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마지막 상대 왕징지는 개인전에서 이겼던 선수라서 자신이 있었습니다. 그동안 어려운 여건에서도 뒷바라지 해준 화성시청 모든 관계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펜싱 개인전에 이어 단체전에서도 우승을 이끌며 한국선수단 첫 2관왕의 영광을 차지한 이승원(23·화성시청)은 한국펜싱 사브르의 대들보답게 2관왕의 소감을 밝혔다. 다음은 이승원과의 일문 일답. -2관왕에 오른 소감은 ▲단체전 금메달로 후배 이 혁(한체대)이 군복무를 면제받게 돼 가장 기쁘다. 그동안 어려운 가운데서도 뒷바라지에 최선을 다해준 우호태 화성시장님과 모든 관계자분들에게 감사드리며 영광을 돌리고 싶다. -언제 승리를 예감했나 ▲2회전에서 5점차 이상 리드할 때 우승예감이 들었으나 (김)두홍이 형이 부상하면서 점수를 많이 내줘 불안했다. 하지만 내가 마지막 주자로 나서기 때문에 충분히 역전시킬 수 있다고 자신했다. -마지막 주자로 나서 부담은 없었는지 ▲부담은 좀 됐지만 그동안 열심히 훈련했기 때문에 자신 있었다. 특히 중국의 마지막 상대인 왕징지는 내가 개인전에서 이겼던 선수여서 장·단점을 잘 알고 있었다. -간염으로 선수생활을 중단 했었는데 ▲2년전 훈련을 무리하게 하다 중학교 때 걸렸던 B형간염이 악화돼 7∼8개월간 운동을 중단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괜챦다. -그동안 큰 국제대회에서 부진했는데 ▲경험을 많이 쌓지 못해서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앞으로 열심히 해 좋은 성적을 거두겠다.
4일 열린 남자 기계체조 마루운동에서 금메달을 딴 김승일(영광고)은 한국 남자체조의 샛별로 꼽히는 유망주. 올해 학교친구인 김대은과 함께 태극마크를 단 김승일은 처음 출전한 국제대회인 이번 대회에서 정상에 오르며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한국체조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안길 재목임을 입증. 167cm, 59kg의 김승일은 국내 남자체조계에서는 10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 한 훌륭한 몸선을 가져 점수를 따고 들어가는데다 순발력과 유연성, 깨끗한 자세가 장점인 재목이지만 체력과 근성이 부족하고 가끔 결정적인 실수를 범하는게 단점으로 지적되기도. 큰 대회를 앞두고 이같은 김승일이 평정심을 잃을 것을 우려한 코칭스태프는 메달후보로 그를 거론하지 않아 언론을 따돌리는 매복작전으로 이번 대회에 대비. 김승일은 마루운동과 평행봉연기에 있어 동작이 정확하고 군더더기가 없이 미적인 감각이 뛰어나 같은 기술을 구사하더라도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는게 체조인들의 공통된 평가. 지난 2000년말 B급 대회인 대만컵에 출전한 것이 국제경험의 전부였던 김승일은 이번 금메달을 계기로 자신감을 얻는 한편 국제 체조계에 명함을 내 민 만큼 앞으로 거침없는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
한국 남녀배구가 카자흐스탄과 카타르를 각각 제압하고 나란히 2연승을 달렸다.한국 여자팀은 4일 기장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여자부 예선 A조 카자흐스탄과의 경기에서 한 수 위의 기량을 과시하며 3대0으로 완승을 거두며 2연승을 질주했다. 한국은 세계선수권대회의 피로가 가시지 않은 듯 초반 조직력이 다소 난조를 보이며 고전했으나 최광희(14점)와 김남순(8점·2블로킹)의 맹타가 살아나 1시간 13분만에 경기를 마쳤다. 남자팀도 이어 열린 예선 A조 경기에서 김세진, 신진식 등 주포를 빼는 여유를 부리면서 카타르를 3대0으로 완파하고 쾌조의 2연승을 달렸다.
