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백오십년전 그대로... 정겨운 사람 내음 물씬

장(場)은 언제나 동트기 전부터 꿈틀거린다. 가축들의 울부짖음과 개짖는 소리가 온갖 장물(場物)들을 한가득 실은 장차들의 경음기 소리와 뒤엉켜 오케스트라 화음이 되고, 장꾼들이 부지런히 좌판을 펼치면 장은 아침 햇살이 퍼지기도 전에 북적대기 시작한다. 아침 7시가 채 안돼 오산장은 어느새 손님을 맞을 채비를 끝낸 500여명의 장꾼들로 꽉 들어찼다. 오산시 중앙동사무소와 성호초등학교 사거리에서부터 오산대교까지 약 4km 사이에서 끝자리가 3일과 8일로 끝나는 날에 서는 오산장은 아직도 사람 사는 내음이 물씬 나고 인심과 흥정으로 아우성과 생동감이 넘쳐흐른다. 오산장은 1792년에 발간된 ‘화성궐리지’와 1863년에 발간된 ‘대동지지’, 그리고 1899년에 나온 ‘수원부지’에 그 명칭이 나오는 것으로 볼 때 최소 250년의 역사를 간직한 것으로 추정된다. 1900년대초 경부선 철도의 개통으로 서울의 남대문·동대문시장 및 부산에 물품을 직송했던 오산장은 수원장과 화성의 조암·발안장으로 연결돼 화성·오산 일대의 남부시장권을 형성했다. 근대에 들어서도 오산장은 각종 문헌에 나타난다. 1911년에 간행된 ‘한국수산지’에는 “오산장은 수원군내 5개장(성내장·성외장·오산장·발안장·안중장)중 성내장 다음으로 물자의 집산이 대단히 번성했다”고 기록돼 있다. 또 ‘오산시사’에는 1926년 오산장의 거래액은 23만8천원이고, 오산장을 찾는 사람은 하루 평균 1천명, 거래자는 800명정도라고 구체적인 통계수치까지 밝히고 있다. 6·25전쟁 직후 오산장은 기존 장터에 새장터를 개설해 구장터는 끝자리가 8일, 새장터는 3일인 날에 장이 섰다. 그러나 구장터 집중현상으로 인해 현재 새장터에는 상설점포 상인이, 구장터에는 장돌뱅이들이 중심이돼 신·구장터가 통합 운영되고 있다. 가축전·잡곡전·채소전·약초전·의류전·잡화전·먹거리전 등 장물별로 세분화된 오산장의 겉모습은 평화스러웠다. 이중 기자의 호기심을 끈 것은 가축전. 화성 사강장에서 만난 소몰이 명수 홍사민옹(81)은 오산장은 수원장과 더불어 우전세(牛田勢)가 강해 100리길을 걸어 십여마리의 소를 몰고 갔었다고 증언했다. 오산장의 토박이 장꾼들도 불과 20년전까지만해도 소몰이꾼들이 적게는 3마리에서 많게는 30마리까지 소를 이끌고 오산장을 비롯, 인근의 수원장·화성장·발안장·용인장 등을 다녔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오늘날 오산장에는 우시장은 간데없고, 소규모 가축전이 옛 영화를 대신하고 있다. 가축전은 오산장에서 100m가량 떨어진 오산복개천 하상주차장에서 열린다. 옛 우전의 명성에 힙입어 가축전은 오산장에서도 가장 거래가 왕성해 장 중앙부의 넓은 공터에서 열렸으나 미관을 해친다는 이유로 몇년전 외곽으로 밀려났다. 자신의 운명을 알고있는 듯 더위에 지쳐 힘없이 누워있는 토끼·닭·꿩·오리·염소·개들이 새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사냥·수렵·경비·투견 등의 용도로 쓰이는 특수견을 전문으로 파는 ‘개장꾼’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양주석씨(46)가 울퉁불한 손으로 팔목을 잡아끌었다. “이 개는 ‘허리케인 롯트바일러’란 건데 독재자 아놀드 히틀러의 애견이었다”며 족보 자랑부터 늘어놓은 양씨는 트럭에서 자신이 만든 종합 개 카탈로그를 꺼내보이며 개 강의를 시작했다. 양씨는 점점 시들해져가는 5일장 활성화 방안에 대한 10여년간의 연구성과(?)도 털어놨다. “시나 관계당국에서 더럽다고 자꾸 밖으로 내몰면 안돼. 장꾼들에겐 생존이 달린 문젠데 자꾸 내쫓으면 죽으라는 소리지. 세상이 아무리 달라졌다해도 전통을 무시하면 큰 코 다쳐. 가축전은 오산장을 대표하는 명물전이야. 충분 진천장과 같이 점포가 있는 상설 재래시장 상인과 전통 민속 5일장 장꾼들의 발전을 공동 모색할 수 있는 계획안이 마련돼야해.” 