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휘자 최재혁, 하차투리안 국제 콩쿠르서 심사위원 특별상 수상

지휘자 최재혁이 제21회 하차투리안 국제 콩쿠르에서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16일 국제음악콩쿠르세계연맹에 따르면 하차투리안 국제 콩쿠르는 아르메니아의 위대한 작곡가 아람 하차투리안(1903~1978)을 기리기 위해 2004년 창설됐다. 매년 그의 생일인 6월6일을 기점으로 약 일주일간 펼쳐진다. 바이올린, 첼로, 피아노, 지휘 부문이 해마다 순차적으로 진행되며 올해는 지휘 부문 경연이 치러졌다. 이번 대회에는 전 세계에서 지원한 만 18세 이상 35세 미만의 젊은 지휘자 중 12개국 18명이 본선에 진출했으며, 이 중 6명이 최종 라운드에 올랐다. 대한민국의 최재혁(30)을 비롯해 오티스 킨타 에노키드-라인함(영국·29), 레오나르드 레이몬드 윌리암 와이스(호주·32) 등 총 여섯 명이 파이널 라운드에서 아르메니안 국립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방식으로 평가가 이뤄졌다. 콩쿠르 규정에 따라 여섯 명의 지휘자는 무작위 추첨으로 정해진 두개의 곡을 공연하게 되는데, 그 중 한 곡은 아람 하차투리안 교향곡 2번 ‘Symphony with Bells’의 한 악장이다. 최재혁은 아람 하차투리안 교향곡 E minor ‘Symphony with Bells’ 4악장, 루드비히 반 베토벤 교향곡 5번 C단조 ‘운명’ 1악장을 지휘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심사위원 특별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시상식은 지난 12일 오후 7시(현지 시각) 아르메니아 수도 예레반의 아람 하차투리안 콘서트홀에서 열렸다. 최재혁의 수상은 대한민국 지휘자의 역량과 예술성을 국제 무대에서 다시 한번 입증한 의미 있는 성과로 평가된다. 특히 아르메니안 국립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함께 한 파이널 무대에서 그의 지휘는 작품의 본질을 정확히 꿰뚫은 해석과 에너지 넘치는 전달력으로 현지 음악계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한편 지난 2021년 이 콩쿠르의 지휘 부문에서는 일본의 다이치 데구치(Daihi Deguchi)가 우승한 바 있다. 최재혁이 거머쥔 심사위원 특별상은 이번 대회에서 특히 주목받은 수상 중 하나로, 앞으로의 행보에 더욱 기대를 모은다.

경기도물리치료사회 ‘행복한 걷기 생활 분위기 조성’ 사업 시행

경기도물리치료사회(회장 김가영)는 지역 주민들의 건강한 보행 생활을 돕기 위한 ‘건강걷기 프로그램’ 사업을 본격 시행한다. 수원시 영통구보건소가 주관하는 이번 사업은 지역 성인 31명을 대상으로 보건소 관할 체육관에서 6~7월 주 1회, 총 6주간 1~2시간씩 운영된다. 교육은 경기도물리치료사회 소속 물리치료사의 전문적인 지도 아래 체계적인 방식으로 보행 교육이 이뤄진다. 건강걷기 프로그램은 족저압 측정기(피츠인솔)를 활용한 보행 패턴 분석을 통해 참가자 개개인에게 맞춤형 피드백을 제공한다. 또 신체 안정성 향상과 하지 근력 강화, 올바른 자세로 걷는 법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특히 낙상 예방과 보행 기능 개선에 초점을 맞춰 중장년층의 일상 건강관리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지역 주민들의 건강 증진뿐 아니라, 보행 기능 저하로 인한 사고 예방에 기여해 지역사회 복지 향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강사로 참여한 김진성 물리치료사는 “과학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물리치료사가 객관적인 분석을 통해 전문적인 운동 지도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임상현장의 중요성을 다시금 체감하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김가영 회장은 “보행은 삶의 질과 직결되는 기본적인 활동”이라며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신체전문가인 물리치료사의 현장 파견을 통해 지역 주민들의 올바르고 건강한 보행 습관이 정착 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힘쓰겠다”고 밝혔다.

