성과 그에 따른 상처와 사랑, 삶의 비극에 천착해왔다. 이 같은 작품세계가 형성된 계기가 광주민주화운동이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1980년 5월 광주민주화운동이 인생을 바꿔 놓았다”고 밝힌 바 있다. 한강은 서울로 이사한 뒤 부친으로부터 1980년 5월 광주에서 학살된 이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첩을 접하게 된다. 그는 “열세 살 때 본 그 사진첩은 내가 인간에 대해 근원적인 질문을 하게 된 비밀스러운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때부터 간직해 온 인간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세 번째 장편 ‘채식주의자’부터 탐구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대표작 ‘소년이 온다’는 광주민주화운동이 직접적인 배경으로 등장한다. 15세 소년 동호의 죽음을 중심으로 당시 광주에서 숨죽이며 고통받았던 인물들의 숨겨진 이야기가 하나씩 펼쳐지고 그들의 아픔을 함께 어루만진다. 그의 수상 경력을 보면 천천히, 하지만 끝없이 치열하게 자신의 세계를 펼쳐내며 대중과 소통하는 작가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한국소설문학상(1991)을 시작으로 문화관광부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2000), 이상문학상 대상(2005), 황순원문학상(2005), 맨부커 국제상(2016), 말라파르테문학상(2017), 김유정문학상(2018), 산클레멘테문학상(2019), 대산문학상(2022), 메디치외국문학상(2023), 그리고 2024년 노벨문학상에 이른다. ▮문학 변방에서…“천천히, 계속 더 쓸 것이다.” ‘노벨문학상 수상’은 한국인 모두가 오래도록 염원한 일이기도 했다. 한국 작가들은 2000년대 중반부터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기 시작했다. 가장 많이 거론되고 수상자로 점쳐졌던 인물은 고은 시인이다. 도박사이트에서도 유력한 수상자로 점쳐졌던 고은 시인의 자택엔 노벨문학상 발표 날이면 기자들이 몰려가 있곤 했다. 언론의 관심만큼 국민적 관심과 기대가 컸다. 노벨문학상에 다른 작가가 호명되고 나서야 기자들은 자택 앞에서 물러났다. 한국 문화가 세계적인 위상을 떨침에도 왜 노벨문학상은 쓴잔을 들이키는지 등에 대한 아쉬운 여론이 뒤따르곤 했다. 황석영 작가 역시 ‘철도원 삼대’(2020)로 노벨문학상 수상의 기대감을 키웠다. 한반도 백 년의 역사를 관통하며 여러 세대에 걸친 이야기를 담아낸 작품은 강력한 서사의 힘으로 노벨문학상 수상의 가능성이 제기됐다. 한강의 수상은 선배 문학가들에 비해 주목도가 떨어진 상황에서 수상한 들려온 낭보로 언어의 한계로 노벨상과 세계 변방에 불과했던 한국문학이 세계문학 주류로 당당히 편입될 계기가 됐다는 평이다.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에도 그의 문학 세계를 천천히 함께 사유하고 기대해도 좋을 듯 하다. 한강의 공식 누리집에 적힌 작가의 한 마디다. “천천히, 계속 더 쓸 것이다.”
가을을 충분히 만끽할 수 있는 농로길. 유치원생들의 발길이 발랄하다. 벼가 노랗게 익어가듯 아이들의 꿈도 여물어 간다. 참 좋은 계절이다. 홍채원 사진작가
한국 문학이 드디어 노벨문학상을 품게 됐다. 소설가 한강이 한국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스웨덴 한림원은 10일(한국시간) 2024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한국 작가 한강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스웨덴 한림원은 선정 이유로 “역사의 트라우마에 맞서는 동시에 인간 생의 연약함을 드러내는 시적인 산문”을 꼽았다. 한강은 한국문단의 거장, 한승원의 딸로 1970년 전남 광주시 중흥동에서 태어났다. 연세대에서 국문학을 전공한 뒤 1993년 계간 문학과 사회에 시를 발표하고, 이듬해 서울신문 신춘문예 소설 부문에 단편소설 ‘붉은 닻’이 당선돼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장편소설 ‘검은 사슴’ ‘그대의 차가운 손’ ‘채식주의자’ ‘바람이 분다, 가라’ ‘희랍어 시간’ ‘소년이 온다’ ‘작별하지 않는다’ 등을 펴냈고 단편소설은 ‘여수의 사랑’, ‘내 여자의 열매’, ‘노랑무늬영원’ 등이 있다. 2016년 소설 ‘채식주의자’ 가 국제 3대 문학상 중 하나인 맨부커상을 수상하며 단숨에 세계적인 문학가로 주목받았다. 소설 ‘채식주의자’는 해외 40개국에 판권이 팔렸고, ‘소년이 온다’, ‘흰’ 등 다양한 작품들이 세계 각국의 언어로 번역돼 판매됐다. 이후 2023년 ‘작별하지 않는다’ 로 프랑스 메디치상 등을 받았다. 올해 초에는 프랑스 에밀 기메 아시아문학상을 수상했다. 한강은 특히 글을 통해 80년대 광주와 제주 4.3 항쟁 등 한국사의 굵직한 상흔 속에서 인간의 본질과 고통, 상실 속에서 인간 존재에 대한 본연적 질문 등을 끝없이 이어왔다. 한편 한국인이 노벨상을 수상한 것은 지난 2000년 평화상을 탄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다. 수상자에게는 상금 1천100만 크로나(약 13억4천만원)와 메달, 증서가 수여된다. 이날 문학상에 이어 11일에는 평화상, 14일엔 경제학상 수상자가 발표될 예정이다. 노벨상 시상식은 12월 10일 스웨덴 스톡홀름(생리의학·물리·화학·문학·경제상)과 노르웨이 오슬로(평화상)에서 열린다.