초여름이 시작되는 오산장에는 모내기를 끝나고 한숨을 돌린 농사꾼과 인근 주민들이 몰려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투박하고 거친 손에 바를 화장품을 사러나온 농부의 아낙네들, 그동안 농사일로 제대로 돌보지 못했던 아이들과 남편의 옷가지를 챙기러 나온 주부들, 모처럼 동네 사람과 어울려 막걸리라도 한잔 걸치려고 나온 촌부들. 그래서 장은 200년전 그 때를 재현이라도 하듯 인심과 온정이 가득했다. 사방이 십자로로 뚫린 오산장 골목골목에 펼쳐진 장꾼들의 좌판은 다른 장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마에 주름이 깊게 패인 할머니가 장돌뱅이로 잔뼈가 굵은, 조금은 되바라져 보이는 또래 할머니 장꾼에게 1천원을 건네며 마늘 한되박과 함께 500원을 거슬러 받고 있었다. “한 접에 100원을 주면 50원을 거슬러 받을 때부터니까 이 할멈 알고지낸지가 20년은 족히 넘지.” 그러나 오랜 친구로 보이는 두 할머니는 서로의 이름도 성도 아무것도 몰랐다. 장꾼들은 이장 저장 돌며 적어도 5일에 한번은 만나는 사이인데도 이웃 장꾼의 이름을 모르고 있었다. 그저 ‘김씨’ ‘이씨’ ‘박씨’라고 부르면 서로 알아듣고 마음을 나누는 것이다. “알면 속상하지. 장꾼들 사연을 들어보면 소설 몇권은 쓸 걸.” 자신을 ‘김씨’라고 소개한 장꾼이 훈수를 놨다. 장을 걷고 있는데 부부로 보이는 장꾼 내외가 고개를 떨구고 기자의 시선을 애써 피했다. “낯이 많이 익은데, 저 혹시…” “예 맞아요. 고양 일산장에서 만났었죠?” 기억이 떠올랐다. 올 봄 일산장에서 도장을 새기는 남편 옆에서 소일거리를 거들고 있는 부인이 너무 미인이어서 사진을 찍으려고 하자 “찍지 말라”며 버럭 화를 내며 카메라를 막았던 그 아줌마였다. “그땐 미안했어요. 장에 처음 나온 ‘신삥’일 때라서 좀 당황했어요. 게다가 신문에 우리 사진이라도 실려 사람들이 알아보기라도 하면….” 말을 흐렸지만 무슨 말인지 금새 접수했다. 남편은 공학박사였는데 사업이 부도가 나 소자본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고민한 끝에 도장을 파기로 작정했다는 것. “처음엔 남편 혼자 다녔는데 지금은 둘이 같이 다녀요. 도장이 작아서 손이 잘 타거든요. 남편이 이름을 새기는 동안 저는 도장을 지켜요. 도장 팔 손님들의 이름도 접수하고.” 일산장에서와는 달리 오산장에서는 제법 어설픈 장꾼 냄새가 났다. 그래도 이들 장꾼은 왠지 고상하고 지적인 인텔리 냄새가 풍겨 5일장과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면 지나친 고정관념일까. 국·보물급 문화재 관리 실종의 현장인가. 청자·백자·놋그릇·은수저·촛대·불상, 그리고 200여개의 고물시계와 수천개의 옛날돈들이 장바닥에 진열된 ‘벼룩만물상’이 눈길을 끌었다. 오산장에서 10년째 벼룩만물상을 운영하고 있다는 이 장꾼은 3년전 2만원에 청자를 사서 5만원에 팔았는데, 나중에 5만원에 산 사람이 300만원에 다른 사람에게 팔았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능청을 떨었다. 오산장에는 하루 평균 2만명의 손님이 찾는다는 게 시장 관계자의 설명이다. 손님의 70%는 오산 시민이고, 나머지 30%는 용인 남사면, 평택 서탄·진위면, 화성 정남·동탄면 등 인근 주민들이라고 했다. 이들이 흘리는 쌈지돈이 대략 4∼5억원정도 된다고 하니 손님 1인당 2만원 정도를 장에서 지출하는 셈이다. 한편 오산시는 40여억원을 들여 지하주차장, 아케이드 설치, 투스콘 포장 등 환경개선사업을 실시, 오는 2003년까지 오산장을 현대화된 백화점식 시장으로 탈바꿈시킬 계획이다. 그러나 난장을 펼치고 있는 장꾼들은 다른 장에 비해 밥벌이가 되는 오산장이 현대식으로 바뀌면 언제 쫓겨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 오산장에는 상설 점포 상인들이 2천여명인데 반해, 난장을 펼치는 떠돌이 장돌뱅이들은 500여명으로 수적 열세에 있다. 수원장과 더불어 경기남부권의 큰 장세를 형성했던 오산장. 난장을 펼쳐지고 장꾼들과 월남치마에 장바구니를 둘러맨 손님간 구수한 입담과 흥정이 오가는 오산장이 현대화란 거대한 물결속에 영원히 잠길지도 모를 일이다. /고영규기자 ygko@kgib.co.kr

