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균의 어반스케치] 종로 연가

오랜만에 전철 타고 광화문에 간다. 피할 수 없는 현실의 충돌이 나를 내몰았다. 종각에서 내려 광화문을 향하다가 두고 온 그리움 같은 골목길 낮은 가게들 사이에 발걸음을 멈췄다. 건너편 햄버거집 2층에 올라 추억의 삭정이 같은 영혼 마른 허공을 본다. 찬바람 섞인 늦추위가 시리지만 실내는 유리창을 투과한 양광이 깊이 파고든다. 빛이 얼마나 따가운지 견디기 힘들 정도다. 고층 빌딩 아래 주막처럼 내려앉은 식당들은 저마다 땀 밴 사람 냄새를 풍기고 있다. 종로라는 그윽한 지명 안엔 장롱 속의 옷처럼 버리지 못한 추억이 있다. 알량한 청춘의 감성이 쓴 글로 전국에서 수많은 편지를 받던 시절이 있었다. 손글씨가 주는 체취는 규방의 향기처럼 진했다. 답장을 나누던 마지막 한 분이 군대에 면회와 처음 만났다. 훈련 때문에 대부분 면회가 되지 않았으나 한 차례 만난 적이 있다. 여고를 졸업한 그녀가 이곳 종로의 한 엔지니어링 회사에 취직해 제대한 나와 찻집에 마주 앉았다. 노란 달걀이 동그랗게 띄워진 쌍화차를 마신 것만 뚜렷이 기억에 남아 있다. 그러나 우리의 시공은 관대하지 않았고 나는 수줍고 용기 없고 맛난 대화도 마련하지 못했다. 서툴고 초라했던 시절, 무모하게 보낸 젊은 날들이 어젯밤 꿈같다. 돌아갈 수 없는 시간만이 산사의 풍경 소리처럼 영원 속에 울려온다. 광화문 앞에서 기도의 깃발을 들었다. 상처뿐인 시절을 어서 건너 찬란한 봄을 기다린다. 영원히 기억할.

[생각하며 읽는 동시] 겨울꽃

겨울꽃 김흥제 밤새 변한 하얀 세상 나뭇가지에 눈꽃 피고 장독뚜껑은 흰 모자 쓰고 길엔 하얀 비단 깔렸다. 얼른 나가 하얀 비단 만져보니 보들보들, 사르르 녹는다. 아깝지만 콩콩 발자국 찍으니 흰 국화꽃이 피었다. 겨울이 꽃을 보려고 흰 눈을 불렀나 보다. 백색의 풍경화 올겨울은 눈이 제법 많이 내렸다. 아니, 제법 내린 게 아니라 지역에 따라서는 ‘심하게’ 내렸다. 그로 인해 농가의 피해까지 발생했다. 축사가 무너지고 비닐하우스가 뜯겨지고, 사람이 상해를 입는 일까지 벌어졌다. 그러나 이 동시는 어린이의 마음으로만 겨울의 서정을 노래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폭설로 인한 현실의 고통을 왜 외면하느냐고 나무랄 것까진 없다. 아이들은 어디까지나 아이들이니까. 오히려 아이는 순수한 마음으로 사진을 찍듯이 온 세상의 변한 모습을 보여준다. 나뭇가지에 내린 눈, 장독대에 내린 눈, 길에 내린 눈. 아이는 눈도 만져보고, 눈 위에 발자국도 찍어 본다. 그러면서 아이는 생각하는 것이다. 겨울이 꽃을 보려고 흰 눈을 불렀나보다라고. 겨울을 겨울답게 해주는 것은 뭐니 뭐니 해도 눈이다. 흰 눈을 보기 위해 동남아인들이 한국에 관광 왔다는 뉴스를 며칠 전 접했다. 마침 떡가루 같은 눈이 내려 환호성을 질렀다고 한다. 이쯤 되면 여행비는 건지고도 남았을 것이다. “코리아 넘버 원!” 돌아가 눈 위에서 찍은 사진을 자랑할 게 뻔하다. 겨울꽃이 만발한 한국의 설경, 그 백색의 풍경화만큼 우리들의 마음도 갈등 없는 하나였으면 참 좋겠다. 윤수천 아동문학가