‘노골드’ 부진에 빠져있던 한국 사격에 첫 금메달을 안긴 여자 50m 소총복사 단체에서 우승을 이끈 이미경(29·상무)은 군 입대후 사격과 인연을 맺고 10년간 총을 잡아온 현역 중사 총잡이. 지난 92년부터 소총복사(엎드려 쏴)에서만 한우물을 팠지만 좀처럼 두각을 나타내지 못해 애를 태워왔으나 뒤늦게 큰 대회에서 빛을 발하며 한국사격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늦깎이. 이미경은 올해 봉황기전국사격대회에서 소총복사 1위를 차지하고 이어진 5차 대표 선발전에서 2위를 하면서 나름대로 상승세를 탔으나 이전까지 국제대회 입상실적이 전무했기 때문에 이날 본선에서 세계기록에 1점 뒤진 596점을 쏘리라고는 솔직히 기대를 걸지 않았다는 것. 99년 팀 동료인 25m 권총의 이강식(상무)과 결혼, 사격 커플을 이뤘고 현재 24개월 된 아들을 두고 있는 ‘주부 명사수’. 160cm의 가냘픈 체격에 겉으로 보기에는 전혀 운동선수 같지 않은 외모지만 속은 의외로 강단이 있다는 게 주변의 평가. 한편 이미경과 짝을 이뤄 금메달을 일궈낸 공현아(30·경기도청)도 여자 50m 소총에서 꾸준히 국제대회 성적을 올려온 ‘주부 스타’. 공현아는 94년 히로시마아시안게임 50m 소총복사 단체 1위에 이어 8년만에 같은 종목에서 금메달을 획득. 153cm의 단신으로 막내인 이선민(22·청원군청)은 14세 때부터 총을 잡은 ‘신세대 총잡이’로 99년 뮌헨월드컵사격 공기소총 1위를 차지하면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 공현아와 이선민은 5일 열리는 50m 소총 3자세에도 출전 두번째 금메달 사냥에 도전.
남북한 탁구 오누이가 단체전에서 나란히 은메달을 확보했다.한국 남자는 4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단체전 준결승에서 대만에 3대2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고 결승에 진출, 홍콩을 3대0으로 완파한 중국과 금메달을 다투게 됐다. 한국은 에이스 김택수가 1번 단식에서 췐치얀에게 2대3으로 아깝게 역전패했지만 2번 단식에 나선 유승민이 창펭룽을 3대0으로 완파,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어 한국은 오상은이 3번 단식에서 창옌수에 1대3으로 무릎을 꿇었지만 김택수가 특유의 파워드라이브를 구사하며 창펭룽을 3대1로 잡아줘 세트스코어 2대2로 승부를 다시 원점으로 돌렸다. 마지막 단식에 나선 유승민은 췐치얀을 3대0으로 일축, 한국의 결승 진출에 일등 공신이 됐다. 북한 여자도 준결승에서 김향미의 맹활약에 힘입어 일본을 3대2로 이기고 결승에 올라 중국과 패권을 다툰다.
한국 사격이 여자 50m 소총복사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내 답답하던 ‘노골드’ 갈증을 풀었다. 한국은 4일 창원종합사격장에서 벌어진 종목 본선에 이미경(상무), 공현아(경기도청), 이선민(청원군청)가 나서 단체전 합계 1천778점(아시아신기록)을 쏘아 중국과 동점을 이뤘으나 동점시 뒤에 쏜 시리즈의 득점 차를 따지는 방식에 따라 5차 시리즈 점수(298점)가 중국보다 1점 많아 귀중한 금메달을 따냈다. 단체전 금메달을 이끈 이미경은 개인전에서 596점으로 카자흐스탄의 올가 도브군(597점·세계타이기록)에 이어 은메달을 획득했다. 한국의 허대경(경기도청)은 남자 10m 러닝타깃에서 결선 합계 673.7점으로 중국의 니우쩌웡(676.4점)에 이어 은메달을 추가했다. 한국은 허대경과 조세종, 황영도(이상 상무)가 출전한 단체전에서도 합계 1천672점으로 중국(1천720점)에 이어 은메달을 따냈다. 스크린에서 움직이는 표적을 맞추는 러닝타깃에서 한국이 은메달을 딴 것은 국제대회 사상 처음이다. 중국은 여자 25m 권총 단체전에서 또 세계기록을 갈아치우며 강세를 이어갔다. 첸잉, 타오루나, 리두이홍이 나선 중국은 종목 단체전에서 1천768점을 쏘아 불가리아가 갖고 있던 종전 세계기록 1천764점을 깨뜨리고 금메달을 따냈다. 이로써 중국은 지난 2일 사격 첫 날 남녀 공기소총 단체전에서 잇따라 세계신기록을 작성한 것을 포함해 이번 대회에서만 세계기록 3개를 만들어냈다.
