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일요일 인천 수봉민속놀이마당에 가면 수준 높은 전통민속공연을 만끽할 수 있다. 은율탈춤보존회가 주관한 ‘무형문화재 상설공연’은 올 상반기의 열띤 호응에 힘입어 지난 24일부터 10월19일까지 매주 일요일 오후 3시(황해도평산소놀음굿은 오후7시) 전통의 멋과 흥이 녹아있는 공연을 8차례 펼친다. 지난 24일 은율탈춤(중요무형문화재 제61호)을 시작으로 주대소리, 범패와 작법무 등 인천은 물론 평택농악, 고성오광대 등 전국의 유명 전통민속단체들이 참여한다. 특히 그리스 민속예술단의 화려한 춤공연과 대만의 사자춤 ‘진흥자혜당’ 등 외국의 유명 전통문화를 선보이기도 한다. 황해도평산소놀음굿(중요무형문화재 제90호·31일)=농사의 풍년과 장사의 번창 등을 위해 무당이 소모양을 하고 노는 굿놀이다. 기호와 해서지방에서 성행했으며, 굿에 등장하는 삼불제석과 애미보살, 지장보살은 불교의 신들로 지상에 내려와 고통받는 인간에게 복을 주며 좋은 길로 인도하는 역할로서 평산소놀음굿에서만 볼 수 있다. 고성오광대(중요무형문화재 제7호·9월7일)=낙동강 서쪽지역의 탈춤으로 다섯 광대 및 다섯마당으로 이루어졌다. 놀이는 문둥이춤, 오광대춤, 중춤, 비비춤, 제밀주춤 등 5마당이며, 문둥이, 말뚝이 등 19명이 출연해 서민들의 삶을 선보인다. 또 양반과 파계승의 풍자, 처첩간의 갈등을 다뤘으며, 말뚝이가 양반을 조롱하는 장면은 해학과 풍자가 넘친다. 주대소리(인천무형문화재 제5호·9월14일)=어부들이 바다에서 사용하는 닻줄을 만들때 불르던 노동요다. 나무를 벨 때 부르는 ‘나무타령’을 비롯, 줄을 단단하게 꼴 때 부르는 ‘자우소리’, 굵지 않은 세 가닥의 줄을 꼬아나갈 때 흥을 돋우는 ‘줄 놓는 소리’ 등을 선보인다. 그리스민속예술단(9월21일)·대만사자춤 진흥자혜당(9월28일)=먼저 그리스 민속단체 ‘카라구나 카라딕사’가 결혼식 등 각종 의식과 그리스 전통축제 놀이 등을 선보인다. 이어 대만 사자춤 진흥자혜당은 대만 전국 사자춤 경연대회에서 여러차례 우승한 실력파로 징, 북을 이용해 용의 역동적이고 화려한 춤사위를 선보인다. 범패와 작법무(인천무형문화재 제10-가호·10월5일)=태조 이성계가 인천 강화 선원사에서 팔만대장경을 지천사로 올길 때 행했던 의식이다. 1928년부터 약사사, 묘향사 등지에서 작법무인 바라춤, 나비춤 등을 추었으며, 힘차고 선이 굵은 것이 특징이다. 동래야류(중요무형문화재 제18호·10월12일)=경남 내륙지방의 넓은 들판에서 행해지던 놀이. 수영, 동래, 부산진 등에서 성행했으며, 문둥이춤·양반과 말뚝이의 재담·영노춤·할미와 영감춤 등 4과장으로 구성됐다. 평택농악(중요무형문화재 제11-2호·10월19일)=농악수들은 옛날 군졸의 의상을 입고 색띠를 걸쳐 매며 머리에는 벙거지나 고깔을 쓴다. 평택농악은 공연성이 뛰어나 남사당패 예인들의 전문 연희를 받아들였으며, 어른의 어깨에 올라 아이가 춤을 추는 무동놀이가 발달했다. /이형복기자 bok@kgib.co.kr
안성의 죽산에 둥지를 틀고 활동하고 있는 ‘춤의 구도자’ 홍신자씨가 의미있는 서울 나들이를 한다. 무용 데뷔 30년을 기념하는 큰 무대를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27일부터 9월 6일까지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에서 판을 벌인다. 공연에선 오랜 세월 호흡을 맞춰온 외국인 무용가들과 함께하는 ‘홍신자와 친구들’(Hong& Friends), 국내에서는 미처 선보일 기회가 없었던 ‘세라핌’(Seraphim), 그리고 신작 ‘시간 밖으로’(Out of the Time) 등 세편을 선보인다. 여기에 비디오 상영과 전시, 강연 등 부대행사도 마련했다. “언어를 넘어서 그 무엇을 체험할 때면 나는 춤을 춘다. 이것이 나 자신과, 타인과, 그리고 신과 대화를 나누는 방식이었다. 