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로 세상보기> 남녀 임금격차는 심화되지 않았나?

[가]최근 여성의 사회 진출이 크게 늘어나고 있으나 대기업 남녀의 임금격차는 지난 5년간 50% 이상 더 크게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여성들이 관리직보다는 저임금의 생산직에 집중되어 있을 뿐 아니라 승진에서 밀려 고위직에 진출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풀이됐다. 50개 대기업들이 제출한 2000년과 2005년 상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기업의 남녀 직원 임금 격차는 2000년 상반기 월평균 106만 1천원에서 2005년 상반기 월평균 162만 1천원으로5 2.8% 확대됐다. 이들 50개 대기업에서 2000년 상반기 남성 임금은 월평균 280만 7천원, 여성임금은 174만 6천원이었는데, 2005년 상반기에는 남성이 424만 6천원, 여성이 262만 5천원으로 전반적으로 임금이 증가한 가운데 남성의 임금 상승 폭이 훨씬 컸다. 남녀 간 임금격차가 발생하는 것은 고액의 임금을 받는 간부나 임원으로 승진하는 여성의 비율이 낮고 상당수의 여성들은 회사를 일찍 그만두어 나이가 어린 여성 직원이 많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나]제시문 [가]의 기사는 성별 임금격차가 심화되었다고 주장한다. 이 기사를 읽은 규선이는 기사에 소개된 자료를 사용하여 다음과 같은 표를 작성하고, 이를 근거로 남녀 임금 차이가 그다지 심화되지 않았다는 주장을 하였다. 기준에 따라 달라지는 퍼센트 어떤 회사의 부장 월급이 200만원이고 평직원의 월급이 100만원이라 가정해 보죠. 이 차이를 퍼센트로 표현해 볼까요? 그럴 때 다음의 두 가지 유형이 가능해요. - 부장의 월급이 평직원의 월급보다 100% 많다. - 평직원의 월급이 부장의 월급보다 50% 적다. 위의 문장은 평직원의 월급을 기준으로 산출한 것이고 아래 문장은 부장의 월급을 기준으로 산출한 거예요. 두 표현은 모두 틀린내용이 아니죠. 단지 기준을 무엇으로 했느냐에 따라 표현이 주는 느낌이 다를 뿐이에요. 부장과 평직원의 월급 차이를 강조하고 싶은 사람은 위의 표현을 사용할 테고, 월급 차이가 그리 크지 않다고 주장하고 싶은 사람은 아래 표현을 사용하겠죠. 이처럼 퍼센트란 산출한 기준이나 방식, 의도에 따라 같은 현상도 달리 표현될 수 있어요. 때문에 특정 상황에서 퍼센트나 원데이터의 크기 중 무엇을 비교해야 하는지, 퍼센트를 산출한 기준은 무엇인지, 서로 비교할 수 있는 퍼센트인지 따져볼 필요가 있어요. 남녀 임금격차는 그리 심화되지 않았다? 문제는 우선 규선이가 어떤 주장을 펼치고 있는지 주어진 자료를 활용해 정리해 보라고 요구하고 있어요. 규선이의 주장은 [나]에 제시된 것처럼 명료해요. 즉 기사의 주장과 달리 남녀의 임금 격차가 2000년에 비해 2005년이 그다지 심화되지 않았다는 거예요. 통상한 나라의 남녀 임금 격차를 설명할 때 남성 임금 대비 여성의 임금이 몇 퍼센트 정도인지 말하곤 하는데 규선이는 그런 방식으로 2000년과 2005년을 비교하고 있어요. 즉 남녀임금비가 2000년에 62.2%였고, 2005년에 61.8%니 그 차이가 단지 0.4%포인트 정도일 뿐이라는 생각이죠. 다소 악화되었다고 말할순 있지만 매우 심각하게 그 차이가 벌어졌다고 말할 수는 없다는 지적이에요. 실제 제시문 [가]의 기사에서 남녀 임금 격차가 50%나 더 벌어 졌다고 설명하고 있는데 이는 지나친 호들갑이라는 것이 규선이의 주장이죠. 하지만 다음과 같은 경우를 살펴보도록 해요. 예를 들어 어떤 회사에서 사장이하 모든 직원들의 월급을 동일하게 10% 인상하기로 결정했어요. 이 말을 들으면 모두 동일한 월급인상이라는 느낌을 받을 거예요. 하지만 원 대상의 기준 크기가 매우 큰 차이가있다면 실제 상황은 달라지죠. 즉 평직원의 월급이 100만원이라면 10% 이상으로 10만원이 인상되지만, 사장의 월급이 1000만원이라면 10% 인상분은 100만원이 되죠. 동일한 10% 인상이지만 원 기준액의 차이가 큰 경우그 차이는 90만원이나 돼요. 이런 상황이 계속 반복되면 사장의 월급과 평직원의 월급 차이는 점차 격차가 크게 벌어지죠. 매우 작은 퍼센트의 차이도 큰 변화일 수 있어 문제의 또다른 요구는 규선이의 주장이 타당한지 밝히라는 거예요. 규선이의 계산방식과 그 수치에는 사실 큰 문제가 없어요. 다만 그 작은 퍼센트의 차이가 진정 작은 차이인지 따져 보지 않았다는데 문제가 있는 것이죠. 사실 남성의 평균 임금과 여성의 평균 임금은 애초부터 차이가 존재했어요. 2000년만 해도 100만원이 넘는 차이가 있었죠. 그런 경우라면 만일 임금 인상률이 해마다 동일하게 늘었다고 해도 임금 격차는 더 벌어졌을 거예요. 실제 같은 기간 남성의 평균임금은 143만 9천원 늘었지만 여성의 평균임금은 87만 9천원 늘어나는데 그쳤어요. 금액으로 산출해 보면 그 차이가 결코 작지 않다는걸 알 수 있죠. 만일 남녀의 임금 불평등 상황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해마다 대체로 동일한 임금 인상률을 보여도 그 격차는 더 벌어질 거예요. 이처럼 퍼센트를 활용해 주어진 상황을 파악할 때는 원 데이터가 무엇인지, 어떤 방식과 기준으로 퍼센트를 산출한 것인지를 함께 분석할 필요가 있어요. 실제 남성 임금 대비 여성의 임금 수준을 보여주는 비율은 현재의 전반적인 임금 수준으로 볼 때 작은변화가 큰 차이를 드러내고 있어요. 그래서 남녀 임금의 격차와 그 추이를 알아보기 위해 남녀 임금비를 산출할 때 소수점 하나까지 제시하는 것이죠. 소수점 단위의 작은 차이도 의미있는 변화며 결국 큰 차이를 드러낸다는 뜻이에요. 여성의 사회진출 환경은 여전히 열악해 남녀 임금 격차를 보다 정확하고 심층적으로 분석하기 위해서는 제시된 방식을 충분히 활용하는 것뿐 아니라 전체 직원중 여성직원의 비율, 동일 직급내 임금의 차이, 남녀 평균 근속년수 비교, 고위급 임원중 여성의 비율 등을 종합적으로 파악하여 분석할 필요가 있어요. 다만 제시문들의 내용에 비추어 볼 때 명확한 것은 최근 여성의 사회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으나 여전히 그 환경이 열악하다는 점이에요. 남녀 임금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으며 그 격차가 벌어지는 이유들을 살펴보면 알 수 있죠. 고액의 임금을 받는 임원이나 간부로 승진하는 여성이 적다는 것은 여성이 회사에서 고위층으로 승진하는 과정에서 여전히 불평등한 제약을 받는다는 것을 의미해요. 또한 여성들이 회사를 일찍 그만둔다는 것은 육아 문제에 시달린다는 것이며 이의 해결책을 사회적으로 보장해 주지 못하는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에요. /조성진 유레카논술 책임연구원