한국의 전통적인 강세종목인 레슬링이 그레코로만형에서 2개의 금빛 메달을 굴리고 은메달 1개를 보탰다. 한국은 4일 양산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부산아시안게임 레슬링 그레코로만형에서 김진수(주택공사)와 강경일(삼성생명)이 금메달을 목에 걸고 ‘노장’ 박명석(마산시청)이 은메달을 따냈다. 이로써 한국은 그레코로만형에 걸린 7개의 금메달 중 3개를 획득, 목표를 100% 달성하고 ‘금잔치’의 바통을 자유형으로 넘겼다. 지난해 세계선수권 동메달리스트인 김진수는 74㎏급 결승에서 칼리모프 다닐(카자흐스탄)을 맞아 손에 땀을 쥐는 연장 접전 끝에 판정승으로 꺾었다. 김진수는 준결승에서의 연장 혈투로 힘이 빠진 듯 1라운드에서 상대 공격을 잇따라 허용하며 0대3으로 뒤졌다. 2라운드 20여초를 남기고 천금같은 패시브를 얻은 김진수는 있는 힘을 다해 다닐을 옆으로 굴리면서 극적으로 3대3 동점을 만들었고 연장 종료 뒤 패시브 수에서 4대1로 앞서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60㎏급의 강경일도 결승에서 지난해 세계선수권자인 아이르포프 딜쇼드(우즈베키스탄)를 맞아 팽팽한 접전을 벌이다 연장 종료 직전 1점짜리 옆굴리기를 성공시켜 2대1로 승리했다. 대회 2연패를 노리던 96㎏급의 박명석은 체글라코프 알렉세이(우즈베키스탄)를 맞아 무기력한 경기끝에 0대5로 완패,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앞서 여자 자유형 63㎏급의 황진영(용인대)과 북한의 차광수(60㎏급)는 예선 탈락했다.
‘한국펜싱의 희망’ 이승원(화성시청)이 2002 부산아시안게임에서 한국선수단의 첫 2관왕으로 탄생했다. 펜싱 사브르 개인전 우승자인 이승원은 4일 부산 강서펜싱장에서 열린 단체전 결승에 서성준(서울지하철공사), 김두홍(동양시멘트)과 함께 짝을 이뤄 출전, 중국을 45대40으로 꺾고 우승하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해 첫 2관왕에 올랐다. 또 여자 에페 개인전 우승자인 김희정(충남도청)도 현희(경기도체육회), 김미정(광주서구청)과 나선 단체 결승에서 한국이 중국을 45대35로 완파하고 우승, 역시 2관왕이 됐다. 한국은 대회 6일째인 4일 펜싱, 레슬링, 체조에서 각각 2개, 사격에서 1개의 금메달을 획득하는 등 이날 하룻동안 가장 많은 7개의 금메달을 추가해 금 22, 은 26, 동메달 31개로 일본(금24 은32 동30)을 금 2개차로 따라붙어 2위 탈환을 눈앞에 뒀다. 중국은 각 종목에 걸쳐 초강세를 보이며 금 71, 은 32, 동 21개로 우승을 확정지었고, 체조에서 금 2개를 보탠 북한은 금 5, 은 8, 동 8개로 5위를 달렸다. 한편 한국은 체조 남자 개인전 마루운동에서 김승일(영광고)이 9.525점으로 ‘깜짝우승’을 이룬데 이어 간판 김동화(울산중구청)가 링에서 9.8점으로 금메달을 추가했다. 사격에서는 공현아(경기도청)가 이끈 여자 50m소총복사 단체전에서 1천778점으로 쏴 중국을 시리즈 차에서 누르고 첫 금메달을 따냈고,남자 러닝타깃 10m의 허대경(경기도청)은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모두 값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메달밭’ 레슬링에서는 그레코로만형 60kg급 강경일(삼성생명)과 74kg급 김진수(주택공사)가 동반 우승을 차지했으며, 96kg급 박명석은 준우승했다. 이밖에 수영 남자 자유형 1천500m 조성모(해남고)와 여자 자유형 50m의 선소은(부산초연중)이 각각 15분12초32, 25초63으로 은메달을 획득했고, 승마 마장마술 단체전과 개인전의 전상용이 2위에 입상했으며 볼링 여자 2인조전은 아깝게 2위에 그쳤다. 구기종목에서는 남녀 배구와 여자농구, 여자축구가 나란히 2연승을 거두는 호조를 보였고, 야구는 약체 필리핀을 완파하고 3연승을 달렸으며 남자하키는 4강에 안착했다. 정구에서는 남녀 개인복식팀이 모두 결승에 진출한 가운데 남자 복식은 한국선수 끼리 우승을 다투게 됐고, 테니스 남자 단체도 4강에 안착했다. 한편 북한은 이날 체조 남녀 개인전에서 안마의 김현일과 이단평행봉 한정옥이 금메달을 차지했다. /황선학·정민수기자 hwangpo@kgib.co.kr