포천에서 울리는 태평성대의 선율… 정기공연 18일 개최

포천시립민속예술단이 오는 18일 오후 7시30분, 반월아트홀 대극장에서 제22회 정기공연 ‘태평풍류(太平風流)’를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나라와 백성의 평안과 안녕을 기원하는 태평성대(太平聖代)를 주제로, 전통 예술의 깊이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풀어낸다. 아악곡의 정수인 ‘수제천’으로 막을 열고, ‘태평무’, ‘북두칠성’, ‘적벽가’, ‘설장구’, ‘고의 울림’ 등 다채로운 레퍼토리를 통해 전통의 미학과 에너지를 전한다. 특히 장구와 북의 리듬, 예인의 내공, 정갈한 풍류미가 어우러진 감동의 무대가 관객을 기다린다. 예술단은 이번 공연을 통해 예술의 공공성과 감동의 깊이를 시민들과 나누고, 전통 예술의 현대적 계승이라는 과제를 예술적 감성으로 풀어낼 계획이다. 이중효 포천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는 “깊이 있는 프로그램으로 시민들에게 감동과 자긍심을 전하고, 우리의 정체성을 되새기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공연은 포천문화관광재단 주최, 포천시 후원으로 진행되며, 5세 이상 시민 누구나 무료로 관람 가능하다. 예약은 포천문화관광재단 누리집 또는 네이버 예약 시스템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국내 코로나19 환자 증가 전망… 질병청, 백신 접종 권고

질병관리청이 올 여름 코로나19 재유행을 경고하며 고위험군의 백신 접종을 권고했다. 질병청은 하절기 코로나19 환자 증가에 대비하기 위해 65세 이상 노인과 면역저하자, 감염 취약 시설 입원·입소자 등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무료 접종을 하고 있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코로나19 예방접종은 지난 4월 말 종료 예정이었지만 여름철 대유행에 대비해 이달 30일까지로 기한을 연장했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최근 ‘호흡기감염병 관계부처 합동대책반 5차 회의’ 모두발언에서 “질병청 자체 분석에 의하면 코로나19가 단기간에 큰 폭으로 증가할 가능성은 작다”면서도 “인근 국가의 유행, 바이러스 변이 등을 고려하면 이달 하순 이후 국내 발생이 증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올해 22주 차(5월25~31일) 기준, 국내 병원급 의료기관 221곳의 코로나19 입원환자 수는 105명으로 매주 100명 안팎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바이러스 검출률은 지난 3월 이후 감소하다 20주 차(5월11~17일)부터 증가해 8% 내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여름철 코로나19 환자가 7월 마지막 주 456명에서 매주 증가해 8월 셋째 주 1천441명으로 정점을 찍었고 현재 중국, 태국, 대만 등에서 코로나19가 유행하고 있어 안심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 청장은 “호흡기감염병 예방수칙을 준수하고 아직 코로나19 접종을 받지 않은 65세 이상 어르신과 감염취약시설 입소자는 지금이라도 백신 접종을 받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개인위생 수칙은 여전히 유효하다. 고령자, 임신부, 기저질환자는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를 방문할 때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냉방병 예방을 위해선 실내 온도를 25~26도로 유지하고, 냉방기 필터는 2주마다 세척해 햇빛에 말리는 등 위생관리에 유의해야 한다.

