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동안구 고전무용단'

“고전무용은 전통 문화·예술의 보급은 물론, 정신과 육체의 건강을 다져 나갈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지난 99년 안양시 동안구청 한 직원의 노력으로 첫발을 내디딘 ‘동안구 고전무용단(회장 박난순 49)’은 가정주부들로 구성된 순수한 아마추어 팀이다. ‘동안구 고전무용단’은 창단 3년을 맞아 지난달 초 시청 대강당에서 ‘제1회 작품발표회’를 가졌다. 회원들은 이날은 이웃돕기 성금모금 행사도 함께 벌여 수십만원의 성금을 관내 모중학교에 불우이웃 돕기 기금으로 기탁, 첫 작품 발표회의 무게를 더해주었다. 회원들은 이에앞서 지난 6월과 10월에도 ‘6.15 공동성명 안양거리축제’와 ‘안양시민축제’에 각각 초청돼 공연을 갖지도 했으며, 지난해 3월에는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개최된 ‘나고야 고등학교 수학여행’공연에 초청돼 공연을 갖는등 지금까지 20여차례에 걸친 초청 공연을 통해 실력을 검증받아왔다. 특히 이같은 실력을 인정받아 지난 10월 네팔에서 개초된 ‘제1회 세계민속 무용제’에 초청을 받기도 했으나 美테러 참사로 참석하지 못해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온 몸을 이용해야 하는 고전무용은 우리의 전통 문화·예술에 대한 자긍심은 물론, 건전한 정신을 키워 나갈 수 있어 주부들에게 있어 더 없이 좋은 여가활동”이라며 고전무용 예찬론을 펴는 박회장. 내년에 해외공연을 계획하고 있는 ‘동안구 고전무용단’40여명의 회원들은 오늘도 고전무용 익히기에 짧은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안양=구재원기자 kjwoon@kgib.co.kr

농기공 평택지부 현덕지소 김정길씨

6년여동안 빈병과 캔 등을 모아 음지에서 묵묵히 독거노인, 소년·소녀가장, 장애인 등에게 사랑의 온정을 펼치고 있는 공무원에 있다. 농업기반공사 평택지부 현덕지소에 근무하는 김정길씨(48)가 화제의 주인공. 김씨는 지난 95년 남보다 1시간 앞당겨 출근을 하면서 빈병과 알루미늄캔을 모으기 시작했다. 그동안 모은 빈병과 캔만도 무려 5만여개. 값으로 환산하면 얼마 안되지만 이를 판 돈으로 어려운 이웃을 찾는 김씨의 뜻있는 행동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공직사회에 잔잔한 파문을 던지고 있다. 김씨의 이같은 행동에는 어려운 이웃을 도와준다기 보다는 함께 어려운 시간을 헤쳐 나가자는 따뜻한 사랑이 담겨져 있어 더욱 의미있다. 서울 성북구 한마음 봉사회 한 관계자는 “빈병과 캔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것은 차치하더라도 소년·소녀 가장에게는 인생의 선배로, 독거노인에게는 자식같은 마음으로 그들을 대하는 김씨의 모습에서 참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올해도 현재 500여 상자분의 빈병이 모아져 겨울이 다가오기 전에 가족들을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벌써부터 기쁘다”는 김씨의 손에는 어느새 행락객들이 버리고 간 소주병이 들려져 있었다./평택=최해영기자 hychoi@kgib.co.kr

청해진고속훼리호 여성기관사 1호 최우형씨

‘금녀의 공간’이나 다름없었던 인천지역 해운업계에 첫 여성 기관사가 등장했다. 인천∼제주를 운항하는 여객선 청해진고속훼리1호(3천800t급) 최우형씨(23)가 화제의 주인공. 지난해 2월 목포해양대학교를 졸업하고 이달 초 청해진해운에 2등 기관사로 입사한 최씨는 요즘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매주 월·수·금요일 오후 7시 인천항을 출발, 15시간이나 걸려 다음날 오전 10시 제주항에 도착하면 또 다시 승객들을 태우고 화·목·토요일 오후 7시 제주를 출발해 인천항으로 되돌아 온다. 기관실 소속 9명의 직원 중 홍일점인 최씨가 금녀의 공간이나 다름없는 기관사를 선택한 이유는 해운물류 분야가 무한히 발전할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이었다. 지난 96년 해운업계가 여성 기관사를 채용하기 시작했지만, 현재까지 전국적으로 여성 기관사는 채 10명도 안되는 실정이다. 최씨 역시 대학 졸업 후 여객선사와 외항선사에 수차례 지원했으나 여객선 기관실 문은 호락호락 열리지 않았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 12일부터 청해진고속훼리호에서 2등 기관사로 일하게 된 최씨는 보일러와 에어컨, 냉동기 및 전기계통, 기계 등의 관리와 점검 등의 업무를 여성 특유의 섬세함으로 꼼꼼하게 수행하고 있다. 비록 일주일에 6일을 선상에서 지내야 하지만 기관실 직원마다 방이 따로 배정돼 있어 별로 힘들어 하지 않고 있다. “버스나 택시를 타면 멀미를 하는데 배를 타면 전혀 멀미를 하지 않는걸 보면 선상생활이 체질에 맞는 것 같아요”라는 최씨는 “앞으로 맡은바 임무에 최선을 다해 기관장이 되는게 꿈”이라는 야무진 포부를 밝혔다./김창수기자 cskim@kg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