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경찰서 정성갑씨 불법영업 체포후 풀어줘

정성갑(鄭成甲·34)씨가 작년 8월 ‘라이브호프’집을 불법 영업하다 형사기동대에 적발돼 긴급체포됐지만 중부경찰서가 3시간만에 정씨를 풀어준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의혹을 사고 있다. 4일 인천지검에 따르면 정씨는 작년 8월 21일 오후 11시 40분께 중구청에 의해 폐쇄명령이 내려진 라이브호프집의 문을 열고 청소년들에게 술을 팔다가 인천지방경찰청 형사기동대의 일제검문에 적발돼 현행범으로 긴급체포됐다. 중부서는 청소년보호법과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긴급체포된 정씨의 신병을 인도받고 3시간만인 다음날 오전 2시 30분께 ‘도주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정씨를 풀어줬다. 현행법은 경찰이 피의자를 긴급체포하면 즉시 검사의 승인을 얻어야 하며, 구속영장 신청여부를 검찰에 지휘받아야 하지만 중부서는 이같은 절차를 무시한채 신병보증도 받지 않고 정씨를 풀어줬다. 경찰은 특히 정씨에 대한 서류를 검찰에 송치하면서 ‘폐업후 1일간 미성년자 2명에게 김치찌개 등 1만5천원 상당을 판매하는 등 하루 매상 10만원 가량을 올렸다’는 식으로 정씨의 진술을 토대로 혐의사실을 작성했으며, 정씨의 전과 기록 일부를 누락시켰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더욱이 정씨는 91년부터 지난 4월까지 모두 10차례 각종 혐의로 입건됐지만 경찰은 단 한건도 영장을 신청하지 않아 ‘무혐의’나 ‘기소유예’, ‘벌금형’ 등 가벼운처분만을 받았다. 한편 중부서는 라이브호프집 관리사장 윤모(41)씨에 대해서도 작년 8월부터 지난 8월까지 1년 사이에 4차례나 식품위생법과 청소년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입건했지만 모두 영장 신청을 하지 않았다. /특별취재반

눈물속 희생자 영혼결혼식 올려

“아이들이 살아 생전엔 서로 얼굴도 모르는 사이였지만 혼례로 인연을 맺어줘 저승에서나마 외롭지 않게 함께 살길 기원하는 마음에서 영혼결혼식을 치러줬습니다” 4일 가천의대부속 길병원 영앙실 11호실에서는 인천 라이브Ⅱ 호프집 참사에서 희생된 한동근군(17·동인천고 2년)과 이아나양(16·학익여고 1년)의 영혼결혼식이 열렸다. 이날 영혼결혼식은 양가 친지들 50여명이 모인 가운데 엄숙한 분위기에서 고인들의 명복을 비는 묵념으로 시작됐다. 흐느낌이 울음으로 바뀌고 참석자들의 눈마다 이슬이 맺히는 동안 한군과 이양의 부모는 서로 사주단지와 장미꽃을 교환한뒤 나란히 세워진 영정들 앞에 꽃을 놓아줬다. 한군과 이양의 영혼결혼에 중매를 섰던 정명환(鄭明煥) 인천 남구청장은 아이들의 프로필을 간결하게 알린뒤 주례사 대신 사회가 빼앗아 가버린 아이들의 소중한 생명에 대한 개탄과 저승에서의 행복을 비는 추도사를 낭독했다. 이들의 결혼식은 현역 영관급 장교인 한군의 아버지가 정 구청장의 소개로 가정환경이 비슷한 인천시청 공무원인 이양의 아버지를 만나 성사됐다. 양가 부모는 혼자 보내는 것보다 손잡고 함께 보내는 것이 어린 영혼들을 달래는 것이라는데 뜻을 같이해 하루만에 자녀들의 영혼결혼식을 결정했다. 한군은 결혼식을 마친뒤 경기도 시흥시의 선산에 매장됐으며, 이양도 5일 장례를 치른뒤 한군 옆에서 영원히 쉬게 된다. 이양의 아버지 이모(43)씨는 “사돈의 외아들인 한군의 영정사진을 보니 믿음직스러워보여 딸이 하늘나라에서나마 외롭지 않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이토록 슬프고도 기가막힐 일이 다시는 없기 바란다”고 말했다./특별취재반

