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NECT BTS부터 베니스비엔날레까지”…이대형 에이치존 대표 [문화인]

때로 백 마디 말보다 3분 남짓한 노래 하나가 전쟁을 멈추고, 평화를 불러오기도 한다. 지금의 전 세계는 갈수록 ‘다양성’은 사라지고, ‘연대’의 가치는 희미해져 가고 있다. 예술을 통해 우리는 연결돼 있음을 이야기하는 이가 있다. 이대형 에이치존 대표 겸 큐레이터(51)는 “전 세계가 처한 공통의 위기는 연대하고, 집단지성을 발휘할 때 비로소 해결될 수 있다”며 “여기에는 시대와 국경을 넘어 다양한 사람과 생각을 연결 짓는 문화예술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이 존재한다”고 강조한다. ■ 거리의 언어 케이팝에 세계 연결… “예술, 시대와 국경 뛰어넘어 사람과 생각 연결하고 공감 능력 일깨워” 몇 년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글로벌 프로젝트가 진행됐다. ‘아시안 헤이트(아시아인 혐오)’를 비롯해 ‘혐오’와 ‘증오’의 물결이 지배했던 2020년, 글로벌 전시 프로젝트 ‘CONNECT BTS’는 사라져가는 연대의 가치를 회복하자는 메시지가 담겨있었다. ‘CONNECT BTS’는 뉴욕, 런던, 베를린, 부에노스아이레스, 서울 등 세계 5개 도시를 연결해 BTS(방탄소년단)의 음악이 추구하는 철학적인 메시지를 재해석하고, 전 세계 예술가들이 이를 현대예술 작품으로 승화시켜 세상에 알리는 프로젝트이다. 대중 언어와 순수예술의 전무후무한 만남에 뉴욕타임즈, 가디언지, BBC 등 해외 언론의 반응 또한 뜨거웠다. 당시 BTS는 ‘거리의 언어’로 치유와 연대, 자기 긍정과 소통, 다양성, 변두리의 작은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전 세계 다양한 계층과 언어, 종교를 뛰어넘어 그들의 음악을 듣는 수많은 이들을 하나로 연결했다. 여기에 세계적인 조각가 안토니 곰리, 설치미술가 토마스 사라세노 등 22인의 저명한 각국의 작가와 큐레이터가 뜻을 모았다. 음악에 담긴 다양성과 낯설고 멀게만 느껴지는 고전 철학, 인문학에 녹여낸 ‘연대’의 가치는 국내외 예술가들에 의해 재탄생하며 미국, 영국, 독일, 아르헨티나, 한국에서 전시가 이어졌다. 해당 프로젝트를 총괄했던 이대형 대표는 이를 통해 예술이 가진 선한 영향력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베를린에서 열린 전시에서는 한 흑인 소녀가 미술관 관장에게 감사하다며 꽃다발을 들고 왔다고 합니다. 아프리카의 전통 음악과 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줘 감사하다는 것이었죠. 그런가 하면 영국에선 한 소녀가 수첩을 들고, BTS의 이야기를 하나라도 놓칠세라 꼼꼼하게 메모하고 공부하는 것을 보며 인종도, 교육 환경도, 언어도 다 다르지만, 이들이 친숙한 일상의 언어를 바탕으로 하나 되며 다양성의 철학을 흡수하는 것을 지켜볼 수 있었습니다.” 2025년 현재에도 혐오의 물결은 여전하다. 오히려 더욱 강화됐다. 그가 추구하는 인류애적 가치가 더욱 강조되는 이유다. 이처럼 이대형 대표는 큐레이터로서 시대에 필요한 메시지와 가치를 던지는 일을 한다. ■ 2017 베니스비엔날레서 현지 문화 보호하는 기부 펼쳐… “문화예술은 공동의 것” 이 대표는 큐레이토리얼 회사인 에이치존을 이끌어가고 있다. 그는 자신의 회사에 대해 “예술이 실제의 삶과는 거리가 있기에 그 간극을 메워가며 지금의 시대 혹은 작가, 미술계, 기업, 정부 등에 ‘마땅히 있어야 하는데 없는 것이 무엇인지’, ‘결핍돼 있지만 추구해야 하는 것은 무엇인지’ 바로 그 부족한 부분을 찾아내 제시하는 일을 한다”고 설명한다. 큐레이토리얼이란 단순한 작품 배열이 아닌, 문화예술을 통한 특정한 메시지나 문제의식 혹은 철학의 실천 또는 이를 담아낸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구성하는 방식을 일컫는다. 