※달거리 사설

네가 나를 볼 양이면 심양강 건너와서 영화분(鉛華粉)에 심었던 화초(花草) 삼색도화(三色桃花) 피었더라. 이 신구 저 신구 잠자리 내 신구 일조낭군(一朝郞君)이 네가 내 건곤(乾坤)이지 아무리 하여도 네가 내 건곤이지. 정월(正月)이라 십오일(十五日)에 망월(望月)하는 소년(少年)들아 망월도 하려니와 부모봉양(父母奉養) 생각세라. 이월이라 한식(寒食)날에 천추절(千秋節)이 적막(寂寞)이로다 개자추(介子推)의 넋이로구나 면산(綿山)에 봄이 드니 불탄 풀 속잎이 난다. 삼월이라 삼진(三辰)날에 강남(江南)서 나온 제비 왔조라 현신(見身)한다. 적수단신(赤手單身)이내 몸이 나래 돋친 학이나 되면 훨훨 수루루루룩 가련마는 나하아에 지루에 에도 산이로구나. 안 올림 벙거지에 진사상모(眞絲象毛)를 덤벅 달고 만석당혜를 좌르르르르 끌며 춘향아 부르는 사람의 간장이 다 노근다. 나하아에 지루에 에도 산이로구나. 경상도(慶尙道) 태백산(太白山)은 상주(尙州) 낙동강(洛東江)이 둘러 있고 전라도(全羅道) 지리산(智異山)은 뒤(두)치강(豆治江)이 둘러 있고 충청도(忠淸道) 계룡산(鷄龍山)은 공주(公州) 금강(錦江)이 다 둘러 있다. 나하아에 지루에 에도 산이로구나. 좋구나 매화(梅花)로다 어야 더야 어허야 에∼디여라 사랑도 매화로다. 안방 건저방 가루닫어 국화(菊花) 새김에 완자 무늬란다. 좋구나 매화(梅花)로다 어야 더야 어허야 에∼디여라 사랑도 매화로다. 어저께 밤에도 나가 자고 그저께 밤에는 구경 가고 무슨 염치로 삼승(三升) 버선에 볼 받어 달랍나. 좋구나 매화(梅花)로다 어야 더야 어허야 에∼디여라 사랑도 매화로다. 나 돌아감네 나 돌아감네 떨떨거리고 나 돌아 가누나. 좋구나 매화(梅花)로다 어야 더야 어허야 에∼디여라 사랑도 매화로다.

8강전 각종 사건사고

“흥분해서 기절하고, 응원하다 넘어져 다치고…”한국과 스페인의 8강전이 열린 22일 오후 경기도내 곳곳에서 열린 장외 응원장에는 승부차기까지 간 숨막이는 경기만큼이나 각종 사건, 사고들도 잇따랐다. 그러나 대부분 경미한 사고들로, 경기가 열리는 시간에는 우려할 만한 사태는 빚어지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경기도 소방재난본부 및 일선 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도내에 월드컵 경기와 관련해 발생한 안전사고는 모두 30건으로 이중 28건이 병원으로 이송됐고 2건은 응급조치했다. 병원으로 이송된 경우는 응원인파에 밀려 입은 타박상이나 과도한 응원전으로 인한 기절 및 쇼크가 가장 많았다. 이날 4만여명이 몰린 월드컵 수원경기장에는 한모씨(25·여), 박모군(17) 등 6명이 경기도중 흥분한 상태에서 기절해 119 구조단으로부터 산소호흡 등 응급조치를 받은 뒤 인근 아주대병원 등으로 후송됐다. 경기장 서측 정문에서 응원을 하던 광모군(10)이 응원 인파에 밀려 넘어지면서 무릎을 다쳐 현장에서 치료를 받았고, 북측 출입구에 있던 이모씨(23)는 타박상을 입어 119 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후송되는 등 모두 6명이 부상을 입었다. 부천 종합운동장 등에서 응원전을 펼치던 유모양(18)과 방글라데시인 루키씨(28) 등도 실신, 응급처치를 받았다. 하남 동부초교 운동장에서는 조모양(13)이 발목을, 의정부 공설운동장에서는 최모씨(47)가 오른쪽 발을 각각 다쳐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다. 이와관련, 도 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경기가 워낙 숨막히게 진행되다 보니깐 다치거나 기절 또는 실신하는 사람들이 이탈리아 경기때보다 많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월드컵 특별취재반

감격... 환희... ’이보다 더 기쁠수가’

