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월드컵/카메룬-사우디

‘검은 돌풍’의 주역 카메룬과 독일 폭격기에 막힌 ‘모래 폭풍’ 사우디 아라비아가 6일 오후 6시 일본 사이타마월드컵경기장에서 격돌한다. ‘광속 플레이’ 아일랜드와 1대1 무승부에 그쳐 1승에 목마른 카메룬이 독일 고공폭격기에 8골이나 내주며 주저 앉은 사우디 아라비아를 압도할 것으로 보인다. 90년 이탈리아월드컵 8강 신화에 이어 2000년 시드니올림픽 금메달에 빛나는 카메룬은 16강 진출에 대해 의심해본 적이 없는 아프리카 축구의 자존심이다. 카메룬은 이미 첫 경기에서 골맛을 본 파트리크 음보마의 골결정력이나 사뮈엘 에토오의 돌파는 사우디 아라비아의 수비진이 막기에는 다소 벅차다. 아프리카 최고의 수비수로 불리는 리고베르 송이 버티는 수비라인도 사우디 아라비아의 공격진이 뚫기에는 역부족이다. 때문에 카메룬은 사우디 아라비아를 상대로 가능한 한 많은 골을 뽑아내는 것이 목표라고 할만큼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사우디 아라비아에 대승을 거둬야 조 1위가 유력한 독일을 추격하고 2위 싸움 상대 아일랜드를 떨쳐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독일에게 어이없이 골세례를 얻어 맞은 사우디 아라비아는 카메룬에게도 패할경우 곧바로 탈락이 확정되기 때문에 사생결단의 각오다. 94년 미국월드컵 때 16강에 오른 저력이 있는 사우디 아라비아는 사미 알자베르, 하미스 알도사리 등 투톱의 부활에 기대를 걸고 있다. 수비에 치중하면서 ‘사막의 펠레’라고 불리는 알자베르에게 연결되는 기습 패스가 사우디 아라비아가 채택할 전술이다. 정상급 기량을 갖춘 골키퍼 모하메드 알데아예아가 독일에게 당한 충격을 얼마나 치유했나가 관심거리다./월드컵 특별취재반

오늘의 월드컵/ 덴마크-세네갈

A조에서 나란히 1승을 챙긴 유럽의 명가 덴마크와 개막전에서 이변을 연출한 세네갈이 6일 대구에서 2승 고지를 향해 피할 수 없는 일전을 벌인다. 우루과이를 2대1로 잠재운 덴마크와 개막전에서 디펜딩 챔피언 프랑스를 1대0으로 격파해 세계를 놀라게 한 본선 첫 진출국 세네갈. 이번 경기에서 승리하는 팀이 2승으로 승점 6을 확보, 16강 진출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게 된다. 반면 지는 팀은 배수의 진을 친 프랑스의 경기결과에 따라 막판까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객관적으로는 전력기복이 심한 세네갈보다는 관록과 조직력에서 앞서는 덴마크가 다소 우세라는 평가. 덴마크는 첫 경기에서 발이 묶였던 분데스리가 득점왕 에베 산이 공격 최전방에서 골사냥에 나서고 데니스 로메달, 예스페르 그랑키아에르가 좌우 날개로 포진한다. 또 우루과이전 2골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욘 달 토마손도 에베 산의 바로 뒤에서 공격에 가담한다. 수비는 장신의 골키퍼 토마스 쇠렌센이 골문을 지키고 노장 레네 헨릭센, 마르틴 라우르센, 얀 하인체, 토마스 헬베그가 버틴다. 개막전에서 프랑스를 충격의 패배로 몰아넣었던 세네갈은 ‘연쇄살인범’ 엘 하지 디우프와 앙리 카마라가 투톱으로 나서고, 경고누적으로 개막전에 출장하지 못했던 미드필더 파프 사르도 출전 대기하고 있다. 노련한 칼릴루 파디가가 공수를 조율하며 개막전 첫골의 주인공 파프 부바 디오프, ‘제2의 비에라’로 불리는 살리프 디아오도 호시탐탐 골문을 두드릴 전망. 수비는 알리우 시세, 페르디낭 콜리, 라민 디아타 등이 담당한다. 골키퍼는 개막전에서 맹활약했던 토니 실바가 버틴다./월드컵 특별취재반