이 대표가 예술이 가진 선한 영향력으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프로젝트를 이끌 수 있게 된 배경엔 미술계의 올림픽이라 불리는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예술감독 시절의 경험이 큰 영향을 미쳤다. “한국관의 예술감독이 되는 것은 올림픽의 국가대표 감독이 되는 것과 같습니다. 2017년 제57회 베니스비엔날레 예술감독으로 참여하며 그곳에서 금메달을 따야 한다는 사회적인 기대치와 스스로의 욕심도 많았습니다. 그런데 베니스에 도착해 다양한 문화재를 보니 모든 것을 잊고 그저 감동하게 됐습니다.” 그는 그곳에서 전시를 기획하고 ‘예술’을 한다는 것은 누군가를 이기려 하는 게 아닌,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 선한 영향력으로 좋은 세상을 만드는 것이 본질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결국 그러한 진정성은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미국 5개 국가가 뽑은 베스트 전시라는 좋은 결과도 가져왔다. “비엔날레에서 한 가지 실험을 했습니다. 전시를 통해 사람들의 행동을 바꿔보자는 것이었죠.” 당시 그는 한국관의 신문을 만들어 판매하고, “당신의 자본으로 인류애적 가치를 실현한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다양한 나라의 관람객들에게 받은 돈을 바탕으로 베니스의 물 자원에 관한 환경보호 단체에 기부하게 된다. “베니스 당국과 환경단체 등에서 ‘왜 그런 행동을 했냐’고 물었습니다. 반대로 당신들이 한국의 경복궁에 오면 똑같은 경건함을 느꼈을 것이라고 대답했습니다. 문화와 예술은 모든 인류가 감상할 수 있는 공동의 자산이고, 이를 지키는 것 역시 공동의 몫이라는 것이었죠.” 동양의 케이팝을 바탕으로 전 세계에서 글로벌 전시를 이끄는 데 색안경을 끼던 현지인들과 해외 언론을 감탄하게 만든 것도, 미술을 주인공으로 한 올림픽에서 ‘경쟁’을 펼치러 온 타국의 예술감독을 추켜세운 것도 결국 그가 추구하고자 한 따뜻한 메시지의 진정성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그는 6년 넘게 현대자동차의 아트디렉터로 활동하며 세계적인 미술관 영국 런던의 테이트 모던과의 파트너십을 이끌기도 했으며, 지난해에는 2024 파리 올림픽을 맞이해 현지에서 열린 한국 미디어아트 전시 '디코딩 코리아'를 기획했다. ■ 국내 미술계 “협업 통해 시너지 효과 발휘할 수 있어”…“오리지널 매력 담긴 ‘독창성’ 추구해야” 세계 곳곳의 미술관, 기업, 아티스트, 국가 등 굵직한 글로벌 프로젝트를 이끌어 온 이 대표이지만 그는 자신이 나고 자란 땅 한국과 경기도를 비롯한 국내 미술계의 발전에 대한 애정을 아끼지 않았다. 지난달 말에 그는 수원시립미술관에서 열린 전시 연계 인문학 강좌에 참여해 수원 지역의 작가와 관객들에게 ‘AI와 현대미술’을 주제로 기술 발전의 흐름 속에 인간과 예술, 미술관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그는 경기도와 수원에 대해 수준급의 전시 인력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1년에 한 번 정도는 도내 미술관의 인력 네트워크를 총동원해서 도나 시를 위한 공공의 프로그램이 마련되기를 제안합니다. 공공 미술이 될 수도, 페스티벌이 될 수도 있고 형태는 다양할 것입니다. 중요한 건 지역에서만 할 수 있는 오리지널리티(독창성)를 만드는 것입니다.” 시대의 맥락 속에 더 깊은 울림을 주는 방향을 이끌어가자는 이야기다. ■ “큐레이터, 시대가 추구해야 할 가치 던지는 역할”… “위태로울지라도 경계선에 서, 안과 밖 들여다봐야” 그에게 큐레이터의 역할에 관해 묻자, ‘생각의 지도를 확장하는 이’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오래전 사람들은 지구가 둥글다는 것을 몰랐을 때 바다 너머는 낭떠러지가 아닐까라고 착각했습니다. 그 너머에 무언가 있다는 것을 몰랐던 것이죠. 