“하늘이 울리고 땅이 진동하는 승리의 함성이 온나라에 울려 퍼졌다” 홍명보 선수의 승부차기가 골문을 통과하는 순간, 승리의 함성은 하늘을 치솟았고, 거리는 승리를 축하하는 시민들이 만들어낸 장엄한 물결로 붉게 물들었다. 또 거리로 뛰쳐나온 시민들은 너나가 따로없이 서로를 껴안고 승리의 눈물을 서로 닦아주며, 한민족의 긍지를 세계만방에 보여준 태극전사들에게 영광을 돌렸다. 또 시민들은 4강에 이어 “오∼필승코리아”와 ‘우승’을 외치며 밤새도록 거리를 행진하고, 차량들도 장단에 맞춰 경적을 울리며 서로의 마음을 전하는 등 휴일을 맞아 온나라에서 승리의 축제가 열렸다. 수원 월드컵경기장에 모인 4만명의 시민들은 4강이 확정되자 모두가 자리에서 일어나 눈물을 흘리며 ‘아리랑’과 ‘필승코리아’를 30여분간 외쳤다. 또 이들은 거리로 몰려나와 아주대학교에 있던 1만명과 합세해 순식간에 도로를 점거한채 수원의 ‘박지성’과 ‘안정환, 이운재’를 연호했으며, 저녁이 되면서 수원남문도 중·고교생을 중심으로 곳곳에서 승리를 축포가 곳곳에서 터졌다. 영통 중앙공원과 서울농생명과학대학에서도 1만여명의 시민들이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목청 높여 함성을 질렀으며 대로에는 붉은색 천과 태극기를 매단 차량들이 경적을 울리며 거리의 시민들과 손을 흔들며 달렸다. 스텐드와 필드를 붉은색으로 물들인 부천종합운동장에는 6만5천여명의 시민들이 승리가 확정되자 손수건과 응원도구를 하늘로 던지며 감격했으며 시민들은 서로의 어깨를 맞잡고 하늘이 울리고 땅이 흔들리는 승리의 함성을 질렀다. 또 이날 경기장 주변과 부천역 주변은 붉은색 옷을 입고 승리를 축하하는 젊은이와 가족들이 거리와 음식점마다 넘쳐나 서로서로가 승리를 축하하며 밤새도록 승리의 노래를 불렀다. 안양시 동안구 관양동 종합운동장에 모인 5만여명의 시민들도 자리를 박차고 4강신화가 현실로 다가오자 안양1번지 등 도심으로 몰려나와 승용차의 문을 열고 태극기를 흔들었으며, 음식점과 호프집 등에는 자리가 없어 들어갈 수 없을 정도로 손님으로 붐볐으며, 밤새 승리를 자축하는 축배의 소리가 터져나왔다. 성남 종합운동장과 분당중앙공원 등에 운집했던 8만여명도 승리에 도취해 거리로 뛰어나와 아파트에서 시민들고 합세, 수백명에서 수천명씩 무리를 지어 ‘대∼한민국’등을 외쳤고, 공원의 분수대에능 승리에 도취한 젊은이들이 물에 뛰어들며 승리를 자축했다. 일부여성들이 실신해 119차량이 응원장 주변을 요란하게 내달렸지만 시민들의 승리함성은 그칠 줄 몰랐다. 안산시 6만명의 시민들도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목청높여 함성을 지르며 거리행진을 벌였고, 중앙역 주변과 상록수역 주변은 저녁이 되면서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시민들이 몰려나와 클론의 ‘월드컵 송’에 맞춰 곳곳에서 측석 춤판을 벌이며 기뻐했다. 김포시 시민회관과 시청대회의실에서도 2천여명의 시민들이 붉은 옷을 입고 한국팀을 응원한뒤 승리가 확정되자 북을 치며 거리행진에 나서 태극전사들의 이름을 부르며 4강신화에 감격했다. 인천 문학경기장과 야구장 등에 있던 9명여명이 거리로 몰려나와 인천의 도심과 도로는 붉은 옷으로 채워졌고, 시민들의 얼굴에는 승리에 대한 기쁨으로 가득찼다. 이와함께 저녁이 되면서 젊음의 거리인 동인천역 주변은 승리를 축하는 젊은이들의 물결로 넘쳐났으며, 삼페인과 맥주 등을 거리에 뿌리며 승리의 감격을 나눴다. 인하대와 부평신트리공원에 있던 시민들도 부평역 광장 등 도심 곳곳으로 몰려나와 북을 치며 목청높여 ‘대∼한민국’과 ‘오∼필승코리아’를 외쳤고, 술집과 음식점마다 승리를 축하하는 시민들의 잔치판이 됐다. 월드컵경기전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월드컵 4강, 첫승과 16강이 목표였던 태극전사, 그들의 신화창조에 경기·인천지역 전체가 밤새도록 열광의 도가니가 됐다./월드컵특별취재반