거품에서 피어난 초월과 꿈의 해방…김기태 초대전 ‘그늘의 춤-유영의 시간’ [전시리뷰]

밤의 세계와 낮의 시간은 매 하루 똑같이 양분돼 있지만, 그 속에서 우리가 체감하는 시간은 다르게 흘러가는 듯하다. 무의식이 지배하는 밤의 세계, 그 속에서 펼쳐지는 꿈속 세상은 무한정으로 펼쳐나간다. 지난달 13일부터 팔달문화센터 지하 전시장에서 열리고 있는 (사)수원예총 팔달문화센터의 김기태 초대전 ‘그늘의 춤-유영의 시간’은 디지털 페인팅, 회화, 설치, 시 등 여러 형태의 작품을 통해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넘나드는 초현실적인 시도를 선보인다. 어딘가 정착하지 못한 ‘불안’은 창작의 밑거름이 됐다. 작가는 ‘과거의 시간’, ‘꿈의 기억’에서부터 작업을 시작했다. 때로 나쁜 기억에 매몰되기도 했던 그는 놓쳐버린 기억을 포섭하려 했다. 악몽을 기록하는 과정은 현실을 살며 얽힌 불안의 실을 풀어나갔고, 자신의 방식으로 다시 직조하는 과정이 됐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유영’, ‘앙금’, ‘꿈’ 등의 단어들로 인지한 기억에 ‘해파리’, ‘거품’, ‘연꽃’ 등 구체적인 형상을 결합했다. 벨벳이라는 소재는 원경과 근경의 양위성을 제공한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천장까지 닿은 거대한 벨벳 소재의 ‘유영 은하수 3’이 가장 먼저 발걸음을 붙잡는다. 어두운 밤하늘 같은 벨벳 천에 강한 힘을 내뿜는 그림은 어린 시절 접했던 동화 속 도깨비 혹은 꿈에서 봤을 귀신을 떠올리게 만들기도 한다. 신비하면서도 오묘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작품은 물속에 비친 자신에게 홀려 빠지고만 나르키소스의 수선화와 같이 보는 이를 빨려들게 만든다. 밤의 시간에 주목했다는 작가는 꿈을 기억할 때 시간이 선형이 아닌 형태로 기묘하게 섞이는 방식을 활용했다고 말한다. 어둠은 모든 걸 흡수하는 색이지만 벨벳은 빛은 반사하는 소재다. 작가는 “그림자 사이에도 차이가 존재하듯, 기묘한 초현실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줄기를 타고 올라간다/ 한 때는 업혀 있었던 푸른 등을 동경했다/ 이제는 굽은 너의 등을 품는다” (김기태作 ‘유영 7’ 작업노트 중) 전시장에서는 그가 창작 과정에서 함께 구상한 시와 디지털, 회화 매체 작품을 동시에 만날 수 있다. 시와 디지털 페인팅으로 표현된 ‘유영 7’은 거품 속으로 사라지는 인어공주와 같기도 파도 속에 생명력을 내뿜는 동물 같기도, 거대한 식물이 내뿜는 포효 같기도 하다. 작가는 ‘유영’의 이야기를 해파리와 거품 등으로 표현했다. 최소한의 본능만을 품은 채 주어진 환경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표현되는 해파리의 유연함은 누군가를 위해 비워줄 수 있는 공간이자, 함께 효과를 낼 수 있는 공간이자, 여러 삶의 형태를 품을 수 있는 ‘하나의 우주’라고 말한다. 또한 생명력이 넘치는 불순물에서 만들어내는 빈 공간인 거품과 방울은 포화한 상태에서도 새로운 무언가를 담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상상을 틔운다. 불안과 상처, 기억의 파편에 주목했지만, 작가는 자신만의 방법으로 화합을 발견했다. 끝없이 순환하는 원을 떠올리게 하는 ‘유영 4’가 그러하다. 한 번에 활짝 피고 다시 꽃잎이 지는 꽃봉오리의 모습은 생명력을 내뿜는다. 작가는 “과거를 ‘두렵고 새로운 무엇’으로 비유하는 우리의 마음을 비유했다”며 “쉽게 결딴날 수 없는 영역을 시각적으로 풀어내고 싶었다. 전시를 통해 각자만의 상상의 나래를 펼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는 내달 3일까지.