예술은 사람들의 사고를 확장하는 역할을 하고, 그것을 일러주는 것이 큐레이터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유연한 사고를 유지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그는 어린 시절 할아버지가 들려준 나이테에 관한 비유를 들려줬다. “해가 갈수록 나무의 나이테가 하나둘 넓어지는 것처럼 생각이라는 것도 나이 듦에 따라 머릿속에 하나씩 나이테처럼 자라나게 됩니다. 할아버지께서는 ‘지금의 네가 어디에 서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나무의 안쪽 가운데는 딱딱하지만, 나무의 경계선, 외곽은 계속 성장해야 하니 무르고 부드럽습니다. 할아버지는 제게 나무의 가운데 서 있을 것인지, 경계선에 서 있을지를 물었습니다.” 나무의 안쪽 한가운데 서 있으면 사람들은 안전하고 보호받는다는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더 자라날 수는 없고, 그곳에서 바라보는 세상은 너머를 그려볼 수 없다. 반면 경계선은 위태롭지만, 끊임없이 자라나며 안과 밖 세상을 동시에 살펴볼 수 있다. “당신의 생각이 경계선에 설 수 있어야 세상 중심의 서는 것입니다. 생각의 지도, 지평선의 가운데가 아닌 경계선에서 그 너머를 바라보기를 바랍니다.”

[건강칼럼] 봄철 황사와 미세먼지에 대한 건강관리

침묵의 살인자라고 불리는 황사와 미세먼지의 차이는 무엇일까. 황사는 강한 바람에 의한 흙먼지 또는 모래가 이동하면서 땅에 떨어지는 자연 현상이고 주로 봄철에 몽골과 중국, 일본 등에 있는 먼지로 인해 생긴다. 먼지보다는 입자가 큰 모래가 많이 섞여 있는데 주로 알칼리성으로 산성비의 원인이 되고 바이러스 세균, 기생충, 발암물질 등이 포함돼 있어 호흡기와 피부 건강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 환경오염으로 인한 지구온난화와 사막화가 주 원인으로 꼽힌다. 미세먼지는 자연에서 발생하기보다는 자동차 배기가스, 공장의 화석연료 및 가정의 음식이나 난방 등에 의해 발생한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1급 발암물질이라고 지정할 정도로 중금속과 화학물질 등이 내포돼 있다. 비염이나 기관지 천식, 아토피 등 피부질환을 일으키고 임산부는 저체중아 및 사산의 위험이 높다. 혈관 속에 침투해 뇌에까지 염증을 발생시킬 수 있다는 연구도 있다. 황사와 미세먼지에 노출되면 호흡기는 물론이고 피부·정신·심혈관질환까지 이어질 수 있다. 잦은 기침으로 복압을 증가시켜 척추에 영향을 준다. 황사나 미세먼지를 피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긴 소매의 상의나 긴 바지를 입고 KF80 이상의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한다. 외출 후에는 충분히 깨끗하게 씻고 눈까지 꼭 씻어야 한다. 이러한 날엔 과일과 야채를 충분히 섭취해 비타민B, C와 엽산이 항산화 작용을 하도록 하는 게 좋다. 특히 도라지는 폐의 염증을 줄이면서 통증을 조절하는 기능이 있어 호흡기에 도움을 준다. 우리 선조들은 겨울이나 봄철에 배의 속을 파낸 후 꿀과 도라지를 넣어 중탕해 도라지청을 만들었는데 호흡기를 좋게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한다. 봄철에 나오는 쑥으로 차로 만들어 마시면 천식이나 폐질환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마른 기침을 멈추는 데 좋은 대추차, 천식에 도움을 주는 오미자 등도 도움을 준다. 허준도 은인에게 선물하고 조선시대 최고의 장수왕 영조도 자주 먹었다는 경옥고(瓊玉膏)는 갱년기, 피로 회복, 노화 방지 및 면역력 개선 등에 응용하는 명약으로 면역력이나 봄철 건강에 좋은 약이라 할 수 있다. 환경오염으로 인해 자연적 혹은 인위적으로 생기는 황사와 미세먼지는 우리 몸에 나쁜 영향을 끼친다. 개인의 노력으로 피하고 관리할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 예방하는 것은 사회적인 구성원의 협조와 사회적인 노력 역시 뒤따라야 한다.