달리 무슨 수로 자연의 이 모든 아름다운 것들을 표현할 수 있겠는가” 남다른 몸짓과 독특한 방식으로 춤을 표현해온 홍씨는 1973년 명동 국립극장 무대에 올린 ‘제례’ 한편으로 국내 무용계는 물론 문화계 전체를 뒤흔들어 놓았다. 이후 그는 구미에서는 동양춤과 서양 실험무용의 미학을 조화시킨 탁월한 무용가로, 재능있는 보이스 아티스트로, 중국에서는 최승희와 더불어 중국 현대무용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외국인 무용가로 평가받아 왔다. 숙명여대 영문과를 졸업후 호텔경영을 공부하기 위해 1966년 미국으로 갔던 홍신자씨는 우연히 춤의 세계를 발견하곤 뒤늦게 자신의 길을 찾았다. 70년대 말에는 인도에서의 명상수행과 오쇼 라즈니쉬와의 만남 등으로 예술가보다는 명상가의 이미지가 더 강했고, 80년대 들어서는 존 케이지, 백남준 등 세계적인 거장들과의 교류로 예술적 깊이와 넓이를 더해갔다. 그러다가 1993년 영구귀국, 미국서 운영하던 래핑스톤(Laughing Stone) 무용단과 같은 뜻의 ‘웃는돌 무용단’을 만들어 본격적인 국내활동을 전개했다. 그는 안성시 죽산면 용설리에 실험예술과 아방가르드 미학의 장인 죽산국제예술제를 만들어 10년 가까이 꾸려오고 있다. 이번 공연의 첫 무대가 되는 ‘홍신자와 친구들’은 홍신자씨 외에 웬 후이(중국), 아리사카(일본), 아르코 렌즈(벨기에), 블론델 커밍즈(미국) 등 친구들이 출연, 홍씨와의 오랜 교류를 바탕으로 서로에게 준 영향과 교감을 무대화한다. ‘세라핌’은 1988년 뉴욕 초연작으로 한국에서는 처음 소개되는 것. 무의식세계에 들어간 인간이 로봇과 같은 동작들을 통해 화합, 분열, 사랑, 증오를 표현하는 작품이다. ‘시간 밖으로’는 죽은 뒤 육체와 분리된 영혼들이 생전에 이루지 못했던 것들에 대한 미련, 그리고 영혼 세계에서의 감정과 의식 등을 표현하는 작품이다. 탄생에서 죽음까지 인간의 일생을 옴니버스 형태로 만들었던 ‘시간 속으로’(99년)에 이은 작품이다. 행사일정은 다음과 같다. 공연 △홍신자와 친구들 = 27-28일 오후 7시30분 △세라핌 = 30일 오후 7시30분, 31일 오후 3시·6시 △시간 밖으로 = 9월 4-5일 오후 7시30분, 6일 오후 4시·7시30분 부대행사 △전시회 = ‘홍신자의 영원을 찾아 떠나는 춤여행 30년’(27일-9월 6일 토월극장 로비). 홍신자의 주요 작품 공연비디오 상영 및 사진·인쇄물 전시 △강연회 = 중국 무용평론가 우장핑의 홍신자 무용세계에 관한 강연. 9월 3일 오후 3시 예술의전당 문화사랑방. 문의 (02) 766-5210, 1544-1555. /이연섭기자 yslee@kgib.co.kr
국립발레단의 ‘백조의 호수’ 공연이 내달 4,5일 오후 8시 부천시민회관에서 개최된다. 부천문화재단이 계절별 공연 작품을 사전 예보하는 ‘공연시즌제’의 첫 작품으로 주최하는 이번 공연은 러시아 유리 그리가로비치의 볼쇼이 버전으로 관객들에게 희망을 심어주기 위해 비극과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결말중 해피엔딩을 선택했다. 볼쇼이 버전은 유리 그리가로비치가 차이코프스키 음악의 빠르고 경쾌한 풍을 살리는 방향으로 악보를 전면 재편집한 것이다. 국립발레단은 2001년 10월 중국 상하이에서, 지난해 4월 도쿄 등 일본 4개 도시에서 ‘백조의 호수’를 순회 공연, 찬사를 받았다. 문의 (032)326-6923
