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일순 하남평생교육원장, “남녀노소 누구나 살고 싶은 평생학습 도시로”

“하남시가 유네스코 ‘글로벌 학습도시 네트워크(GNLC)’에 가입하면서 세계적 수준의 평생학습 지자체로 인정받았습니다.” 하남은 지난 2월 유네스코 평생학습 연구원으로부터 GNLC 가입 승인을 받았다. GNLC는 유네스코가 지난 2015년 모두를 위한 평생학습 촉진을 위해 설립한 정책지향적 글로벌 네트워크다. 시는 A-B-C 하남형 평생학습모델 구축 등 글로벌 수준의 시민 맞춤형 평생학습 모델을 개발, 적용해 승인을 받았다. 하남시 평생교육원 진일순 원장(57)이 선봉장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다. 그는 “그간 네트워크 가입을 위해 글로벌 수준의 다양한 평생학습 인프라 조성에 주력한 점이 주효했던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시는 평생학습마을 운영 등을 통한 지역적 학습 참여 격차 해소를 시작으로 다양한 학습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맞춤형 프로그램 개발에 주력했다. 특히 A-B-C 하남형 평생학습모델 구축을 통한 권역별 거점 평생학습센터를 지정 운영하고 전국 최초 부서 간 경계를 넘는 평생학습 협업 추진, 장애인과 시니어, 직장인을 위한 학습기회 제공 등 다양한 활동을 추진했다. A-B-C는 ‘Analysis·수요분석-Bridge·연계-Consulting·컨설팅’ 약자다. 시민 누구나 누릴 수 있는 생활권역 중심 학습전달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관이 주도하는 공급자 중심의 사업을 수요자 중심으로 전환하고 이해관계자 간 요구조사 및 분석에 따라 현장 컨설팅을 통해 해결 방법을 제시하는 것을 말한다. 여기에 모두가 누리는 ‘생애주기별 수요 맞춤형 평생학습’ 토대 마련도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됐다. 시는 앞으로 글로벌 학습도시 우수사례 공유는 물론 학습도시 국제회의 및 학습도시 사례 연구 등에 참여, 선진 학습도시 구축 과정을 벤치마킹하고 이를 통해 글로벌 수준의 맞춤형 평생학습 모델을 개발, 구축에 나서기로 했다. 이와 함께 올해 교육부 주관 장애인평생교육 이용권 지원사업 공모에 선정된 것을 계기로 장애인의 평생학습 역량 함양에 박차를 가한다. 진일순 원장은 “시는 앞으로 세계 각국 유네스코 학습도시와 국제 파트너십을 구축해 평생교육 발전을 위한 글로벌 협력을 강화하고 남녀노소 누구나 살고 싶은 평생학습 도시 건설을 목표로 매진하겠다”고 했다.

이강선 제16대 평택상의 회장 “기업의 건전한 성장·발전 도울 것”

“회장으로서 힘 닿는 데까지 최선을 다해 기업의 건전한 성장과 발전을 돕고 상공인의 권익을 적극 대변하겠습니다.” 29일 취임식을 열고 제16대 평택상공회의소 회장으로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이강선 평택항만㈜ 대표이사(67)는 이같이 취임 소감을 말했다. 앞서 이 신임 회장은 지난달 13일 평택상의 회관에서 의원 51명 중 42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임시의원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추대됐다. 평택상의 회장으로서 그의 첫 추진 사항은 지역사회에서 상공인이 오피니언 리더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한 방안으로 권역별·업종별·단체별 활성화를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송탄, 평택, 안중, 청북, 포승 등 5개로 나뉜 권역별 활동을 강화하고 협의회 단체인 경영인, 상공인, 기업인, 여성 기업인, 관리자협의회에 대한 지원 프로그램을 개발할 계획이다. 그는 “평택은 중부권 최고의 도시가 됐다”며 대기업군 협력업체 등으로 상의 회원사를 확장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삼성, LG, KG모빌리티 등 대기업 협력업체가 계속 입주하는 평택 특성을 고려해 외연 확장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1978년 평택상의 창립 당시부터 현재까지 회원사로 있다가 탈퇴한 업체의 재가입을 추진하고 평택상의 의원을 중심으로 친화력을 활용해 주변 기업에 가입을 권유할 것”이라며 “다양한 업종 간 교류 프로그램을 개발해 평택상의와 기업 간 유대 관계도 돈독히 하겠다”고 설명했다. 지난 2021년 11월 고덕에 새롭게 마련한 평택상의 신청사 활용 방안도 새롭게 마련하겠다는 계획도 내비쳤다. 그는 “신사옥 이전으로 직원 근무환경 개선 등 효과가 있었지만 회원사 혜택은 미비했다”며 “사옥 가치 재평가를 통해 수익구조를 개선, 비즈니스모델을 개발해 회원사 권익과 단합을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회원사의 사회적 혜택과 기업 브랜드 가치를 상승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겠다며 기업 규모, 지역, 연령 등에 따라 예산을 편성해 역량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상공인이 상의에서 중심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철저히 의원이 결정하고 회원사 중심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그는 “회원사는 물론 주변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원모델을 개발해 지역 친화적인 평택상의가 될 수 있도록 연구를 추진하겠다”며 “임기 동안 내재적 역량을 극대화하고 상공인의 사회적·경제적 지위 향상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방안을 고민, 답을 구하고 실천하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영상] 황지해 정원 작가, 고양꽃박람회서 신작 통해 자연의 숨결 전해