두나무 아트큐브, 김재홍 특별 초대전 ‘FLOWER AND CANDIES’

화려한 색감이 압도하는 캔디와 꽃들 속 화면을 분할하는 중앙엔 앙상한 몸이 누워있다. 꽃들은 미국의 장미, 중국의 모란, 러시아 캐모마일, 영국 장미, 프랑스 아이리스, 인도 연꽃, 이스라엘 아네모네, 북한 함박꽃, 파키스탄 수선화. 9개국의 나라꽃들이다. 이 아홉 나라는 모두 ‘핵무기 보유국’ 이란 공통점이 있다. 작가는 “이 나라들 중에는 핵보유국의 힘을 바탕으로 타자를 위협하는 폭력적인 이들이 있다”며 “그들도 나름 아름다운 나라꽃을 갖고 있다. 그 꽃들이 의미하는 사랑과 평화를 그들도 알 것”이라고 말한다. 22일 두나무 아트큐브에서 개막하는 김재홍 작가 특별 초대전 ‘FLOWER AND CANDIES’에선 아름답게 보이는 현실 속 내재된 공포와 탐욕을 작가의 예리한 시선으로 마주할 수 있다. 의정부 출신의 김재홍 작가는 80년대 민주화 과정을 통해 인간 실존의 불안을 체험했다. ‘격변의 시기에 현실에 참여하지도, 피하지도 못한 채 구석진 작업실에서 생소하고 공포스러운 모습들을 끄적거렸을 뿐’이라는 작가의 작품은 은유적이다. 또한 자신이 몸소 충격을 흡수하고 소화한 언어를 사용한다. 강대국 간의 복잡하게 얽힌 이해관계 속 위험한 줄타기가 이어지고 있는 현재, 현대 인류사에 가장 위험하고 경계해야 하는 것들에 작가는 작고, 아름답고, 달콤한 것으로 경고를 보낸다. 그 도구는 꽃이다. 꽃과 핵과 대비시켜 전쟁과 폭력을 고발한다. 화려하고 매혹적인 꽃의 이미지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핵이 폭발하는 순간으로 이어진다. 꽃이 핵으로 치환되는 순간, 관람객의 당혹감은 증폭된다. 이 지점에서 인간의 탐욕과 폭력성에 노출된 ‘몸’은 바로 우리 자신이다. 민중미술가로 활동하고 자연과 인간을 주제로 한 그림책을 그려내며 에스파스 앙팡 도서상, 프랑스의 아동문학상인 앵코륍티블 상(Le Prix des Incorruptibles), BIB 어린이 심사위원상 등을 수상한 작가는 “아름다운 꽃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지구에서 전쟁과 폭력이 사라지기를 간절히 바란다. 아이들의 미래엔 아름답고 평화로운 세상이펼쳐지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전시는 4월 30일까지.

양주시립 미술창작스튜디오 제10기 입주작가 5인 최종 선정

양주시립 미술창작스튜디오 제10기 입주작가 5인이 최종 선정됐다. 이번에 선정된 작가는 김민지(설치), 범진용(회화), 신용재(회화), 전가빈(조각), 홍수현(회화) 등 5명이다. 지난해 입주한 제9기 작가 5명(김도희, 박경종, 서인혜, 정기훈, 최형준)과 함께 창작활동을 이어가게 된다. 이번 입주작가 공모에는 전국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예술가 100여 명이 지원했으며 이들은 오는 30일까지 입주를 완료할 예정이다. 양주시립 미술창작스튜디오는 앞서 지난 2014년부터 작업공간이 필요한 예술가들에게 창작 공간을 제공해 왔다. 또한 지역 주민과 연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예술가와 시민이 소통하는 복합 창작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현재까지 1기부터 9기까지 총 65명의 작가가 이곳을 거쳐 갔다. 입주 작가들은 3월부터 입주작가 소개 체크인전을 시작으로 오픈 스튜디오, 릴레이 개인전, 단체전, 기관 아동 연계 프로그램 등 시민과 함께하는 다양한 예술 활동을 통해 작가들의 창작활동을 활성화 하고, 시민과의 예술적 교류를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이계영 양주시립미술관장은 “지역 예술인들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스튜디오의 문화예술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더욱 확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지역신문 발전 포럼’ 출범…"지역신문 활성화 지원 모색해 위기 극복"

