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 프랑스 ’아∼ 옛날이여’

세계최강 프랑스가 우루과이에도 승리를 따내지 못해 16강 결승토너먼트 진출 가능성에 더욱 짙은 먹구름을 드리웠다. 지난 대회 우승팀 프랑스는 6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벌어진 2002 한·일월드컵축구대회 조별리그 A조 2차전에서 티에리 앙리가 퇴장, 10명이 싸우는 혈투를 벌인 끝에 우루과이와 0대0 득점없이 비겼다. 지난 31일 개막전 이후 20경기가 치러지는 동안 처음 나온 득점없는 무승부. 프랑스는 우루과이와 나란히 승점 1이 된 데다 골득실(-1)도 같지만 다득점에서 우루과이에 뒤져 조 최하위에 처짐에 따라 덴마크와의 최종전에서 반드시 큰 스코어차로 이긴 다음 우루과이-세네갈전 결과를 기다려야 하는 ‘벼랑 끝’에 몰렸다. 지네딘 지단에 이어 그의 자리를 대신할 유리 조르카에프도 부상으로 결장한 프랑스는 전반 24분만에 우루과이 마르셀로 로메로를 걷어차 ‘골잡이’ 앙리마저 퇴장을 당하면서 심각한 위기에 처했다. 프랑스는 앙리가 빠져 10명으로 싸우면서도 결코 밀리지 않는 투지를 보였지만 행운은 프랑스를 외면했다. 전반 35분 페널티지역 오른쪽 약 25m 지점에서 얻은 프리킥을 에마뉘엘 프티가 절묘한 왼발 감아차기로 골문을 겨냥했으나 마지막 순간에 살짝 휘어지며 오른쪽 골포스트를 때리고 골라인을 벗어났다. 후반 초반은 우루과이의 기세였다. 시작 5분만에 다리오 실바가 미드필드 오른쪽에서 반대편의 알바로 레코바에게 깊숙이 찔러주었고 이를 레코바가 골지역 왼쪽에서 왼발로 강하게 때렸으나 파비앵 바르테즈에게 걸렸다. 프랑스는 후반 들어 배수의 진을 친 선수들이 정신력으로 투혼을 발휘하며 오히려 활발한 공세를 펼쳐 10명으로 11명을 대적한다고 볼 수 없을 정도의 활기찬 장면을 연출했다. 프랑스는 프티, 실뱅 빌토르드와 수비수 마르셀 드사이까지 공격에 가담하며 우루과이의 골문을 부지런히 두드렸지만 체력 소진으로 마지막 결정의 순간에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수적 우세를 보인 우루과이는 프랑스의 공세를 막아내며 역습으로 골을 노려 여러 차례 결정적 골 찬스를 맞았지만 번번이 바르테즈의 선방에 막혀 승점 1을 따내는 데 만족해야 했다./월드컵 특별취재반

수원구장 함성 비밀은 ’센싱 마이크’

2002 한·일 월드컵축구대회 D조 예선리그 미국-포르투갈의 경기가 열린 수원월드컵구장은 그렇게 열광적인 응원이 펼쳐지지 않았음에도 불구, 경기장은 지난 4일의 한국-폴란드전 못지않은 함성으로 가득찼다. 이는 관중들의 응원을 극대화시키는 비밀이 수원구장에 숨겨져 있었기 때문이다. 비밀의 주인공은 ‘센싱 마이크’. 수원경기장 동·서 양측에 있는 날개모양의 지붕 끝부분 밑에 2개씩 총 4개가 숨겨져 있는 이 마이크는 관중들의 응원소리나 함성소리를 받아 역시 지붕 밑에 설치된 64개의 스피커를 통해 소리를 내보내 관중들의 응원소리를 2배까지 증폭시킬 수 있다. 실제로 지난달 한국-프랑스의 A매치와 월드컵본선 D조 조별리그 미국-포르투갈전때 센싱 마이크를 통해 나온 관중들의 함성소리는 경기장내부는 물론 경기장 밖에 있는 사람들에게 까지 전달돼 응원의 열기가 외부까지 확산되는 효과를 보았다. 또 한국-프랑스전 때는 한국을 응원하는 관중들의 응원열기를 그라운드에서 뛰는 선수들이 느낄 수 있도록 그라운드 스피커를 통해서도 전달했다고 한다. 이 ‘센싱 마이크’는 국내 10개 개최도시 월드컵경기장 중 서울 상암경기장과 수원경기장 두 곳에만 설치돼 있으며 응원효과를 높이는 ‘청중용 확성효과’로 사용되는 곳은 유일하게 수원뿐이다. 상암경기장의 센싱 마이크는 경기장내에서 발생하는소리를 녹음하기 위한 용도로만 사용되고 있다. 월드컵 수원경기추진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센싱 마이크는 축구전용구장의 최대 장점인 응원을 통한 그라운드와 관중석을 묶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한국대표팀의 경기가 수원에서 열렸다면 관중들의 응원효과를 톡톡히 봤을 것”이라고 말했다./월드컵 특별취재반