수원문화재단, 어린이 국악체험극 ‘숲속음악대, 덩따쿵’…“가야금·해금 함께 연주해요”

어린이들이 가야금·해금·거문고·아쟁 등 국악기를 직접 만져보고 함께 연주도 펼칠 수 있는 특별한 체험극이 수원에서 열린다. 수원문화재단은 오는 22일 오후 4시 어린이 국악체험극 ‘숲속음악대, 덩따쿵’을 정조테마공연장에서 선보인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이번 공연은 토끼, 꾀꼬리, 곰돌이, 늑대, 여우로 구성된 숲속음악대 ‘덩따쿵’이 호랑이 생일잔치에 초대받아 멋진 국악 연주를 들려주는 국악 체험극이다. 해당 작품은 지역 간 문화 격차 해소를 위해 우수 작품을 전국 순회하는 국립국악원 공모사업 ‘국악을 국민속으로’의 선정 작품 중 하나로, 국립민속국악원이 기획·제작해 2018년 초연 이후 전국 각지 어린이들에게 큰 사랑을 받아왔다. 재단 관계자는 “이번 공연은 어린이들에게 국악에 대한 흥미와 친숙함을 한 층 더 높여줄 예정”이라며 “숲속음악대 덩따쿵은 완성도 높은 어린이 국악 공연으로 많은 아이들이 공연장을 찾아 즐거운 시간을 보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본 공연은 6개월 이상 관람할 수 있으며, 36개월 미만은 보호자 동반 여부와 관계없이 객석 입장이 불가하다. 티켓 가격은 1만 원이며, 인터파크 티켓을 통해 예매할 수 있다. 자세한 사항은 수원문화재단 누리집에서 확인하거나 수원문화재단 정조테마공연장으로 문의하면 된다.