한국언론진흥재단은 20일 서울 정동 미디어교육원에서 ‘지역신문 발전 포럼’을 개최하고 지역신문의 미래와 지원을 위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지역신문발전위원회 및 언론학계, 지역신문 언론인들이 함께하는 지역신문 발전 포럼은 변화하는 디지털 미디어 환경에 부합하는 지역신문 지원 모델을 재정립하고, 지역신문에 대한 종합적 검토를 통해 지원제도 개선 방향을 논의하고자 이날 출범했다. 포럼엔 김동규 건국대 언론홍보대학원장을 좌장으로 김성해 대구대 교수, 김균수 전남대 교수, 박진우 건국대 교수 등 언론학계 전문가들과 최종식 경기일보 기획이사, 유병욱 강원일보 서울본부장, 오원집 원주투데이 대표, 손균근 한국지역언론인클럽 이사장 등 지역신문 관계자, 이용성·윤재준· 정후식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위원 등이 참여했다. 첫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지역신문 지원제도 현황과 필요성을 점검했다. 포럼은 매달 한 차례 지역신문 발전과 관련된 주요 이슈에 대해 발제와 토론을 이어간다. 향후 ▲해외 성공사례 등 지역신문 지원모델 검토 ▲지역신문발전기금 성과 평가 ▲지역신문발전 3개년 지원계획 분석 ▲지역신문 저널리즘 현황과 필요성 ▲지역신문 경영·사업 분야 현황과 필요성 ▲지역신문 지원제도 개선방안 등의 주제를 심도있게 논의할 예정이다. 특히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개선 방안을 도출하고, 도출된 내용은 향후 지역언론 활성화를 위한 정책 수립에 활용할 계획이다. 오는 6월엔 지역신문사를 방문하는 등 지역신문사의 현장 의견을 반영하기 위한 인터뷰도 진행해 포럼 논의에 담을 방침이다. 김효재 한국언론진흥재단 이사장은 “이번 포럼은 지역신문 지원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고, 지역신문이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는 중요한 논의의 장이 될 것”이라며 “심도 깊은 논의를 통해 실질적인 개선 방안을 도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20세기 무명의병, 21세기 어디에 둘 것인가?’…경기역사문화유산원 인문대담 ‘바깥 포럼 1895’

무명의병들의 ’의로운 연대’를 현대사회에선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한 해답을 함께 찾고 경기도 무명의병의 가치를 철학적으로 조명하는 인문대담 ‘바깥포럼 1895’가 성료했다. 경기문화재단 경기역사문화유산원은 지난 19일 오전 10시 경기문화재단 아트홀에서 ‘20세기 무명의병 21세기에 어디에 둘 것인가?’를 주제로 포럼을 열었다. 포럼엔 MC유성(유홍일 작가)의 사회로 김광식 서울대 학부대학 교수와 한상원 충북대 철학과 교수가 대담자로 나섰고, 역사·문학·예술·철학에 관심있는 도민 90여명이 참석했다. ‘바깥포럼 1895’는 지난해 제정된 ‘경기도 무명의병 기억과 지원에 관한 조례’로 인한 경기도 무명의병 기념사업 중 학술활동의 하나로 마련됐다. 20세기 민족정신, 순국선열의 정신을 계승하는 동시에 21세기 경기도 무명의병의 정체성을 재구성하기 위해 기획됐다. 포럼은 ▲21세기 무명의병의 인문학적 의미 ▲무명의병이 자신만만한 미소를 띤 이유 ▲목숨을 건 의로운 행위는 어리석은가 ▲의로운 저항-21세기 무명의병은 누구인가? 등의 주제로 이어졌다. 