한국, 체력.스피드로 USA 잡는다

이천수, 최태욱 등 스피드와 돌파력을 갖춘 선수들을 앞세워 미국의 측면을 공략하고 후반 체력전으로 밀어붙이면 충분히 승산은 있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오는 10일 오후 3시30분 대구월드컵경기장에서 16강 진출을 놓고 맞붙는 미국전 승리의 해법은 체력과 스피드에 달려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일 수원구장에서 열린 미국-포르투갈전을 지켜본 축구 전문가들은 이날 경기에서 나타난 미국의 단점에 대해 공격에서 수비로의 전환시 양쪽 사이드에 공백이 생기는 것을 지적했다. 공·수 전환에서 미국은 비즐리와 스튜어트가 공격에만 너무 치중한 나머지 양쪽 측면의 공백을 메우지 못해 발빠른 이천수와 최태욱이 이 공간을 빠르게 침투해 문전으로 연결하는 득점방식이 주효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또 미국은 전반 수비라인과 공격진간의 공간을 촘촘히 좁히며 포르투갈의 공격력을 무력화 시켰지만 수비수 대부분이 노장들이어서 후반에는 체력 저하로 인해 자주 구멍이 뚫리는 취약점을 노출했다. 따라서 그동안 강도높은 파워프로그램으로 체력을 최상으로 끌어올린 한국이 후반 체력과 발빠른 공격수들을 교체 투입해 득점을 노린다면 체력 소진으로 느슨해진 미국의 포백을 무너뜨릴 수 있을 전망이다. 이밖에 미국의 오른쪽 윙백인 새네가 오버래핑에 자주 가담하는 것을 역이용해 왼쪽 측면 공략을 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한편 미국은 상대팀의 수비수 뒷공간을 겨냥한 침투와 크로스패스가 위협적이어서 한국으로서는 실점을 막기 위해 이를 적극적으로 저지해야 한다. 비슷한 팀컬러를 지닌 미국과의 맞대결에서 한국이 체력과 스피드를 앞세워 상대의 약점을 철저히 파고든다면 한국의 16강행 전망은 더욱 밝아질 것으로 기대된다./월드컵 특별취재반