“모호하고 불안한 긴장된 삶 속에 키 작은 바람꽃이 어둠 속에서 환하게 웃고 있네요. 바람 부는 방향을 사랑하는 바람꽃을 심었습니다.” 영국첼시플라워쇼 골드메달리스트인 환경미술가 황지해 정원 작가가 2024 고양국제꽃박람회장 세계작가 정원에 조성한 ‘우리는 선처럼 가만히 누워’ 바람꽃재 정원에서 지난 27일 현장 토크쇼를 진행했다. 황 작가는 “한국 식물의 잠재된 가치와 한국만의 고유한 정서와 문화를 정원에 심고 싶었다. 궁극적으로 나 자신과 미래 지구 및 인류의 존엄한 가치를 들여다보려고 노력했다”고 작품을 소개했다. 그는 “호숫가의 바람이 바람꽃의 수분을 도와 매년 바람꽃을 드로잉해 나가는 과정을 설계했다”며 “사계바람, 촛대바람, 남바람 등 수 많은 바람꽃을 심었고, 여기에 관객이 직접 참여해 완성해 나가는 정원”이라고 설명했다. 황 작가는 “이번 작업은 많은 생각과 의미 부여하기보다는 덩그러니 앉거나 누워 쉴 수 있도록 했다. 쉼이 필요한 모두의 벤치”라며 “숲이 주는 하늘, 호수와 바람, 햇살, 그늘 쉼을 통해 본연의 자신과 대면하는 시간을 갖게 한다. 숲 안에 작지만 분명한 내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다독이는 시간, 내가 얼마나 존엄한 존재인지 알아차리는 공간이길 바란다”고 했다. 그는 “탄소를 지속해서 저장하는 친환경 재료로 목재를 사용하는 것은 탄소중립을 위한 실천이다. 실질적인 환경에 대한 배려이자 자연이 하는 일에 동참하는 일이며 다음 세대를 위한 실질적인 준비고 실천”이라고 했다. 황 작가는 2013년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갯지렁이 다니는 길’과 2021년 국립현대미술관 원형정원을 조성한 바 있다. 2024 고양국제꽃박람회는 ‘지구환경과 꽃’을 주제로 지난 26일부터 다음 달 12일까지 17일간 개최된다. 지구환경정원, 한국정원, 수변, 텃밭 등 다양한 분야의 조경이 눈길을 끈다. 세계작가 정원 초대작가 3인에는 황 작가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레옹클루지, 영국의 폴 허비 브룩스 등이 초대됐다.

