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독립서점_책방연두

‘책방연두’에서는 잠깐이라도 독립된 공간에서 나만의 시간을 오롯이 가질 수 있다. 경우에 따라 24시간 언제라도 들러 책도 읽고 사유의 시간을 가질 수 있어 동네주민들에게 ‘다정한 책방’으로 불리는 곳이다. ■ 24시간 다정한 책방 ‘책방연두’는 2020년 군포시 오금동에서 문을 열어 지난해 7월 현재 위치인 부곡동으로 이전했다. 사람이 많은 번화가보다는 조용하고 한적해 독서모임하기에 적합한 곳을 찾다가 군포에 자리잡았다. 서점에 구비된 책들은 “인문학적 사유가 바탕이 됐을 때 인간이 인간다워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주인장 강신영씨의 취향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책방연두는 도서관처럼 책을 볼 수 있는 책방으로 꾸몄습니다. 학창 시절 돈이 없을 때, 책방에 쭈그리고 앉아 책을 꺼내 읽던 기억이 남아 있어 비록 책을 구입하지 않더라도 맘편히 책을 훑어볼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습니다.” 책방연두가 동네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가장 큰 이유는 무인으로 24시간 운영된다는 점이다. 북클럽 회원이라면 아무 때나 들러 책을 보고 구매할 수 있으며 공간 이용도 자유롭다. “회원이 아닌 경우엔 오전 10시에서 오후 9시로 제한을 두긴 했지만 동네에 언제든 들를 공간이 있다는 건 위안이 되는 일이라고 생각해 긴 영업시간을 선택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무인 운영이라는 명칭이 별로 정감이 가질 않아 ‘자율 책방’으로 명명하고 있어요. 자율 책방을 시작한 이유는 현실적인 문제 때문이었지만 이용하는 분들의 반응이 좋아 결과적으로는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책방연두가 자율 책방 방식을 택한 이유는 책방 운영만으로는 임차료 등 책방 운영에 필요한 비용을 감당하기 힘들기 때문이었다. 강 씨는 책방 외에도 다른 일을 병행해야 하는 환경에서 그렇다고 책방 문을 자주 닫아 놓는 것도 책방을 찾는 분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여겨 자율 책방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책방 이용객들 대부분이 책을 사러 온다기보다는 아늑한 공간에서 개인 업무를 보는 작업장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아요. 구비해 둔 책이 인문학 중심이어서인지 구매율이 높진 않네요.” ■ 사유하는 것과 살아있는 것 강씨가 책방을 열면서 염두에 뒀던 일 중 하나는 독서모임이다. 서점을 중심으로 규모는 작아도 내실 있는 독서모임이 꾸준히 진행되길 희망했다. “정기 독서모임 중 ‘화요 인문학 읽기 모임’이 가장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한 권의 책을 6주간 읽어내는 모임인데 그동안 읽고 나눴던 책이 많은 편입니다. 에리히 프롬, 헤르만 헤세, 헨리 데이비드 소로, 서경식, 신형철 등의 글들을 읽었습니다. 화요모임 외에도 금요일과 토요일에는 ‘소소하게 철학 읽기’, ‘사회적 읽기’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모임 구성원들과 종종 영화를 함께 보며 나누기도 합니다.” 강씨는 책방연두라는 독립된 공간이 일상 속 지친 이들에게 잠깐의 자유와 쉼이 되길 바란다. “독일의 철학자 한나 아렌트는 ‘사유하는 것과 살아있는 것은 같다’고 말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책방연두에서 살아있음을 느끼시길 바랍니다.”