한-미 감독 지략대결 관심집중

오는 10일 16강 진출의 길목에서 맞서게 된 한국과 미국의 경기에서는 서로 다른 스타일의 양팀 감독이 펼칠 지략대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해 12월 서귀포 평가전과 올초 북중미골드컵에서 두차례 맞서 1승1패로 ‘예의’를 갖췄던 거스 히딩크와 브루스 어리나 감독은 이제 진검 승부를 앞두고 있다. 이들은 그다지 유명세를 타지 못했던 선수생활을 딛고 지도자로 축구인생에 꽃을 피웠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지도자 이력에서는 다소 차이가 있다. 유럽최고리그인 스페인 프로팀과 ‘오렌지군단’ 네덜란드 대표팀을 맡았던 히딩크 감독의 경력은 이번 월드컵에 나선 감독들 중에서도 스벤 고란 에릭손(잉글랜드), 조반니 트라파토니(이탈리아) 등과 더불어 첫 손가락에 꼽히는 화려함을 자랑한다. 네덜란드 그라프샤프에서의 코치생활을 시작으로 지도자의 길에 입문한 히딩크는 86년부터 90년까지 PSV 에인트호벤에서 세번의 리그우승을 일궈낸 것을 시작으로 발렌시아, 네덜란드대표팀, 레알 마드리드 등을 거치며 세계적인 명장의 반열에 올라섰다. 반면 어리나 감독은 축구가 큰 인기를 누리지 못하고 있는 미국에서 대학팀 감독으로 전미대학선수권 5회 연속우승을 이룬데 이어 자국 프로리그 DC 유나이티드를 두차례 우승시키는 등 화려하지 않지만 실속있는 경력을 갖고 있다. 또 지도 스타일에서 히딩크 감독은 화려한 경력이 지탱하는 카리스마로 선수단을 장악하는 ‘보스형’이라면 어리나 감독은 마치 큰 형님같은 자상함으로 선수들의 신망을 얻는 ‘덕장’의 스타일이다. 히딩크 감독은 치열한 주전경쟁을 조성, 선수가 스스로 살아남기 위해 감독의 요구에 따르게끔 만드는가 하면 훈련일정을 미리 가르쳐 주지않음으로써 잠시도 나태할 여유를 주지 않는 치밀함으로 선수단을 장악한다. 이에 반해 어리나 감독은 선수 개개인과 정기적으로 대화시간을 가지며 경기장 안팎의 문제들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는 섬세함을 갖췄고 ‘방임’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많은 자유시간을 부여할 만큼 자율적이다. 이와 함께 히딩크 감독이 언론에 비교적 개방적인 태도를 보이는 화통한 스타일이라면 어리나 감독은 언론이 자신의 머리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여지조차 주지 않는 ‘폐쇄형’이다. 스타일과 출신배경은 다르지만 어쨌든 유럽의 강팀을 요리하며 세계를 놀라게한 두 감독이 10일 펼칠 지략대결에 관심이 모아진다./월드컵 특별취재반

오늘의 월드컵/프랑스-우루과이

A조 첫 경기에서 세네갈, 덴마크에 나란히 쓴맛을 본 프랑스와 우루과이가 6일 오후 8시30분 부산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사활을 건 한판 격돌을 벌인다. 객관적인 전력은 프랑스가 앞서 있지만 플레이메이커 지네딘 지단의 공백과 개막전 쇼크에서 얼마나 벗어났는 지가 변수다. 우루과이도 덴마크전 후유증으로 스트라이커 다리오 실바 등 주전 4∼5명이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는 등 정상 전력이 아니다. 따라서 전력보다 정신력에서 승부가 갈릴 것으로 보는 전망도 없지 않다. 무엇보다 지단의 출장여부가 관전포인트. 허벅지 근육을 다친 지단은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팀이 위기에 몰릴 경우 비장의 카드로 교체 출격할 가능성이 높다. 프랑스는 단순히 이기는데 만족하지 않고 최대한 스코어 차를 벌린다는 전략이다. A조의 혼전 판도로 볼 때 우루과이가 전패한다면 2승1패를 하고도 탈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로제 르메르 감독은 3골은 넣어야 한다며 독전에 나섰다. 개막전 부진에 이어 허벅지 상태가 좋지 않은 조르카에프 대신 조앙 미쿠를 플레이메이커로 포진시키고 노쇠 기미의 포백라인에 ‘젊은 피’미카엘 실베스트르를 긴급 투입한다. 신예 스트라이커 지브릴 시세는 조커로 비상 대기한다. 이에 맞서는 우루과이의 빅토르 푸아 감독도 전술변화를 예고했다. 실바가 선발로 나오지 못할 경우 190㎝가 넘는 장신 투톱 세바스티안 아브레우와 리카르도 모랄레스가 출격한다. ‘남미의 지단’ 알바로 레코바가 공격의 엔진을 그대로 맡지만 미드필더진에는 컨디션이 좋지 않은 히아니 기구와 구스타보 바레라 대신 파비안 오닐과 마르셀로 로메로가 출전할 전망이다./월드컵 특별취재반