<교과서와 논술 2>

국어 교사가 수업을 하다가 영어 단어를 발음하거나 수학 문제를 풀면 학생들은 ‘와’하며 놀란다. 국어 교사는 국어만 잘 가르치는 줄 알았는데 영어나 수학 교과의 내용까지 안다는 것에 놀라는 것이다. 대학교 정규 교육과정을 거친 사람으로서 당연한 일인데도 아이들은 그 사실을 종종 잊곤 한다. 사실 아이들은 이미 초등학교 때 담임 교사가 여러 교과를 가르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그러다가 중학교, 고등학교로 올라오며 교과의 내용이 심화되면서 각 교과의 전공 교사로부터 수업을 받게 되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아이들은 각 교과를 개별적으로 생각하게 되어 교과간의 통합을 생각하지 못하게 되었다. 시험도 각 교과별로 치루다 보니 국어 시간에 사회나 과학을 생각할 일이 없어졌으며, 오히려 그런 생각은 그 수업에 집중하는데 방해만 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각 교과의 내용은 서로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이를 유기적으로 활용하면 각 교과의 내용을 보다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교과를 넘어서는 종합적 사고력을 기를 수 있다. 예를 들어 문학 시간에 배우는 박지원의 ‘허생전’을 통해서 오늘날의 경제 문제를 떠올릴 수 있으며, 고려 가요 ‘청산별곡’을 배우면서 국사 시간에 배운 지식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또한 논술 시험에는 하나의 주제에 대한 여러 개의 제시문이 출제되는데, 고전(古典), 시(詩), 소설, 그림, 노래 가사를 비롯하여 다양한 교과서에서 발췌된다. 특히 통합교과에서 강조하는 것이 이러한 교과 간의 통합이다. 하나의 주제를 단지 한 교과가 아니라 여러 교과의 관점을 통해서 바라보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교과 간의 통합적인 내용을 어떻게 지도하면 될까? 예를 들어 ‘황사’를 주제로 수업을 한다고 하자. 그러면 우선 학생들에게 교과서를 전부 꺼내도록 하여 ‘황사’와 관련 있는 내용을 모두 찾도록 한다. 이 때 학생 혼자서 할 수도 있지만 분량이 많으므로 모둠별로 하는 것이 좋다. 모둠별로 교과서를 나누어서 하면 짧은 시간에 관련된 내용을 금세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발췌한 내용을 모두 모둠별 발표지에 적고 이를 분석하도록 한다. 분명 교과의 특성상 그 주제를 바라보는 관점이나 방식이 다를 것이다. 학생들은 이러한 교과 간의 비교 분석을 통해서 그 주제에 대한 심층적이고 다각적인 사고를 기를 수 있다. 그리고 분석한 내용을 적은 모둠별 발표지를 복사해서 학생들에게 모두 나누어 준 후에 모둠별로 발표하도록 한다. 이 때 학생들은 다른 모둠의 발표 내용과 자기 모둠의 분석 내용에 대한 비교 및 질의응답을 통해서 비판적인 사고력을 기를 수 있다. ◇ ‘황사’와 관련된 교과서 내용 예시 - 사회:Ⅳ. 환경문제와 지역문제. 1. 환경 문제의 확산. (3) 지구적 차원의 환경 문제와 대책 - 세계지리:Ⅵ. 세계의 과제. 1. 환경 문제. (2) 세계적인 규모의 환경 문제 - 사회문화:Ⅴ. 현대 사회와 사회 문제. 2. 현대 사회 문제와 대책. (7) 우리의 환경, 하나뿐인 지구 - 시민윤리:Ⅱ. 현대 사회 문제와 시민 윤리. 1. 생명 존중과 환경 윤리. (2) 환경과 윤리 - 문학:토실을 허문 데 대한 설(이규보) 실제로 여러 개의 교과서를 이용해 수업을 해보니 학생들 모두 깜짝 놀랐었다. 자신들이 배운 내용이 이렇게 서로 연결되어 있는지 몰랐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는 학생만이 아니라 교사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자신이 가르치는 교과서가 아닌 다른 교과서의 내용을 볼 일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앞으로는 교사나 학생 모두 하나의 교과서가 아니라 여러 개의 교과서를 두루 살펴야 한다. 교사는 다른 수업 시간에 학생들이 배운 내용을 토대로 그 교과의 내용을 보다 쉽게 이해시킬 수 있으며, 학생들은 교과 간의 지식을 유기적으로 결합시킴으로써 보다 종합적이고 창의적인 사고력을 신장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수업 시간에 여러 개의 교과서를 펼쳐놓고 수업을 진행할 수는 없다. 그러나 각 교과 간에 관련되어 있는 주제를 씨줄과 날줄로 섬세하게 조직하여 나간다면, 세상에 대한 학생들의 관점과 시각은 보다 큰 깊이와 넓은 폭을 갖게 /이세영 수성고 교사

산문으로 쓴 환상시 -왕자의 죽음 편

알퐁스 도데 (Alphonse Daudet, 1840~1897) 프랑스의 소설가, 극작가. 프로방스 출생. 사업가인 아버지의 파산으로, 중학교에서 사환으로 일하면서 청소년 시절을 보냈다. 그는 플로베르, 졸라, 공쿠르, 투르게네프와 친교를 맺었는데, 이들과 더불어 자연주의파에 속한다. 그의 작품은 천부적인 시적 정서와 고요하고 아름다운 서정적인 글로 날카로운 풍자와 짙은 인간미를 안겨준다. 주요작품으로는 단편집 《풍차 방앗간 소식》 《월요 이야기》, 그리고 비제가 작곡하여 유명해진 희곡 <아를르의 여인> 등이 있다. 어린 왕자가 병이 들어 죽게 되었습니다. 왕국의 모든 교회에서는 왕자의 회복을 빌며 낮이나 밤이나 성체를 내어놓고, 커다란 초에 불을 켜 놓았습니다. 고색 창연한 거리는 고요하고 쓸쓸했으며 교회의 종소리도 들리지 않았고, 마차들도 천천히 다녔습니다. 궁궐 주위의 호기심 많은 백성들은 궁금해서 창살 틈으로, 위엄있는 태도로 궁정 안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금줄단 뚱뚱보 위병들을 바라보았습니다. 성안은 온통 들끓고 있었습니다. 시종들과 청지기들이 종종걸음으로 대리석 층계를 오르내립니다. 현관에는 비단옷을 입은 신하들과 시종들로 가득 차 있는데, 그들은 이리 저리 몰려다니며 새로운 소식을 알아내려고 수군거립니다. 넓은 계단위에서는 눈물에 젖은 시녀들이 수를 놓은 고운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으면서 서로 인사를 주고 받습니다. 오렌지 온실 안에서 가운을 입은 의사들이 거듭 회합을 합니다. 그들의 긴 검정 소매가 움직이고, 길게늘인 가발이 점잖게 수그러지는 모습이 유리창 너머로 보입니다. 사부와 시종 무관은 문 앞에서 서성대며 의사들의 발표를 기다립니다. 요리사들이 그들 곁을 인사도 없이 지나갑니다. 시종은 이교도처럼 욕설을 퍼붓고, 사부는 호라티우스의 시를 읊습니다. 한편 저편 마구간 쪽에서는 구슬픈 말 울음 소리가 길게 들려옵니다. 그것은 마부들이 잊고 밥을 주지 않아 텅빈 구유 앞에서 슬프게 울부짖고 있는 왕자의 밤색 말이었습니다. 그런데 임금님은 어디 계신가요? 임금님은 성끝에 있는 방안에 홀로 앉아 계십니다. 임금님들이란 남에게 눈물을 보이는 것을 좋아하지 않으십니다. 그러나 왕비님은 다릅니다. 여왕님은 어린 왕자의 머리맡에 앉아 고운 얼굴이 눈물에 젖은 채 비천한 비단장수처럼 모든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큰 소리로 흐느껴 울고 계십니다. 레이스가 달린 침대에는 어린 왕자가, 깔고 누운 요보다도 더 흰 얼굴로 눈을 감은채 누워 있습니다. 잠들어 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자고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어머니를 향해 몸을 돌리더니, 어머니가 울고 있는 것을 보자 이렇게 말했습니다. “어마마마, 왜울고계세요? 정말 제가 죽을 거라고 생각하세요?” 왕비님은 대답을 하려고 했지만 목이 메어 말이 나오질 않습니다. “어마마마, 제발 울지 마세요. 제가 왕자라는 것을 잊으셨군요. 왕자가 이렇게 죽을 수 없다는 것을 잊으셨어요?” 왕비님은 더욱더 흐느껴 웁니다. 그래서 왕자도 무서워집니다. “그만두세요! 전 죽고 싶지 않아요. 절대로 죽음이 여기까지 오지 못하도록 막을 수 있을 거예요……. 당장 사십명의 아주 힘센 근위병을 오게 해서 침대 주위를 둘러싸게 해 주세요……. 대포 백 문을 창밑에 배치하여 도화선에 불을 붙인채, 밤이나 낮이나 지키게 해 주세요. 그래도 죽음이 접근해 올때는 호통을 쳐 줄거야!” 왕자를 즐겁게 해 주려고 왕비님은 손짓을 합니다. 당장 궁정 안으로 커다란 대포가 굴러 오는 소리가 들리고 창을 든 장대한 사십 명의 근위병들이 몰려와 방 안에 둘러섭니다. 이들은 수염이 허옇게 된 노병들 입니다. 왕자는 그들을 보자 손뼉을 칩니다. 왕자는 그들 중에서 자기가 알고 있는 한 사람을 불렀습니다. “로뎅! 로뎅” 그가 침대 앞으로 한걸음 나섭니다. “로뎅, 난 당신이 참 좋아……. 당신의 장검을 좀 보여줘. 죽음이 나를 잡으려고 하면 죽여버려야 하겠지?” 로뎅이 대답합니다. “그렇습니다, 전하!” 노병의 거무죽죽한 뺨위에는 굵은 눈물이 두줄 흘러 내립니다. 이때, 궁정사제가 왕자 곁으로 가까이 오더니 십자가를 보이며 낮은 목소리로 오랫동안 이야기를 합니다. 어린 왕자는 아주 놀란 얼굴로 이야기를 듣고 있더니 갑자기 사제의 말을 가로막습니다. “사제님 말씀은 잘 알겠습니다. 그렇다면 친구 베포 녀석에게 돈을 많이 주고 내 대신 죽게 할 수는 없을까요?” 사제는 낮은 목소리로 이야기를 계속 합니다. 어린 왕자는 더욱더 놀란 얼굴을 합니다. 사제의 이야기가 다 끝나자, 어린 왕자는 한숨을 쉬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사제님의 말씀은 한마디 한마디 나를 아주 슬프게 합니다. 하지만 저 하늘 위 별들의 낙원에 가도 나는 역시 왕자일 터이니 까 안심이 되는군요……. 하느님은 나의 친척이니 나를 신분에 맞도록 대우할 것을 잊으시진 않겠죠.” 그리고는 어머니 쪽으로 몸을 돌리며 왕자는 이렇게 덧붙여 말합니다. “제 가장 고운 옷들, 흰 담비 가죽저고리와 우단으로 만든 무도화를 가져오라고 하세요! 왕자의 옷을 입고 천국에 들어가서 천사들에게 뽐내고 싶어요.” 사제는 세 번째 어린 왕자를 향해 몸을 숙이고 낮은 목소리로 오랫동안 이야기를 합니다. 이야기를 하는 도중 왕자는 화를 내며 말을 가로 막더니, 이렇게 말합니다. “그렇다면 왕자란 아무것도 아니군요!” 그리고는 더 이상 이야기를 들어보려고 하지 않고, 벽을 향해 돌아눕더니, 왕자는 흐느껴 우는 것이었습니다. > > 짧은 얘기 긴 여운 오늘 소개한 도데의 <산문으로 쓴 환상시>에는 두 편의 글이 실려 있는데, 그중 오늘 실린 얘기는 ‘왕자의 죽음’ 입니다. 소설은‘어린 왕자가 병이 들어 죽게 되었습니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합니다. 부러울 것 없는 왕자가 그만 병이 들었는데, 쉽게 나을 병이 아니어서 죽음에 다다를 수밖에 없는 비극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 짧은 소설에서 주목해 볼 것은 왕자의 생각이 변해가는 과정입니다. 왕자는 자신이 가진 권력과 재물, 능력으로 다가오는 죽음을 거부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요. 하지만 사제의 말을 들으면서 죽음이란 어떠한 힘으로도 막을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 들입니다. 그렇다면 신분을 드러내주는 의복으로 천국에서라도 자신이 누리던 것을 누리려 합니다. 그러자 또 사제가 뭐라 말하고, 왕자는 마침내‘그렇다면 왕자란 아무것도 아니군요!’하며 흐느껴 울지요. 아주 짧은 이야기지만 이 속에는 인생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 종교적, 철학적으로 묻고 있습니다. 사제는 과연 뭐라고 왕자에게 말했을까요? 작가가 되어 사제가 왕자에게 들려주었을 법한 대사를 적어보면 어떨까요?