우리동네 독립서점 '여름서가'

‘여름서가’는 책을 좋아하는 사람끼리 인연을 맺고, 공간을 공유한다. 고민 많은 20대에겐 잘하고 있다는 믿음을 가질 수 있는 책을,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 이들에겐 여름서가 공간을 권하며 친구가 된다. 좋은 선배가 운영하는 책방 ‘여름서가’는 2022년에 경기대 후문에 문을 열었다. 대표 김민식씨는 서점을 오픈하기 전부터 광교역 근처에서 독서모임을 운영했다. 그 경험을 살려 인근 대학생들이 독서의 장점을 느끼고 취업 상담이나 인생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길 바라며 이곳에 자리를 잡았다. 자신이 갖고 있던 20대 때의 고민을 떠올리며 좋은 선배 역할을 하고 싶었다. “자기 발전에 들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노력의 시간은 짧게 갖는 것이 좋다’며 결과를, 성과를 지향하는 듯한 주변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맞다, 틀리다를 논하기 전에 분명한 건 그 노력의 시간은 결코 헛되지 않다는 겁니다. 어떤 경험도 소중하다는 것이 저의 가치관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자기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꿈꾸는 분들에게 독서의 중요성을 알리고 싶었습니다.” 여름서가는 시, 비문학, 문학, 에세이 등 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구성해 들여놓는다. 소위 말하는 자기계발서가 아니어도 나에게 도움이 되고 좋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면 모든 책이 자기계발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북클럽을 운영했던 경험, 그리고 독서모임 회원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리는 책들로 서가를 꾸미고 있습니다. 저는 잘 읽히고 좋아하는 문체를 발견했을 때 30쪽만 집중해서 읽기를 권하고 싶어요. 점점 빠져들고 뒷이야기가 궁금하면 그 책은 ‘인생책’이 될 가능성이 크거든요.” 책 외에도 공간을 공유하다 그리 오래되지 않은 기간이지만 여름서가는 오픈하면서부터 수많은 이벤트를 진행했다. 그중 독서모임은 수원에서 가장 규모가 큰 북클럽으로 성장했다. “서점에서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행사를 진행해본 것 같아요. 매주 3~4회 독서모임을 운영하고 있는데 그중 주말 오전에 진행하는 모임이 만석일 정도로 인기가 많습니다.” 독서모임 못지않게 독자들이 반기는 행사는 ‘저자와의 만남’이다. 평소 만나기 힘든 저자들과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서울 외 지역에서는 기회를 찾기 쉽지 않다. “지난달 15일에는 ‘즐거운 남의 집’의 저자 이윤석, 김정민 작가를 초대해 작가와의 만남을 진행했습니다. 작가와의 만남은 독자들이 독서모임과는 또 다른 즐거움을 느끼기 때문에 꾸준히 진행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리고 여름서가만의 굿즈 판매를 시작으로 플리마켓을 기획하고 있고, 팝업스토어 행사도 구상하고 있습니다.” 한편 여름서가는 지난해 12월부터 예약제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인터넷을 통해 예약한 손님은 서점에서 하루 종일 머물며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음료와 공간을 제공한다. 물론 예약하지 않은 손님도 그 시간에 서점 이용이 가능하다. “신경 써서 꾸며 놓은 공간인데 서점에서 책만 파는 게 뭔가 아쉽더라고요. 어떻게 하면 손님들이 이 공간을 더 오랫동안 편하게 이용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예약제를 떠올렸습니다. 예약제의 장점은 저희가 준비한 커피와 차를 드시면서 기증 도서가 꽂힌 공유책장을 맘껏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에요. 이외에도 독서 관련 콘텐츠를 구상하고 운영 중이니 편히 오셔서 즐겨주시길 바랍니다.”

