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축구 한국, 결승진출 실패

한국이 제12회 아시안컵축구선수권대회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에 져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일본은 치열한 골공방 속에 중국을 3대2로 꺾고 사우디아라비아와 30일 새벽 우승컵을 놓고 격돌한다. 한국은 27일 레바논 베이루트의 스포츠시티스타디움에서 열린 사우디와의 대회 준결승전에서 후반 알 메샬에 연속골을 내줘 1대2로 맥없이 무너졌다. 이로써 40년만의 정상 도전에 실패한 한국은 29일 밤 11시5분 중국과 3∼4위전을 갖게 됐다. 부실 투성이인 한국축구의 현주소가 여지없이 드러난 졸전이었다. 한국은 설기현 대신 무릎이 좋지않은 이동국을 선발 투톱으로 내세우고 왼쪽 날개 이영표를 윤정환과 함께 플레이메이커로 기용, 사우디의 의표를 찔렀다. 허정무 감독의 ‘깜짝카드’는 그러나 효과는 커녕 치욕의 패배를 부른 결정적 원인으로 작용했다. 한국은 윤정환과 이동국-유상철 투톱간의 호흡이 맞지않아 이렇다할 공격기회도 잡지 못했고 특유의 기동력도 발휘하지 못한 채 사우디의 기습에 시종 허둥댔다. 반면 역대 최약체로 평가되는 지난 대회 우승팀 사우디는 현란한 개인기를 바탕으로 한 빠른 공격으로 한국 문전을 거세게 위협했다. 한국은 전반 41분 하석주에 이어 후반 7분 노정윤을 투입, 반전을 노렸으나 때는 이미 늦은 뒤였다. 사우디는 후반 중반 상대 조직력이 급격히 와해되는 틈을 타 4분새 연속골을 터트리는 등 한국의 수비진을 철저히 농락했다. 사우디 스트라이커 알 메샬은 후반 32분 아메드 두키의 센터링을 헤딩 선제골로 연결한 데 이어 4분 뒤엔 현란한 개인기로 부실한 한국 수비진을 헤집은 뒤 골키퍼 이운재를 제치고 쐐기골을 뽑았다. 한국은 후반 47분 이동국이 최성용의 도움을 받아 헤딩슛으로 1골을 만회했으나 결국 영패를 면하는 데 그쳤다. ◇27일 전적 ▲준결승 사우디아라비아 2(0-0 2-1)1 한국 △득점=알 메샬(후 32,36분·사우디아라비아) 이동국(후 47분·한국) 일본 3(1-1 2-1)2 중국 /연합

아시안컵축구 한국, 이란 꺾고 4강 진출

한국이 이란을 꺾고 4년전 패배를 깨끗이 설욕했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24일 레바논 트리폴리경기장에서 열린 제12회 아시안컵축구선수권대회 준준결승에서 연장 전반 9분에 터진 이동국의 골든골로 중동의 강호 이란에 2대1로 극적인 역전승, 준결승에 선착했다. 이로써 한국은 사우디 아라비아-쿠웨이트전 승자와 26일 결승진출을 다투게 됐다. 조별리그에서 졸전, 와일드카드로 천신만고 끝에 8강에 올랐던 한국은 이란에 질 경우 벼랑 끝에서 추락해야 될 운명이었다. 전반을 득점없이 보낸 한국은 후반 26분 하림 바게리에게 40m 중거리 슛을 허용, 0대1로 끌려가 패색이 완연한 듯 했다. 허정무 감독은 하석주에게 왼쪽 측면을 뚫게하고 이영표를 미드필드 중앙으로 옮겨 변화를 주려했으나 전열이 채 갖춰지기도 전에 이란에게 보기좋게 허를 찔렸다. 한국은 후반 45분 윤정환의 코너킥으로 연결된 이동국의 슛이 GK 파르비즈 보루만드에 걸려나온 뒤 수비수까지 헛발질을 하자 김상식이 골지역 앞에서 오른발 슛, 연장에 돌입했다. 한국은 연장 초반 GK 이운재의 어정쩡한 방어와 불안한 중앙수비로 두 차례 실점위기를 넘겼으나 빠른 측면돌파로 막판 투혼을 불살랐다. 연장 전반 9분 미드필드부터 신속히 보급된 볼을 페널티지역 오른쪽을 뚫던 노정윤이 대각선으로 패스, 반대쪽 골문으로 뛰어들던 이동국이 놓치지 않고 슛, 완강히 버티던 이란의 그물을 뒤흔들었다. 한편 중국은 리밍, 치홍, 양첸이 연속골을 터뜨리며 카타르를 3대1로 꺾고 4강에 합류했다. ◇24일 전적 ▲준준결승 한국 2(1-1<연장 1-0>)1 이란 ▲득점=김상식(후45분) 이동국(연장 9분·이상 한국) 바게리(후26분·이란) /연합