비빔밥 논술

국가보안법은 국가 안전을 위협하는 반국가활동을 규제해 국가의 안전과 국민의 생존 및 자유를 확보하려는 목적에서 만들어졌습니다. 국가보안법에 어긋난 행동이 어떤 것인지 꼽아보고 국가보안법이 무엇을 규제하는지 생각해봅시다. 1. 국가보안법은 국가의 존립 안전이나 자유민주주의적 기본 질서를 위태롭게 할 것을 알면서도 그런 행위를 한 자를 처벌하고 있습니다. 다음 중 그러한 국가보안법에 어긋난 행동을 한 사람이 있는지 골라봅시다. ● 군사작전지휘권을 타국에게 헌납한 모 대통령 ● 군사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장악한 자 ● 자유민주주의를 외치며 시위를 한 광주 시민 ● 금강산 관광을 다녀온 노부부 ● 등록금 투쟁을 벌이는 한총련 학생 ● 북한 수재민을 돕기 위해 모금 운동을 벌인 회사원 2. 1번에서 지목한 사람의 행동이 왜 국가보안법에 저촉된다고 생각했는지 써봅시다. 또한 한 명도 없었다면 왜 그렇게 판단한 것인지 간략히 적어봅시다. < Yes / No > 남북 평화체제를 논의하는 데에 국가보안법이 걸림돌이 된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국가보안법이 오히려 남북 평화체제를 구상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는 입장도 있습니다. 남북 화해시대, 국가보안법은 폐지되어야 할까요, 유지되어야 할까요? 명제Ⅰ. 국가보안법은 헌법과 자유민주주의 근본 원리에 어긋난다! (Yes) (폐지되어야) 자유민주주의는 다양한 사상이 자유롭게 서로 비판하고 토론하며 새로운 합의점을 만들어 가는 과정 그 자체이다. 또한 사상을 둘러싼 논쟁과 검증은 사상의 시장에 맡기는 것이 자유민주주의다. 대한민국은 이러한 자유민주주의 국가이며 이는 우리 헌법의 핵심이다. 하지만 국가보안법은 자유민주주의 근본 원리에 어긋난다. 국가보안법 아래에서는 정치·사상의 자유, 결사의 자유가 성립될 수 없기 때문이다. 나아가 국가보안법은 표현의 자유, 언론·출판의 자유, 학문.예술의 자유마저도 봉쇄하고 있다. 신성불가침의 영역인 개인의 내면까지 국가가 통제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헌법이 기본권으로 인정하고 있는 자유권을 침해하는 국가보안법은 명백한 위헌이다. 국가보안법 존속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국가안보를 위해 국가보안법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아무리 국가안보가 중요해도 그것이 자유민주주의 근본원리보다 우선일 수는 없다. 국가보안법이 헌법 위에서 군림하는 현실은 하루빨리 종식되어야 한다. (No) (유지되어야) 자유민주주의라 해서 자유민주주의를 저해하는 행위의 자유까지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반국가사상에서 반국가활동이 시작되기 때문에 국가가 특별법을 통해 반국가 사상을 통제하는 것은 불가피하다. 국가보안법은 자유민주주의를 위협하는 극히 일부 사상과 행위를 제한하고 있을 뿐이다. 오히려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발전시키기 위해 국가보안법은 유지되어야 하는 것이다. 더구나 국가안전보장, 질서유지, 공공복리를 위해서도 국가보안법은 필요하다. 국가의 존폐가 위협받는 상황에서 개인의 자유가 지켜질리 없기 때문이다. 국가보안법이 위헌이라 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국가보안법의 규정들은 사실상 헌법에 기초하고 있다. 국가보안법은 헌법을 근거로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기본권을 제한하고 있다. 이미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은 국가보안법의 합헌성을 인정했다. 특히 대법원은 “대한민국의 정체성(인권과 자유)을 부인하는 자유까지 허용한다는 것은 적진에서 무장해제를 하는 것과 같다”고 선언한바 있다. 명제Ⅱ. 현실적으로 국가보안법은 정권안보에 악용될 가능성이 높다! 명제Ⅲ. 국가안보는 형법으로도 충분히 지켜낼 수 있다! 명제Ⅳ. 남북 평화체제가 논의되는 현 시점에서 국가보안법은 시대착오적이다! <쟁점이 술술~> 2007 남북 정상회담 이후 남북 평화체제를 위한 논의가 더없이 활기를 띠고 있습니다. 동시에 국가보안법 존폐 논란이 다시 불붙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국가보안법이란 무엇인지, 최근 국가보안법 논란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살펴봅시다. 1.국가보안법이란 무엇인가요? 국가보안법은 국가 안전을 위협하는 반국가활동을 규제함으로써 국가의 안전과 국민의 생존 및 자유를 확보하려는 목적에서 만들어졌어요. 특히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현실은 국가보안법의 존재 근거가 되었죠. 하지만 국가보안법은 그 내용상 국민의 기본권과 인권을 침해하는 법이며 오랜 기간 정권의 안위를 위해 악용되었다는 이유로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요. 반면 여전히 남북이 대치하고 있어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국가보안법은 필요하며 일부 기본권의 제한은 불가피하다는 입장도 적지 않죠. 국가보안법의 존폐를 둘러싸고 있는 입장들을 보면 먼저 국가보안법을 완전 폐지해야 한다는 측과 국가보안법을 폐지하되 형법을 통해 보완해야 한다는 측이 있어요. 또한 국가보안법의 독소조항을 개정하는 정도에 머물러야 한다는 입장도 있고 현행법을 그대로 존치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있어요. 이러한 입장간의 논란은 국가보안법이 제정된 이후, 특히 민주화가 진전되면서 확산되어 왔어요. 그에 따라 국가보안법은 수차례 개정되며 모습을 달리해 왔죠. 2.국가보안법은 어떻게 변해왔나요? 국가보안법은 1948년 12월 ‘여순사건’ 직후 제정, 공포되었어요. 초기에는 한시적인 목적으로 내란행위에 대한 처벌에 중점을 두었죠. 일제시대 독립운동 탄압에 주요한 역할을 했던 ‘치안유지법’을 내용상 모태로 하고 있어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기도 해요. 국가보안법이 탄생하고 다음해에만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무려 18,621명이 투옥되었고 132개 정당 혹은 사회단체가 해산되기도 했죠. 4·19 혁명과 5·16을 거치면서 개정, 확대되었고 박정희 시대에는 국가보안법 외 반공법이 별도로 제정되기도 했어요. 12·12 이후 전두환 정권이 들어선 뒤 국가보안법은 반공법과 통합, 확대되어 무소불위의 법으로 변모했죠. 90년대 이후 민주화가 진전되면서 개정 혹은 폐지의 목소리가 높았지만 몇 차례의 개정은 소폭 개정에 그쳤어요. 2004년 국회에서 국가보안법 폐지안이 제출되어 논란에 불이 붙기도 했지만 반발에 부딪혀 현재는 뒤로 미루어진 상태예요. 악용에 대한 논란이 적지 않지만 2003년 이후 현재까지 국가보안법 관련 구속자수는 150여 명이 넘어 여전히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어요. 3.국가보안법의 주요 내용은 무엇인가요? 국가보안법은 반국가단체와 이적단체를 규정하고 이들을 이롭게 하거나 찬양, 회합할 경우 처벌하는 규정들이 포함되어 있어요. 특히 제7조는 ‘반국가단체나 그 구성원 또는 그 지령을 받은 자의 활동을 찬양·고무·선전 또는 이에 동조하거나 국가변란을 선전·선동한 자’에 대한 처벌을 명시하고 있는데 이는 역대 정권에 의해 정치적 반대세력을 억압하는 처벌 수단으로 활용되곤 했어요. 조항의 내용이 명확하지 않고 애매해 마음먹기에 따라 적용범위가 매우 넓었던 거죠. 이 조항은 헌법상의 사상·양심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제약하는 특징을 갖고 있기도 해요. 또한 제10조는 이른바 불고 지죄로 반인륜적인 조항이라는 지적이 많아요. 명시되어 있지는 않지만 그 내용으로 볼 때 국가보안법은 북한을 반국가단체로 규정하고 있어요. 때문에 남북정상회담으로 남북화해 기조가 무르익고 있는 지금 국가보안법 존폐론이 다시 거론되고 있어요. 4.최근 들어 왜 국가보안법 존폐론이 다시 불붙고 있나요? 2007 남북 정상회담은 ‘10·4 공동선언’을 이끌었어요. ‘10·4 공동선언’은 남북관계 발전과 한반도 평화, 공동의 번영을 실현하기 위해 8개 항에 걸친 합의사항을 담고 있어요. 이로 인해 남북관계는 단순한 교류 협력 단계를 넘어 군사적 대결관계를 해소하고 경제공동체를 지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죠. 그런데 이를 실현하기 위해 국가보안법의 폐지가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어요. ‘10·4 공동선언’의 상당수가 현행 국가보안법 아래에서 불법행위이기 때문이죠. 특히 5항에 담긴 통신의 문제, 6항의 북한을 통한 백두산 관광, 7항의 영상편지 교환 및 남북의 상부상조, 8항의 해외동포의 권익과 이익을 위한 협력은 국가보안법과 직접 충돌해요. 5.다른 나라에도 국가보안법이 있나요? 다른 나라에서는 국가안보 관련 사항을 형법으로 규정하고 있어요. 하지만 그 내용과 집행에 있어 엄격함을 유지해 실제 처벌되는 경우는 매우 적은 것이 현실이죠. 미국의 경우 매카시 열풍 때 공산주의를 탄압하기 위해 만든 국가안보법이 있으나 사실상 사문화 혹은 위헌판정을 받은 상태예요. 일본의 경우 파괴활동방지법이라는 것이 있지만 국가보안법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어요. 사실상 국가보안법과 같은 법을 규정하고 있는 나라는 없는 셈이죠.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특별한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어요.