사체 외부에 방치해 부패해 말썽

인천 동인천동 화재사고로 숨진 김진선양(17) 등 사체 5구를 안치하고 있던 인천기독병원측이 김양의 사체를 냉장실 밖에 꺼낸 뒤 장기간 방치해 신체 일부가 부패한 사실이 드러나 말썽를 빚고 있다. 4일 김양의 아버지 김윤신씨(44)에 따르면 지난 3일 오후 3시께 딸의 사체를 보기위해 병원 안치실에 들렀다가 딸의 사체가 냉장실에서 꺼내진 채 냉장실 옆 병풍안에 방치돼 있었다. 김씨는 또 사체 확인 과정에서 김양의 사체 목부위가 검게 변한 사실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뿐만아니라 병원·보건소·유족측은 4일 오후 같은 냉장실에 안치돼 있던 오상윤군(17) 사체에 대한 확인 결과 김양보다 많이 부패돼 악취를 풍기고 있는 사실을 확인하는등 병원측의 사체관리가 엉망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따라 사체보관과 관련해 유족측과 병원측의 마찰이 예상된다. 병원측은 사체냉장실이 6개만을 보유하고 있는데도 당초 라이브호프 사망자 5명을 받은 뒤 추가로 일반인 사망자 2구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김양의 사체가 냉장실 밖으로 꺼내졌던 것으로 보인다. 이와관련, 영안실측은 “사체는 냉장실에서 가끔 꺼내줘야 얼어버리는 일을 방지할 수 있다”며 “4일 오전 9시께 김양의 사체를 다시 냉장실로 집어넣었다”고 말했다. 전영근 중구보건소장도 “사체확인 결과 오군의 사체가 일부 부패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특별취재반

정성갑씨 형량과 적용 법률에 관심

3일밤 일단 식품위생법위반 혐의로 긴급체포된 동인천동 라이브Ⅱ호프의 실제주인 정성갑씨(34)의 적용법과 형량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씨에게 적용 할 수 있는 법은 ‘청소년보호법’‘식품위생법’과 형법상 ‘뇌물공여’ ‘업무상과실치사상’등 4가지다. 경찰은 우선 이 4가지 적용법규중 영업상 폐쇄 조치가 내려졌는데도 배짱영업을 한 사실과 함께 10대들에게 주류를 판매한 사실이 드러난 만큼 정씨를 식품위생법 및 청소년 보호법위반 혐의로 구속할 방침이다. 식품위생법의 경우 5년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받게 되며, 청소년 보호법은 3년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이와함께 그동안 제기돼 온 관련 공무원들에게 뇌물을 준 사실이 밝혀져 기소될 경우 (뇌물공여)5년 이하의 징역이 추가 될 수 있으며, 만일 돈을 준 액수가 1천만원을 넘는다면 특가법이 적용돼 5년 이상의 유기징역을, 5천만원 이상일 경우 무기또는 10년 이상의 형을 피할 수 없게 된다. 현재로서 정씨가 이같은 3가지의 법규를 적용받을 것이 확실시 되고 있으나 업무상과실치사상의 법규를 적용 받을 수 있을까가 최대 관심사다. 경찰은 이법규를 적용키 위해 정씨를 상대로 화재 당시 술값을 받기 위해서나 아니면 불법사실이 들통날 것을 우려해 출입문을 닫았는지 여부를 집중 추궁하고 있다. 만일 업주측이 출입문을 잠근 사실이 드러날 경우 청소년을 숨지게 한 직접적인 동기는 없었다 하더라도 간접적인 책임으로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가 적용된다. 이럴경우 정씨는 5년이하의 금고형이나 2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받게 된다. 결국 정씨가 이들 4가지법을 모두 적용받을 경우 최고 18년까지 선고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10년 이상의 중형이 예상된다는 것이 법조계의 중론이다. /특별취재반