놀면서 익히는 백남준의 예술세계… 청소년 교육 프로그램 ‘백남준 키우기’

경기문화재단 백남준아트센터가 교육·체험 프로그램 ‘백남준 키우기’를 운영해 백남준의 삶과 예술세계에 대한 청소년의 이해를 돕는다. 백남준아트센터는 청소년이 백남준의 예술 철학을 다양한 방식으로 경험하게 하기 위해 이번 프로그램을 기획했으며, 오는 11월27일까지 운영한다. ‘백남준 키우기’는 백남준의 생애, 인물, 명언, 기술 등 네 가지 핵심 키워드를 중심으로 구성된 체험 활동이다. 참가자들은 태블릿PC와 퀴즈 신문을 활용해 전시장을 탐색하며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고 자원을 획득하게 된다. 이 자원을 이용해 백남준의 대표작을 수집하고, 마지막에는 팀별로 결과를 공유하며 감상과 소감을 나누는 시간을 갖는다. 조는 2~3인 단위로 구성되며, 퀴즈의 난이도와 활동 시간은 참가자의 학년과 수준에 따라 탄력적으로 조정된다. 백남준아트센터는 단순한 전시 해설이나 일방향적 교육을 넘어 디지털 기기와 아날로그 교구를 병행한 게임형 체험 방식을 도입해 참가자들의 몰입도와 참여도를 높였다. 관람객이 전시 공간을 능동적으로 탐색하면서 자연스럽게 백남준의 생애와 철학, 미디어아트 장르에 대한 흥미와 이해를 키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백남준아트센터 관계자는 “이번 프로그램은 ‘미디어아트를 어떻게 가르치고 경험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한 결과물”이라며 “청소년들이 백남준을 하나의 역사적 인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직접 체험하고 흥미를 갖는 동시대적 예술가로 느낄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확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경기문화재단 학술심포지엄 ‘어떻게 연구하고 무엇을 기념할 것인가’

경기도와 경기문화재단이 무명의병의 역사적 가치를 찾기 위해 지난해부터 추진한 ‘경기도 무명의병 기념사업’이 경기도 무명의병의 범위를 진단하고, 향후 연구 과제 등을 확인하며 첫 여정을 마무리했다. 경기역사문화유산원은 지난 13일 오후 1시 경기문화재단 아트홀에서 무명의병 학술심포지엄 ‘어떻게 연구하고 무엇을 기념할 것인가’를 개최했다. 이날 심포지엄에선 오랜시간 의병활동을 연구해온 학자들의 발표와 토론을 통해 무명의병 기념사업의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연구 방향과 기념 방식이 모색됐다. 김헌주 한밭대 인문교양학부 교수가 사회를 맡은 심포지엄은 김상기 충남대 국사학과 교수의 기조강연을 시작으로 심철기 연세대 역사문화학과 교수, 최재성 성균관대 사학과 겸임교수, 오수창 서울대 역사학부 교수, 전진성 부산교육대 사회교육과 교수의 발표로 진행됐다. 먼저 김상기 교수는 ‘한말 의병운동 연구와 기념사업의 현황과 과제’ 기조강연에서 2000년대 전후의 의병연구 현황을 의병장별, 지역별로 정리했다. 또 지역별 의병운동 기념사업의 현황을 짚은 데 이어 희생자 파악을 통해 무명의병의 현황을 확인해야 한다는 향후 과제를 제시했다. 심 교수는 ‘경기지역 의병운동 연구성과와 무명의병’ 발표를 통해 새로운 자료의 발굴 필요성을 강조하며 기존 의병자료, 국내 자료, 일본 소장 자료의 활용 방안을 제시했다. 또 최 교수는 ‘의병전쟁 인식의 두 갈래 전승’ 발제에서 독립신문, 대한매일신보, 황성신문 등에 나타난 당대인의 의병 인식을 전기·중기·후기로 분석했다. 오 교수는 ‘조선후기 이후 역사 전개와 무명의 실천’에서 무명의병이 군주제를 극복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 설명하고 구체적인 사례로 ‘춘향전’과 조선후기 이후 민중 역량의 성장 등을 들어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전 교수는 ‘애국주의에서 인권으로: 무명용사 기념의 의의에 관하여’를 통해 프랑스·독일·대한민국의 무명용사 기념 방식과 의의를 소개했다. 주제발표에서 나온 쟁점 등을 바탕으로 이어진 종합토론에선 ‘잊혀진 의병’이 많다는 점이 공통적으로 지적됐다. 전후기 의병의 희생자는 6만~7만명에 이르지만 훈포상을 받은 의병은 2천739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에 토론자들은 특정인물의 일기자료 등 다양한 자료를 발굴해 무명의병의 실체를 구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김헌주 교수는 “폭도, 비도, 의도, 의병, 의료 등 의병을 지칭하는 다양한 용례를 분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의병활동을 하다가 자위단에 귀순한 사례, 의병-귀순-의병을 반복한 사례 등 경계가 모호한 이들에 대한 개념 정의를 해 잊혀진 의병의 존재를 환기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경기도와 경기문화재단이 지난해부터 추진한 경기도 무명의병 기념사업은 나라를 위해 싸우고 쓰러졌지만, 이름을 남기지 못한 의병을 발굴하고 기념·지원하는 사업이다. 지난 2023년 ‘무명의병 기억과 지원에 관한 조례’가 제정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경기문화재단은 지난 2월 역사문화 강좌 ‘강산의 의로운 장부들’을 연 데 이어 3월 ‘바깥포럼 1895’, 최근 ‘어떻게 연구하고 무엇을 기념할 것인가’ 심포지엄을 통해 의병의 개념부터 경기도 의병항쟁의 특징, 무명의병 기념사업의 나아갈 방향 등을 논의했다. 특히 21세기 경기도 무명의병의 정체성을 진단하며 무명의병의 정신적·문화적 가치를 찾는 여정을 마무리했다. 이지훈 경기역사문화유산원장은 “이번 심포지엄은 무명의병의 가치를 조명하고 지역사회와 함께 그 의미를 되새기는 자리다. 이를 통해 미래세대에게 올바른 역사인식을 전달하고 정의롭고 자주적인 민족정신을 계승해나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경기도와 경기역사문화유산원은 앞으로도 무명의병의 정신을 계승하고 역사적 가치를 널리 알리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성장·성평등 내건 새 정부, 경기도 역할 중요” … 도여성가족재단 20주년 기념세미나 개최