A는 건설업을 운영하는 개인사업자로, 부가가치율 30%의 적용을 받는 간이과세자이기도 하다. A는 지난 2021년 12월 B로부터 인테리어 공사를 도급받는 계약을 체결하면서 별도로 공사대금을 5천만원으로 하는 견적서를 교부했다. 해당 견적서 하단에는 ‘VAT 별도’라는 문구가 기재돼 있었는데 그렇다면 A는 B에게 자신이 내야 할 부가세를 청구할 수 있을까. 또 B가 부담해야 할 부가세 상당액은 어떠한 기준에 따라야 할까. 부가가치세법(이하 ‘부가세법’) 제31조는 “사업자가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하는 때에는 공급받는 자로부터 부가세를 징수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즉, 납세의무자는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받는 자가 아니라 사업자이며 다만 사업자가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받는 자로부터 부가가치세에 상응하는 금액을 징수해 납부하는 것이다. 다만 사업자는 공급받는 자를 상대로 부가세법 제31조에 근거해 부가세를 청구할 수는 없으며, 거래 당사자 사이에 부가세를 부담하기로 하는 약정이 있다면 그 약정에 기해 부가세 상당액을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1999.11.12. 선고 99다33984 판결 참조). 통상의 부가가치세는 부가세법 제30조에 따라 10퍼센트로 한다. 따라서 ‘VAT 별도’ 또는 ‘부가가치세 별도’의 약정이 있는 경우 재화 또는 서비스를 공급받는 사람은 공급자에게 공급가액의 10%를 부가세 명목으로 더 지급하는 내용으로 해석하는 것이 현재의 실무다. 그러나 위 사안과 같이 사업자가 간이과세자인 경우 공급받는 자가 부담해야 하는 부가가치세의 계산과 관련해 문제가 발생한다. A가 영위하는 건설업의 부가가치율은 30%인데, 이 경우 A가 납세해야 하는 납부세액은 공급대가(부가세 포함)에 부가가치율(30%)을 곱하고 다시 10%를 곱한 금액이기 때문이다. 이에 관해 최근 대법원(2024년 3월 12일 선고 2023다290485 판결)은 ‘부가가치세 별도’의 약정이 체결되면 사업자가 공급을 받는 자에게 청구할 수 있는 구체적인 부가가치세 상당액은 약정이나 거래 관행에 따라 계산한 금액을 의미한다. 다만 다른 약정이나 거래 관행이 존재하지 않을 때는 부가가치세 법령에 따라 계산한 금액을 의미하며 간이과세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VAT 별도’의 특약을 맺은 간이과세자인 사업자는 (계산에 적용되는 약정이나 거래 관행이 따로 존재하지 않는 이상) 공급을 받는 자에게 간이과세자의 납부세액 상당액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위 사안의 B는 A에게 5천만원의 10%인 500만원을 포함한 5천500만원이 아니라 간이과세자인 A가 납부해야 하는 실제 부가세 상당액 약 154만원을 포함한 약 5천154만원을 지급해야 하는 것이다[B가 A에게 지급하는 부가세 약 154만 원은 A가 납부하는 부가가치세()와 B가 부가가치세를 포함해 A에게 지급하는 공급대가(5천만원+)에 30% 및 10% 곱해 계산한 금액을 일치시켰을 때 구해지는 값()이다].
의왕시는 지역 예술인들의 협업 공연인 ‘희희낙락! 한마당’을 12일 왕림이팝아트홀에서 개최한다. 희희낙락! 한마당은 ‘예술이 팝팝데이’ 시즌2의 지역예술인들이 함께하는 세 번째 기획 공연이다. 기쁘고 즐거운 공연을 만들어 보자는 취지로 지역 내 예술인들이 소통하고 협업해 준비했다. 지역을 대표하는 의왕시 노래강사가수협회와 한국전통민요협회 의왕시지부, 국가문형유산 가야금 산조 및 병창 이수자인 지유정 국악가 등이 참여한다. 공연은 지역 가수들이 선보이는 대중적인 노래와 한국 전통민요, 창작 국악 ‘꽃보시오(꽃타령), 둥둥(춘향가)’ 등으로 구성해 국악을 쉽게 이해하며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즐거운 무대로 선보인다. 전석 무료이며 입장권은 당일 오후 1시30분부터 배부한다. 자세한 사항은 왕림이팝아트홀로 문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