러시아, 16강 교두보 설치

러시아가 약체 튀니지를 꺾고 조 선두에 나섰다.러시아는 5일 고베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02 한·일월드컵축구대회 조별리그 H조 1차전에서 예고리 티토프의 선제골과 발레리 카르핀의 페널티킥 추가골로 튀니지를 2대0으로 완파했다. 이로써 러시아는 승점 3을 따내 일본, 벨기에(이상 승점 1)를 제치고 조 선두에 나서 16강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또 러시아(옛 소련 포함)는 이 경기까지 월드컵 본선에서 아프리카팀과 통산 3차례 대결해 모두 승리했다. 이날 경기는 결과적으로는 러시아의 완승이지만 두팀은 전반 이렇다할 득점기회를 잡지 못한 채 내용없는 경기를 벌였다. 그러나 러시아는 후반 14분 튀니지 수비진이 엉거주춤 볼 처리를 하는 사이 문전으로 파고들던 드미트리 시초프에게 패스가 연결됐고 수비벽에 막혀 시초프의 돌파가 실패, 흘러나오는 공을 티토프가 아크 정면에서 낮은 땅볼로 깔아차 선제골을 기록했다. 첫 골로 기세가 오른 러시아는 5분 뒤 페널티킥을 얻어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시초프가 미드필드로부터 연결된 긴 패스를 받아 문전 돌파하는 과정에 수비가 페널티지역 안에서 뒷발로 깊게 태클,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이를 카르핀이 여유있게 골로 성공시켰다.

다음은 미국, 16강 간다

‘내친김에 2차전 승리로 16강행을 확정짓는다’2002 한·일월드컵축구대회에서 본선 진출 48년만에 폴란드를 상대로 완승을 거둔 한국 축구대표팀이 당초 1승 상대로 잡았던 미국을 제물로 일찌감치 조별리그를 마감한다는 생각이다. 4일 폴란드전에서 월드컵 사상 첫 승을 거두며 16강 목표 달성을 가시권에 둔 한국은 경기가 끝나자마자 경주 현대호텔로 이동해 승리의 흥분을 가라앉히고 두번째 경기인 미국전에 차분히 대비하고 있다. 한국팀은 5일 오후 회복훈련을 실시한 뒤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미국과 포르투갈의 경기를 TV로 지켜보고 이 경기를 면밀히 분석해 상대의 허점을 뚫을 비책을 마련, 또 한번의 감동의 승전보를 엮어낸다는 각오를 다졌다. 현재 승점 3을 기록하고 있는 한국이 오는 10일 대구월드컵경기장에서 미국에 승리를 거둔다면 그토록 고대했던 16강 진출은 사실상 확정된다. 하지만 미국이 포르투갈전에서 비기거나 승리를 낚는다면 한국은 16강 가도에 변수를 만나게 된다. 이 때문에 폴란드전에서 90분 동안 신경을 곤두세웠던 거스 히딩크 감독은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미국과 포르투갈의 경기를 직접 관전하고 미국에 대한 대비책을 세웠다. 한국은 월드컵을 앞두고 지난 해 12월 평가전과 지난 1월 북중미골드컵대회에서 미국과 격돌한 만큼 서로를 잘 알고 있다는 것이 껄끄럽다. 더욱이 한국은 2차례 대결에서 베스트 멤버를 가동, 전력을 노출시켰지만 미국은 유럽에서 활약하던 선수들이 대표팀에 합류하지 않은 상태에서 경기를 치러 100%의 전력을 보여주지 않았다. 또 폴란드전에서 골을 기록한 황선홍과 유상철이 부상을 입어 출전 여부도 확실치 않다는 점도 부담이다. 하지만 폴란드전에서의 승리로 한국팀의 사기와 자신감은 하늘을 찌를 듯한 기세여서 미국도 결코 못이길 이유가 없다는 시각이다. 히딩크 감독이 미국-포르투갈전을 관전한 뒤 내놓을 전술과 선수들의 기량이 접목돼 미국전에서 또 한번의 승리와 함께 사상 첫 16강행이라는 성과를 거둬 주기를 온 국민이 고대하고 있다./월드컵 특별취재반

’설마’에 큰코 다친 ’우승후보’

