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갑숙 에세이 편승 사이버 음란물 판친다

탤런트 서갑숙씨의 성에세이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는 가운데 일부 얌체족들이 PC통신을 통해 음란 CD나 포르노테이프 구입을 권유하는 E메일을 무분별하게 띄우고 있어 폐해로 지적되고 있다. 그동안 경찰의 단속을 계기로 자취를 감췄던 사이버공간을 통한 음란물 판매가 서갑숙 신드롬에 편승,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신모씨(32·안양시 동안구 호계동)는 2일 회사업무를 보기위해 컴퓨터를 켠뒤 천리안을 접속한 순간, 깜짝 놀랐다. ‘00여관 몰래카메라’‘일본성인 애니’‘백화점몰래카메라 등 기존에 시중에 음성적으로 떠돌던 비디오테이프 뿐만아니라 호기심을 유발하는 ‘신혼부부 셀프카메라’‘병원 원장과 간호사’등 야한 CD소개로 가득찼기 때문이다. 김모씨(37·수원시 권선구 권선동 임광아파트)의 경우도 자신의 전자우편함에 도착된 ‘국내 연애인 몰카’에서부터 일본, 미국, 유럽 등 지역에서 제작된 것으로 보이는 충격적인 내용의 음란 CD소개 메일을 접하고 불쾌감을 감추지 못했다. 실제로 일부 청소년들은 이같은 음란CD를 구입해 몰래 돌려 보고 있는 실정이어서 성의 지나친 상품화가 청소년들의 정서를 크게 해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경찰관계자는 “서갑숙씨 에세이집 출판을 계기로 성(性)공개논란이 사회문제로 대두되면서 사이버공간에서의 음란CD판매행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그러나 대부분 메일을 띄운지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삭제시키기 때문에 단속에 어려움이 크다”고 말했다. /심규정기자 kjshim@kgib.co.kr

흔들리는 청소년<끝>포기를 강요당하는 학생들

인천 라이브Ⅱ 호프집 화재사건에 많은 학생들이 숨진 것과 관련 심각한 학교붕괴 현상과 청소년들을 탈선으로 유혹하는 사회구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최근 교사들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 중·고교생 10명 중 3명만이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또 학생들 중 21%가 학교를 그만두고 싶다고 했으며, 44%는 사회에서 졸업장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면 학교에 다니지 않겠다고 응답했다. 이같은 설문조사는 최근 학교가 급속히 붕괴되는 현상을 단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것. 실업계 고교에 다니는 김모군(15)의 경우 집에서나 학교 모두 적응하지 못하면서 학교생활 대부분을 낮잠으로 보내고 있다. 또 학교 수업이 끝나도 마땅히 할 것도 없어 도심을 배회하다 집에 들어오면 새벽까지 채팅을 한다. 부모들은 김군이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고 있다고 믿고 있지만 담임교사는 김군이 전학을 가든지 아니면 사고만 치지말라고 주문하고 있다. 교사들은 부적응 학생들에게 관심을 가질 여유가 없고, 솔직히 이들을 생활지도할 자신이나 의욕이 없다. 3일 오후 수원 모고교 3학년 수업시간. 빈자리가 여기저기 보이고 뒷자리 4명은 아예 잠을 자고 있었지만 교사는 간섭하지 않는다. 같은시간 인근 PC방에는 교복을 입은 고교생들이 게임에 열중하고 있다. 이같이 상당수의 고교생이 학교나 담임교사로 부터 포기 당한채 무관심 속에 방치되고 있다. 가정과 사회도 이들을 포기한 것은 마찬가지. 우리사회의 검은상술은 부적응 학생들을 유혹하고 가정은 학교에 책임을 미루고 있다. 청소년단체들은 의지는 있어도 공간이나 재정이 없고, 자치단체는 청소년의 문제는 교육계의 몫으로 돌리고 있다. 이에따라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수많은 청소년이 학교는 몰론 가정, 사회 모두로 부터 포기 당하고 있는 셈이다. 결국 방황하는 청소년들이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탈출구는 화려해 보이는 기성세대의 향락문화일 수 밖에 없다. 수원 S고교 김모교사는“현재의 학교체제는 학생들에게 포기를 강요할 수 밖에 없다”며“이제는 청소년들의 욕구에 맞게 학교밖에서 시간과 장소를 구애받지 않는 학습체계나 학교특성화 운영 등 사회전반적인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최종식기자 jschoi@kgib.co.kr