환호의 붉은 물결... 대한민국 뒤덮어

태극전사와 함께 4천500만이 숨죽이며 함께 뛰었다.12번째 선수인 시민들은 거리로 나와 지칠대로 지친 태극전사들이 쓰러질 때는 함께 쓰러져 아파하고, 위기를 넘겼을 땐 안도하며 그렇게 120분간의 사투를 함께 했다. 대형스크린이 설치된 곳에서는 어김없이 군중들이 몰려 들어 과천경마장 10만, 인천 문학경기장과 야구장 9만, 부천종합운동장 6만5천, 수원 월드컵경기장 5만 등 경기·인천지역에서만 100만명이 거리로 뛰쳐나와 응원전을 펼쳤다. 수원 월드컵경기장에는는 4만석이 가득찬 가운데 아주대 체육관 1만명, 영통 중앙공원과 서울농생명 과학대, 청소년문화센터 등에 1만여명이 모여 거대한 함성과 물결로 선수들의 선전을 기원했다. 이들은 전반전이 득점없이 비기고 연장전에 들어가자 모두 자리에 일어나 선수들에게 힘을 모아주었으며, 페널티킥에서 이운재선수가 공을 막아내고, 홍명보선수가 골을 성공시킬때는 경기장과 응원장이 무너질 듯한 함성이 퍼졌다. 이들은 전반전 지친 한국선수들이 몰릴때는 안타까운 탄식을 내며 자신의 일처럼 슬퍼했지만 승리를 확신한 듯 끝까지 남아 태극전사들을 응원했다. 특히 아주대체육관에 모인 1만여명의 시민들도 지난번 이탈리아전에서 페널더킥을 실축했던 안정환선수가 이날 골을 성공시키고 곧바로 이훈재 선수가 골을 막아내자 안선수가 행운을 몰고왔다며 체육관이 떠나갈 듯한 함성을 질렀다. 도심의 응원전은 농촌지역까지 확대 이날 이천지역은 임대아파트 업체가 이천종합운동장에 나온 시민들에게 수백만원 상당의 기념품을 제공했다. 부천 종합운동장은 이날 수만명의 시민들이 몰려들면서 스텐드는 물론 필드까지 개방, 온경기장을 붉게 만들었다. 6만5천여명의 응원단은 질서정연하게 120분간 내내 북소리에 맞춰 함성을 지르며 태극전사들에게 힘을 실어 주었다. 과천 경마장에는 도내에서는 가장 많은 인파인 10만명이 몰려들어 경기내내 파도타기와 함성으로 응원전을 펼쳤으며, 홍명보선수의 골로 승리가 확정될 때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거대한 물결응원을 펼쳤다. 대형스크린이 설치된 성남 종합운동장과 분당중앙공원은 수만명의 시민들이 오전부터 나와 페인팅과 각종 응원도구를 들고 한국팀의 선전을 기원했다. 안산시 고잔동 올림픽기념회관은 경기 시작 3시간전부터 몰려든 4천여명의 시민들은 질서정연하게 응원전을 펼쳤으며, 자동차전용극장과 성포예술광장 등 모두 6만명의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붉은 수건을 흔들며 태극전사들를 지원했다. 이천수를 배출한 인천 부평고교 체육관은 경기시작 3시간전부터 학부모와 학생, 동문 등 1천여명이 모여 체육관이 떠날갈 듯한 응원전을 펼쳤으며, 경기가 잘풀리지 않던 후번 이천수선수가 교체선수로 입장하자 “이천수, 이천수”를 연호했다. 인천 문학경기장(6만명)과 야구장(3만명) 등 9만여명이 모였으며 시민들은 아침 일찍부터 몰려들어 한국팀의 16강진출을 확정한 문학경기장을 보며 기뻐했다. 또 인하대운동장 4만명, 부평신트리공원 2만명, 계양야외공연장 등 인천지역에는 8개소에 30만명에 가까운 시민들이 대형스크린이 설치된 거리나 학교 체육관, 공원 등지로 몰려나와 선수들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박수를 보냈다. 특히 이날 경기·인천지역에서는 100만명이 훨씬 넘는 시민들이 거리응원전을 펼쳤고, 나머지도 아파트 관리사무소나 음식점 등에 30∼300명씩 모여 한국선수들을 응원하며 한민족의 가능성과 희망을 확인하는 응원전에 동참했다./월드컵특별취재반

안양공고 ’이영표 선배 잘 싸웠다’

“대표팀의 ‘8강신화’를 견인한 이영표 선배가 대표팀의 모든 선수들과 함께 마침내 ‘4강신화’를 이뤘습니다” 월드컵 대표팀이 광주 빛고을에서 스페인과 8강전을 벌이는 22일 이영표 선수(안양LG)를 배출한 안양시 만안구 안양공고 운동장에는 이 학교 박승익 체육부장을 비롯 축구부팀 주장 배상준군(18) 등과 학생 등 100여명이 한자리에 모여 ‘이영표 화이팅’, ‘대한민국 만세’등을 연호, 학교가 떠나갈듯 했다. 이들은 이영표 선수가 공을 잡을 때마다 목이 터져라 ‘대∼한민국’을 외쳤고 이어 승부차기에서 이운재 선수가 스페인 선수의 볼을 잡아 내는 순간 모두 어깨동무를 한 채 부둥켜 안고 눈물을 흘리며 ‘만세’를 불렀다. 승리의 기쁨을 이기지 못한 학생들은 학교 밖으로 나와 시민들과 박수를 치며 거리를 내달렸다. 이모군(17)은 “이영표 선배가 지난 1일 연습도중 왼쪽 종아리 근육 파열로 포르투갈전에 뛰지 못해 안타까웠는데 스페인전에서 믿음직스럽게 플레이를 펼쳐 너무 자랑스럽다”며 “오늘처럼 대한민국이 믿음직스럽고 자랑스러운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 학교 박승익 체육부장도 “지난 18일 이영표 선수가 부상을 털고 이탈리아전에 출전, 연장 후반 안정환 선수에게 볼을 연결해 8강 진출을 확정짓던 순간보다 오늘이 더 감격스럽다”며 “오늘의 기쁨이 새로운 에너지가 돼 국운이 풀려 나갔으면 하는 바램”이라고 말했다. /월드컵특별취재반