오늘의 월드컵/카메룬-사우디

‘검은 돌풍’의 주역 카메룬과 독일 폭격기에 막힌 ‘모래 폭풍’ 사우디 아라비아가 6일 오후 6시 일본 사이타마월드컵경기장에서 격돌한다. ‘광속 플레이’ 아일랜드와 1대1 무승부에 그쳐 1승에 목마른 카메룬이 독일 고공폭격기에 8골이나 내주며 주저 앉은 사우디 아라비아를 압도할 것으로 보인다. 90년 이탈리아월드컵 8강 신화에 이어 2000년 시드니올림픽 금메달에 빛나는 카메룬은 16강 진출에 대해 의심해본 적이 없는 아프리카 축구의 자존심이다. 카메룬은 이미 첫 경기에서 골맛을 본 파트리크 음보마의 골결정력이나 사뮈엘 에토오의 돌파는 사우디 아라비아의 수비진이 막기에는 다소 벅차다. 아프리카 최고의 수비수로 불리는 리고베르 송이 버티는 수비라인도 사우디 아라비아의 공격진이 뚫기에는 역부족이다. 때문에 카메룬은 사우디 아라비아를 상대로 가능한 한 많은 골을 뽑아내는 것이 목표라고 할만큼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사우디 아라비아에 대승을 거둬야 조 1위가 유력한 독일을 추격하고 2위 싸움 상대 아일랜드를 떨쳐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독일에게 어이없이 골세례를 얻어 맞은 사우디 아라비아는 카메룬에게도 패할경우 곧바로 탈락이 확정되기 때문에 사생결단의 각오다. 94년 미국월드컵 때 16강에 오른 저력이 있는 사우디 아라비아는 사미 알자베르, 하미스 알도사리 등 투톱의 부활에 기대를 걸고 있다. 수비에 치중하면서 ‘사막의 펠레’라고 불리는 알자베르에게 연결되는 기습 패스가 사우디 아라비아가 채택할 전술이다. 정상급 기량을 갖춘 골키퍼 모하메드 알데아예아가 독일에게 당한 충격을 얼마나 치유했나가 관심거리다./월드컵 특별취재반

오늘의 월드컵/ 덴마크-세네갈

A조에서 나란히 1승을 챙긴 유럽의 명가 덴마크와 개막전에서 이변을 연출한 세네갈이 6일 대구에서 2승 고지를 향해 피할 수 없는 일전을 벌인다. 우루과이를 2대1로 잠재운 덴마크와 개막전에서 디펜딩 챔피언 프랑스를 1대0으로 격파해 세계를 놀라게 한 본선 첫 진출국 세네갈. 이번 경기에서 승리하는 팀이 2승으로 승점 6을 확보, 16강 진출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게 된다. 반면 지는 팀은 배수의 진을 친 프랑스의 경기결과에 따라 막판까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객관적으로는 전력기복이 심한 세네갈보다는 관록과 조직력에서 앞서는 덴마크가 다소 우세라는 평가. 덴마크는 첫 경기에서 발이 묶였던 분데스리가 득점왕 에베 산이 공격 최전방에서 골사냥에 나서고 데니스 로메달, 예스페르 그랑키아에르가 좌우 날개로 포진한다. 또 우루과이전 2골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욘 달 토마손도 에베 산의 바로 뒤에서 공격에 가담한다. 수비는 장신의 골키퍼 토마스 쇠렌센이 골문을 지키고 노장 레네 헨릭센, 마르틴 라우르센, 얀 하인체, 토마스 헬베그가 버틴다. 개막전에서 프랑스를 충격의 패배로 몰아넣었던 세네갈은 ‘연쇄살인범’ 엘 하지 디우프와 앙리 카마라가 투톱으로 나서고, 경고누적으로 개막전에 출장하지 못했던 미드필더 파프 사르도 출전 대기하고 있다. 노련한 칼릴루 파디가가 공수를 조율하며 개막전 첫골의 주인공 파프 부바 디오프, ‘제2의 비에라’로 불리는 살리프 디아오도 호시탐탐 골문을 두드릴 전망. 수비는 알리우 시세, 페르디낭 콜리, 라민 디아타 등이 담당한다. 골키퍼는 개막전에서 맹활약했던 토니 실바가 버틴다./월드컵 특별취재반