<교과서와 논술 1>

2000년 이후 논술 고사의 제시문으로 가장 많이 활용된 책은 ‘장자’로 총 9번 출제되었다. 동양 고전인 ‘논어’(5회) ‘맹자’(4회)가 그 다음이며, 서양고전 중에서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니코마코스 윤리학’(4회)과 에리히 프롬의 ‘자유로부터의 도피’(3회)가 있다. 전부 동서양의 고전(古典)으로 고등학교 정규 교육과정에서는 배우지 않는 책들이다. 그러다보니 논술 하면 고전을 많이 읽어야 하는 것으로 인식되어 왔고, 지금도 많은 학교와 학원에서 학생들에게 고전을 읽힌다. 그러나 강제로 고전을 읽히는 것은 오히려 학생들에게 독(毒)이 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논술은 학생들의 사고력을 신장시켜 주기 위한 교육이다. 다시 말해 학생들의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는 교육이지, 암기력이나 독해력을 길러주는 교육이 아니라는 뜻이다. 물론 종합적인 사고력을 위해서는 암기력이나 독해력도 필요하다. 아무 것도 없는 무(無)에서 새로운 생각을 해 낼 수는 없으므로, 다른 사람의 글을 읽을 수 있는 독해력이 있어야 하며, 그러한 지식들을 구조화해서 머릿속에 저장할 수 있는 암기력도 필요하다. 그러다보니 그동안 대학 논술 시험에서는 학생들에게 논제 뿐만 아니라 그것을 해결하는데 필요한 제시문을 함께 출제해왔다. 그러나 그 제시문의 출전이 대부분 고전이었고, 난해한 지문을 독해하지 못한 수많은 학생들이 논술에 손도 대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했다. 따라서 그동안의 논술 시험은 어려운 제시문을 독해할 수 있는가 없는 가의 독해시험이었다. 그러나 논술 시험이 변하고 있다.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 15개 주요 대학의 2008학년도 논술 모의고사 제시문(인문계열)을 보면 교과서 비중이 29%이다. 지금까지 교과서 비중이 2.9%였던 것에 비하면 10배나 늘어난 것이다. 심지어 서울대는 교과서에서 47.1%가 나왔으며, 경희대(45.5%), 건국대(33.3%)도 교과서 비중이 높아졌다. 논술 시험이 학생들의 사고력을 측정한다는 본래의 목적으로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어려운 고전 지문을 읽어낼 수 있느냐 없느냐가 아니라 주어진 글을 읽고 자신의 생각을 심층적, 다각적으로 이끌어 낼 수 있느냐 없느냐를 측정하는 것이다. 따라서 변화되는 논술 시험의 성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여전히 학생들에게 고전을 강제로 읽히는 것은 학생들에게 독이 될 수 있다. 물론 학생이 충분한 독해력을 갖고 있어 동서양의 고전을 읽고 그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펼칠 수 있는 정도라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학교에서 오랫동안 학생들을 지도해 본 결과 그 정도의 독해력을 갖고 있는 학생은 매우 드물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고전 지문을 독해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 이런 아이들에게 계속해서 고전 읽기를 강요하는 것은 논술에 대한 흥미를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두려움마저 갖게 한다. 또한 논술에 대한 잘못된 편견을 갖게 되어 논술이란 어려운 고전의 배경지식을 암기하여 서술하는 것으로 착각한다. 그래서 논술 시험에서 자신이 아는 주제가 나오게 되면 무조건 비슷한 배경지식을 서술하는데, 이는 대부분 논점을 이탈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 이에 비해 교과서는 논술의 보고(報告)이다. 그동안 논술 시험에 나왔던 수많은 주제들이 이미 교과서에 나와 있다. 이 말이 믿기 어렵다면 고등학교 사회, 윤리, 문학 교과서들을 한번 펴 보시기를 바란다. 어떠한 주제도 관련된 내용을 교과서에서 찾을 수 있다. 또한 교과서는 고등학교 학생들에게 적당한 수준의 어휘로 서술되어 있어 학생들이 쉽게 읽을 수 있다. 따라서 독해력에 구애받지 않고 학생들의 사고력을 신장시켜 줄 수 있다. 그리고 교과서에는 이미 논술 문제가 들어 있다. 많은 분들이 이를 놓치고 있는데, 교과서에 들어 있는 학습 활동은 그 자체로 하나의 훌륭한 논술 문제이다. 자신이 배우고 있는 교과서의 학습 활동만 꾸준히 풀어본다면 논술 준비를 따로 안 해도 될 정도이다. 이것은 우리에게 중요한 것을 시사해 준다. 논술이란 따로 시간을 내서 혹은 학원을 통해서 배우는 것이 아니라 정규 수업 시간에 교과서를 통해서 충분히 배울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어려운 고전을 헤매며 논술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키우는 대신, 늘 손에 들고 다녔던 교과서를 꼼꼼히 읽고 학습활동을 풀어본다면 논술에 대한 자신감과 실력을 키울 수 있을 것이다. /이세영 수성고 교사