한국 - 스페인전 이모저모

○…4만여명이 모인 수원월드컵경기장에는 전·후반전에 이어 연장전에서도 승자와 패자가 결정않되는 등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승부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대기중인 119 구급대원들은 승부차기에서 응원객의 심장마비나 안전사고가 발생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바짝 긴장하는 모습. 특히 일부 대원들은 승부차기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경기의 승패를 뒤로한채 대기중인 구급차량은 물론 구급 장비도 다시 점검하는 등 철처한 사명감을 보이기도. ○…수원 팔달로 주변의 상점 및 영동·지동 시장 상인들은 대부분 일찌감치 가게문을 내리고 한국 대 스페인전의 TV 앞에 모여 축구중계에 열중. 상인들 대부분은 한국팀의 역사적인 4강 진출을 목전에 두고 ‘장사가 왠 말이냐’며, 오늘같은 날엔 돈 벌 생각은 아예 하지 않는 게 상책이라고 이구동성. ○…수원시 팔달로에 위치한 ‘이안과’에는 라식 및 라섹 수술을 마친 환자들과 의사, 간호사 등 30여명이 병원내 설치된 초대형 모니터를 주시하며 ‘대∼한민국’을 연호하며 열광의 도가니를 연출. 의사와 간호사들은 백의 천사를 상징하는 하얀 랩까운 대신 붉은악마 티셔츠를 입고 한국 선수가 넘어지면 탄성과 함께 안타까운 절규를 터뜨리는 ‘적(赤)의 천사’로 돌변. 0 …아이들과 함게 길거리 응원을 나온 시민들중 너무 열성적인 응원에 취해 자녀를 잃어버리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곳곳에서 발생. 서울대 농생명과학대 운동장에서 응원을 벌이던 30대 초반 여성이 경기시청에 너무 열중한 나머지 유치원생 아들을 잃어버렸다가 30분만에 찾기도. 또 삼성홈플러스 영통점 1층 식당가에서는 5세 여아의 부모를 찾는 안내방송을 수차례 방송했으나 보호자가 나타나지 않자 직원들이 직접나서 대형TV앞에 모여 응원을 벌이던 300여명의 시민들중 부모를 찾는 헤프닝을 연출. ○…이날 오후 LG백화점 부천점은 경기시작 30여분 전부터 손님이 빠져나가기 시작 오후 6시까지 손님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한산. 백화점측은 “평소 주말 이 시간대에 1억5천만원 정도의 매상이 올랐는데 오늘은 900만원의 매상에 그쳤지만 한국팀이 4강에 진출해 기쁘고 4강진출에 따라 앞으로 그 이상의 매출을 올릴 것을 기대한다”고 한마디. ○…8강전이 벌어진 이날 여주지역 12개 골프장에는 황금 휴일 오후인데도 축구경기가 치뤄지는 동안 골프를 치는 사람이 없어 개점휴업 상태. 골프장 관계자는 “골프장 개장이후 이런 경우는 처음” 이라며 “사상 최초의 월드컵 4강 진출을 위한 경기이니 만큼 골프장내 직원들도 TV를 시청하며 한국팀을 응원토록 했다”고 즐거워 하는 모습. ○…한국-스페인전의 대낮 경기로 대형 스크린을 설치하지 않아 군포지역 시민들이 불만. 시민들은 한-폴란드전과 한-포르투갈전 등의 경우, 시청 야외공연장과 시민종합운동장에 대형 스크린을 설치, 5만여명이 뜨거운 응원전을 펼쳤으나 22일 열린 한-스페인전은 낮 시간대에 처러짐에 따라 대형 스크린 설치에 차질. ○…고양의 한 포장이사 전문업체가 히딩크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탭과 모든 선수들의 이사용역을 평생 무료로 제공키로 해 화제 ‘5세기 고구려’란 상호를 사용하는 포장이사 전문업체 ㈜기상의 김경옥 대표는 22일 “4강 진출이라는 감동적인 드라마를 팔짱 낀 채 지켜볼 수만은 없어 이런 결정을 했다”며 “대표팀 선수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됐으면 좋겠다”고 토로. ○…수원월드컵경기장 주변 호프집과 식당가에는 4강 진출의 기쁨을 나누는 주민들로 북적. 경기장 맞은편에 있는 H생맥주집에는 붉은 티셔츠를 입은 남녀 20여명이 모여 이 업소에서 다시 틀어주는 한국대 스페인 경기를 관람하며 승리의 맥주잔을 기울이며 열띤 응원전을 전개. 임은숙씨(32·수원시 우만동)는 “이번 승리로 그동안 쌓였던 스트레스가 확 풀렸다”며 “특히 승부차기에서 이윤재 선수가 골을 막았을때 너무 기뻐서 울고 말았다”고 말하기도. ○…말이면 나들이 인파로 북적되던 남양주시 수동면 계곡과 금남리 카폐촌, 북한강변 수상스키장을 비롯 야외로 빠져나가는 차량들오 몸살을 앓던 경춘국도가 월드컵 축구 경기로 한산한 모습. 남양주시 진건읍 한신아파트에서는 주말을 이용해 이사하던 주민과 이삿짐센터 직원들이 고가사다리를 세운채 축구경기에 열중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문학경기장 상공에는 글라이더 동호회원들이 노란색 글라이더를 띄워 우리 선수들의 선전과 시민들의 열띤 응원을 독려. 이 글라이더는 ‘월드컵 4강 진출’이라는 플랭카드를 비행기 꼬리에 달고 유유히 문학경기장 상공을 선회, 운동장에 모인 9만 인파는 열열한 박수로 답례.