화재사고수사 이모저모

○…한나라당 ‘동인천동 청소년 참사사건 대책위원회’소속 국회의원들이 3일 오전 중구청을 방문, 이세영구청장으로부터 사고대책 등에 대한 업무보고를 받는 과정에서 이 구청장이 사고 당시 현장 도착시간을 허위로 보고. 이구청장은 이날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에게 업무보고를 한뒤 조진형의원이 사고 당시 청장이 현장에 도착한 시간을 묻자 사건 발생 다음날인 지난달 31일 새벽 3시20분에 도착했다”고 답변. 그러나 이 구청장은 사고 당일 광주 동구청에서 7대도시 중심구청장 회의 참석중 사고 소식을 전해듣고 곧바로 상경해 다음 날 새벽 3시15분에 중구청에 도착, 임시로 마련된 대책본부에서 구 간부로부터 간단한 사고 경위를 듣고 청장실로 내려가 실·국장들과 회의를 한 것으로 밝혀져 구청장의 현장도착시간에 의문이 제기. ○…라이브Ⅱ호프 참사 유가족대책위는 3일 오후 2시 30분 화재현장을 방문한데 이어 중구청과 중부소방서·중부경찰서를 차례로 방문. 장영렬 대책위원장은 “유족들이 아직 안정을 찾지 못했다”며 “대책위가 마냥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어 관련기관을 찾아 항의할 부분과 앞으로 진행할 협의 등에 대해 논의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방문 이유를 설명. ○…유가족대책위는 3일 오후 3시 이세영 인천중구청장을 만나 관리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아 화재사고를 유발한 책임을 따지며 거세게 항의. 특히 한 대책위원은 이청장이 “잘못을 너그럽게 이해해 달라”고 말하는 순간 이청장에게 음료수 캔을 집어던지며 “이해해 달라니 당신 자식이 불에 타 죽어도 이해해달라고 말할 수 있겠냐”며 흥분. ○…유가족대책위는 중부소방서 방문에서는 중구청이나 중부경찰서와는 달리 매우 우호적인 태도로 일관. 특히 회의전 김명환 중부소방서장이 “죄송합니다”라고 말하자 일제히 “수고했습니다”라고 응대. 그러나 사고가 난 소방파출소의 담당직원 정모씨에 대해서는 “비리여부를 끝까지 조사해 달라”고 강력히 요구. ○…사망자 55명중에는 라이브Ⅱ호프집 종업원 3명도 사망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 박윤주 인천중부경찰서장은 3일 유가족대책위의 방문을 받고 수사내용을 설명하면서 “일부 언론의 발표와는 달리 아르바이트생이던 황모양(인천여상3) 등 3명이 사망한 것을 최종 확인 했다”고 발표. ○…3일 고 노형호(18·D고 2년)·전대열(17·D고 2년)군의 화장 장례가 치러진 인천시 부평공원묘지 화장장에는 마지막 가는 학우의 장례를 지켜보기 위해 수십명의 학생들과 고인의 명복을 빌기 위해 교회 신도들이 운집. 이날 학교 영결식에서 인천 연안부두까지 장례절차를 함께한 학우들은 “우리가 어른이 되면 이같은 참사는 다신 없도록 할 것”이라며 눈시울을 훔치기도. ○…각 병원에 분산돼 치료를 받고 있는 화재사건 관련 부상자들의 가족들은 “제 몸도 가누지 못하는 환자를 몇시간씩 붙잡고 조사를 벌이는 경찰이 어디 있냐”며 불만을 토로. 연이틀간 경찰로부터 아들이 사건 경위 등에 조사를 받았다는 부상자 가족 소모씨(45)는 “사고 조사도 환자를 생각해 가며 받아야지 사경을 헤매는 환자를 붙들고 여러시간을 허비하는 조사가 웬 일이냐”며 지각 없는 경찰 조사에 분개. ○…학우의 장례식에 참석한 김모군(17·D고 2년)등 학생들은 “선생님들도 고인의 명목을 빌기 위해 몇일밤을 지세우는 등 고생하고 있는데도 일부 언론이 모든 잘못을 선생님들에게만 밀고 있다”며 “남은 학생들을 가르칠 선생님들을 일방적으로 몰아붙여 학업에 지장을 주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그릇된 보도에 불만.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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