글로벌 인재육성 세계무대 누빈다

파주여자고등학교가 그동안의 각종 내부문제를 극복하고 개별 진로지도 프로그램을 실시, 서울대를 비롯한 수도권 우수대학교를 진학률을 높이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이와 함께 관행으로 치부돼 온 인사 등 불협화음도 박기홍 이사장이 취임하면서 일소시켜 제2의부흥기를 열고 있다. 특히 광일학원재단측은 ‘대한민국 최고의 사학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갖고 학교발전기금 150억원을 출연, 기존 학교건물을 현대식으로 건축하고 기숙사, 복지시설 등 다양한 교육시설을 갖추어 나가기로 했으며 그동안 학교발전에 발목을 잡아왔던 정실인사에 대한 시스템도 개선, 교직원이 관리자로 나설 수있는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신규교사도 공개채용 및 명문대학에 직접 의뢰해 실력있는 교사를 영입하는 등 기존의 잘못된 관행들도 하나둘씩 뜯어 고치고 있어 사학으로서 새로운 모습을 창출하고 있다. 남북통일의 길목에 위치한 파주여고(교장 박병립)는 최근 재단측과 교직원들의 노력에 힘입어 2007학년도에 김지나 학생이 서울대 수의예과에 과수석으로 합격한 것을 비롯, 고대 2명, 연대 1명, 이대 2명등 수도권대학에 83명을 합격시켜 대학진학률을 90%까지 끌어 올리고 있다. 또 전문계의 경우는 LG필립스LCD 등 대기업에 100%의 취업률을 기록했고 동계진학 희망학생 59명중95%인 56명을 원하는 대학에 진학시켰다. 공부를 하고 싶은 학생은 대학으로, 일을 원하는 학생은 직장으로의 길을 열어주고 있는 것이다. 올해 보통과 12학급, 경영정보학교 6학급, 정보처리학과 6학급 등 모두 24학급 802명의 학생들이 지역의 역군으로 자라기위해 배움의 열기로 가득차 있는 파주여고가 이같이 상급학교 진학에 높은 비율을 보이는 것은 다양한 입시전략 프로그램을 만들어 실천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재단측의 우수신입생 30%에 대한 장학금 지급과 우수재학생 장학제도 등 폭넓은 장학금 지원은 물론 우수교사 확보정책 등 다양한 학교운영 정책도 또다른 큰 축이다. 이런 가운데 학교측은 수도권 지역에 위치해 있으면서도 농어촌특별전형을 받을 수 있어 대학진학에 유리하다는 강점을 살려 실력있는 학생들을 유치에 열과 성을 다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학교측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글로벌 인재 양성은 학교의 위상을 제고하는 또다른 요인이다. 학교측은 지난 2006년 성적우수자인 황규미·박수미 학생에게 캐나다 4주 해외연수를 기회를 제공한 것을 시작으로 호주, 일본 등에 매년 해외연수를 실시하고 있으며 앞으로 연수자금을 늘려 나갈 방침이다. 임미옥 동문회장은 “최근 후배들이 일류대학을 진학하고 실력이 향상된 모습을 보니 기쁜 마음 금할 수 없다”며 “이런 가운데 재단측이 그동안의 갈등을 극복하고 고 박광일 설립자의 취지를 살려 학교발전을 위해 150억원의 기금을 조성, 좋은 학교만들기에 앞장서고 있는 만큼 동문들도 모교발전에 일조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기홍 이사장은 “교육만이 국가경쟁력”이라며 “우수한 글로벌 인재를 양성해 세계무대에서 뛸 수 있도록 하지 않으면 안되는 만큼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개발, 교육발전에만 총력을 기울여 나가겠다”고 말했다./파주=고기석기자 koks@kgib.co.kr ● 박 기 홍 이사장 “대한민국에서 최고가 되는 학교를 만들어 세계 어느 나라 우수한 학교와 겨루더라도 손색이 없는 학교를 만들겠다.” 광일학원 박기홍 이사장은 만나자마자 글로벌 인재육성을 강조했다. -파주여고와 광일중학교에 대한 장기계획이 있다면. ▲2008년을 광일학원 중흥의 원년으로 삼아 장기 마스터플랜을 확정해 발표할 계획이다. 중요내용으로는 150억원의 학교기금을 마련해 현대식 학교건물 신축 및 기숙사, 다양한 복지시설 등을 설치, 학생들이 공부하는데 손색이 없도록 해 나갈 계획이다. -그동안 지역주민들에게 신뢰를 얻지 못한 부분도 있는데. ▲학교 교육환경과는 상관없이 재단 내부 문제로 다소 불미스런 일도 있었지만 이제는 그런 내부 문제가 말끔히 해소됐다. 지금부터 지역주민들의 뜻에 부응하는 학교를 만들기위해 재단이 갖고 있는 기금을 전량투자해 학교발전을 이루어 나갈 계획이다. -학교운영방침은. ▲무한경쟁시대·글로벌시대에 걸맞는 학교를 위해서는 관리자가 소신을 갖고 일하는 시스템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그래서 교장에게 학교 운영에 대한 전권을 이양, 학교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했으며 교사들의 복지문제에 대해서도 최선을 다해 나갈 것이다. ● 박 병 립 교장 {img5,L,180} 제12대 파주여자고등학교 교장으로 취임한 박병립 교장(54)은 기존의 권위적인 교장상에서 탈피, 학생들을 위한 학교만들기에 교사들과 지혜를 모아 학교를 ‘하자!하자!’라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전념하겠다고 밝혔다. -우수학교를 만들기 위한 방안은. ▲좋은 학교를 만들기 위해서는 우수한 교사진을 확보하고 교사들이 다양한 학습연구를 통해 학생들에게 흥미진진하고 능동적으로 교육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 매년 2월에 있었던 인사를 12월로 앞당기고 새학기를 위해 방학동안 교과과정 연구학습을 실시, 수준 높은 수업을 진행하도록해 나갈 계획이다. -면학분위기 조성은. ▲학교의 모든 계획과 환경은 학생 제일주의로 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최우선적으로 학생들의 접근성이 뛰어난 1층 교무실 자리를 다른 곳으로 옮기고, 그 자리에 도서관을 이전하는 등 모든 학교시설을 학생들이 편리하게 이용하도록 재편성하기로 했다. -글로벌시대 선도하는 학교 계획은. ▲성적우수 학생 및 희망하는 학생에 대해 해외연수제도를 강화해 글로벌 인재를 키워가는데 앞장설 것이다. 이밖에도 학생들에게 감동을 선사할 명사초청강연, 유능한 교사확보, 장학제도 등을 활성화해 나갈 계획이다. /파주=고기석기자 koks@kgib.co.kr