김광식 교수는 21세기 무명의병의 인문학적 의미를 ‘의로움’이라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무명의병을 ‘애국’의 관점에서 많이 생각한다. 그러나 ‘애국’과 ‘나라사랑’은 그 자체로만 보면 의로운 일은 아니다”라며 “땅을 빼앗아서 큰 제국을 건설하는 일본 제국주의자들도 나라 사랑, 애국을 했지만 보편적인 의로운 일을 했다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전 지구적, 보편적으로 옳은 일을 했다는 의미에서 ‘의로움’이라고 평가하는 것이야말로 경기도 무명의병 행위의 의미를 제대로 읽어낸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무명의병이 살고자 했던 삶과 뜻, 그 몫을 이어받아 오늘날 의미있는 삶을 살겠다고 다짐하는 것이 그들을 제대로 기념하는 일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이날 포럼에선 현대사회의 ‘돌봄’의 가치를 통해 무명의병의 ‘의로운 연대’를 이어가는 방향이 제시됐다. 한 교수는 “미국 철학자 ‘주디스 버틀러’는 우리가 서로 약하기 때문에 현대사회에서 돌봄의 가치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며 “나이가 들면 누구나 취약한 존재가 되기 때문에 취약한 존재들끼리 서로 연대하며 난관을 극복해나가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서로 연결된 존재라는 점을 인식하고, 차별과 혐오를 넘어서는 평등의 정신으로 무명의병의 가치를 담은 ‘의로운 연대’를 이어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지훈 경기역사문화유산원장은 “이번 포럼은 무명의병의 가치를 ‘널리 알려야 하는 정당한 이유’를 제시하고,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마련됐다”며 “역사적이고 문화적으로 의미있는 활동으로 인정받는 ‘경기도 무명의병’의 가치를 새롭게 조명하는 전화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음악나눔재단, 피아니스트 에프게니 미하일로프 초청해 '이야기 음악회' 공연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에프게니 미하일로프가 평택시를 찾아 시민과 함께하는 ‘이야기 음악회’ 공연을 펼쳤다. 한국음악나눔재단과 평택시 평생학습센터는 지난 19일 오후 7시께 평택시 평생학습센터 1층 대강당에서 피아니스트 에프게니 미하일로프를 초청해 시민들과 함께하는 ‘이야기 음악회’를 진행했다. 이날 공연에서 미하일로프는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 모데스트 무소륵스키, 표트르 차이콥스키 등 러시아 거장들의 명작을 연주해 이들 작품 속에 담긴 깊이 있는 감성과 예술성을 전달했다. 그는 라흐마니노프 국제 콩쿠르 우승자이자 스크리아빈 국제 콩쿠르 우승자로서 세계적인 무대에서 인정받아 왔으며 라흐마니노프 해석의 거장이라 불린다. 라흐마니노프는 러시아의 정서를 피아노 음악으로 녹여낸 작곡가로 그의 작품들은 극한의 감성과 서정미를 담고 있다. 이날 공연에는 정장선 시장 부부와 시 관계자, 시민 등 100여명이 참석했으며 공연 중간 소프라노 특별 공연도 진행됐다. 해설을 맡은 노태철 지휘자는 “이번 공연은 단순한 피아노 리사이틀을 넘어 러시아 음악의 진수를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이 될 것”이라며 “머리가 아닌 영혼이 치유되는 시간이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음악나눔재단 조인진 이사장은 “보이지 않는 무명의 후원자들 덕에 시민들에게 음악 문화 활동을 선보일 수 있었고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활동하겠다”고 밝혔다.