수원 삼성 프로축구대회 2연패 달성

‘신흥 축구名家’ 수원 삼성 블루윙즈가 2000 아디다스컵 프로축구대회에서 2연패를 달성하며 정규리그 포스트시즌 탈락의 한을 풀었다. 지난 해 우승팀 삼성은 20일 동대문구장에서 벌어진 성남 일화와의 결승전에서 후반에 터진 ‘날쌘돌이’ 서정원의 천금같은 헤딩 결승골에 힘입어 1대0으로 짜릿한 승리를 거두었다. 이로써 삼성은 대회 2연패와 함께 지난 3월 티켓링크 수퍼컵대회에 이어 시즌 2관왕에 오르며 3천만원의 우승상금을 거머쥐었다. 또 지난 98년부터 현재까지 치러진 12개 대회 가운데 7개대회를 석권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반면 92년 원년대회 우승이후 8년만에 정상탈환을 노렸던 일화는 우세한 경기에도 불구, 골결정력 부족으로 95년 대회에 이어 또다시 준우승에 머물렀다. 삼성은 전반 미드필드진의 우세에도 불구, 수비작전으로 나선 일화의 골문을 좀처럼 열지 못한 채 어려운 경기를 펼쳐나갔다. 전반 경기시작 1분만에 일화 박남열에게 골키퍼와 1대1로 맞서는 상황을 허용, 실점위기를 맞았으나 박남열의 슛이 골대를 살짝 비껴가는 행운으로 첫번째 위기를 넘겼다. 이후 전반 16분과 23분 일화의 김인완, 박남열에게 연속 위협적인 슈팅기회를 내줬지만 골을 허용하지 않은 삼성은 서정원, 장지현이 일화진영 좌·우측을 돌파하며 기회를 노렸으나 기회를 잡지 못했다. 후반 김기범을 스트라이커 박건하와 교체한 삼성은 6분 서정원이 페널티지역 안에서 왼발 논스톱 슛을 날리며 반격의 실마리를 풀기 시작했다. 공격의 주도권을 잡기 시작한 삼성은 13분 신홍기의 코너킥을 부산에서 이적해온 류웅렬이 백헤딩으로 연결해준 것을 골문 정면에 있던 서정원이 기다렸다는 듯 머리로 받아넣어 결승골을 기록했다. 한편 고종수는 팀 선배 서정원과 왕정현(안양 LG), 이상윤, 김현수(이상 일화·이상 2골)와 득점 동률을 이뤘으나 출전시간에서 최소를 기록, 득점왕에 올랐고 데니스는 4도움으로 어시스트왕을 차지했다. ◇최종일 전적 ▲결승전 삼성 1(0-0 1-0)0 일화 △득점=서정원(후13분·삼성) /황선학기자 hwangpo@kgib.co.kr