‘뉴에이지 피아니스트’ 이루마의 수원 콘서트가 28일 오후8시 경기도문예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린다. 5세때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해 11세때 영국으로 유학한 이루마는 2002년 프랑스 칸느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국제음악박람회에 한국인 최초로 초청을 받으며 세계무대에 데뷔했다. 유럽의 세련된 감성과 동양의 서정미를 동시에 지닌 고급스런 뉴에이지 음악으로 수많은 팬을 확보한 그는 피아노 솔로앨범 ‘Love Scene’과 ‘First Love’를 발표해 큰 호응을 얻고있다. 국내에선 TV드라마 ‘겨울연가’와 ‘순수의 시대’, 영화 ‘오아시스’ 등의 음악으로 많은 사랑을 받기 시작했으며, 올해 전국투어 콘서트를 통해 가는 곳마다 매진행렬을 계속하고 있다. 이번 공연에서는 ‘It’s Your Day’ ‘One Day I Will…’ ‘River Flows In Your’ ‘May Be’ ‘Dream’ ‘Love Me’ 등 가슴을 울리는 주옥같은 곡들을 선사한다. 230-3244 /박노훈기자 nhpark@kgib.co.kr
한국미술협회 수원지부가 최근 수원미술전시관(관장 이석기)의 새로운 운영주체로 선정, 본격적인 활성화 작업에 나섰다. 수원미협은 현재 미협 사무국과 미술전시관을 별도로 운영하는 등 조직체계를 이원화시켰다. 또 운영자문위원회와 기획위원회를 구성, 운영체계를 조직화 했으며 사무국장에 조진식씨를 임명했다. 이석기 관장은 “미협이 미술전시관을 운영하지만 미협 사무국 운영과 분리시켜 투명성을 확보할 것”이라며 “먼저 미술전시관 내부 환경을 개선시켜 전시와 관람의 편의를 도모할 것”이라고 말했다. 운영자문위원은 미술인, 미술평론가, 언론인, 정치인 등 각계인사 10여명 이상으로 구성, 미술전시관 운영계획을 검토 및 심의하는 역할을 맡는다. 또 기획위원회는 관장을 중심으로 기획 및 집행 등 실질적인 미술전시관 운영에 참여한다. 이관장은 “미협이 운영을 하지만 미술전시관은 미협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다”며 “기획위원회의 결정사항은 운영자문위원회의 심의를 거치기 때문에 독단적으로 집행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공간활용에 있어 미술전시관 측은 내년 3월말 계약만료되는 2층 레스토랑 공간을 미술자료실 및 정보방으로 활용할 계획이며 전시와 함께 미술감상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관장은 “미술자료실에는 서울 ‘일주아트하우스’와 계약을 맺어 미술관련 영상자료를 꾸준히 보급하고 일반인들을 위해 이론수업과 작품감상 중심의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내년 기획전에는 의욕적인 젊은 작가를 발굴해 ‘수원미술 차세대 예감’전과 빛, 음향, 영상 등 다양한 매체를 이용한 전시회로 ‘매체와 방법’전을 선보이며, 지역작가 육성을 위해 초대개인전도 마련했다. 이 관장은 “애초 미술관이 아닌 전시관으로 지어진 수원미술전시관의 구조개선과 인건비 및 관리비 수준의 운영보조금 등의 문제 해결과 함께 ‘미협에게만 혜택이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이형복기자 bok@kgib.co.kr
“이 보다 더 슬플 순 없다.” 과천시민회관 대극장, 10여명의 관객과 방송국 카메라 3대, 빈 극장 공간 속에 흩어지는 배우들의 소리, 몇 줄기 빗소리 같은 박수소리…. 이것이 2003년 경기문화재단 특별공모지원작인 극단 청계의 ‘비디오랜드에서의 마지막 탱고’(김소연 작, 이상훈 연출)의 공연 현장이며, 우리 지역 연극의 실체이다. 공공 공연장인 시민회관에 붙어있는 즐비한 영화와 이벤트 포스터 사이를 비집고 겨우 이틀 공연한다고 수줍게 자리잡고 있는 이 작품의 포스터가 안스러웠다. 특별히 이 연극은 젊은 작가와 연출가, 이제 자리를 잡아가려는 지역의 극단이 준비한 것이기에, 경기문화재단이 과감히 초연 작품을 지원했기에 적적함이 더 컸다. 작품의 질적 수준을 떠나서 과연 과천 시민들은 이 공연장에서 이 연극이 상연되는지 알고 있었을까. 근처에 사는 경기도민은. 