비빔밥 논술

爭 點 討 論 시사쟁점 등 매주 하나의 주제를 선정해 심도있게 생각해보는 코너. 정보의 바다에서 알짜만을 건져 올렸죠. 어때요? 벌써 빠져들고 싶죠? 뭘 망설여요. 그럼 빠져봅시다!! <쟁 점 이 술 술~ > 명품열풍이 식을 줄 모릅니다. 이제 명품소비는 상류층만이 아니라 중산층, 저소득층에게까지 확산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왜 명품소비에 이토록 집착하는 걸까요?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우리 사회의 명품 소비 열풍에 대해 잠시 살펴볼까요. 명품이란 무엇인가요? 명품(名品)이란 단어는 원래“훌륭하기 때문에 이름이 난 물건이나 작품”을 뜻해요. 주로 예술품에 사용되었고, 상품에 대해 사용할 때에는 만든 이의 장인정신이 살아 있어 예술작품으로 대접받을 만한 경우에만 붙이는 말이었죠. 그러나 최근에는 고가의 해외 유명 패션의류잡화 브랜드를 지칭하는 말로 그 의미가 변화했어요. 이같은 명품의 의미변화는 사치품, 고가품이라는 용어가 주는 거부감을 줄이고, 소비자들의 선망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마케팅 차원에서 명품이라는 용어가 사용된 데에 기인해요. 명품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높아지면서 명품 차, 명품 학습지, 명품 아파트 등 명품이라는 용어는 이제 제품 홍보 차원에서 널리 사용돼요. 실생활에서 흔히 사용하는‘명품’은 실제로는 고가의 사치품 혹은 수입 사치품, 고급품 등의 의미를 지니고 있어요. 우리 사회의 명품열풍 현상은 어느 정도인가요? 최근 들어 거리에서 루이비통 핸드백을 든 사람이나 벤츠·BMW·렉서스 등 고급차들을 쉽게 볼 수 있어요. 백화점 1층에는 으레 수입 명품점들이 자리하고 있고요. 이는 우리 사회에서 명품이 확산된 것을 단적으로 보여 주는 모습들이죠. 대한주부클럽연합회의 2005년 조사에 의하면 우리 국민의 39.1%가 고가의 해외 유명 브랜드 제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다고 해요. 또한 주요 백화점의 2005년 7~10월 매출 현황만 보더라도 명품 매출 비중이 12%를 넘어서고 있어요. 인터넷에서도 명품 전문쇼핑몰만 2천 개가 넘는다고 해요. 그런데 특이한 것은 고급품 전문 백화점의 전체 고객 중 2,30대 소비자의 비중이 50퍼센트를 넘고 있다는 점이에요. 이는 미래 고객 확보라는 측면에서 명품매출이 장기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을 낳고 있죠. 젊은이들의 소득은 그리 높지 않음이 분명한데도 이들은 최고의 명품 선호자들로 떠오르고 있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기도 해요. 명품열풍이 불기 시작한 시기와 배경은 무엇인가요?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명품을 본격적으로 선호하게 된 것은 대략 1995년 이후부터예요. 1960~80년대는 소득 수준이 높지 않았고, 사회적으로도 소비절약운동과 저축증대를 위한 각종 캠페인이 펼쳐지던 시기라서 사치품과 수입품에 대한 반발 정서가 컸어요. 그러나 1995년 이후 국민소득이 높아지고 무역장벽이 완화되면서 사치품과 수입품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기 시작했죠. 정부의 정책기조도 근검절약에서 소비진작을 통한 경기부양으로 바뀌면서, 잠재해 있던 외제 고가품에 대한 선호가 폭발적으로 증가했어요. IMF 외환위기 이후 잠시 주춤했지만, 2000년 이후 명품에 대한 수요는 다시 급격히 늘어났어요. 명품 소비가 급격히 늘어난 배경은 다양해요. 먼저 주식과 부동산 가격 폭등 등으로 신흥부자들이 늘어나 과시적 소비가 증가한 것도 명품소비 열풍이 달아오른 원인 중 하나죠. 또한 상류층의 삶을 동경하는 일부 중산층과 유행에 민감하고 변신을 꿈꾸는 젊은이들이 명품소유를 통해 자신의 욕구를 해소하려는 경향이 늘어난 것도 명품소비가 급증한 원인이에요. 과시적 소비란 무엇인가요? 과시적 소비란 자기의 사회적 지위를 과시하기 위한 소비를 말해요. 이를 베블런 효과로 설명하곤 하죠. 베블런 효과란 가격이 오르는 데도 일부 계층의 과시욕이나 허영심 등으로 인해 수요가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증가하는 현상을 말해요. 미국의 사회학자인 베블런이 <유한계급론>에서 “상층계급의 두드러진 소비 는 사회적 지위를 과시하기 위하여 자각없이 행해진다”고 말한 데서 유래했어요. 이외에도 명품소비를 매슬로우의 5단계 욕구이론에 근거해 설명하기도 해요. 그는 인간의 욕구를 생리적 욕구에서 안전, 소속, 존경, 자아실현의 욕구 순으로 점차 높아지는 계층의 형태로 보았어요. 이 시각에 따르면, 명품소비는 권력, 명예, 지위의 상승을 추구하는 자기 존경의 욕구와 관련지어 설명할 수 있어요. 최근 명품소비 관련 논란은 없나요? 명품에 대한 관심과 선호가 높아지면서 모조품, 일명 짝퉁도 늘어나고 있어요. 작년에는 존재하지도 않는 ‘빈센트 앤코’라는 가짜 명품시계를 ‘180년 전통의 명품시계’로 둔갑해 엄청난 가격으로 속여 팔아온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어요. 중고생에게까지도 짝퉁명품 열풍이 불어 짝퉁 감별사가 등장했다는 보도도 있었어요. ‘매스티지’ 전략을 펴는 브랜드들이 뜨고, 논란을 빚었던 ‘된장녀’ 신드롬도 사실은 젊은이들의 명품 소비패턴과 밀접히 맞닿아 있는 현상이었죠. 우리 사회에서 명품소비 열풍이 점차 확산되고 있습니다. 명품소비가 소득수준 향상에 따른 자연스런 현상이라는 옹호적 입장과 된장녀 비난여론에서 보여지듯이 과소비를 조장한다는 비난 여론이 충돌하고 있습니다. 명품소비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지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봅시다. 명제Ⅰ. 명품소비는 그릇된 욕망의 발현일 뿐이다! Yes(나쁘다)명품소비 열풍은 명품을 구입하여 차별성을 가지려는 계층과 이익을 극대화 하려는 명품 브랜드 기업이 합작하여 만들어낸 결과다. 부유층은 누구나 쉽게 살 수 없는 고가의 명품을 구입하여 사회·경제적 신분의 차이를 드러내고자 한다. 또한 부유하지 못한 사람들은 명품을 구입함으로써 자신이 상류계층에 편입된 듯한 거짓 욕망을 실현한다. 그러나 명품을 소비한다고 해서 상류층이 되는 것은 아니다. 소득증대를 통해 계층상승을 꿈꾸는 것은 자연스럽고 바람직한 일일 수 있다. 하지만 경제적인 여유를 고려하지 않고 명품을 구입하는 소비 행위는 경제적인 어려움을 낳을 뿐만 아니라 과시적 욕망에 사로잡혀 자신의 정체성마저 위축시킬 수있다. 명품 브랜드는 마케팅에 의해 조작되고 포장된 이미지에 불과하다. 특히 중산층과 젊은 세대들은 신분상승의 욕구, 더 빛나 보이는 자신에 대한 갈망 등의 이유로 명품을 구입한다. 하지만 명품소비로 충족되지 않는 욕망을 추구하려 하면 할수록 끝없는 사치의 늪에 빠져들 뿐이다. 명제Ⅱ. 명품소비 열풍은 계층 간 위화감을 높여 사회갈등을 조장한다! 명제Ⅲ. 명품소비는 과소비를 조장하여 국가경제에 악영향을 끼친다! 명제Ⅳ. 명품소비를 조장하는 사회에 대한 근본적인 혁신이 필요하다! No(나쁘지 않다)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인간은 소비를 통해 물질적 욕망을 충족한다. 그 가운데 명품소비는 자기 존중을 가능케 하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매슬로우는 ‘인간은 생존, 안전의 욕구 등 저차원의 욕구가 충족되면 자기존경, 자아실현의 고차원적 욕구를 순차적으로 좇는다’고 지적했다. 생존을 위해 생활필수품을 소비하는 것만으로 인간의 욕구가 충족되는 것은 아니다. 명품소비는 바로 자신이 남들과 달리 더 뛰어난 사람이라는 것을 느끼고 싶은 자기 존경의 욕구와 관련있다. 또한 자신의 개성을 표출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물론 일부 명품의 가격이 지나치게 부풀려진 측면이 없지 않다. 하지만 대다수의 명품은 일반 제품에 비해 품질이 우수하며, 자기 표출의 욕망을 충족시켜준다는 점, 브랜드의 인지도와 브랜드별 개성이 뚜렷하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가격만큼의 가치를 보장한다. 무분별 하게 고가품을 사들이는 사치행각이 아니라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고자 하는 욕구를 발현하는 차원에서의 명품 소비는 자연스러운 일이다. <생각열기> 학교 내 명품 사용 금지 루이비통, 구찌, 페라가모, 알마니, 베르사체, 프라다, 샤넬 등 이른바 명품에 대한 열풍이 뜨겁습니다. 초고가 명품시장은 불황을 모릅니다. 일부 젊은이들은 수백만원짜리 명품가방을 사기 위해 몇달동안 라면을 먹고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는 고생을 감내하기도 합니다. 명품의 인기가 하늘을 치솟자 짝퉁도 덩달아 판을 칩니다. 작년에 물의를 빚었던 가짜 명품시계사건과 된장녀 논란에서보듯이, 이제 명품은 우리의 일상 깊숙이 스며들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왜 그토록 명품에 열광하는 걸까요? 과열현상을 빚고 있는 명품소비는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을까요? 명품소비를 어떻게 보아야 할 지 함께 생각해 봅시다. /김인규 상임연구원 [ 가상사례 ] 서울 A고등학교에서는 학생들이 명품을 학교에 가지고 오는 것을 금지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다음은 학교에 붙은 공고문 입니다. 공고:학교 내 명품 소지를 금지합니다. 근래 들어 교내에서 지우개, 가방, 필통, 액세서리 등 명품들이 도난 당하는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도난당한 물건들은 지우개 하나에 20만원, 가방 150만원, 필통 50만원 등 학생들이 개인적으로 학교에 가지고 온 고가의 해외 명품들입니다. 또한 학생들 사이에 값비싼 명품들을 서로 뽐내면서 친구들 간에 다툼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실제로 학교에 명품을 소지하고 오는 학생들이 늘어나 명품을 구입할 경제적 여력이 없는 학생들이 소외감과 위화감을 느끼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학생은 자신의 미래를 위해 공부를 해야 할 때입니다. 자신이 직접 일하지 않는 청소년들이 고가의 해외 명품을 소지하는 것은 결국 부모님의 경제적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학교에 명품을 가져오는 것은 면학분위기도 저해할 뿐만 아니라 학생다운 모습도 아닙니다. 이에 앞으로 학교 내 명품 소지를 전면 금지할 것임을 공고합니다. A고등학교 교장 홍길동 ♣ 학생1 저는 학교 안에서 명품소지를 금지하는 것에 찬성해요. 학교에서 학생의 제일 큰 목표는 열심히 공부하는 거예요. 학생이 수 십만원에서 수백만원 하는 값비싼 명품을 학교에 가져 오는 것은 면학분위기를 흐리는 행위라고 생각해요. 서로 명품 자랑하고 또 구경하느라 정신이 없어요. 또 명품을 부모님이 사 주었을 텐데, 명품을 구입할 집안 형편이 안 되는 학생들은 심한 위화감을 느낄 수밖에 없어요. 인성교육과 내면적 성숙에 힘써야 할 학생들이 벌써부터 사치품으로 자신을 드러내고 사람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삼는다는 것은 잘못된 것 같아요. ♣ 학생2 저는 생각이 달라요. 명품을 구매하고 소지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로서 보장되어야 해요. 학생이라고 해서 학교에서 명품소지를 금지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를 지나치게 침해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학교에서 명품을 소지하는 것 그 자체로 친구들끼리 싸우지는 않아요. 명품을 자기 과시의 수단으로 삼는 일부 학생들이 잘못된 것이죠. 물론 모든 학생이 명품을 구입할 경제적 여력이 넉넉한 것은 아니에요. 그렇다고 가난한 학생에게 모든 기준을 맞출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각자 경제적 수준에 맞게 생활하면 되는거죠. 학교에 명품을 가져오는 것을 금지한 A고등학교의 조치에 대해 여러분은 찬성하나요? 아니면 반대하나요? 자신의 생각을 말해봅시다.