러시아, 16강 교두보 설치

러시아가 약체 튀니지를 꺾고 조 선두에 나섰다.러시아는 5일 고베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02 한·일월드컵축구대회 조별리그 H조 1차전에서 예고리 티토프의 선제골과 발레리 카르핀의 페널티킥 추가골로 튀니지를 2대0으로 완파했다. 이로써 러시아는 승점 3을 따내 일본, 벨기에(이상 승점 1)를 제치고 조 선두에 나서 16강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또 러시아(옛 소련 포함)는 이 경기까지 월드컵 본선에서 아프리카팀과 통산 3차례 대결해 모두 승리했다. 이날 경기는 결과적으로는 러시아의 완승이지만 두팀은 전반 이렇다할 득점기회를 잡지 못한 채 내용없는 경기를 벌였다. 그러나 러시아는 후반 14분 튀니지 수비진이 엉거주춤 볼 처리를 하는 사이 문전으로 파고들던 드미트리 시초프에게 패스가 연결됐고 수비벽에 막혀 시초프의 돌파가 실패, 흘러나오는 공을 티토프가 아크 정면에서 낮은 땅볼로 깔아차 선제골을 기록했다. 첫 골로 기세가 오른 러시아는 5분 뒤 페널티킥을 얻어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시초프가 미드필드로부터 연결된 긴 패스를 받아 문전 돌파하는 과정에 수비가 페널티지역 안에서 뒷발로 깊게 태클,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이를 카르핀이 여유있게 골로 성공시켰다.

다음은 미국, 16강 간다

‘내친김에 2차전 승리로 16강행을 확정짓는다’2002 한·일월드컵축구대회에서 본선 진출 48년만에 폴란드를 상대로 완승을 거둔 한국 축구대표팀이 당초 1승 상대로 잡았던 미국을 제물로 일찌감치 조별리그를 마감한다는 생각이다. 4일 폴란드전에서 월드컵 사상 첫 승을 거두며 16강 목표 달성을 가시권에 둔 한국은 경기가 끝나자마자 경주 현대호텔로 이동해 승리의 흥분을 가라앉히고 두번째 경기인 미국전에 차분히 대비하고 있다. 한국팀은 5일 오후 회복훈련을 실시한 뒤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미국과 포르투갈의 경기를 TV로 지켜보고 이 경기를 면밀히 분석해 상대의 허점을 뚫을 비책을 마련, 또 한번의 감동의 승전보를 엮어낸다는 각오를 다졌다. 현재 승점 3을 기록하고 있는 한국이 오는 10일 대구월드컵경기장에서 미국에 승리를 거둔다면 그토록 고대했던 16강 진출은 사실상 확정된다. 하지만 미국이 포르투갈전에서 비기거나 승리를 낚는다면 한국은 16강 가도에 변수를 만나게 된다. 이 때문에 폴란드전에서 90분 동안 신경을 곤두세웠던 거스 히딩크 감독은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미국과 포르투갈의 경기를 직접 관전하고 미국에 대한 대비책을 세웠다. 한국은 월드컵을 앞두고 지난 해 12월 평가전과 지난 1월 북중미골드컵대회에서 미국과 격돌한 만큼 서로를 잘 알고 있다는 것이 껄끄럽다. 더욱이 한국은 2차례 대결에서 베스트 멤버를 가동, 전력을 노출시켰지만 미국은 유럽에서 활약하던 선수들이 대표팀에 합류하지 않은 상태에서 경기를 치러 100%의 전력을 보여주지 않았다. 또 폴란드전에서 골을 기록한 황선홍과 유상철이 부상을 입어 출전 여부도 확실치 않다는 점도 부담이다. 하지만 폴란드전에서의 승리로 한국팀의 사기와 자신감은 하늘을 찌를 듯한 기세여서 미국도 결코 못이길 이유가 없다는 시각이다. 히딩크 감독이 미국-포르투갈전을 관전한 뒤 내놓을 전술과 선수들의 기량이 접목돼 미국전에서 또 한번의 승리와 함께 사상 첫 16강행이라는 성과를 거둬 주기를 온 국민이 고대하고 있다./월드컵 특별취재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