이재명 정부가 지난 정권서 자취를 감췄던 여성가족비서관을 성평등가족비서관으로 확대 부활을 알린 가운데 침체된 노동시장을 견인하기 위해선 성평등 정책이 필수이며 이를 위해 전국 단위의 선진모델로 자리매김해온 경기도의 역할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 13일 경기도여성가족재단은 ‘경기도의 여성가족정책 연구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도전’을 주제로 ‘창립 20주년 기념 정책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재단의 창립부터 함께하며 현재는 중앙정부 등 다양한 기관에서 활동하는 재단 출신의 도내외 전문가 및 관계자 60명이 참석했다. 이날 ‘성평등정책과 경기도·지역 연구기관의 역할과 과제’에 관한 주제발표에 나선 마경희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새 정부는 ‘성장’을 강조하는 데, 성별의 구분 없는 우수한 인력 활용이 고려되지 않는다면 미완에 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 위원은 2010년대 중후반 이후 한국은 성평등 정책의 ‘전환기’에 들어섰다고 말했다. 그는 OECD 국가 중 성별임금격차 및 유리천장지수 등 거시 성평등 지표와 국민 체감도의 괴리를 설명하며 ‘성평등 정책은 여성 특혜이자 남성 역차별’이란 청년층 젠더 갈등이 주류 정치권의 이슈로 부상한 현상을 짚었다. 이어 국가의 생존과 성장에는 저출생 해결과 재생산이 필수이지만 청년층을 중심으로 열악한 노동환경과 경쟁은 이를 경직되게 만들었음을 지적했다. 마 위원은 “노동 시장에서의 성평등 정책은 ‘제로섬’이 아닌 ‘윈윈’의 전략임을 인식해야 한다”며 “유-무급노동 성별 불균형 해소가 필요하며 특히 아동, 장애인, 노인돌봄 등 돌봄 분야의 투자는 성평등 및 노동 시장 활성화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어진 토론에 나선 재단 출신 전문가들은 분야별 정책연구와 과제에 관해 논의했다. ‘성평등 정책’을 주제로 나선 안태윤 지속가능경영재단 전문위원은 경기도의 다양성과 역동성에 주목했다. 안 위원은 “접경지역인 경기도의 특성을 반영한 연구가 필요하다”면서 “접경지역에 해당하는 전국 15개 시군 중 7개 시군이 경기도에 속해있고, 접경지역엔 군부대가 밀집해있다”며 청소년과 여성을 대상으로 성인지 관점에서의 평화교육콘텐츠 개발 등을 제안했다. ‘가족정책’을 주제로 발표한 고지영 제주여성가족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역 중심의 세밀한 연구를 강조했다. 고 위원은 “정책연구원의 가장 큰 역할은 올바른 정책이 수립될 수 있도록 정부 등 기관에 데이터베이스(기본)가 되는 유의미한 통계 데이터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가족정책에 있어 지역별로 가구소득, 평균 중위소득, 빈곤가정 등 ‘삶의 질’과 ‘복지’와 연계된 복합적이고 종합적인 지표를 생산해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경기도에서 선진 모델을 만들고 전국으로 확대할 것”을 제안했다. 노성향 대구대 아동가정복지학과 교수는 ‘아동청소년 정책’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그간 재단에서 수행한 연구의 사각지대에 주목하며 “장애 아동청소년, 학교밖 청소년 및 시설아동 등 연령별, 제도밖 취약계층 등의 연구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이어 ‘다문화·사회통합 정책’을 주제로 발표한 정기선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 객원연구원은 “2000년대 들어와 중앙정부 중심의 이민·외국인정책이 지자체와의 협력을 중시하는 지역이미정책의 시대로 전환하고 있는데, 이는 인구소멸과 연계돼 있다”며 “경기도 역시 북부지역은 인구감소 위기에서 자유롭지 않다. 이주민 사회통합정책의 전 영역별 정책 수요 파악과 개발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는 지난 20년간 재단이 수행한 정책연구의 주요 성과와 미래 방향에 관한 논의가 이어졌다. 김영혜 재단 선임연구위원은 “꿈나무안심학교, 희망일터 지원본부, 취업여성 영아보육 등에 이어 최근 경기형 가족돌봄수당 등 기관의 연구는 경기도의 정책 제안으로 이어지거나 경기도에서 시작해 전국 혹은 중앙정책으로 확산하는 사례를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2005년 ‘경기도가족여성개발원’으로 출범한 재단은 광역지자체 최초로 국제결혼 이민자가족 실태조사 및 가족정책 기본계획 등 기초연구를 시작했다. 이후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 시절을 거쳐 2020년 재단으로 기관명을 변경하며 보육·아동청소년·다문화·양성평등정책·1인가구 등 분야별 기본계획 연구를 통해 경기도 여성가족정책의 중장기 비전을 제시해 왔다. 또한 ▲여성친화도시 조성 지원 ▲성인지 예산제도 실효성 향상 ▲여성폭력 방지 및 피해자 지원 ▲아동돌봄 지원 및 보육 등 각종 경기도 조례의 제·개정이 재단 연구를 배경으로 추진됐다. 특히 재단은 정책연구가 경기도 사업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체계를 만들었는데 다양한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2024년 출범한 경기도젠더폭력통합대응단, 경기도아동언제나돌봄광역센터가 대표적이다. 김혜순 재단 대표이사는 “앞으로도 실효성 높은 연구로 가족이 행복한 경기도를 만들어가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유니온쳄버오케스트라, 평화의 공연 동두천서 펼친다