<통계로 세상보기 > 자살과 매몰비용

가) 매몰비용(sunk cost)이란 쉽게 말해 이미 지출되어 되돌릴 수 없는 비용을 말한다. 예를 들어 신제품 개발을 위해 이미 1억 원의 돈을 투자했다면 이 1억 원은 매몰비용이다. 돈을 더 투자해 개발을 완료할지 아니면 중도에 포기할지는 사업가의 판단에 따라 달라진다. 사업가는 이를 판단함에 있어 이미 지출한 1억 원을 염두에 두어선 안 된다. 매몰비용인 1억 원이 아까워 무조건 끝 까지 밀고 나간다는 판단을 내렸을 때 더 큰 손해를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1억 원은 이미 투자되었고, 앞으로 더 투자해야 할 금액이 3천만 원일 때 향후 예상되는 수익이 2천만 원이라면 투자를 중단해야 한다. 반면 향후 예상 수익이 4천만 원이라면 투자를 계속해 개발을 완료해야 한다. 총 1억3천만 원을 투자해 2천만 원의 수익만 얻든지, 4천만 원의 수익을 얻든지 손실을 보는 것은 동일하지만, 현 시점에서는 이미 들어간 비용을 제외하고 가장 유리한 결정을 내리는 것이 타당하다. 이 판단의 과정에서 이미 투자한 1억 원은 고려해선 안 된다. 현 시점에서 더 투자해야 할 금액과 수익을 비교해 손실을 최소화하는 결정이 합리적이다. 우리가 어떤 상황에서 의사결정을 할 때 회수가 불가능한 비용은 무시해야 한다. 현 시점에서 고려해야 할 것은 선택의 기회를 반영하는 기회비용이다. 나) 우리는 사업실패나 성적 등을 비관하여 목숨을 끊었다는 안타까운 뉴스를 종종 접합니다. 자살하는 사람의 수도 매년 증가하고 있습니다. 외국의 경우 인구 10만 명 당 자살률이 영국 6.7명(2003년), 미국 10.9명(2002년), 독일 13명(2004년), 일본 23.7명(2003년)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일본보다 높은 25.2명(2004년)으로 특히 젊은 층의 사망원인으로 자살이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너무나 흔한 매몰비용의 오류 영화를 보기 위해 7천원을 지불하고 자리에 앉은 여러분을 생각해보세요. 기대와는 달리 영화가 아주 지루하고 재미없는 상황이에요. 여러분은 끝까지 자리를 지키고 영화를 볼 것인가요? 아니면 자리를 박차고 나올 것인가요? 자리를 박차고 나올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렇다면 이런 경우는 어떤가요? 여러분이 영화표를 구하기 힘들어 한참을 수소문하다가 암표상에게 3만원을 주고 표를 구입했다면요?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끝까지 영화를 볼 거예요. 그리고 판단과정에서 이미 지불한 3만원이 아깝고 자리를 지키는 것이 그나마 이익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오락가락했겠죠. 남은 상영 시간이 결코 우리에게 어떠한 효용도 가져다 주지 못하는 상황인데도 선뜻 영화관을 나올 정도로 배포가 크지 않죠. 하지만 이러한 판단은 제시문 [가]의 설명처럼 결코 합리적인 판단이라 볼 수 없어요. 이미 지불한 3만원은 영화가 아무리 재미없었다 하더라도 돌려받을 수 없는 비용이죠. 즉 매몰비용인 거예요. 하지만 극장을 나오면 남은 시간 동안 친구와 재미있는 대화를 나눌 수도 있고, 서점에서 좋은 책을 고를 수도 있어요. 즉 남은 상영시간을 기회비용으로 따져보고 다른 유익한 일을 했을때 더 큰 이익을 얻을 수 있죠. 재미없는 영화를 보느라 극장에 남아 고통스럽게 남은 한 시간을 낭비하는 것보다는 그 시간에 더 즐거운 일을 하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인 거예요. 되돌릴 수 없는 매몰비용은 현 상황의 판단 과정에서 무시하는 것이 가장 좋아요. 그것이 손해를 최소화하고 이익을 높이는 길인 거죠. ‘놓친 고기가 더 커 보인다’는 말처럼 우리는 앞으로 다가올 이익보다 이미 잃어버린 손실을 더 애석해 하는 경향이 많아요. 때문에 종종 매몰비용의 오류를 별 생각없이 범하곤 하죠. 배가 갑자기 아파 오는데 이미 지불한 음식 값이 아까워 끝까지 먹느라 결국 배탈이 나서 치료비가 더 많이 드는 경우, 주식시장에서 자신이 보유한 주식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본전 생각이 나서 팔지 못하고 결국 더 큰 손해를 보는 경우 등이죠. 경마장에서도 끝날 시간이 가까워올수록 사람들은 우승 가능성이 적은 말에 투자해 대박을 노리는 경우가 많아진다고 해요. 이미 잃어버린 돈은 빨리 잊고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움직여야 하는데 이것이 쉽지 않은 것이죠. 우리 사회 자살이 늘어나는 이유는? 제시문 [나]를 보면 우리나라의 자살이 급격히 많아지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어요. 2005년의 자살자수는 1만2천명에 달해 2000년의 두 배 가까이 늘어났어요. 1995년의 4천3백여명에 비해서는 세배 가까이 늘었다고 해요. 인구 10만명당 자살자수를 의미하는 자살률도 2005년 26.1명으로 1995년의 11.8명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었죠. 이젠 OECD 국가들중 자살률이 가장 높다고 알려져있어요. 자살률이 높은 사회로 유명한 일본을 넘어선 것이죠. 이처럼 자살률이 높아지면서 그 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해요. 우리 사회와 경제가 급격히 변화하면서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사람들이 많다는 의견도 있고, 외환위기 이후 진행된 광범위한 구조조정으로 인한 생활고, 양극화의 심화에 따른 심리적 박탈감 등이 거론되고 있죠. 문제는 이처럼 사회적 요인이 무엇인지에 대한 분석이 아니라 개인의 선택이라는 측면에서 분석할 것을 요구하고 있어요. 제시문 [가]를 참고로 해야 하는 만큼 경제학적 관점에서 자살현상과 자살을 선택하는 과정을 분석하라는 것이죠. 자살도 결국 비합리적 선택 경제학적으로 살펴보면 자살이란 남은 삶의 효용이 영보다 낮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에요. 즉 남은 삶이 고통스럽고 계속 살아봐야 아무런 의미나 희망이 없을 때 자살하는 것이죠. 하지만 남은 삶이 고통스러울 것이라 단정하기는 쉽지 않아요. 미래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죠. 자살은 대개 과거의 일에 영향을 받아 미래마저 희망이 없다고 잘못 판단하는 경우일 거예요. 제시문 [나]는 사업실패나 성적비관 등으로 자살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어요. 하지만 사업실패나 성적비관은 이미 과거의 일이며 되돌릴 수 없는 것이에요. 매몰비용인 셈이죠. 결국 자살을 하는 사람들 중 상당수는 매몰비용에 얽매여 미래를 포기하는 것이라 볼 수 있어요. 과거의 기억을 모두 지워버린다면 아마도 자살을 선택하는 사람은 없을 거예요. 즉 자살은 매몰비용에 빠져 비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죠. 특히 젊은 층의 사망 원인 중 자살이 1위라는 제시문 [나]의 내용은 경제학적 판단으로는 쉽게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에요. 젊은층의 자살은 노년층의 자살에 비해 보다 더 비합리적인 선택인 거죠. 아무리 힘든 상황일지라도 젊은이들에게는 더 많은 미래가 있고 그만큼 더 많은 기회비용을 가지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에요. 돌이킬 수 없는 것에 연연해하지 말고 현재를 긍정적으로 살아가는 것이 그만큼 삶의 자세에서 중요하죠. /조성진 유레카논술 책임연구원