결승행 기원 판촉행사 봇물

한국 대표팀이 22일 스페인과의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며 월드컵 4강에 진출하자 백화점, 할인점, 인터넷쇼핑몰 등 유통업체들은 이를 축하하고 결승행을 기원하는 판촉행사를 경쟁적으로 마련했다. 롯데백화점은 23일부터 ‘식품 및 의류 파격특보 한정판매전’을 열어 스포트리플레이, 퀵실버, 디펄스, MF등 4개 브랜드의 바지류를 50% 할인판매한다. 남녀 유니섹스 의류는 23∼24일 이틀 동안 50% 할인판매한다. 식품류는 23일 하루 동안 수도권 9개점에서 생닭, 계란(10개), 라면(5개)을 400원에, 볶음용 멸치(500g)와 화장지(18롤)는 4천원에 점별로 200개씩 한정판매한다. 신세계는 25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백화점 전점 방문고객 중 4쌍(8명)을 추첨해 한국팀 히딩크 감독의 모국인 네덜란드로 6박7일 여행을 보내준다. 뉴코아는 22일부터 9개 전점에서 ‘여름인기상품 100대 초특가전’을 열어 여름용품을 정상가보다 최고 40% 할인판매한다. 삼성테스코 홈플러스는 4강 진출이 확정된 후 ‘50% 이상 파격 할인행사’를 마련, 23일까지 케이크, 안주용 치킨을 50% 이상 할인판매한다. 이 기간 생닭은 400원에 판매된다. 홈플러스는 또 ‘승리 축하 하나더 행사’를 열어 참치, 두부, 어묵 등 20개 생필품을 구매하는 고객에게 똑같은 상품을 하나 더 제공한다. 현대홈쇼핑(www.ehyundai.com)은 24일부터 25일 오후 7시40분까지 ‘결승진출 기원 대잔치’를 열어 전 구매고객에게 10% 적립금을 제공하고, 한국팀이 준결승전에서 승리할 경우 4천명을 추첨해 추가 적립금 40%를 제공한다. 삼성몰(www.samsungmall.co.kr)은 22일부터 30일까지 구매고객 가운데 삼성카드로 결제하는 회원에게 구매액에 따라 최고 5만원의 사이버머니를 준다. 또 이 기간 전 구매고객 중 40명을 추첨해 유료서비스 ‘레저타임’이용권을 제공한다고 삼성몰측은 덧붙였다./연합