“전쟁으로 고통받고 있는 우크라이나에 하루 빨리 평화가 오기를 함께 기원해주세요.” 우크라이나 유니온쳄버오케스트라가 오는 18일 동두천 시민회관에서 무료공연을 한다. 우크라이나 평화기원 2025년 대한민국-우크라이나 국제교류음악제로 양국간 활발한 문화교류를 지원하고 있는 동양대학교(총장 최성해)가 주최한다. 또 대한민국과 우크라이나 국제교류 음악제 사업의 일환으로 한국국제예술교류협의회가 주관하며 동두천시와 부산여성실내악단, 주한우크라이나대사관, 문화원(부산), 부산여성실내악단이 후원한다. 유니온 쳄버 오케스트라(지휘자 김현국)는 2003년부터 대한민국-우크라이나 국제교류음악제에 참여한 우크라이나 우수 교향악단 ‘체르니우치 필하모니 오케스트라’의 수석주자와 우수한 단원들로 구성된 실내악단이다. 2022년 전쟁 발발 후 우크라이나 평화의 사도로 동서유럽, 그리고 아시아, 한국 초청 연주 등 '세계평화기원 음악제'라는 주제로 세계 곳곳에서 음악으로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이날 공연은 김현국 지휘자 아래 플륫 김성식, 소프라노 신선미·양라윤, 피아노 이상미의 협연으로 펼쳐진다. 쇼팽 피아노협주곡 2번, 벨라바르톡 루마니안댄스, 플륫을 위한 베르디 리골레토 환타지, 비발디 사계 중 여름 등의 연주를 통해 동유럽 정통 클래식 악단의 진수를 감상할 수 있다. 최성해 총장은 "활발한 문화적 교류를 통해 전쟁으로 고통받는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 등 전세계에 평화가 깃들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한편, 동양대는 중국, 몽골, 베트남, 우즈베키스탄, 네팔 등의 외국인 유학생 200여 명이 재학 중이다. 유학생을 위한 학내의 안정적인 생활환경 조성 및 다양한 유학생지원시스템 운영 등 외국 유학친화적인 글로벌 캠퍼스 조성에 힘쓰고 있다.