회사·직원·사회 동반성장 이끈 ‘닥터지’ 이주호 대표의 ‘프로텍터십’·‘이층 침대’ [신간소개]

■ 프로텍터십 1등을 추구하는 무한경쟁과 그 속에서 각자가 자신의 안위만을 생각하며 각자도생할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시대에 자신의 전문성으로 동료를 지키고 공동체를 위하는 사람들이 모인 회사가 있다. 저자 이주호 ㈜고운세상코스메틱(고운세상) 대표는 ‘프로텍터십’에 대해 “이 책은 세상에 던지는 나와 회사의 출사표”라고 말한다. 서로를 돌보며 일해도 ‘성장’을 지속할 수 있고 따뜻함과 선함도 성공할 수 있음을 알리고 싶었다는 것이다. 책에는 ‘프로텍터십’의 윤리경영 철학을 끌어낸 그의 인생이 담겨있다. 마흔 무렵 잘나가던 직장에서 좌천되고 회사에서 내쫓겨 힘든 시기를 보낸 저자는 3년의 세월 동안 암흑 같은 터널을 지났다. 1천 권의 책을 읽으며 지혜와 통찰을 배우고 사람과 세상을 깊이 있게 이해하는 방법을 배웠다. 그곳에서 그는 다섯 살 어린 시절 아버지와 어머니로부터 상처받은 어린 자신을 다시 마주했다. 어른이 돼 내면을 어루만지며 그때의 경험을 통해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는 법을 배운 그는 이를 경영에 녹여내며 연대하고 건강하게 일하는 회사를 이끌자는 신념을 갖게 된다. 회사가 먼저 직원을 보호하고 그들의 성장을 도울 때, 직원도 회사를 믿고 역량을 극대화해 회사와 동료의 성장을 돕는다는 것도 함께 깨달았다. 저자는 부임 10년 만에 100억원대이던 매출을 2천억원대 중반으로 20배 이상 끌어올렸다. 고운세상을 5년 연속 ‘대한민국 일하기 좋은 기업’(2019~2024)에 올리고, 3년 연속 ‘한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CEO’(2022~2024)로 꼽히기도 했다. 또한 경기권역의 자립 청년들을 위한 후원 등 소외된 계층의 어린이와 청소년‧청년을 위한 나눔 활동을 꾸준하게 펼쳐 지난해 11월 제10회 경기나눔천사페스티벌 ‘산타원정대’에서 경기도지사 표창 단체부문 경기도지사 표창을 받기도 했다. 이처럼 그의 회사는 직원과 회사의 동반성장을 추구하며 이를 다시 지역 사회 나누는 선순환의 공동체 정신으로 잘 알려져 있다. 책의 인세는 전액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기부된다. ■ 이층 침대 이층 침대에 몸을 뉘고, ‘딸깍!’ 머리맡의 불을 끄면 도란도란 이야기가 시작된다. 오빠가 동생에게 들려주는 위층의 세상은 무섭고도 궁금한 곳이다. 천장의 판자 무늬는 유령이 되기도, 어느 날은 도깨비불이 날아오기도 한다. 하지만 둘이 함께라면 무엇이든 헤쳐나갈 것 같은 용기가 생긴다. 어린 두 탐험가 남매는 어둠에 휩싸인 유령 나라에선 함께 유령을 물리치고, 코끼리와 얼룩말과 나무늘보의 야생 동물이 가득한 정글에선 나무 꼭대기까지 올라 예쁜 새를 만난다. 또, 꽁꽁 얼어붙은 북극에선 썰매 개가 이끄는 썰매에 올라 얼음 위를 신나게 달린다. 이들은 매일 밤 서로를 다정하게 지켜주며 꿈의 조각배가 된 이층 침대를 타고 환상의 세계로 떠난다. 어느 날, 오빠는 배가 아파 병원에 입원하게 되고 이층 침대에 홀로 남게 된 동생은 호기심을 잔뜩 안고 아래층에서 위층으로 살금살금 올라간다. 하지만 혼자 있는 이곳은 하나도 재미가 없다. 동생은 침대에게 오빠가 있는 병원으로 데려가 달라고 말한다. 그림책 ‘이층 침대’는 두 남매의 모험을 통해 아이들에게 용기를 불어넣는다. 음식을 매개로 두 모녀가 주고받는 풀 냄새 가득한 전원생활을 담아내며 한국과 일본에서 큰 사랑을 받은 영화 ‘리틀 포레스트’의 원작 만화를 그린 이가라시 다이스케의 입체적인 화풍이 매력적이다. 수채화 같은 그림은 어린 탐험가들의 꿈의 세계를 따뜻하면서도 생동감 넘치게 그려낸다.