“이웃사랑 넘치는 아름다운 지역”…제14회 화성사랑가요제 개최

가족·이웃·고향사랑 운동 모임인 화성사랑회(회장 정구견)가 ‘제14회 화성사랑가요제’를 개최했다. 이와 함께 가요제에서는 창립 제24주년을 기념하며 회장 이·취임식도 함께 진행됐다. 지난 28일 화성 융건릉 옆 정조공원에서 열린 가요제에는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화성병), 김호겸 국민의힘 경기도의회 의원(수원5), 전병찬 초대회장 등 3천명이 참여했다. 코로나19 이후 5년 만에 마련된 자리다. 가요제에서는 미스트롯 정미애 등 초대가수의 화려한 축하무대가 펼쳐졌다. 이날 대상의 영광은 동탄에 거주하는 박정윤 씨에게 안겼다. 최우수상은 팔탄면 주민 김지윤 씨, 우수상은 봉담읍 주민 홍희정 씨가 각각 차지했다. 또 이번 가요제에서는 화성사랑회 창립 제24주년을 기념해 회장 이·취임식도 같이 진행됐다. 정구견 취임회장은 목완영 이임회장에게 재임기념패 등을 전달하며 그동안의 노고에 감사를 표했다. 정 회장은 “행복한 가정, 정다운 이웃, 그리고 더불어 사는 고장을 만들기 위해 100만 화성시민 모두가 많은 관심과 참여를 보여주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화성사랑운동을 통해 봉사해 온 정혜숙·김남순 회원에게는 국회의원 표창이, 장경일·임희재 회원에게는 경기도의회의장 표창이, 조죽자·유경순 회원에게는 화성시장 표창이 각각 수여됐다. 한편 화성사랑회는 고향을 그리는 화성팔경, 제부도처녀, 화성사랑 등 대중가요를 발표하고, 최근 24년 동안 전문자원봉사 워크숍, 노인시설 위문봉사, 해외봉사활동 등을 진행해 온 단체다. 운영위원은 120여명, 참여회원은 1천여명이다.

천능호 통장협회장, 근면과 리더쉽으로 살기 좋은 마을 만들어

“회장님의 추진력, 부지런함, 리더십 덕분에 지역주민들이 화합하면서 살기 좋은 마을로 변해 가고 있습니다.” 천능호 안산시 단원구 신길동 통장협의회장(65)을 바라보는 이웃들의 주된 반응이다. 천 회장은 오늘도 어김없이 9시30분이면 동사무소로 발길을 옮긴다. 간밤에 일어난 사소한 일에서부터 화재, 인명사고 등 사건사고까지 동사무소 관계자들과 논의하고 재발방지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보통 통장 하면 이사 온 가구를 확인하고 적십자회비 또는 민방위 통지서를 가정에 전달하는 역할 정도로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신길동의 경우 공단 배후라는 지역적인 특징과 농업이 공존하고 있는 지역으로 다양한 행정이 요구되는 곳이다. 천 회장은 특유의 추진력으로 매일 신길동 관내 골목골목을 돌아다니며 다양한 민원을 원활히 해결할 뿐 아니라 주민들 간 화합을 이끌어내며 넉넉한 마음으로 협의회장 역을 수행하고 있다. 안산에서 태어나고 자란 천 회장은 65년 동안 안산을 떠난 본 적이 없다. 그는 그간의 리더십을 인정받아 신길동 통장협의회장을 비롯해 25개동을 대표하는 안산시 통장협의회장, 신길동 선거관리위원장 등을 맡고 있다. 천 회장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다름 아닌 바로 ‘사람’이다. 그래서 지역 복지 사각지대 발굴 위원으로도 활동하며 사각지대에 있는 어려운 이웃을 발굴, 행정복지센터 복지사에게 연결해 다양한 복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왔다. 또 신길동 통장협의회와 주공 4단지 아파트 경로당과 1사1 자매결연을 맺어 매달 10만원씩 후원도 하고 있다. 그가 속한 신길동 통장협의회는 총 34명의 통장들이 활동하고 있는데 대부분 여성들로 구성돼 재난 등 활동에 그의 역할이 중요한 상황이다. 천 회장의 일 처리는 지역 주민들의 ‘엄지척’ 반응을 얻고 있다. 얼마 전 관내 공원 진입로 턱이 파손됐는데 이곳을 지나는 노인들이 행여 다칠세라 그가 손수 삽을 들고 정리정돈한 것이 한 예다. 천 회장은 “지역 어르신들을 위해 주민들의 숙원사업 가운데 하나인 경로당 신축이 이른 시일에 이뤄졌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경훈 길병원 심장내과 교수 “치료받을 환자가 있다면 어디든 달려가야죠”