공공 문화시설과 지역 주민들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 예술가들이 그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기계적이고 상대주의적, 경쟁적 삶에서 재화와 오락과 대중 문화가 그들을 충분히 위로하고 치유하는 걸까. 인간과 인생, 사회를 다시 바라보고, 달리 보고, 함께 새로운 생각을 해보자고 권유하는 연극이 있고, 집 가까이에서 예술가들의 희생을 담보로 연극이 상연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까. 필자는 이 글에서 작품의 질적 비평을 통하여 지원에 대한 사후 평가와 지역 공연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는데 일익을 담당해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지만 감동이 아닌 감정이 너무도 아리게 새겨졌기에 이렇게 감상적인 소감으로 작품 리뷰를 시작할 수밖에 없음을 송구,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비디오랜드에서의 마지막 탱고’는 서로를 사랑하는 부부가 각각 희생과 배려로 살지만 서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여 결국 헤어지게 되고, 이후 서로를 더 잘 알게 되지만 결코 사랑과 삶을 공유할 수 없음을 깨닫게 된다는 이야기를 극의 주 맥락으로 삼고 있다. 작가는 4인의 주요 등장 인물들을 대학 선·후배라는 관계의 끈으로 엮고, 또 다른 두 개의 짝사랑을 연결하여 그들의 관계를 극화하였다. 아내 지수를 짝사랑하는 남편의 후배 태연, 그를 또 짝사랑하는 지수의 후배 시연이 있어서 부부의 사랑과 대조를 이루게 한 것이다. 무위무욕의 심정으로 영화감독이 되는 야망을 접고 비디오 대여점을 운영하며 소박하게 사는 남편 지욱의 플라토닉한 사랑은 아내와 공유되지 못하고, 젊은 후배들의 사랑, 짝사랑과 비교되며, 파경을 맞는다. 작품은 결국 사랑과 삶, 가까운 인연들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으며, 우리 인생을 어떻게 살찌우는가를 되묻고 있는 것이다. 공연에서는 세트 전체를 채색하고 그 위에 이미지를 투사하는 영상을 사용하고, 피아노, 첼로, 바이올린의 독주, 콘체르토 등 우리에게 친근한 음악을 골고루 사용하며 극에 대한 감성적인 수용을 도와주고자 했다. 전반적으로 편안하고 무난한 공연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공연은 호기심, 긴장, 감동을 이끌어내지 못한 채 빈 극장 공간과 함께 허전함을 남겼다. 몇 가지 이유를 들어보자. 극 사건에 대한 좋은 착상, 감성적인 대사, 현대인의 고민 등 모든 것을 연극이 담고 있어도, 우선 설정에의 설득력- 지독한 사랑이나 무욕의 근거-이 분명해야 하고, 극적 발전의 긴장감, 이어지는 위기, 갈등이 정체하게 구성되어 있어야했다. 파국에 이르러 결국 설득력도 부족하게 되고, 객석에 던지는 연극의 메시지가 흩어져서 희석되고 말았다. 극의 맥락과 거리가 멀고, TV 시트콤처럼 구성된 몇몇 장면들이 지나치게 긴 것도 극적인 밀도를 떨어뜨렸다. 이런 단절을 많은 장면간의 영상과 음악으로 채워보려 했지만 몇 차례 감성적 뒷받침이 될 뿐, 이야기의 구성은 힘을 받을 수 없었다. 하지만 필자는 젊은 작가, 연출가, 단체의 용기있는 창작에 박수를 보내며, 그들의 발전을 위한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향후 관객과 지자체의 격려와 지원이 지속된다면, 그들은 더욱 훌륭한 공연을 과천 시민, 경기도민을 위해 창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최준호.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교수