2002 한·일월드컵축구대회 우승후보로까지 꼽힌 포르투갈이 미국을 얕잡아 봤다가 큰 코를 다쳤다. 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D조 예선에서 미국이 포르투갈을 3대2로 물리친 것은 미국이 이변을 만들었다기보다는 오히려 포르투갈이 패배를 자초했다는게 정확한 표현이라는 평가다. D조에서 당연히 1위를 할 것이라는 예상과 함께 우승후보로까지 거론되고 있는 포르투갈이 이날 전반 중반까지 보여준 모습은 ‘시건방떨다 된통 당했다’는 평가로 부터 자유로울 수 없게 했다. 그렇지 않아도 전체적으로 노령화된 포르투갈은 상대 공격수에 대한 적극적인 마크는 찾아볼 수 없었고 ‘해 볼 테면 해 보라’는 식으로 방치했다. 전반 4분만에 내준 선취골 상황은 수비의 허점을 고스란히 드러낸 것이었다. 코너킥 위기에서 상대선수를 1대1로 마크하지 않아 맥브라이드가 혼자 점프하며 헤딩했고 골키퍼가 펀칭한 뒤에도 무인지경에서 오브라이언이 마음놓고 슛했다. 두번째 골도 수비수 조르제 코스타가 멀리 걷어내려고 하지 않고 피구에게 짧게 패스하는 여유를 부리다 인터셉트당한 데서 비롯됐고 세번째골 역시 노마크 찬스에서 나온 다이빙 헤딩으로 내줬다. ‘설마’하는 마음으로 수비수들이 구경만 한다는 인상은 이 외에도 많은 상황에서 받을 수 있었다. 포르투갈은 전반 중반부터 정신을 차리고 공격을 펴기 시작했지만 이미 한번 허물어진 조직력은 살아나지 않았고 후반전에도 공격의 주도권을 잡는듯 했지만 다급한 마음에서 이뤄지는 공격이 완벽하지 못했다.

전차군단 1분에 울고, 아일랜드 1분에 살고

‘전차군단’ 독일이 다잡았던 경기를 놓쳐 16강행을 다음으로 미뤘다. 독일은 5일 이바라키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대회 조별리그 E조 2차전에서 미로슬라프 클로세의 선제골을 73분간 지키다 마지막 1분을 남기고 통한의 동점골을 허용, 아일랜드와 1대1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로써 독일은 1승1무로 승점 4를 기록, 조 선두를 지켰으나 ‘2차전에서 16강행을 확정한다’는 당초 목표에는 차질을 빚었다. 사우디 아라비아와 1차전에서 대회 1호 해트트릭을 기록한 뒤 2경기 연속 골을 터뜨린 클로세는 4호골을 기록, 득점왕 경쟁에서 앞서 나갔다. 독일은 전반 19분 클로세의 머리로 첫 골을 뽑아냈다. 미드필드 왼쪽에서 볼을 잡은 미하엘 발라크가 정확하게 타이밍을 맞춰 문전으로 띄웠고 클로세가 빠른 발로 수비 틈을 파고들며 몸을 날려 헤딩 슛, 골을 뽑았다. 독일에 내내 밀린 아일랜드는 전반 종료 직전 문전에서 로비 킨이 오버헤드킥을 날렸으나 빗맞아 골로 연결되지 못했다. 후반 11분 아일랜드 데이미언 더프와 1대1로 맞선 상황에서 빠른 판단력으로 뛰쳐 나가 각(角)을 죽여 선방한 칸은 39분에도 닐 퀸의 완벽한 헤딩슛을 막아냈다. 그러나 이날 승부는 전광판 시계가 90분을 다 돌고 꺼진 뒤 인저리 타임 2분째 원점으로 돌아갔다. 미드필드 오른쪽에서 넘어온 센터링을 퀸이 살짝 머리에 맞춰 패스했고 이를 배후에서 뛰어들던 킨이 오른발 슛한 것이 골키퍼의 손을 스친 뒤 포스트를 맞고 그물에 꽂혔다./월드컵 특별취재반