프로축구 수원삼성, 안양 LG 4강 동행

수원 삼성이 2000 아디다스컵 프로축구대회에서 포항 스틸러스를 대파하고 4강에 진출했다. 또 안양 LG는 대전 시티즌을 승부차기로 겨우 누르고 준결승에 합류했다. 지난해 전관왕에 빛나는 수원은 15일 동대문운동장에서 벌어진 2회전에서 장지현, 박건하, 산드로, 고종수의 소나기골로 이동국이 아시안컵대표팀에 차출된 포항에 4대0 대승을 거뒀다. 올해 슈퍼컵 챔피언 수원은 이로써 정규리그 5위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아쉬움을 달래며 대회 2연패 및 시즌 2관왕을 향해 힘차게 출발했다. 또 안양은 정규리그 8위팀 대전을 맞아 고전 끝에 승부차기에서 4대3으로 이겨 정규리그 1위팀의 체면을 지켰다. 안양과 수원은 20일 각각 울산 현대-성남 일화, 전남 드래곤즈-부산 아이콘스전 승자와 결승진출을 다툰다. 수원은 골득실에 밀려 부천 SK에 준플레이오프 티켓을 내준 데 분풀이를 하려는듯 초반부터 총공세를 펼쳐 포항 수비진을 괴롭혔다. 수원의 활화산같은 공격에 포항의 골문은 경기 시작 20분만에 열렸다. 장지현은 신홍기가 미드필드 오른쪽에서 띄워준 볼을 가슴으로 떨어트린 뒤 골지역 오른쪽에서 강슛, 왼쪽 골네트에 꽂았다. 기선을 잡은 수원은 46분 데니스가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반대쪽으로 슬쩍 밀어준 것을 박건하가 가볍게 차넣은 뒤 후반 산드로와 고종수가 잇따라 데니스의 도움으로 골을 뽑아 완승했다. 데니스는 어시스트 3개로 한경기 최다도움 타이기록을 세웠다. 한편 안양은 전반 39분 왕정현이 선제골을 넣은 뒤 대전의 거센 추격에 밀리다 후반 41분 장철우에게 동점골을 내줬으나 승부차기에서 골키퍼 정길용이 선방해 진땀승을 거뒀다. 대전은 후반 28분 이관우와 45분 신진원의 슛이 잇따라 골대를 맞고 튕기는 등 우세한 경기를 펼치고도 골운이 따르지 않아 아쉽게 무릎을 꿇었다. /황선학기자 hwangpo@kgib.co.kr

한국축구 쿠웨이트 꺾고 8강 간다

“쿠웨이트의 모래바람을 잠재우고 8강으로 간다” 석연찮은 심판판정까지 겹쳐 1차전에서 중국과 무승부를 기록한 한국이 제12회 아시안컵축구선수권대회 B조 2차전 상대인 쿠웨이트를 꺾고 준준결승 티켓을 일찌감치 손에 넣을 채비다. 1차전에서 중국에 2대2로 비긴 한국은 17일 새벽 1시45분 레바논 트리폴리에서 쿠웨이트와 한판 승부를 펼친다. 레드카드를 받은 홍명보가 빠졌으나 설기현, 이동국의 위협적인 공격력이 되살아났고 이영표, 노정윤 등 미드필더의 파괴력 넘치는 돌파, 노장과 신인들의 조화로 쿠웨이트와는 그리 어렵잖게 경기를 풀 전망이다. 8강진입의 승부처가 된 쿠웨이트전에는 강철이 홍명보의 자리를 메워 수비를 지휘하고 올라운드 플레이어 유상철과 김상식이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설 계획. 또 박지성과 최철우가 언제든지 교체멤버로 투입돼 한방을 터뜨려줄 준비를 갖췄다. 한국이 막강한 조직력을 갖춘 것과 달리 쿠웨이트는 예상과 달리 인상적인 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했다. 조 최하위로 손꼽히는 인도네시아와 1차전에서 한 골도 터뜨리지 못한 채 0대0으로 비겼으며 스트라이커 알 후와이디가 부상에서 허덕여 전력 차질이 큰 상태. 96년 아시안컵대회와 98년 아시안게임에서 득점 랭킹 2위를 기록했던 후와이디는 지난 2월 무릎 인대가 찢어지는 부상으로 이번 대회에 나서지 못했다. 올림픽대표로 기대를 모았던 바사르 압둘라와 파라즈 라힙도 아시안컵에서 제대로 적응을 못하고 있다. 4팀 모두 1무를 기록, 한국은 2차전에서 ‘이빨빠진’쿠웨이트를 격파한다면 약체 인도네시아와의 최종전을 남겨 놓게 돼 무난히 조 1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