한국미술협회 수원지부(지부장 이석기)가 향후 2년간 수원미술전시관을 운영하게 됐다. 수원시에 따르면 24일 열린 수원미술전시관 위탁운영자 선정 심사결과에서 수원미협이 총 9명의 심사위원중 과반수가 넘는 지지를 얻어 위탁운영자로 선정됐다. 이날 심사는 수원미술협회와 수원민예총, 현대미술그룹 슈룹 등 3파전이었는데 수원미협이 최종 낙점됐다. 수원시와 수원미협은 이달 말께 사업계약을 체결한 뒤 운영방안을 모색할 방침이다. 이석기 수원미술협회장은 “앞으로 수원미술전시관은 수원 미술인들의 전시장소로 폭넓게 개방될뿐 아니라 시민들을 위한 보다 다양하고 수준높은 전시를 선보이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노훈기자 nhpark@kgib.co.kr
경기도문화예술회관이 공연에 치우친 문화행정으로 미술·사진 등 전시분야 예술인들과 애호가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전시장이 지하에 위치해 열악한 환경에 작품 운반이 어렵고 이동 칸막이 등이 지저분한데다 회관에 전시기획자 등이 없어 ‘찬밥 신세’라는 것이다. 실제 최근 미술협회 경기도지회 주최로 문예회관 대·소전시실에서 열린 제39회 경기미술대전 입상작품전에는 작품 수가 많아 이동 칸막이를 설치했는데, 지하 구석에 방치해 먼지로 얼룩진 간이벽을 그대로 사용해 작품의 품격은 물론 전시장의 미관을 크게 해쳐 미술인 및 관람객의 인상을 찌푸리게 했다. 지난 5월초 열린 ‘경기 아트페어’에서는 이 지저분한 이동칸막이를 주최측이 직접 하얀페인트로 칠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도문예회관은 대·소공연장과 대·소전시장의 문화공간을 통해 지방문화예술 활성화와 도민들에게 다양한 문화혜택을 제공하고자 건립했으나 전시분야는 공연분야에 비해 열악한 전시환경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전시장은 건립당시부터 지하에 위치한 기이한 구조로 작품 반입 및 보관상 어려움을 겪어 왔으며 수장고와 작품 운반을 위한 시설 부족으로 지역 미술인들의 원성을 사왔다. 전시때마다 계단을 이용해 대형작품을 운송하려면 진땀을 빼야하는데 지상과 지하 전시장을 유일하게 연결하는 리프트는 건립 당시 자재를 나르던 것으로 기아 마모 등 안전상의 이유를 들어 사용이 불가능한 실정이다. 이 같은 상황에도 도문예회관은 작품 운반에 따른 기본설비조차 마련하지 못한 가운데 최근 짓고있는 지하주차장을 설계하면서 처음에 전시장과 연결된 통로를 마련하지 않아 또한번 미술인들의 원성을 샀다. 지역미술인들의 반발에 문예회관측은 뒤늦게 지하주차장과 전시장 연결통로에 대한 설계 변경을 도건설본부에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술협회 한 임원은 “도문예회관이 공연 위주의 사업에 치중해 전시는 나몰라라 한다”며, “전시도 활성화 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성토했다. 최근 도문예회관의 전시장은 100% 대관에 의존하고 있으며 자체 기획이나 전문인력(큐레이터)이 없어 방관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올 145억여원의 예산중 전시분야와 관련된 예산은 전무한 상태며, 전시장 대관을 담당하는 부서 또한 시설 관리를 위주로 하는 관리과에서 맡고 있어 단순 대관에 치중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도문예회관 관계자는 “시설관리 등 한정된 예산으로 전시까지 고려할 여유가 없었다”며 “내년에 예산을 편성해 기획전시를 고려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와는 반대로 의정부예술의전당은 전시예산을 편성해 최근 ‘헤르만 헤세 특별기획전’을 비롯 ‘운보 김기창 특별전’, ‘천상병시인 추모10주년 기념전’ 등 굵직한 기획전을 10여회 열어 호평을 얻고있다. 