“치료가 필요한 환자가 있다면 어디든 달려가야죠.” 이경훈 가천대 길병원 심장내과 교수(51)는 24일 “바쁜 일정 속 다른 의료기관에서 해야 하는 출장 진료가 때론 힘들지만 멈출 수는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교수는 지난 2022년 11월부터 길병원이 아닌 시립 인천의료원에서 일주일에 두 번 심장내과 분야 출장 진료를 하고 있다. 당시 인천의료원의 심장내과 분야 의사 자리가 비면서 이 교수가 임시로 환자를 돌보기 시작했는데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다. 통상 지역 의료원에 의료진 공백이 생기면 지역 국립대 의대에서 지원하지만 인천에는 국립 의대가 없는 탓에 길병원이 책임지고 있다. 이 교수는 인천의료원을 찾는 환자들의 심장 관련 질병을 치료하고 병세가 나쁜 환자들은 길병원으로 옮겨 직접 수술하는 등 환자들을 도맡고 있다. 이 교수는 “인천의료원은 대학병원과 비교해 치료 비용이 저렴하다”며 “이 때문에 저소득층 환자 비율이 높다”고 했다. 그는 “특히 심장병 증상이 있어도 대학병원 병원비가 걱정돼 의료원을 찾는 환자들이 많다”며 “더욱 책임감을 갖고 진료를 보는 이유”라고 했다. 이 교수는 인천의료원 심장내과 의료진 충원까지 매주 출장 진료를 통해 환자들을 치료할 계획이다. 그는 “경제적 부담으로 병원에 오길 망설이는 환자들이 진료를 통해 나아질 때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다만 이 교수는 심장내과가 비교적 비인기 과목인 탓에 외면받는 현실을 우려한다. 또 인천의료원의 적자에 따른 의료진 공백의 장기화도 걱정한다. 현재 인천의료원은 환자가 적어 해마다 20억원에 가까운 적자를 내고 있다. 특히 인천의료원의 병상가동률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83.4%에서 최근 50%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앞으로 경영 악화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 교수는 “매주 출장 진료를 하고 있지만 환자들에게 제일 좋은 것은 상주하는 의료진의 진료”라며 “하지만 비인기로 충원이 언제 이뤄질지 모른다. 정부와 의료계, 시민들의 관심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바리스타 서수민, 고요 속 커피로 세상과 소통하다 [인터뷰]