유통업체 응원전

“땡볕에서 목이 터져라 한국팀을 응원하는 고객들이 안쓰러워 차양막을 설치하고 함께 응원했습니다” 22일 월드컵 4강을 가리는 한국과 스페인간 광주경기가 낮 경기로 열리자 경기·인천지역 유통업체들은 무더위를 피해 매장을 찾은 고객들에게 음료수는 물론 붉은악마 티셔츠, 태극기, 페이스페인팅, 음료수 등을 무료로 제공했다. 이날 1층 야외광장에 대형 멀티비젼을 설치한 밀리오레 수원점은 몰려드는 고객들이 땡볕을 피해 응원을 할 수 있도록 대형 천막 5개를 설치했다. 그러나 경기가 시작되기 수분전 예상을 뒤엎고 고객 1천여명이 한꺼번에 몰려들어 대형천막만으로는 부족하자 긴급히 차양막을 구입, 광장 전체를 감싸는등 고객들이 시원한 그늘속에서 맘껏 한국팀을 응원하도록 편의를 도모했다. 특히 밀리오레는 이날 오전 9시 오픈을 하자마자 고객들에게 땡볕을 피할 수 있도록 썬캡을 무료로 제공한 것을 비롯해 붉은악마 티셔츠와 붉은 두건, 태극기 등 응원도구를 무료로 나눠줬다. 또 홈플러스 북수원점 역시 대형TV가 설치된 1층 푸드코트매장과 3층 홈씨어터 코너에 고객 200여명이 몰려 목이 터져라 한국팀을 응원하자 포카리스웨트와 옐로우 콤비콜라 등 음료수를 무료로 제공했다. 이마트 수원점도 1층 햇빛광장에 경기시작전 고객 150여명이 몰려들자 페이스페인팅을 무료로 해주며 한국팀의 승리를 염원했다. 전자매장내 전시돼 있는 20여대의 대형 TV를 통해 한국과 스페인전 경기를 중계한 신세계백화점 인천점도 매장을 찾은 고객 500명에게 응원을 하며 마실 수 있도록 생수를 무료로 나눠줬다. 뿐만 아니라 선착순으로 매장은 찾은 고객 1천600명에게는 태극무늬가 그려진 두건을 무료 제공하고 백화점 앞 중앙공원을 찾은 응원객들에게는 경기시작전 무료로 페이스페인팅을 해주었다. 밀리오레 수원점 관계자는 “한낮의 무더위 속에서도 대형 멀티비젼을 통해 한국팀의 경기를 보기 위한 주민들이 예상외로 많이 몰려 긴급히 직원들을 동원해 야외광장 전체를 그늘로 덮을 수 있는 차양막을 설치했다”며 “이러한 정성때문인지 한국이 4강에 진출한 것같아 기쁘기 한량없다”고 말했다./이관식·류제홍기자 kslee@kgib.co.kr

한국-스페인전 이모저모

○…연장 전반 10분께 스페인 모리엔테스의 슈팅이 한국의 골포스트를 맞고 나오자 관중석에서 “이겼다”라는 응원 구호가 터져 나와. 이는 골포스트를 맞추면 진다는 축구계의 속설이 있는데다 이번 월드컵에서도 프랑스 등 강팀들이 골포스트를 맞춘 뒤 득점을 하지 못해 탈락했기 때문인데 이날 경기서도 결국 이같은 속설이 입증된 셈. ○…수비와 공격을 넘나드는 멀티플레이어 유상철(31·가시와 레이솔)도 국가대표팀간 경기(A매치) 100회이상 출전선수들의 모임인 센추리클럽에 가입. 유상철은 22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스페인과의 8강전에서 선발출장해 후반 15분 이천수와 교체될 때까지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달리며 공격과 수비의 연결고리 역할을 임무를 충실히 수행. ○…한국이 스페인을 승부차기로 꺾는 순간 히딩크 감독은 비탄에 잠긴 스페인의 라울, 이에로를 껴안으며 위로. 히딩크 감독은 잠시 후에는 끝내 울음을 터뜨린 모리엔테스를 품에 안고 쓰다듬어 주기도 해 스페인리그 감독(레알 마드리드)시절부터 다져진 각별한 ‘애정’을 과시. ○…거스 히딩크 감독이 22일 스페인과의 경기에서 물먹는 연기로 능청을 떨어 긴장된 경기에서 웃음을 자아내게 해 화제. 후반 30분께 송종국의 볼트래핑이 터치라인을 벗어났다는 선심의 판정이 나자 히딩크는 손을 눈에 갖다대며 ‘그것도 제대로 못 보냐’는 제스처를 보여. 이를 본 주심이 히딩크 감독에게 주위를 주기 위해 다가오자 히딩크는 발 밑에 있던 물통을 들어 입에 대더니 주심도 먹어보라며 물통을 건냈고 엄숙한 표정으로 다가오던 가말 간두르 주심도 웃음을 지으며 물러서. ○…22일 한국과 스페인의 월드컵 8강전이 열린 광주월드컵경기장에는 국가 연주시 대형 태극기 3개와 고구려 벽화를 그린 걸개그림이 내걸려 선수들의 힘을 붇돋아. 애국가가 연주되자 본부석 맞은 편 상단을 대형 태극기가 뒤덮었고 본부석 왼쪽관중석에는 두개의 태극기와 고구려인의 진취적인 기상을 상징하는 벽화를 그린 걸개그림이 펼쳐져 눈길. ○…지난 18일 이탈리아전에서 수비수를 공격수로 바꾸는 초강수를 둬 역전승을 이끌었던 히딩크 감독이 22일 스페인전에서도 후반 막판, 공격력을 강화하는 카드로 황선홍을 교체 투입. 전·후반들어 2명의 선수를 교체했던 히딩크는 90분 경기가 끝나가던 후반 45분 공격수 황선홍을 왼쪽 수비수 김태영과 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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