아시안게임으로 12일간의 짧은 휴식기에 들어간 프로야구 현대 유니콘스가 주전급 선수들의 잇단 부상으로 오는 11일 속개될 정규리그 잔여경기와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전력에 차질이 예상되고 있다. 3일 현대구단에 따르면 내야수비의 핵인 2루수 박종호가 지난달 10일 기아전에서 장딴지 근육 파열 부상을 입은 이후 꾸준한 재활훈련으로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선발투수 임선동과 내야수 채종국은 부상 정도가 심해 남은 경기 출전이 불투명하다. 현대는 지난달 29,30일 이틀간의 꿀맛 같은 휴식을 마치고 1일부터 수원야구장에서 재개된 훈련에 부상 선수중 박종호만 참가, 가볍게 몸을 풀고있을 뿐 팔꿈치 부상을 입은 임선동과 지난달 25일 LG전에서 왼쪽 손가락 골절상을 입은 채종국은 훈련에 참가치 못하고 있다. 박종호는 당초 남은 경기 출전여부가 불투명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자전거타기 등으로 재활훈련을 받으며 몸만들기에 전념, 포스트시즌 출전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임선동과 채종국은 부상 회복이 늦어져 잔여경기 출전이 어려운 상태로 특히 임선동의 공백으로 선발투수 로테이션에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 구단 관계자는 “채종국은 남은 경기 출전이 어렵지만 출전이 불투명했던 박종호는 부상에서 회복중이며 임선동은 정상 컨디션은 아니지만 상황에 따라 포스트시즌 출전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포스트 시즌이 단기전으로 치뤄지기 때문에 큰 무리가 없는 한 경기당일 컨디션에 따라 이들을 출전 엔트리에 포함시킬 생각”이라고 말했다./정민수기자 jms@kgib.co.kr
대회 개막 6일째인 4일 한국선수단은 3∼4개의 금메달을 추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수영 자유형 1천500m의 조성모와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김진수, 남자체조 김동화 등이 확실한 금메달 후보로 꼽히고 있으며 펜싱 여자 에페 단체전, 남자 사브르 단체전도 정상까지 넘보고 있다. ▲수영 남자 자유형 1천500m에서 조성모와 한규철이 금메달에 도전한다. 특히 조성모는 지난 7월 재닛 에번스 초청 국제대회에서 한국신기록(15분22초92)을 세우는 등 최근 상승세를 긋고 있어 유력한 우승후보로 손색이 없다. 조성모가 우승할 경우 70년, 74년아시안게임에서 모두 4개의 금메달을 땄던 ‘아시아의 물개’ 조오련의 대를 이어 ‘부자’ 금메달리스트가 된다. ▲펜싱 한국의 효자 종목으로 자리 잡은 펜싱 마지막 날, 한국은 남은 두개의 금메달을 싹쓸이하기 위해 마지막 안간힘을 다한다. 여자 에페 개인전 결승에서 격돌해 금, 은메달을 나눠가졌던 김희정과 현희는 이번에는 단체전 금메달을 놓고 힘을 합치게 된다. 또 남자 사브르 개인전 금, 동메달리스트인 이승원, 김두홍도 단체전 금 합작을 다짐하고 있는 데 두 종목 모두 최대 관건은 중국의 만리장성을 넘느냐다. ▲축구 6개국 풀리그로 순위를 가리는 여자축구에서 사실상 결승전이 벌어진다. 서로 아시아 최강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중국과 북한은 2일 개막전에서 각각 대만, 일본을 1대0으로 제압하고 나란히 첫 승을 올린 상황으로 승리하는 팀은 금메달을 향한 9부능선을 넘는 셈이어서 두 팀 모두 총력전을 다짐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아시아선수권대회 준결승전에서는 북한이 3대1로 승리했었다. ▲레슬링 한국레슬링이 그레코로만형에서 가장 확실한 금메달 후보로 꼽는 74㎏급 김진수가 ‘금메달 굴리기’에 나선다.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당시 76㎏급)에서 동메달을 획득했던 김진수는 올해 헝가리그랑프리대회에서는 정상에 오르는 등 상승세를 이어 왔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도 충분한 준비를 했고 현재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어 이변이 없는 한 금메달은 확실한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