첨삭 지도와 논술

최근의 논술 문제는 과거의 논술 문제에 비해 다양하고 정교해진 형태를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논제에 대해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을 써 내려가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조건과 논제, 그리고 제시문의 복합적인 관계를 살펴 답안을 써야 한다. 논제도 논증의 과정을 나누어 여러 단계로 제시되며, 제시문의 숫자도 크게 증가하였고 제시문 간의 관계도 복합적이기 때문이다. 요즘은 학생의 답안만 보고도 어느 정도의 논리성이나 논거의 타당성을 가늠하며 첨삭이 가능했던 시대는 분명 아니다. 논술 문제에 대해 철저히 이해하고 분석해 보지 않고서는 적절한 첨삭을 해 나가기가 쉽지 않다. 문장이나 문단을 작성하는 과정에 대해 어법의 오류를 점검하거나 논리적 일관성을 따지는 정도의 첨삭이라면 가능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논지의 타당성이나 창의적인 논리 전개의 유무까지 따져보는 첨삭은 우선 논제의 깊이 있는 이해가 선행되어야 가능하다. 그러나 역으로 논술 문제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면 논술 첨삭이 가능하다는 말도 성립된다. 학생들도 논술 수업을 받고 논제 이해 능력을 키워나간다면 논술문을 첨삭할 수 있는 능력도 키울 수 있다. 그래서 학생들의 논제 이해 능력이 일정한 수준에 이르게 되면 첨삭을 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첨삭 방법을 지도해 주는 것이 좋다. 이렇게 첨삭 능력을 키우는 과정에서 학생들이 논술에 대해 얻을 수 있는 것이 많기 때문이다. 학생들끼리 논술문을 서로 고쳐 주는 첨삭은 우선 문장이나 문단의 개념을 분명하게 알게 해 줄 수 있다. 다른 학생의 글을 읽어나가는 과정에서 지나치게 길게 쓴 문장, 앞뒤 간의 연결이 매끄럽지 않은 문장 등을 지적해 줄 수 있다. 또 소주제 문장이 분명하지 않거나 뒷받침 문장과 연결이 어색한 점 등 문단 구성의 문제점을 발견하고 고칠 계기를 주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첨삭 과정을 통해 논술 문제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하고 심화 학습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좋은 논술문을 쓴 친구에게 그 장점을 배우고, 또 좋지 않은 글이라도 그 글의 단점을 통해 자신의 글에서 반성할 점을 찾게 된다. 논제가 자신도 고민하고 써 보았던 문제이므로, 첨삭 과정을 거치며 결국 자신이 쓴 논술문을 되돌아보고 반성할 수 있게 된다. 뿐만 아니라 학생들끼리 첨삭 과정을 경험해 보면서 교사의 첨삭 내용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된다. 학생이 첨삭의 경험을 거쳤기에, 교사의 지적이나 지도 조언이 어떤 맥락과 상황에서 나온 것인지를 더 깊이 이해하게 된다. 그리하여 이를 통해 교사와 학생 간의 의사소통의 길이 더 많이 열리게 된다. 학생들끼리 동료 첨삭을 한 후에, 첨삭 내용을 발표하고 토론을 시키는 것도 첨삭을 통해 논술문을 발전시키는데 큰 도움이 된다. 모둠을 편성해 모둠끼리 논술문을 돌려 첨삭을 하고 난 후, 하나의 논술문에 대해 여러 학생이 의견을 발표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는 것이다. ‘이 친구의 논술문은 이런 점에서 뛰어나고 저런 점에서는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렇게 논의를 진행하면 더 좋은 논술문이 될 수 있다’는 수준에서 시작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글을 쓴 학생은 자신이 왜 그렇게 썼는지, 상대의 의견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발표하는 식으로 진행하는 것이다. 학생들은 토론을 통해 첨삭 내용을 논의함으로써 논술 문제에 대해 깊고 넓게 접근해 볼 수 있다. 이렇듯 학생들의 첨삭 능력을 신장시키는 것이 결과적으로 학생들의 논술 능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학생들이 스스로 첨삭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움으로써, 하나의 논술 문제에 대해 한 번 쓰고 교사의 첨삭 한 번 읽어보고 정리하는 정도의 논술과는 차원이 다른 논술이 될 수 있다. 이를 학교나 학급의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운영한다면 교사들이 첨삭 부담을 과중하게 느끼고 있는데, 이를 줄이게 되는 효과도 덤으로 얻을 수 있게 된다. 김진익 (수성고 교사)

선진실업교육 유럽을 가다. /<5>프랑스

프랑스 교육제도의 가장 큰 특징은 의무교육제이다. 중학교 과정까지가 아닌 15세까지를 의무교육으로 하고 있다. 이는 유급제가 있는 유럽내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너무나도 현실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안되는 학생들은 교육기회도 주지 않는다는 가혹한 처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의 교육제도는 에꼴 엘레망떼르(ecole elementaire)라고 불리는 5년제 초등학교부터 시작한다. 또 4년제 중학교 과정인 꼴레쥬(college)로 진학한다. 여기까지가 일반 학생들을 기준으로 한 의무교육이다. 이후 본인이 성적 등을 감안해 인문계 또는 실업·전문계 고교를 선택하게 된다. 인문계와 실업·공업계로 진로를 선택한 경우 2년제 고교 과정인 리쎄(lycee)로 진학하게 된다. 고교과정을 마친 인문계 학생들의 경우 그 유명한 프랑스 대학입학 시험인 바깔로레아(Baccalaureat)를 치르게 된다. 실업계의 경우 다소 복잡하다. 자격증 취득과 취업이 목적인 실업계와 바깔로레아를 보거나 2~4년제 과정의 전문대학 진학을 목표로 하는 전문직으로 나뉘기 때문이다. 이는 고교 과정의 과별로 구분된다. 실업계의 경우 일반적으로 기술자로 불리는 전기 관련, 자동차 관련, 미용과 등으로 구성되며, 전문직의 경우 실용디자인, 미술, 음악, 회계, 간호, 약학 등 말 그대로 전문 기술자로 분류된다. 그러나 각 과별, 학교별로 분류를 달리 하고 있어 절대적인 분류가 아니기 때문에 프랑스의 정서를 알지 못하면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또 실업계와 전문직은 일반 대입시험과 다른 프로페셔널 바깔로레아 시험을 본 뒤 전문대학에 진학할 수 있다. 프로페셔널 바깔로레아는 회계학의 통계 관련 수학시험만 치를 정도로 전문직 과목을 중심으로 과별 자격증 시험과 비슷하다고 보면 될정도다. 전문대 과정은 고교에서의 학업성취도를 인정하고 최대한 실용적이고 실질적인 학문을 배울 준비가 돼 있는 학생들을 선발하겠다는 셈인 것이다. 이에 따라 고교과정에서의 수업방식에도 차이가 있다. 대입시험을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진행하는 인문계 고교는 국내 사정과 다르지 않다. 기술직의 경우 각 과별 전문적 기술교육을 중심으로 이론 위주로 진행된다. 매일 학교도 등교해야한다. 이에 반해 방학때는 의무적으로 한달이상씩을 인턴십으로 전공과와 연관된 산업체에서 실습을 받도록 하고 있다. 인턴십을 이수하지 않으면 졸업장조차 받을 수 없다. 학생때는 최소한의 실무능력만 익히고, 성인이 되기전까지는 학교 수업에 충실하도록 한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학교 수업 만큼은 철저히 이론과 실습을 병행하는 전문대 수준의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또 전문직의 경우 일반 대학은 물론 전문대 진학도 가능하기 때문에 기술보다는 전문 지식을 습득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전문대 진학을 목표로 하는 학생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전문 지식을 판단하는 프로 바깔로레아 시험을 대비한 과목별 수업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전문직의 존재는 프랑스가 유럽내 다른 국가보다 높은 교육열을 자랑하고 있는데 반해 매년 평균 전체 학생의 30%가량 만이 인문계로 진학하도록 하는 축이라고 보는 관점이 지배적이다. 이와 함께 중학교 과정에서 학교마다 진로상담사를 상주시켜 지속적으로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직업 전문가가 수시로 학교를 방문, 해당 직업에 대한 홍보를 시킴으로써 학생들의 이해와 선택의 폭을 넓혀 주는 등 학생들이 올바른 진로 선택 기회를 주는 정책도 한몫을 한다고 볼 수 있다./최종식·김대현기자 dhkim1@kgib.co.kr 파리 유일 의상디자인 전문고교 / 옥티브 퍼이에 학교 “학생들은 직업을 찾기 위해 고교에 진학하는 것이지 교양을 넓히려는 것이 아닙니다.” 프랑스 파리지역 유일의 의상디자인 전문고교인 옥타브 퍼이에(Octave Feuillet)학교. 이 학교에는 의상디자인과 외에도 조화제작, 깃털 공예, 모자, 액세서리 제작 등 언뜻 주부들의 취미생활로 비춰질만한 과들로 구성돼 있다. 파리 중심가내 고풍스러운 건물 사이에 위치한 이 학교는 가정집 현관문 크기의 문을 열고 들어가자 아기자기한 학생들의 공예 작품들이 곳곳에 장식돼 있어 학교가 아닌 소품가게에 온듯한 착각이 들정도다. 특히 학교로 들어서면 로비를 지나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99여㎡ 규모의 사무실은 별도의 학생 작품 전시실로 마련, 갖가지 의상을 비롯 모자와 악세사리 등 학생들이 제작했다고는 믿기지 않는 수준의 작품들이 수북히 전시돼 있다. 전시실은 학교라기보다는 대형 쇼핑몰 의상코너에 온 듯한 착각을 들게 할 정도다. 안내를 맡은 알리시아(Alesia) 교사(48)는 “학생들은 학교 생활의 대부분을 작업장에서 보낸다”며 “이론 수업을 별도로 하기보다는 실습과 이론을 병행하며 수업을 할 경우 효과가 더욱 좋을 수 밖에 없다”며 당연스럽다는 반응이다. 또 알리시아는 “전체 학생중 50%는 전문대학 진학을, 50%는 취업을 선택하지만 전문대학 시험 준비 역시 실습을 위주로 하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이 학교는 프랑스의 일반적인 실업·전문직 학교의 전형을 보여주며 철저한 실습 위주의 교육을 바탕으로 관련 분야 최고의 실무 전문가 양성 기관으로서의 제역할을 다하고 있다. /최종식·김대현기자 dhkim1@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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