바리스타 서수민, 고요 속 커피로 세상과 소통하다 [인터뷰]

유아교육을 전공한 서수민씨는 유치원 교사가 꿈이었다. 교사가 되기 위해선 졸업 전 현장 실습이 필수였는데 서씨는 청각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실습할 유치원을 찾지 못했고 그렇게 졸업했다. 유치원 교사는 되지 못했지만 커피에 꿈을 담아 바리스타가 된 서씨. 청각장애인 바리스타 서수민씨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커피 잔에 담긴 이야기 지난해 9월 2일 서울 강남구청에서 열린 2023년 제5회 청각장애인 바리스타 전국대회에서 서수민씨(29)가 1위를 차지했다. 서씨는 청음복지관의 ‘직업적응훈련 커피전문가 양성과정’ 프로그램에 참여해 교육 수료 후 바리스타 2급 자격을 취득했다. 서씨는 커피를 업으로 삼아 일한 지 5년 차에 자신의 실력을 점검해 보고자 대회에 참여했다. 라떼아트를 두고 경연했는데 예선에 40여명이 참가했고 본선에 최종 12명이 선정됐다. 1, 2차는 토너먼트 형식으로 진행됐으며 3차전에 진출한 최종 3인에 대해선 점수를 매겨 순위를 가렸다. “라떼아트 대회여서 더욱 참가를 결심했어요. 제가 워낙 라떼아트 하는 것을 좋아하고 자신이 있는 편이거든요. 대회 참가만으로도 얼마나 성장했는지 확인하는 의미가 있었는데 우승까지 해 무척 기뻤습니다.” 2018년부터 바리스타 교육을 받고 자격을 취득한 서씨는 한미약품 사내 카페 ‘The H’에서 3년째 바리스타로 근무 중이다. 자격 취득 후 다른 카페에서 일한 경험이 있긴 하지만 장애를 이해하지 못하는 동료 때문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우선 The H 카페는 같은 청각장애인 바리스타들과 일하고 있어 서로 잘 이해하고 어려운 점은 소통하며 해결해 나가고 있습니다. 과거 일하던 카페에선 동료나 매니저가 장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나머지 모진 말을 해 상처를 받기도 했어요. 그렇지만 지금은 그저 지나간 일로 여기고 좋은 동료들과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는 현재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카페에서 일하던 초기엔 손님의 주문 내용을 잘 알아듣지 못하는 일이 잦았다. 그러나 바리스타들을 배려해 펜과 메모지를 구비해 뒀고 요즘은 키오스크로 주문을 받다 보니 한결 수월해졌다. “어린 시절부터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냉대를 겪다 보니 사실 일하기 전부터 불안함이 적지 않았습니다. 잘할 수 있을지, 주문받는 데 실수하지는 않을지, 장애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싫어하진 않을지…. 하지만 다행히 많은 분들이 청각장애인이라는 점을 이해해 주셔서 종이 주문서도 꼼꼼히 작성해 주시고, 크고 작은 배려를 해주세요. 그 덕에 바리스타의 꿈을 차곡차곡 쌓아갈 수 있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나의 가장 큰 힘 어려서부터 아이들을 좋아했던 서씨는 유치원 교사가 되고자 유아교육을 전공했다. 유치원 교사가 되기 위해선 졸업 전 현장 실습이 필수인데 서씨를 받아주는 유치원은 없었다. 청각장애인이라는 이유 때문이었다. “아이들에게 삶의 지혜를 나누는 나침반이 되고 싶단 생각에 유치원 교사를 꿈꿨습니다.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실습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아 당시엔 참 많이 힘들고 속상했던 기억입니다. 다른 꿈을 가질 수 있을까 고민도 많았어요.” 그 무렵 막막한 현실에서 벗어나고자 찾은 카페에서 서씨는 우연히 새로운 꿈을 발견했다. “머리도 식힐 겸 예쁜 카페에 다니는 것이 취미였는데 어느 날 ‘이거다’ 싶었어요. 몸과 마음이 지친 분들이 맛있는 음료 한 잔에 행복해하는 모습에 나도 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인을 통해 청음복지관에서 바리스타 교육과 취업 연계, 바리스타 대회 등 다양한 지원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서씨는 그 길로 청음복지관의 문을 두드렸고 지금껏 도움을 받으며 바리스타로 성장했다. 청음복지관은 고(故) 운보 김기창 화백이 1985년 설립한 국내 최초 청각장애 복지관으로 청각장애인이 좀 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과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바리스타 대회 이후 청음복지관은 우승자 서씨에게 세계 라떼아트 경연대회 WLAB(World Latte Art Battle) 출전을 지원했다. 비장애인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해 당당히 겨룰 수 있도록 강사 섭외, 제반 비용, 대회 접수 등을 도왔으나 결과는 아쉽게도 예선전에서 탈락했다. “카페에서 일하고, 대회에 참가하면서 커피를 더 잘 알고 싶고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이 커졌어요. 올해 3월부터 청음복지관에서 진행하는 ‘청각장애인 바리스타 역량강화 지원사업’에 참여해 바리스타 1급 자격증 취득을 목표로 공부하고 있습니다. 언젠가 세계대회에서도 성과를 거두고 더 큰 세상에서 인정받는 바리스타가 되고 싶습니다. 제 이름을 건 저만의 카페를 운영하는 것도 먼 미래의 꿈이에요” 냉혹한 현실 속에서 새로운 꿈을 찾아 씩씩하게 삶을 살아내고 있는 서씨는 힘든 순간을 겪을 때마다 위로가 되는 존재들을 떠올리며 힘을 얻는다. “힘들 때마다 응원해주는 사랑하는 가족, 주변 사람들이 저의 원동력이 되고 디딤돌이 돼요. 어렵게 품은 꿈을 포기하지 말길, 꿋꿋이 나아가길 제 자신과 모두에게 응원을 보냅니다.”

