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영 플라이급 '우승 돌려차기'

이혜영(경희대)이 제15회 세계태권도선수권 겸 제8회 세계여자태권도선수권대회 플라이급에서 우승했다. 이혜영은 6일 제주 한라체육관에서 계속된 대회 6일째 여자 플라이급 결승에서 유력한 우승 후보였던 브리기다(스페인)를 6대1로 제압했다. 98년 세계주니어선수권에서 은메달을 차지했던 이혜영은 98년 세계주니어선수권 1위이자 지난해 유럽선수권에서 우승한 브리기다를 맞아 빠른 발을 이용한 뒷차기와 돌려차기를 잇따라 성공시키며 상대를 압도해 세계 정상에 올랐다. 이로써 이미 8회 연속 종합 우승을 확정지은 한국 여자팀은 이날 현재까지 열린 6개 전체급을 석권, 앞으로 남은 핀급과 미들급에서만 금메달을 따내면 8개 전종목의 금메달을 모두 차지하게 된다. 또 98년 세계주니어선수권 금메달리스트인 최연호(조선대)는 남자 핀급 결승에서 무옌추(대만)를 6대2로 이기고 우승했다. 준결승에서 97년과 99년 세계선수권에서 연속 2위를 한 크루즈(필리핀)를 꺾은 최연호는 결승에서도 발차기로 상대를 압도했다. 그러나 남자 플라이급의 김대륭(용인대)은 준결승에서 칸(이란)과 12대12 동점까지가는 접전을 펼쳤지만 주심이 이란의 우세승을 선언, 결승 진출에 실패하고 동메달에 머물렀다. 하지만 한국 남자팀은 최연호의 금메달로 이날 현재까지 금 2개, 동 1개로 미국과 이란(이상 금 1개, 은 1개)을 제치고 종합 1위로 올라서 15회 연속 종합 우승의 길을 열었다. 한국은 대회 마지막날인 7일 남녀 미들급에서 시드니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김경훈(삼성에스원)과 2000년 월드컵 2위인 윤현정(용인대)에게 금메달을 기대하고 있다./연합

이동국 "세네갈 골문 활짝 열겠다"

이동국(포항 스틸러스)과 이천수(고려대), 최태욱(안양 LG)을 앞세운 삼각편대가 한국 축구대표팀의 공격 선봉에 선다. 8일 세네갈과의 전주 친선경기를 앞두고 미사리구장에서 훈련해온 대표팀은 6일 이동국 등의 공격진과 이민성, 송종국(이상 부산 아이콘스), 최진철(전북 현대) 3명을 수비에 배치하는 3-4-3 포메이션을 기본으로 한 전술 훈련을 마무리지었다. 설기현(안더레흐트), 안정환(페루자)이 유럽에서 뒤늦게 합류한 탓에 국내파를 중심으로 짜여진 공격진에서 이동국은 최전방에서 거스 히딩크 감독이 자신에게 거는 기대에 보답할 기회를 다시 잡게 됐다. 왼쪽의 이천수와 오른쪽의 최태욱은 빠른 발을 이용한 측면 공격으로 상대 진영을 누빈다. 한국축구의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돼온 수비라인에는 왼쪽부터 이민성, 송종국, 최진철이 포진, 가능성을 타진한다. 경기 전 포메이션에 대해 언급을 회피해 왔던 히딩크 감독은 이날 경기를 마친뒤 이례적으로 “수비라인에 3명을 기용하겠다”고 밝혀 이번에 구성된 스리백 라인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미드필드 진영에서는 이번에 처음 태극마크를 단 신예 현영민(건국대)의 기용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는 최성용(수원 삼성)이 발목부상으로 오른쪽 미드필더 출전이 불가능해 지자 내세운 고육지책이지만 히딩크 감독은 드리블과 슈팅력이 좋은 현영민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큰 경기 경험이 적은 현영민이 선발로 투입되기 보다는 일단 김태영(전남 드래곤즈), 이영표(안양 LG), 김남일(전남 드래곤즈), 이을용(부천 SK)으로 전반을 마친 뒤 교체멤버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히딩크 감독은 세네갈팀에 대해 “스피드와 체력이 좋고 롱패스를 이용한 역습에 강한 팀”이라고 평가한 뒤 “젊은 선수들에게도 경기를 뛸 기회를 주겠다”고 말했다.