유아교육을 전공한 서수민씨는 유치원 교사가 꿈이었다. 교사가 되기 위해선 졸업 전 현장 실습이 필수였는데 서씨는 청각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실습할 유치원을 찾지 못했고 그렇게 졸업했다. 유치원 교사는 되지 못했지만 커피에 꿈을 담아 바리스타가 된 서씨. 청각장애인 바리스타 서수민씨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커피 잔에 담긴 이야기 지난해 9월 2일 서울 강남구청에서 열린 2023년 제5회 청각장애인 바리스타 전국대회에서 서수민씨(29)가 1위를 차지했다. 서씨는 청음복지관의 ‘직업적응훈련 커피전문가 양성과정’ 프로그램에 참여해 교육 수료 후 바리스타 2급 자격을 취득했다. 서씨는 커피를 업으로 삼아 일한 지 5년 차에 자신의 실력을 점검해 보고자 대회에 참여했다. 라떼아트를 두고 경연했는데 예선에 40여명이 참가했고 본선에 최종 12명이 선정됐다. 1, 2차는 토너먼트 형식으로 진행됐으며 3차전에 진출한 최종 3인에 대해선 점수를 매겨 순위를 가렸다. “라떼아트 대회여서 더욱 참가를 결심했어요. 제가 워낙 라떼아트 하는 것을 좋아하고 자신이 있는 편이거든요. 대회 참가만으로도 얼마나 성장했는지 확인하는 의미가 있었는데 우승까지 해 무척 기뻤습니다.” 2018년부터 바리스타 교육을 받고 자격을 취득한 서씨는 한미약품 사내 카페 ‘The H’에서 3년째 바리스타로 근무 중이다. 자격 취득 후 다른 카페에서 일한 경험이 있긴 하지만 장애를 이해하지 못하는 동료 때문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우선 The H 카페는 같은 청각장애인 바리스타들과 일하고 있어 서로 잘 이해하고 어려운 점은 소통하며 해결해 나가고 있습니다. 과거 일하던 카페에선 동료나 매니저가 장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나머지 모진 말을 해 상처를 받기도 했어요. 그렇지만 지금은 그저 지나간 일로 여기고 좋은 동료들과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는 현재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카페에서 일하던 초기엔 손님의 주문 내용을 잘 알아듣지 못하는 일이 잦았다. 그러나 바리스타들을 배려해 펜과 메모지를 구비해 뒀고 요즘은 키오스크로 주문을 받다 보니 한결 수월해졌다. “어린 시절부터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냉대를 겪다 보니 사실 일하기 전부터 불안함이 적지 않았습니다. 잘할 수 있을지, 주문받는 데 실수하지는 않을지, 장애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싫어하진 않을지…. 하지만 다행히 많은 분들이 청각장애인이라는 점을 이해해 주셔서 종이 주문서도 꼼꼼히 작성해 주시고, 크고 작은 배려를 해주세요. 그 덕에 바리스타의 꿈을 차곡차곡 쌓아갈 수 있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나의 가장 큰 힘 어려서부터 아이들을 좋아했던 서씨는 유치원 교사가 되고자 유아교육을 전공했다. 유치원 교사가 되기 위해선 졸업 전 현장 실습이 필수인데 서씨를 받아주는 유치원은 없었다. 청각장애인이라는 이유 때문이었다. “아이들에게 삶의 지혜를 나누는 나침반이 되고 싶단 생각에 유치원 교사를 꿈꿨습니다.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실습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아 당시엔 참 많이 힘들고 속상했던 기억입니다. 다른 꿈을 가질 수 있을까 고민도 많았어요.” 그 무렵 막막한 현실에서 벗어나고자 찾은 카페에서 서씨는 우연히 새로운 꿈을 발견했다. “머리도 식힐 겸 예쁜 카페에 다니는 것이 취미였는데 어느 날 ‘이거다’ 싶었어요. 몸과 마음이 지친 분들이 맛있는 음료 한 잔에 행복해하는 모습에 나도 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인을 통해 청음복지관에서 바리스타 교육과 취업 연계, 바리스타 대회 등 다양한 지원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서씨는 그 길로 청음복지관의 문을 두드렸고 지금껏 도움을 받으며 바리스타로 성장했다. 청음복지관은 고(故) 운보 김기창 화백이 1985년 설립한 국내 최초 청각장애 복지관으로 청각장애인이 좀 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과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바리스타 대회 이후 청음복지관은 우승자 서씨에게 세계 라떼아트 경연대회 WLAB(World Latte Art Battle) 출전을 지원했다. 비장애인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해 당당히 겨룰 수 있도록 강사 섭외, 제반 비용, 대회 접수 등을 도왔으나 결과는 아쉽게도 예선전에서 탈락했다. “카페에서 일하고, 대회에 참가하면서 커피를 더 잘 알고 싶고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이 커졌어요. 올해 3월부터 청음복지관에서 진행하는 ‘청각장애인 바리스타 역량강화 지원사업’에 참여해 바리스타 1급 자격증 취득을 목표로 공부하고 있습니다. 언젠가 세계대회에서도 성과를 거두고 더 큰 세상에서 인정받는 바리스타가 되고 싶습니다. 제 이름을 건 저만의 카페를 운영하는 것도 먼 미래의 꿈이에요” 냉혹한 현실 속에서 새로운 꿈을 찾아 씩씩하게 삶을 살아내고 있는 서씨는 힘든 순간을 겪을 때마다 위로가 되는 존재들을 떠올리며 힘을 얻는다. “힘들 때마다 응원해주는 사랑하는 가족, 주변 사람들이 저의 원동력이 되고 디딤돌이 돼요. 어렵게 품은 꿈을 포기하지 말길, 꿋꿋이 나아가길 제 자신과 모두에게 응원을 보냅니다.”