도시 숲을 돌보는 ‘나무의사’를 아시나요?

공원에, 아파트 단지 안에, 가로수로 식재돼 있는 나무들은 과연 누가 관리할까. 도심 속 숲과 공원이 늘어나는 만큼 나무들이 건강하게 자라기 위해선 정확한 판단과 진료가 필요하다. 그래서 나무를 전문적으로 진단하고 진료하는 ‘나무의사’ 제도가 도입됐다. 도시숲은 선택이 아닌 필수 2만명 이상 거주하는 행정구역 내에 조성된 숲을 ‘도시숲’이라고 한다. 산림청에서는 ‘도시에서 국민의 보건·휴양 증진 및 정서 함양과 체험활동 등을 위해 조성·관리하는 숲(산림과 수목)’으로 규정하며 도시숲을 생활숲, 가로수 등과 함께 분류하고 있다. ‘도시숲’은 ‘자연공원법’에 따른 공원구역, 즉 국립공원·도립공원 등과 구분되고 있어 그야말로 도시에 조성된 숲과 공원을 가리킨다. 도시숲의 기능은 크게 ▲기후보호형 ▲경관보호형 ▲재해방지형 ▲역사·문화형 ▲휴양·복지형 ▲미세먼지 저감형 ▲생태계 보전형 등으로 나뉜다. 폭염·도시열섬 등 기후여건 개선, 심리적 안정감과 시각적 풍요로움 기대, 소음·매연 등 공해 완화, 미세먼지 등 오염물질 차단 및 흡수, 생태계와의 조화 등 도시숲의 역할과 기능은 다양하다. 경기도는 지난해 9월 2024년도 ‘기후대응 도시숲 조성사업’에 국비 47억원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산림청 공모에 선정된 대상지는 ▲수원시 영통구 이의동 일원 ▲용인시 기흥구 영덕동 일원 ▲부천시 오정동 일원 ▲남양주시 진접읍 일원 ▲안산시 단원구 성곡동 일원 ▲평택시 포승읍 일원 ▲파주시 월롱면 일원 ▲연천군 전곡읍 일원 등 8개 시·군 8개소다. 이곳에는 생활권 미세먼지 확산 차단을 위해 9.4ha 규모의 숲이 조성될 예정이다. 수목진료는 ‘나무의사’에게만 맡기세요 한편 ‘나무의사’ 제도는 산림보호법 개정안 발의에 의해 2016년 신설됐다. 직장과 생활권의 도시숲이 늘어남에 따라 올바른 나무 관리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의해 생겨난 제도로 2018년 6월 신규 도입됐다. 2018년 나무의사제도 도입에 따른 갈등과 혼선을 최소화하기 위한 경과조치로 5년간 시행하던 유예기간이 지난해 6월 28일 종료되면서 나무의사제도가 본격 시행됐다. 나무의사제도가 도입되기 전 아파트 단지나 학교, 공원 등 생활권 수목 관리는 실내소독업체 등 비전문가들이 주로 시행했고 그로 인해 농약의 부적절한 사용 등 국민안전과 수목 환경을 위협하는 부작용이 빈번했다. 이에 따라 수목 피해를 진단·처방하고 그 피해를 예방하거나 치료하기 위한 모든 수목진료 활동은 나무의사와 수목치료기술자 두 종류의 국가전문자격자를 보유한 1종 나무병원에서만 수행할 수 있게 됐다. 