엘리트·생활체육 통합 추진

한국 체육의 근간인 대한체육회와 대한올림픽위원회(KOC), 국민생활체육협의회가 대대적인 개편 작업에 돌입한다. 남궁진 문화관광부장관은 6일 롯데호텔에서 대한체육회 가맹 경기단체장과의 조찬 간담회를 갖고 “한국 스포츠의 발전을 위해 체육단체들의 개편작업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남궁 장관은 “현 체육계는 엘리트 체육과 생활체육, 중앙 체육단체와 지방 단체간의 이견으로 상당한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며 “좀 더 현실적이고 효율적인 체육발전을 위해 단체들의 개편작업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이홍석 문화부 차관보는 “조만간 학계와 체육계, 언론계 인사들로 구성된 위원회를 선정해 빠르면 올 연말까지 개편 청사진을 마련한 뒤 본격적인 실무작업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정부가 구상중인 안은 ▲대한올림픽위원회와 대한체육회를 완전 분리시키면서 생활체육협의회를 대한체육회와 통합시켜 엘리트 체육과 생활체육을 동시에 관장시키도록 하는 것과 ▲체육과학연구원의 위상 재정립이 골간을 이루고 있다. 정부가 체육단체들의 개편작업을 추진함에 따라 21세기 한국스포츠는 중대한 반환점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체육회는 1920년 조선체육회로 발족한 뒤 해방과 더불어 대한체육회로 명칭을 개칭했으며 80여년 동안 엘리트체육을 지원해 한국을 세계속의 스포츠 강국으로 선도했다. 지난 1947년 출범한 KOC는 1969년 대한체육회와 통합됐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연계해 각종 국제무대에서 스포츠 외교를 담당하고 있다. 또 1991년 설립된 생체협은 생활체육의 저변 확대를 목표로 활동중이며 최근 특수법인 설립을 위해 법안 통과를 추진중이다. 그러나 생체협이 특수법인으로 발족할 경우 국내 체육계는 대한체육회와 양립되는 결과를 초래, 투자 분산으로 인해 효과적인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고 양 단체간의 의견 마찰로 알력이 발생할 가능성까지 대두되고 있다. 때문에 정부는 체육단체의 개편으로 시너지 효과를 증대시키고 체육행정의 일원화를 위해 구조조정을 검토하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연합

애리조나 '꿈같은 우승'

‘사막의 방울뱀’이 명가의 전통을 깨뜨리고 월드시리즈 역사를 새로 썼다. 내셔널리그 챔피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는 5일 피닉스의 뱅크원볼파크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월드시리즈 7차전에서 9회말 1사 만루에서 루이스 곤잘레스가 극적인 끝내기 안타를 터뜨려 뉴욕 양키스에 3대2로 짜릿한 재역전승을 거뒀다. 지난 98년 메이저리그의 막내구단으로 탄생했던 애리조나는 이로써 시리즈 전적 4승3패를 기록, 최단기간인 창단 4년만에 월드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월드시리즈 MVP는 사상 최고의 ‘원-투 펀치’로 불리는 커트 실링과 랜디 존슨이 공동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애리조나의 극적인 우승으로 4차전과 5차전에서 9회말 2아웃 뒤 거푸 동점홈런을 두들겨 맞았던 김병현은 가슴에 맺혔던 응어리를 털어내며 한국인 최초로 월드시리즈 챔피언 반지를 꼈다. 양팀이 3승3패로 더이상 물러설 수 없는 벼랑끝 대결에서 애리조나는 커트 실링을, 뉴욕 양키스는 로저 클레멘스를 선발로 투입해 배수의 진을 쳤다. 팽팽하게 이어지던 ‘0’의 균형을 먼저 깨트린 것은 애리조나로 6회말 선두타자 스티브 핀리가 중전안타를 치고 나가자 6번 대니 바티스타가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터뜨려 선취점을 뽑았다. 그러나 6회까지 1안타로 침묵하던 양키스는 7회초 데릭 지터와 폴 오닐의 연속 안타로 만든 1사 1,3루에서 티노 마르티네스가 우전적시타로 동점을 만들었고 8회에는 선두타자 알폰소 소리아노가 실링으로부터 좌월 1점홈런을 뽑아 2대1로 뒤집었다. 애리조나는 역전당하자 5차전 선발투수였던 미구엘 바티스타와 6차전 선발 랜디 존슨까지 투입, 총력을 펼쳤고 이에 맞서 양키스는 8회말 특급 마무리 마리아노 리베라를 마운드에 올려 패색이 짙어지는 듯 했다. 하지만 9회말 마지막 공격에 나선 애리조나는 노장 마크 그레이스가 중전안타로 포문을 열었고 대미언 밀러의 보내기 번트 타구를 리베라가 2루에 악송구 무사 1,2루의 찬스가 이어졌다. 대타로 나선 제이 벨이 보내기 번트에 실패했으나 애리조나는 1번 토니 워맥의 천금같은 우익선상 2루타로 2대2 동점을 만들었다. 불펜에서 김병현이 대기한 가운데 계속된 공격에서 애리조나는 크레이그 카운셀이 몸맞는 볼로 1사 만루 기회를 잡은 뒤 곤잘레스가 유격수 키를 살짝 넘어 떨어지는 안타를 터뜨려 극적인 최후의 승리를 움켜쥐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