[영상] 봉사자를 위한 봉사 주력…신관철 광주시자원봉사센터장 [명품도시, 봉사자가 만든다]

"왜 봉사자를 위한 봉사는 없을까요?" 경기도 내 도농복합지역 중 하나인 광주시는 남한산성을 둔 문화유산의 보고이자, 팔당호가 입지한 친환경 휴식 도시다. 서울 강남권과 자가용으로 30~40분 거리일 만큼 가깝지만 성남시나 용인시 등 인근 지역과 비교했을 땐 상대적으로 조용하고 한적한 이미지가 있다. 그런 광주가 최근 들어 부쩍 분주해진 모습이다. 오는 7월 전세계 관악인의 올림픽인 '2024 제20회 WASBE 세계관악컨퍼런스'가 국내 최초로 열리는 데다가, 2026년과 2027년에는 '경기도 종합체육대회'와 '경기도생활대축전'이 각각 개최를 앞두면서 수만명의 관람객이 찾아올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 속에서 하루하루 바쁜 나날을 보내는 사람들이 있다. 문화재를 보호하고, 환경을 정비하며, 지역 행사를 알리는 역할을 하기 위해 달리고 있는 '지역 봉사자'들이다. 사회복지분야에 20년 넘게 몸 담고 있는 신관철 광주시자원봉사센터장(55)은 "취약계층에 밑반찬을 전달하고 고장난 집을 수리해주는 것만이 봉사가 아니다. 눈에 띄지 않는 여러 가지의 '지역 일'에 우리 봉사자들이 숨어 있다"면서 "광주시자원봉사센터는 그런 봉사자들을 위한 봉사활동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1998년 4월 설립된 ㈔광주시자원봉사센터에는 올해 1월 기준 103개의 일반 봉사단체와 1만3천656명의 봉사원이 속해 있다. ‘3대가 함께하는 자원봉사, 새로운 도약 행복도시 광주’를 비전으로 삼고 자장면 봉사, 이동목욕 봉사, 자원재활용 봉사 등을 진행한다. 신 센터장은 "여느 봉사단체처럼 다채로운 봉사활동을 진행하던 와중 문득 '봉사자는 누가 챙기지?'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봉사자들이 나이가 들어 독거가구가 되거나, 노환으로 거동이 힘들 때 단순히 '오늘 봉사 안 나오셨네' 정도로 여겨지며 차츰 잊혀지더라. 그때부터 우리는 봉사자를 위한 봉사에 초점을 맞추고 색다른 프로그램들을 찾아나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가장 돋보이는 건 '활동인증제도'다. 지난해 전국 최초로 실시한 광주시자원봉사센터의 활동인증제도는 장애인 등이 운영하는 가맹점을 이용한 후 공식 인증을 하면 봉사활동으로 인정해주는 내용이다. 사회적 기업 활동을 돕고, 취약계층과의 공생을 통한 혜택을 제공한다는 취지다. 이와 연계된 봉사로는 '우수자원봉사자 명패' 활동이 있다. 단순히 봉사 누적 횟수가 많은 봉사자에게 우수자원봉사자 타이틀을 주는 게 아니라, 얼마나 긴 세월 봉사에 임했는지 기간을 보고 명패를 전달하는 식이다. 명패를 소지한 봉사자들은 추후 반찬봉사 등 지원이 필요할 때 수혜 우선대상자가 된다. 신 센터장은 "봉사자들의 귀중한 시간을 저희가 기억하고 있다는 의미로 감사함을 담아 우수자원봉사자 명패를 드리고 있다. 30년 넘게 봉사활동을 했지만 1365에 가입돼있지 않던 분 등을 발굴해 지난 한 해에만 9명을 선정했다"며 "대부분 '이걸 왜 주냐'고 생각하실 줄 알았는데 '기억해주셔서 고맙다'는 반응이셔서 개인적으로 뿌듯함이 크다. 올해는 추가 대상자를 확대 발굴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아울러 오포2동에서 시범 추진되고 있는 '메가브이터전'도 올해를 기점으로 점차 키워나간다는 구상이다. 우리 동네 일을 우리 동네 봉사자들이 직접 해결하고 관리하자는 내용인데, 그 '동네'의 범위를 확장하겠다는 뜻이다. 신 센터장은 "이를테면 세계관악컨퍼런스와 경기도체육대회처럼 지역에서 대규모 프로젝트가 진행될 때 여타 지역에서 인력을 강제 동원할 게 아니라, 광주 지역민을 봉사자(메가자원봉사자)로 먼저 유입시키겠다고 예를 들 수 있다"며 "지역 축제에 지역민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며 즐기는 것 역시 지역을 위한 봉사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끝으로 신 센터장은 "봉사는 거창하거나 어려운 게 아니다. 의무감이나 책임감으로 강요 당할 일도 아니다. 누군가와 '함께' 하는 모든 것이 봉사"라며 “마음만 먹으면 아무때나 어디서든 봉사를 할 수 있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다. 그런 봉사활동을 ‘인증’해주시면 저희가 ‘명패’로 보답하겠다”고 웃음 지었다.