[건강칼럼] 겨울 스포츠, 준비 운동 대충하다간 큰 코 다친다

매서운 한파가 기승을 부리며 영하권의 날씨가 이어지고 있는 요즘 스키나 스노보드, 스케이트 등 겨울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그러나 기온이 낮은 겨울철에는 근육과 관절이 경직돼 스포츠 손상 위험이 커지기에 주의가 필요하다. 스포츠 손상은 운동이나 신체 활동 중에 발생하는 여러 손상을 말한다. 스키나 스노보드, 스케이트 등 대부분 하체 위주를 사용하게 되면서 급격한 방향 전환 및 잘못된 착지 등으로 십자인대 파열의 위험이 높다. 특히 초보자의 경우 리프트를 내리면서 또는 스키를 신고 이동하는 경우 의외로 손상이 많다. 십자인대는 무릎이 앞으로 이동하는 것을 막는 전방 십자인대와 무릎이 뒤로 흔들리는 것을 막는 후방 신자인대로 나뉘는데 겨울 스포츠 손상은 전방, 후방 십자인대 모두 손상시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십자인대는 무릎 관절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나 이러한 십자인대가 파열되면 무릎이 돌아가는 듯한 느낌이 든다. 또 ‘툭’ 하고 인대가 끊어지는 소리가 들리기도 한다. 파열이 심한 경우 통증이 지속되고 인대 손상으로 인한 염증 반응으로 관절이 부어 무릎을 구부리거나 펴는 활동이나 걷는 것 등이 힘들어진다. 그러나 드물게는 통증이 없거나 통증이 일시적으로 나타났다 완화되는 경우도 있어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러한 증상을 방치하면 나중에 더 큰 통증과 후유증을 남길 수 있어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십자인대가 파열됐다고 해서 즉시 수술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파열 정도와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목발 사용이나 보조기를 착용하면서 인대의 추가적인 손상을 방지하고 충분한 휴식으로 자연 회복을 기대해볼 수 있다. 또 활동량이 많지 않은 고령의 경우에도 소염진통제를 복용하는 약물치료나 물리치료 등 보존적인 치료로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인대와 주변 조직의 강화를 위한 주사치료를 진행하기도 하나 십자인대가 심하게 손상됐거나 완전히 파열된 경우라면 시술보다는 보다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좋다. 수술이 필요한 경우에는 파열된 인대를 제거하고 새로운 인대를 이식하는 재건술을 보편적으로 시행하며 재건술은 자가건과 타가건(동종이식건)을 이용하는 방법으로 나뉜다. 자가건은 수술 과정에서 본인의 건을 채취해 이식하기 때문에 수술 시간이 길고 상처가 크지만 면역 거부 반응이나 외부 물질로부터 발생할 수 있는 질병 가능성이 낮다고 알려져 있다. 반면 타가건은 타인에게서 채취한 동종이식건 제품을 사용하기 때문에 수술 시간이 짧고 통증이 적으나 자가건에 비해 수술 비용이 비싸고 극히 드물지만 면역 거부 반응이 나타날 수도 있다. 따라서 숙련된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을 통해 결정하는 것이 좋다. 이러한 치료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십자인대가 파열되기 전에 예방하는 것이다. 운동 중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스포츠 손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준비운동 시간을 더 길게 잡고 ▲실내 스포츠의 경우 먼저 긴팔 운동복을 입고 몸의 긴장을 풀어준 후 반팔 운동복으로 환복하고 ▲어떠한 운동이든 보호장비를 착용해야 한다. 스키나 스노보드의 경우 이동 시 장비를 벗고 이동하는 것이 안전하다 마지막으로 겨울 스포츠를 즐긴 후에는 따뜻한 물로 샤워하거나 반신욕, 찜질 등으로 피로를 해소하고 혈액순환을 촉진시키자.

해남 인송문학촌 토문재, 2025 창작레지던스 입주작가 선정

해남 인송문학촌 토문재(촌장 박병두)는 2025년도 창작레지던스 집필 공간 심사위원회를 열고, 토문재 입주작가를 선정했다고 17일 밝혔다. 시, 수필, 소설, 동화, 평론, 희곡, 영화, 다큐멘터리, 기록물 작가들이 신청한 서류를 중심으로 등단연도 및 매체, 저서, 공연, 수상, 작품활동 경력, 인문학 기여도 등을 기준 삼아 신청작가 171명 중 65명을 선정했다. 입주작가 선정에는 곽재구 시인, 김령 시인, 송소영 여행작가, 이기호 소설가(광주대 문예창작학과 교수), 정찬주 소설가, 최재봉 한겨레신문 문학전문기자 등으로 심사위원회를 구성했다. 김령 시인은 지난 2023년 토문재 입주작가로 선정돼 창작 수혜를 경험한 바 있다. 김 시인은 “예술인들에게 이러한 기회가 제도적으로 주어진다는 사실이 새삼 감사하게 다가왔다”며, “내가 낸 세금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실핏줄처럼 흐르며 어떤 분야, 어떤 사람에게 생명줄이 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최대한 공정하게 심사하고, 더 많은 이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신중하게 작가들의 신청서를 검토했다”고 말했다. 최재봉 한겨레신문 문학전문 기자는 “문학 작품은 그것이 만들어지는 장소에 따라 그 색깔과 리듬, 어조와 질문이 달라진다. 그래서 인송문학촌 토문재와 같은 장소가 더더욱 소중하고 귀하다”며 “인송문학촌 토문재는 특이하게도 1주 단위 입주 프로그램도 있었는데, 개인적으론 그 프로그램에 더 많은 눈길이 갔다. 이런 짧은 단위의 입주 프로그램은 개별 작가들의 사정을 잘 살핀 더 세밀한 운영방식이며 또 그만큼 관리자의 손길이 더 많이 든다”고 평했다. 인송문학촌 토문재 박병두 촌장은 30년 공직을 마감하고 고향인 해남으로 귀향해, 2020년 해남군 송지면 송호리 땅끝에 사재를 털어 전통한옥을 지었다. 창작실 6실, 세미나실, 휴게실 북카페, 육각정 정자(인송정)을 신축해 문화예술인들이 창작에 집중하고 지역민들이 문화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한국도자재단 ‘2025 메종&오브제’ 참가…도내 업체 판로 개척 앞장