미술평론가 최열씨(가나아트센터 기획실장)는 “문예회관 전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지역미술가와 전시장 운영주체가 공동으로 전시장 운영방안을 토의할 필요가 있다”며 “지역의 사립 미술관이나 박물관 등과 네트워크를 형성해 기획전을 여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특히 “국립현대미술관이 전국을 돌며 펼치는 ‘찾아가는 미술관’ 프로그램의 벤치마킹과 지역미술인의 참여를 유도해 미술교육프로그램 강의와 큐레이터 역할을 지원받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이형복기자 bok@kgib.co.kr
부천문화재단은 올 하반기부터 ‘공연시즌제’를 도입, 관객들에게 다양한 공연정보와 선택기회를 제공한다. 공연시즌제는 일정 기간의 공연물을 사전에 일괄 공개하고 관객에게 다양한 선택기회를 제공하는 제도로 부천문화재단은 서울을 제외한 지역 가운데 최초로 도입했다. 부천 지역 5개 공연장을 관리·운영하고 있는 부천문화재단은 봄과 가을을 각각 한 단위로 운영하며 여름·겨울 방학기간에는 청소년 중심의 프로그램을 구성하기로 했다. 올 가을시즌(9~12월) 프로그램에는 연극 6편, 음악 6편, 무용 5편 등 모두 17편을 마련했다. 재단은 최근 높아진 관객들의 문화 눈높이에 맞춰 검증된 작품을 선정했으며, 주요작품으로는 ‘인류 최초의 키스’, ‘로미오와 줄리엣’(이상 연극), ‘이정식·나윤선의 재즈 그리기’, ‘김대진의 교감’(이상 음악), ‘백조의 호수’, ‘홍승엽무용단공연’(이상 무용) 등을 선보인다. 재단측은 자리가 잡히는대로 서서히 자체 제작에도 손을 댄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관객을 위해 지정패키지, 자유패키지, 사랑티켓 등 다양한 선택사항과 할인혜택을 부여할 예정이다. 재단 관계자는 “지방도시들은 예산과 전문성의 부족으로 단발성의 비전문적 기획에 의존한 결과 장기적인 관객확보에 한계를 느껴왔다”며 “부천의 경우 재정자립도와 시민들의 문화욕구가 상당히 높은 점을 감안해 염가에 양질의 공연을 제공함으로써 이들을 장기관객이자 후원자로 끌어들이기 위해 본격적 시즌제를 도입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에서는 예술의전당과 LG 아트센터가 부분적으로 이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부천문화재단은 복사골문화센터 아트홀(626석)·어린이극장(350석), 부천시민회관 대공연장(1218석)·소공연장(352석), 오정아트홀(414석) 등 이 지역 5개 공연장의 운영과 시민문화복지 확대 등을 주목적으로 지난해 설립된 재단법인이다. (032) 326-6923(내선 223), www.bcf.or.kr /이형복기자 bok@kgib.co.kr
수원시는 수원미술전시관 위탁운영자를 모집한다. 참가자격은 수원시에 주사무소가 있는 문화예술단체 또는 법인체로서 문화예술행사 개최실적이 있고 창의적인 프로그램을 개발·운용할 수 있는 전문인력과 능력을 갖춘 업체다. 신청자는 23일까지 기본사업계획, 기획프로그램, 인원 및 조직, 시설 및 예산 운영이 포함된 연간 사업계획서 15부를 비롯해 신청서 1부, 각서 1부, 법인등기부등본 또는 단체등록증 등을 문화관광과에 방문접수해야 한다. 위탁기간은 2년이며, 1회 연장 가능하다. 수탁업체는 선정심사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내달 중순께 발표한다. 228-30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