이웃사랑 실천하는 별내파출소 박종대 경위, 30년째 헌혈과 골수이식도 거뜬

“제 시간과 노력으로 남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을 번거롭다고 생각하지 않고 당연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남양주북부경찰서 별내파출소 4팀 소속 박종대 경위(49)가 마음 깊이 갖고 있는 신념이다. 그는 이 같은 신념으로 30년 넘게 얼굴도 모르는 남을 위해 열심히 나눔의 손길을 펼치고 있다. 충청남도 부여군에서 태어나고 자란 박 경위는 항상 솔선수범하고 제일 먼저 나서 봉사하는 부모님 밑에서 자랐다. 시골이다 보니 동네 행사 등에서 항상 주도적으로 나서 일을 하는 부모님을 보고 자란 그는 자연스럽게 ‘봉사’라는 단어가 그의 마음 한편에 자리 잡았다. 고등학생 시절 우연히 “헌혈차가 우리 학교에 왔다”는 친구의 말을 듣고, 박 경위는 별 생각 없이 헌혈차로 발걸음을 옮겼다. 당시 그는 몰랐다고 한다. 자신이 그날 한 첫 헌혈이 30년 동안 이어질 줄은. 박 경위는 ‘피는 스스로 없어지면서 다시 채워진다’는 간호사의 말을 듣고 난 뒤 ‘어차피 없어질 피, 조금만 주면 남을 도와줄 수 있겠다’라는 막연한 생각으로 헌혈을 시작했다. 이 생각으로 헌혈을 30년 넘게 이어오고 있는 것이다. 가평에 거주 중인 박 경위는 헌혈을 하러 1년에 5~6번씩 50㎞ 이상 떨어져 있는 구리로 가고 있다. 현재까지 그가 실시한 헌혈은 77회다. 게다가 그는 약 10여년 전 헌혈 중 우연히 안내문에 ‘골수이식’이 필요하다는 글을 보고,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골수이식을 기증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DNA가 맞는 환자를 찾아 골수이식 기증 절차를 진행했으나, 기증받는 환자의 상태가 급격히 나빠져 결국 무산됐다. 이후 2년 전 또다시 그와 맞는 DNA를 가진 환자가 골수가 필요하다는 연락을 받았다. 애주가였던 그는 건강한 골수를 기증하기 위해 두 달 동안 술은 입에도 대지 않고 운동을 하며 하루하루를 보냈다. 그 결과, 그의 골수를 이식받은 환자는 건강해졌다고 한다. 또 박 경위 또한 8㎏을 감량하며 더욱 건강해졌다. 그는 사비로 고양이 포획틀 등을 구입하고, 직접 길고양이을 포획해 가평군청으로 데려가고 있다. 가평군청에서 길고양이를 대상으로 무료로 중성화수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찰인 데다 항상 남을 먼저 생각하는 아버지 밑에서 자란 그의 자녀들도 자연스럽게 지역사회를 위해 따뜻한 나눔을 하고 있다. 딸은 헌혈을 할 수 있는 나이가 되자마자 혼자 헌혈을 하러 갔고, 아들도 나이가 되면 헌혈을 하겠다고 아버지와 약속했다고 한다. 박 경위는 “헌혈을 꺼리시는 분들이 많은 걸로 알고 있다. 그러나 헌혈을 하면 생명을 살릴 수 있는 것은 물론 본인의 건강체크도 할 수 있다”며 “적십자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항상 너무 적은 혈액이 보관돼 있다. 피를 필요로 하는 환자들에게 늦지 않게 피가 제공될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이 헌혈에 동참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들이 헌혈할 수 있는 나이가 되자마자 자녀들과 함께 헌혈을 하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기로 했다”며 “앞으로도 헌혈을 계속해서 할 예정이며, 주변에도 선한 영향력을 펼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