한국도자재단이 오는 9월 4일부터 8일까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2025 메종&오브제(MAISON&OBJET PARIS 2025)’에 참가한다. ‘경기도자관(Gyeonggi Ceramic Pavilion)’을 운영해 경기도자의 우수성을 알리고 도내 업체의 해외 판로 개척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17일 재단에 따르면 ‘메종&오브제’는 매년 봄(1월)과 가을(9월) 두 차례에 걸쳐 개최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인테리어·디자인 박람회다. 재단은 올해 이천시, 여주시와 공동으로 참가한다. 지난 2023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3번째 참가다. 전시에 참가할 업체는 약 20곳을 선발할 예정으로 오는 3월 중 한국도자재단 누리집을 통해 공고한다. 선정된 참가업체에는 ▲현지 체류비 지원 ▲국내 작품 반입·반출을 제외한 작품 운송과 왕복 해외 운송료 면제 ▲운송 기간 작품보험 무료 가입 ▲작품 전시 연출 지원 ▲사진촬영 및 카탈로그 등 홍보물 제작 ▲수출절차 교육 ▲기타 홍보, 운영 지원 등을 제공한다. 한국도자재단 관계자는 “지난해 참가한 도예업체 중 19개사는 재단의 지속적인 사후관리를 통해 해외 바이어와의 수출상담 건수는 총 349건, 약 2억 원 규모의 수출상담 실적을 달성했다”며 “현재 네덜란드, 그리스, 캐나다, 스페인 등 해외 현지 벤더(vendor) 및 유통사에서 샘플거래, 납품 등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재단은 올해 신규 사업으로 ‘경기도자 수출바우처 지원사업’을 추진해 해외 판로 개척 지원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도예업체가 수주 전 수출 과정에서 가장 큰 어려움을 느끼는 ▲현지 바이어와의 외국어 소통 ▲유상거래 샘플 운송비 ▲무역서류 발급 ▲운송업체 중개 ▲운송비 ▲통번역비 등을 실질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며 오는 3월 중 재단 누리집을 통해 공고한다. 최문환 한국도자재단 대표이사는 “해외 유명 페어 지속 참가와 ‘경기도자 수출바우처 지원사업’ 신규 추진 등을 통해 경기도 도자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해외 시장에서의 인지도를 높여 경기도예인들에게 보다 많은 국제 교류와 수출 기회를 제공해 한국도자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경기아트센터 ‘2025 감성맞춤 예술아카데미’ 4월 7일부터

경기아트센터는 ‘2025년 상반기 감성맞춤 예술아카데미’ 프로그램에 참여할 참가자들을 모집한다. 접수는 3월 3일부터 4월 4일까지이며, 강의는 4월 7일부터 시작된다. 프로그램은 예술인문과 예술실기 두 가지로 나누어 도민들에게 다양한 문화예술적 경험을 제공한다. 예술인문아카데미에서는 인류 최초의 음악극인 ‘오페라’와 최근 떠오르고 있는 ‘미디어아트’를 주제로 강의가 진행된다. 장일범 평론가가 오페라의 역사와 매력을 설명하며, KADA 한국예술기획자 협회 회원들이 8가지 주제로 미디어아트를 소개한다. 강의는 고전과 현대를 아우르는 폭넓은 주제로 수험생들이 공연 선택과 관람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예술실기아카데미는 기존 인기 강좌들의 연속성과 깊이를 더해 도전정신과 성취감을 자극하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성인취미발레, 성인취미연기, 기타 연주 등 새로운 강좌가 신설돼 시민과 수험생 등의 관심을 끌고 있다. 주혜란 강사는 발레 교육을 위한 체계적인 교육과정을 제공하며, 이재하 강사는 100일 동안 기초를 다지는 기타 수업을 통해 수험생들이 쉽게 기타를 배울 수 있도록 한다. 탭댄스와 한국무용 강좌는 입문반과 작품반으로 나뉘어 수강생들이 자신에게 맞는 난이도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수강신청은 경기아트센터 누리집에서 온라인을 통하면 되며, 자세한 사항은 경기아트센터로 문의하면 된다.