‘갑신정변 주역’ 김옥균 한글 편지, 영국에서 발견

갑신정변의 주역인 김옥균(1851∼1894)이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한글 편지가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발견됐다. 1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역사학계는 최근 영국 케임브리지대 도서관에서 한국·일본 자료를 전담하고 있는 오지연(영국명 지연 우드) 사서가 김옥균이 영국 외교관에게 보낸 서한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편지에 ‘개국사백구십삼년 삼월념일’이라고 적혀 있어, 1884년 4월15일에 쓴 서한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편지를 받은 사람은 주일영국공사, 주중영국공사 등을 지내며 영국에서 동아시아 외교를 담당한 해리 파크스 (1828∼1885)일 것으로 추정된다. 이 서한은 케임브리지대 도서관의 해리 파크스 아카이브에 1세기 이상 보관돼 왔다. 전문이 한글로 쓰였으며 한글 옆에 영문 번역이 흐릿하게 적혀 있다. 역사학자들은 김옥균의 친필 서한일 가능성이 높으며 연구 가치가 큰 자료라고 설명했다. 자료를 검토와 자문을 진행한 김종학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연합뉴스를 통해서 "서한에 나오는 내용, 필체 등을 볼 때 김옥균이 작성한 것이 확실해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김옥균이 1884년 5월 일본에서 돌아오기 전에 작성한 서한으로 추정된다"며 "청나라의 연호가 아니라 개국년도로 쓴 점은 독립을 향한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초대 주한 영국 총영사를 지낸 윌리엄 애스턴(1841∼1911)을 언급하며 "김옥균이 평소 잘 지내던 애스턴을 통해 파크스가 (1884년 4월) 조영수호통상조약 비준을 위해 입국한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보낸 서한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편지에는 애스턴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이는 ‘아수돈 씨’라는 표현이 쓰였다. 김옥균이 기록한 갑신정변 관련 기록인 '갑신일록'(甲申日錄) 등을 연구해온 김흥수 홍익대 교양과 교수도 김옥균의 친필 서한일 가능성이 크다는 입장이다. 김흥수 교수는 공개된 사진 등을 근거 들며 "가로획을 가운데가 아닌 아래쪽에 긋는 김옥균의 필체 특징과 서한 내용, 시기적 상황 등이 일치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옥균이 왜 이런 편지를 썼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이 나올 수 있다"며 "향후 영국 외교 문서 등 관련 자료를 확보해 추가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케임브리지대 도서관 측은 김옥균의 한글 서신에 대해 “희귀할 뿐 아니라 극심한 정치적 혼란기를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조선 후기 학자들에게 귀중한 자료”라고 평가했다.