[법률플러스] 임대차계약 갱신 거절의 진정성에 대한 입증책임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1항은 ‘임대인은 임차인이 임대차 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의 기간 이내에 계약갱신을 요구할 경우 정당한 사유 없이 거절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하면서 같은 항 제8호에서 ‘임대인(임대인의 직계존속·직계비속을 포함한다)이 목적 주택에 실제 거주하려는 경우’를 임차인의 계약갱신 요구를 거절할 수 있는 사유 중 하나로 들고 있다. 이 규정의 취지는 임차인의 주거생활 안정을 위해 임차인에게 계약갱신요구권을 보장하는 동시에 임대인의 재산권을 보호하고 재산권에 대한 과도한 제한을 방지하기 위해 임대인에게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 계약갱신을 거절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임차인과 임대인의 이익 사이에 적절한 조화를 도모하고자 함에 있다. 다음과 같은 사건이 있었다. 임대인이 임대차 기간 끝나기 약 3개월 전에 임차인에게 자신과 가족들이 거주할 계획이라고 밝히며 임대차계약을 갱신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시하자, 그로부터 5일 뒤 임차인은 임대인에게 계약갱신을 청구한다는 통보를 했다. 그러나 임대인이 다시 본인이 실제 거주할 계획이라며 임차인에게 갱신 요구를 거절했다. 그러나 임차인이 임대차 기간이 만료된 후에도 계속 거주하자, 임대인이 임차인을 상대로 건물 인도를 구했다. 이 사건과 관련해 하급심은 “임대인의 실제 거주 의사에 개연성이 있고 그러한 의사와 명백하게 모순되는 행위를 찾을 수 없다는 이유로 임대인의 갱신 거절이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2023년 12월7일 선고 2022다279795 사건)은 ‘임대인이 목적 주택에 실제 거주하려는 경우에 해당한다는 점에 대한 증명 책임은 임대인에게 있다’는 점을 근거로, ‘실제 거주하려는 의사’의 존재는 임대인이 단순히 그러한 의사를 표명했다는 사정이 있다고 해 곧바로 인정될 수는 없지만, 임대인의 내심에 있는 장래에 대한 계획이라는 위 거절 사유의 특성을 고려할 때 임대인의 의사가 가공된 것이 아니라 진정하다는 것을 통상적으로 수긍할 수 있을 정도의 사정이 인정된다면 그러한 의사의 존재를 추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한 그 진정성에 대해 “임대인의 주거 상황, 임대인이나 그 가족의 직장이나 학교 등 사회적 환경, 임대인이 실제 거주하려는 의사를 가지게 된 경위, 임대차계약 갱신 요구 거절 전후 임대인의 사정, 임대인의 실제 거주 의사와 배치·모순되는 언동의 유무, 이러한 언동으로 계약갱신에 대해 형성된 임차인의 정당한 신뢰가 훼손될 여지가 있는지, 임대인이 기존 주거지에서 목적 주택으로 이사하기 위한 준비의 유무 및 내용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해 판단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위 사안에서 대법원은 이상의 근거로 임대인의 실거주 의사에 대한 진정성에 의심할 부분이 많다는 점을 들어 하급심 판결을 파기했는데, 이처럼 ‘실거주 의사’가 없으면서 이러한 갱신 거절 사유를 악용하는 임대인이 새겨들어야 할 판례로 생각된다.

[생각하며 읽는 동시] 어른을 꿈꾸는 아이

나도 엄마 강금순 휴일 아침 늦잠 자는 엄마 대신 화장대에 앉은 꼬마 아가씨 분첩 꺼내 조심스럽게 톡톡톡 눈썹연필로 삐뚤삐뚤 입술은 붉은 립스틱으로 범벅 —나도 엄마다! 거울 들여다보고 미소 짓는다 큰 가방 둘러메고 현관으로 달려가서는 엄마구두 신고 뒤뚱뒤뚱 큰소리로 —회사 다녀올게! 아이들은 빨리 어른이 되고 싶다. 어른이 돼서 더 너른 세상으로 나가고 싶다. 이 동시는 엄마가 되고 싶은 아이의 마음을 재미있게 보여준다. 화장대 앞에 앉아 엄마가 하던 행동을 흉내 내본다. 얼굴에 분도 발라보고, 눈썹도 칠해보고, 입술에 립스틱도 발라본다. 그러고는 나도 엄마라고 미소 짓는다. 어디 이것뿐인가. 회사에 출근하는 엄마의 흉내까지 내본다. 큰 가방도 둘러메보고, 엄마 구두도 신어보고. 어릴 적엔 누구나 이런 짓을 한두 번 했을 것이다. 그러다가 어른들 눈에 띄어 한소리도 들었을 것이다. “어른이 뭐 그리 좋다고. 쯧쯧쯧.” 살아보니 어른만큼 걱정 많은 인생도 없다. 눈만 떴다 하면 하루가 걱정으로 시작해 걱정으로 끝난다. 집 걱정, 일 걱정, 돈 걱정, 자식 걱정. 걱정을 내려놓고 지낸 날이 과연 몇 날이나 되던가. 언젠가 한 잡지에서 엄마를 반납하고 싶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그게 소원대로 이뤄진다면 어른을 반납하기 위한 엄마들의 줄이 끝도 없을 것이다. 이 ‘나도 엄마’는 그런 의미에서 미소 짓게 한다. 동시는 때로 어른들 앞에 자신을 들여다보는 거울이 된다. 그러면서 혼자 쓸쓸히 미소 짓게 한다. 아, 서글픈 그러나 어쩔 수 없는 어른들이여! 윤수천 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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