'이번주 뭐 보지?'...창작 뮤지컬 ‘애기봉’ 등 공연부터 전시까지

■공연_ 창작 뮤지컬 ‘애기봉’ 19~22일. 김포아트홀 / 김포 애기봉평화생태공원에 전해 내려오는 ‘애기봉 설화’가 K-뮤지컬로 재탄생했다. 애기봉 설화에 타임슬립 요소를 결합해 현대와 과거를 넘나드는 이야기로 제작된 애기봉 뮤지컬은 김포의 역사와 문화를 ‘타임슬립 창작 뮤지컬’이라는 현대적 시각과 형태로 이해하기 쉽게 풀어냈다. 또 국악과 트로트를 비롯해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선보이는 한편 상모 돌리기, 비보잉 등 화려한 퍼포먼스도 함께 마련됐다. 애봉 뮤지컬은 한국적 소재로 줄곧 호평을 받아온 우상욱 연출이 메가폰을 잡았다. 실력파 유채하 작가와 강소연 작곡도 합류해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4일간 총 6회에 걸쳐 공연될 예정이다. ■전시_ ‘Echo: 관계의 울림’ ~4월27일. 아트센터 화이트블럭 / ‘무채색 드로잉’이라는 큰 범주에서 고유의 특색을 보여주는 5명 작가의 작품을 선보이는 전시다. 작가들이 왕성하게 활동한 시기의 작품들 중에서 작업의 면모를 파악할 수 있는 대표작들을 엄선했고, 최근작까지 포함해 작업의 변화 양상을 살필 수 있게 했다. ▲장지 위에 날카롭고 뾰족한 연필을 새기듯 눌러가며 수많은 선을 만들어낸 ‘김범중’ ▲종이 위에 샤프펜슬을 사용한 드로잉 작업으로 지지대와 매체의 물성을 탐색하는 ‘박미현’ ▲구상과 추상, 회화와 드로잉의계를 넘나드는 ‘설원기’ ▲추상화와 사실적 회화의 경계에서 직감적이고 즉흥적인 작업을 이어온 ‘차명희’ ▲현대회화의 가능성과 의미에 대한 새로운 해석과 탈출구를 찾는 ‘최상철’의 작품을 통해 더 큰 이야기, 더 넓은 울림을 발견할 수 있다. ■전시_ ‘Prism Project’ ~3월30일. 벗이미술관 / 미술관 창작 레지던시 4기 작가들의 1년간의 작업을 공유하며, 정신적 제약을 가진 환우들과 협력해 창작한 결과물을 선보이는 전시다. 환우들과의 공동 창작을 통해 아웃사이더 아트의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조명하고, 창작 과정에서 발견되는 치유와 자기 표현의 힘을 탐구한다. 아웃사이더 아트는 정식 미술 교육을 받지 않은 창작자들이 내면세계와 직관을 바탕으로 만들어낸 독창적인 예술이다. 창작자의 삶과 경험, 감정을 고스란히 담아내는 이 예술 형식은 기존 규범과 관습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언어로 세상과 소통한다. 전시는 이를 현대적 맥락으로 확장해 사회적 약자나 주변부 예술가의 이야기에 국한하지 않고 협업과 창작 과정 자체가 지닌 치유의 가능성을 조명한다. 프리즘이 빛을 통과해 다양한 색으로 확장되듯 이번 전시는 개별적인 예술적 개성과 집단적 창작이 결합해 예술의 본질을 새롭게 비추며 관객들에게 깊은 사유의 장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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