월드컵 이모저모

○…폴란드전에서 월드컵 첫승의 염원을 이끈 한국 축구대표팀의 거스 히딩크 감독이 5일 미국과 포르투갈전이 열린 수원월드컵경기장을 찾아 상대팀의 전력 파악에 분주. 이날 부산에서 비행기를 타고 올라와 박항서 코치 등과 함께 VIP석에 자리를 잡은 히딩크 감독은 미국전(10일)과 포르투갈전(14일)을 대비해 망원경까지 동원하며 이들의 플레이를 꼼꼼하게 체크했는 데 경기중 히딩크 감독의 모습이 전광판에 비추자 관중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이방인 영웅’을 환대. =한국 관중, 포르투갈 일방적 응원 ○…미국-포르투갈의 경기가 열리기 직전 수원구장에는 때아닌 관중들의 ‘대한민국’과 ‘오∼ 코리아’ 연호로 한국전을 방불케 하기도. 관중들이 갑자기 코리아팀 응원 구호를 연호하자 멋모르고 따라하던 한 관중은 “어제의 감격이 아직도 식지 않고 남아있기 때문인것 같다”며 전날 한국대표팀의 월드컵 첫승 순간을 떠올리기도. ○…미국과 포르투갈의 경기가 열린 수원월드컵경기장을 찾은 한국 관중 대부분이 포르투갈 깃발을 들고 열렬히 응원. 이는 루이스 피구나 세르지우 콘세이상 같은 세계적인 스타 플레이어들이 대거 포진한 탓도 있겠지만 포르투갈이 미국을 꺾어야 한국의 16강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 ○…FIFA가 월드컵 중앙광장에서 벌인 시민서포터즈의 응원행사가 사전에 허가받지 않은 것이라며 중단을 요구, 모처럼만에 축구열기에 동참했던 회원들이 크게 아쉬워하는 모습. 이날 수원지역 사회단체로 구성된 포르투갈 시민서포터즈 회원 200여명은 오후 3시부터 치어걸과 스피커를 동원해 열띤 응원을 벌였으나 조직위측으로부터 “국기를 나눠주는 것은 상관없지만 스피커는 중단해 줄 것”을 요구. 한 회원은 “질서를 통해 혼란을 막는 것도 중요하지만 공간이 많은데 허락받지 않았다고 제재하는 것은 세계적인 축제를 너무 경직되게 만든 것”이라고 지적.

D조 16강 판도 ’視界 제로’

한국과 한조에 속한 미국이 우승후보 포르투갈을 꺾는 이변을 연출했다. 미국은 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02 한·일월드컵축구대회 조별리그 D조 1차전에서 조직력과 스피드를 앞세운 날카로운 측면 돌파로 세계랭킹 4위 포르투갈을 몰아붙여 3대2로 승리했다. 이로써 미국은 전날 폴란드를 꺾은 한국과 승점 3으로 동률을 이뤘으나 골득실에서 뒤져 조 2위가 되면서 D조 16강행 판도를 안개속으로 몰고갔다. 미국은 예상을 뒤엎고 경기 초반부터 포르투갈을 몰아붙여 4분만에 기습 선제골을 터뜨리며 이변을 예고했다. 노장 어니 스튜어트가 왼쪽 코너킥을 강하게 문전으로 올리자 브라이언 맥브라이드가 솟구쳐 올라 헤딩했고, 골키퍼가 쳐낸 공이 흐르자 문전에 있던 오브라이언이 왼발슛으로 골네트를 출렁이게 했다. 경기의 주도권을 잡은 미국은 전반 29분에는 포르투갈 수비진의 실수로 두번째 골을 손쉽게 얻어냈다. 포르투갈 수비 조르게 코스타의 미숙한 볼처리로 공을 가로챈 랜던 도노번이 문전으로 센터링한 것이 상대 수비수 조르게 코스타의 등을 맞고 굴절돼 골문을 빨려들어갔다. 미국은 연속 실점으로 우왕 좌왕하던 포르투갈을 거세게 밀어부치다 36분 토니 새네가 오른쪽 측면을 돌파한 뒤 띄운 공을 맥브라이드가 다이빙 헤딩슛, 추가골을 뽑았다. 패색이 짙던 포르투갈은 전반 39분 피구의 오른쪽 코너킥을 베투가 헤딩슛 한것이 수비가 걷어내자 다시 베투가 강하게 슈팅, 만회골을 터뜨리며 1대3으로 전반을 마쳤다. 후반들어 포르투갈과 일진일퇴의 공방을 거듭하던 미국은 26분 역시 자책골을 헌납했다. 포르투갈 파울레타가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문전을 향해 강하게 찔러넣은 공을 제프 어구스가 밖으로 차낸다는 것이 빗맞아 자기 골대로 빨려들어가 버렸다. 한 골차로 추격한 포르투갈은 충분히 분위기를 돌려놓을 수 있었으나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도 날카로운 면을 보여주지 못한채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월드컵 특별취재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