포루 3층은 벽체일까? 여장일까? [이강웅의 수원화성이야기]

포루(砲樓)는 포를 쏘는 시설물로 화성에 다섯 곳이 있다. 동포루, 서포루, 남포루, 북동포루, 북서포루다. 동서남북에 하나씩인데 북쪽에만 2개다. 북문의 동쪽에 북동포루를 추가한 것은 북수문 방어 강화가 목적이다. 의궤의 제도에 대해 “성에서 돌출한 모양으로 치성과 비슷하게 하고 집을 지었다. 3층으로 해 그 가운데 속을 비운 점이 공심돈 구조와 비슷하다”고 설명한다. 1층과 2층은 포를 쏘는 곳이고 3층은 집을 짓고 적을 정탐하거나 총을 쏘는 곳으로 만들었다. 모두 벽돌로 조성했는데 1, 2층은 벽체이고 3층은 여장이라는 말이다. 의궤 실입 편에는 화성 전체의 여장 길이가 기록돼 있다. 북동포루와 북서포루는 11파(把) 4척(尺)으로 같고 서포루 9파 1척, 남포루 10파 4척, 동포루 12파다. 이처럼 포루 3층이 여장임을 말해주고 있다. 위치가 원성 여장과 같고 외형도 여장의 모양을 하고 있다. 무엇보다 의궤에 포루별로 여장 길이가 기록돼 있어 의문이 없다. 그런데 의궤 도설 편에 포루에 대해 “3면 벽(甓)의 두께 6척, 높이는 들보와 이어져 있고 두께는 처마 두께와 비슷하다”고 구조를 설명한다. 이 설명을 보면 벽돌벽이 들보와 이어져 있다. 3층이 여장과 다른 점을 보여주는 설명이다. 하나는 “벽돌이 들보에 붙어 있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두께가 처마 두께와 비슷하다”는 내용 때문이다. ‘들보까지’라는 말은 높이가 여장 높이와 다름을 보여준다. ‘두께가 처마 두께와 비슷하다’는 말도 두께가 여장 두께와 같지 않음을 말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같은 3층 부분을 권5 실입에는 여장으로, 권수 도설에는 벽체로 시사하고 있다. 과연 포루 3층은 벽일까, 여장일까. 미스터리다. 확인을 향해 떠나보자. 의궤의 그림과 설명, 그리고 실물로는 그 무엇도 확정할 수 없다. 그림은 외형만 보이고, 설명은 서로 다르고, 실물은 원형이 아니기 때문이다. 확인할 방법이 없을까. 수치로 확인하는 방법을 찾아냈다. 실입에 기록된 ‘여장 길이’와 도설에 기록된 ‘포루 크기’를 비교하는 방법이다. 이 둘은 같은 3층이지만 하나는 여장으로, 다른 하나는 벽체로 말하고 있다. 여장과 벽체를 구분해낼 좋은 자료다. 먼저 포루의 크기다. 의궤는 다섯 곳 중 서포루 한 곳만 기록하고 나머지는 공통으로 기록했다. 따라서 크기 기록이 남아 있는 서포루를 분석 자료로 사용한다. 서포루는 ‘바깥쪽 아래 너비 21척, 위의 줄어든 너비 17척, 좌우의 아래 너비 각각 24척, 위의 줄어든 너비 22척’이라고 기록돼 있다. 그리고 성안 쪽 내면을 보면 출입문과 문 양쪽에 벽돌 구조물이 있다. 여기서 바깥쪽이란 돌출된 3면 중 ‘외면’을 말하고, 좌우는 돌출된 면 중 ‘좌측면과 우측면’을 말한다. 또 ‘아래 너비’는 1층에서 땅과 만나는 부분의 너비이고 ‘위 너비’는 위쪽 3층 너비를 의미한다. 벽이 아래에서 위로 경사가 져 위의 길이와 아래 길이가 다르다. 물론 아래 길이가 위 길이보다 길다. 다음은 여장 길이다. 서포루의 여장 길이는 9파 2척이다. 