정성갑씨 일문일답

경찰에 자수한 인천 라이브 호프집 실제 주인 정성갑씨(34)는 4일 “이번 사고로 가족을 잃은 유족들에게 죄송한 마음에 죽고 싶은 심정뿐이다”고 말했다. 정씨는 또 “비밀장부는 없으며 공무원에게 뇌물을 준 사실도 절대 없다”고 말했다. 다음은 정씨와의 일문일답. -유족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정말 죄송하다. 본의 아니게 이런 사고가 발생해 몇번이고 자살하려 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아 결국 자수를 결심하게 됐으며 죄값을 달게 받겠다. -사고당시 무엇을 하고 있었나. ▲가계를 관리 하기에는 이른 시간이었기에 집에서 자고 있었다. -현장에 있다가 9시30분께 승용차를 몰고 사라졌다고 하던데 사고는 어떻게 알게됐나. ▲아내가 가게에 불이났다고 전화를 걸어와 화재사실을 알았으며 현장에 쫓아 갔을 때는 이미 모든 것이 잿더미가 된 상태였고 곧바로 전철을 타고 서울로 향해 차를 탄 적은 없다. -잠적 4일동안 어디에서 무엇을 했고 동행자는 없었나. ▲사건 직후 착잡한 마음에 기차를 타고 고향(경북 봉화)을 찾아 할머니 산소에서 하룻밤을 보냈으며, 다음날 아내로부터 옷가지와 돈을 건네받아 대전 유성·대천 등지로 배회했으나 함께 동행한 사람은 없었다. -왜 오늘 자수했나. ▲사건 직후 할머니 산소를 찾아 자살을 시도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았고 또 나와 아무런 상관이 없는 이성환 경위가 직위해제는 물론 구속까지 돼 차라리 죽지 못할 바엔 자수해서 사과하고 죄값을 달게 받는 것이 낫겠다 싶었다. -관공서에 상납한 내용이 담긴 경리장부가 발견됐는데 그간 누구에게 얼마나 상납해왔나. ▲공개된 장부가 누구것 인지는 모르겠으나 절대 내것은 아니다. 또 경찰에 뇌물을 상납했다는 주장은 억측에 불과하며 어디에도 뇌물을 상납한 사실은 절대 없다. /특별취재반

안전사각지대 상가건물<5>소방시설 있으나마나

100여명의 사상자를 낸 인천 라이브Ⅱ 호프 화재 당시 층별로 설치된 화재경보기조차 전혀 작동되지 않아 화를 키운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일부 상가 건물들의 소방시설이 있어도 제대로 작동되지 않거나, 입주자들이 소방장비 위치, 사용법 조차 모르고 있어 화재 초동진화에 헛점을 드러내고 있다. 4일 본보 취재팀이 경기·인천지역 상가 건물의 소방시설을 점검한 결과, 일부 건물은 화재자동탐지기, 경보기, 소화전, 소화기, 스프링쿨러 등 소방시설이 아예 없거나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화재자동탐지기 제어기가 고장난채 방치되고 있다. 특히 이들 건물에서 생활하고 있는 입주 상인들과 종업원들은 소방시설 작동법 및 설치 위치 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아 소방교육이 절실한 실정이다. 그러나 현행법에 따라 소방교육은 건물 소방책임자인 건축주만 받고 있어 유명무실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실제로 호프집, 오락실, PC방 등 청소년들이 출입하는 업소들이 있는 수원시 장안구 조원동 A건물의 경우 1층 경비실에 있는 자동탐지기 제어기가 고장난채 방치 돼 있고, 소화전에는 아예 소방호스도 없이 방치되고 있어 화재 초동진화를 의심케했다. 만화방, 호프집, 팬시점, 의류점 등이 입주해 있는 의정부시 의정부 1동 B건물에는 소화전, 스프링쿨러 등이 제대로 설치돼 있지 않고 있었으며, 소화기들도 창고에 보관돼 있었다. 나이트클럽, 호프집 등이 입주해 있는 인천시 주안동 C건물에 종사하는 상인, 종업원들은 아예 소화전위치도 모르고 소화기 작동법조차 모른채 근무하고 있었다. 이같이 상인, 종업원, 경비들이 소방시설 작동요령, 유사시 안전대피요령조차 모르는 것은 현행법에 따라 소방책임자인 건물주만 소방안전교육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관련 경기도소방본부 관계자는 “오래된 일부 상가의 소방시설이 제대로 설치돼 있지 않고, 소방시설이 있어도 조업원들이 작동을 모르는 경우가 있다.”며“건물에서 생활하고 있는 종사자들의 소방교육이 절실하다”고 말했다./특별취재반

사회 연재

지난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