환산하면 47척이 된다. 여장 단위는 영조척으로 따져 5척이 1파이고 4파가 1첩(堞)이다. 분석 방법은 실입 편에 나오는 서포루 여장 길이 47척과 도설 편에 나오는 포루 크기와 비교하는 방법이다. 즉, 서포루 여장 길이 47척이 도설에 나오는 3층 좌측면, 외면, 우측면, 내면 중 어디에 해당하는가를 밝히면 된다. 어느 부분 길이와 일치하는지 찾는 작업이다. 아주 쉽다. 도설에 나온 수치는 외면 17척, 좌측면 18척, 우측면 18척, 내면 11척이다. 내면 길이는 내면 전체 길이 17척에서 출입문 폭 6척을 뺀 길이다. 좌우면 길이는 좌우면 길이 22척에서 외면 두께 4척을 뺀 길이이다. 3층은 외면, 좌측면, 우측면, 내면으로 4개 면으로 구성된다. 계산해야 할 모든 경우는 전체 4면인 경우, 외면과 좌우면 3면인 경우, 내면과 좌우면 3면인 경우, 좌우면 2면인 경우 등 네 가지 경우다. 도설에 나온 수치로 계산한 결과를 보자. 전체 4면 길이 합은 64척, 외면과 좌우면 3면 길이 합은 53척, 내면과 좌우면 3면 길이 합은 47척, 그리고, 좌우 2면 길이 합은 36척이다. 비교해 보자. 실입 편 여장 길이 47척과 일치하는 도설 편 포루 크기는 세 번째 경우다. 포루의 내면과 좌우면 3면의 합으로 47척이다. 이 결과는 ‘포루 3층에서 여장은 전후좌우 4개 면에서 내면, 좌측면, 우측면 3면만 여장’이라는 사실을 확인해 준다. 아울러 돌출된 바깥면, 즉 외면은 여장이 아니라는 것도 확인됐다. 의외의 결과다. 필자도 놀랐다. 포루 3층 전체가 여장이라고 당연히 알아 왔기 때문이다. 더구나 포루 3층 바깥쪽 외면은 벽체란 것도 새로 밝혀졌다. 포루는 왜 외면을 벽체로 했을까. 여장과 벽체의 차이가 두께다. 여장보다 벽체가 두께가 더 두껍다. 외면을 더 두껍게 한 이유를 살펴보자. 첫째, 포 공격을 받을 확률 때문이다. 적의 포 공격은 아무래도 포루의 전면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 포루의 4면 중 외면이다. 집중 공격을 받을 외면을 더 두껍게 하는 것은 전략적으로 당연하다. 그래서 포루 3층 외면은 여장보다 두꺼운 벽체로 설계한 것이다. 아래 벽체 두께를 그대로 처마 밑까지 올렸다. 둘째, 포루에서 벽돌 구조의 취약성 때문이다. 포루는 내부가 비어 있는 구조다. 특히 벽돌 구조는 횡력에 약한 구조다. 이런 조적조 구조를 보완하기 위해 외면을 여장이 아닌 두꺼운 벽체로 설계한 것이다. 검증은 할 수 없을까. 포루는 모두 복원된 시설물이라 검증이 어렵다. 다만 1950년경 서포루 사진에서 성역 당시의 구조를 볼 수 있다. 확대한 사진의 3층 단면을 보면 외면 벽체 두께가 좌우면 여장 두께보다 두꺼운 것을 확실히 볼 수 있다. 포루 3층 전체를 통일시키지 않고 적의 공격에 많이 노출되는 외면 한 곳만 더 두껍게 설계한 포루 구조를 봤다. 포루 3층 구조에서 정조의 전략적이며 세심한 설계를 엿봤다. 글·사진=이강웅 고건축전문가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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