산림청은 수목진료 분야의 전문성과 교육 인프라 확보 등을 심사해 양성기관 15곳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대 식물병원 ▲(사)한국수목보호협회 ▲신구대 식물원 ▲경상대 수목진단센터 ▲경북대 농업생명과학대학 ▲전남대 산학협력단 ▲충남대 수목진단센터 ▲강원대 수목진단센터 ▲충북 산림환경연구소 ▲전북대 산학협력단 ▲공주대 산학협력단 ▲국민대 산학협력단 ▲국립안동대 산학협력단 ▲동아대 융합디자인연구소 ▲순천대 산학협력단 등이다. 나무의사가 되기 위해서는 수목진료와 관련된 학력,자격증 또는경력 등의응시자격을 갖추고, 양성기관에서 150시간 이상의 교육을 이수한 뒤 국가자격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나무의사 자격시험은 1차(선택형 필기)와 2차(서술형 필기 및 실기)로 이뤄져 있으며 1차 시험에 합격해야 2차 시험 응시 자격이 주어진다. 1차 시험은 수목병리학·해충학·생리학·토양학·관리학 등 5과목에서 각 100점 만점 기준 과목당 40점 이상, 전 과목 평균 60점 이상 득점해야 합격으로 인정된다. 2차 시험은 서술형 필기와 실기로 이뤄지며 각 100점 기준 과목당 40점 이상 전 과목 평균 60점 이상을 얻어야 합격한다. 나무의사 제도 도입 이후 2022년 7월 기준 나무의사 742명이 배출됐으며 나무병원은 전국에 2024년 기준 808개소가 운영 중이다. 계속되는 기후변화 영향에 따른 돌발 병해충 발생률이 증가함에 따라 농경지 및 산림지역 외에 생활권에 해당하는 아파트 단지, 공원, 가로수까지 피해가 번지고 있어 이를 막기 위해 나무의사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 또 탄소배출 저감을 위한 다양한 과업 중 도심 수목 관리는 나무병원과 나무의사가 주도적으로 수행해야 하는 핵심 과제 중 하나다. 이에 나무의사의 종합적이고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공간의 재발견, 수원 '광교푸른숲도서관'

광교푸른숲도서관은 ‘공간’을 제공하는 공공도서관이다. 수많은 장서를 불편함 없이 빌릴 수 있는 것에 그치지 않고 숲과 자연이 어우러진 입지적 장점을 최대한 살려 공간에 더 오래 머물 수 있도록 배려한다. 책이 아니어도 잠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자리를 내어 주는 곳, 지역 시민들의 쉼터가 되는 곳이다. 책과 숲이 주는 치유 오랜 시간 수원시민의 휴식처였던 원천유원지는 2011년 광교신도시 개발과 함께 광교호수공원으로 탈바꿈했다. 205만㎡(65만평) 규모의 부지는 원천호수와 신대호수 2개 권역으로 나뉘어 있으며 숲과 호수를 품은 호수공원으로 2013년 11월 개장했다. 공원 산책로를 걷다 보면 언덕 너머 작은 숲에 있는 광교푸른숲도서관을 만날 수 있다. 그야말로 숲속에 있는 도서관은 공원을 산책하다가 잠시 쉬기에도, 책을 읽다가 나와 공원을 둘러보기에도 더 없이 좋은 위치다. 2018년 4월 12일 개관한 광교푸른숲도서관은 연면적 4천477㎡, 지하 1층∼지상 3층 규모로 종합자료실, 디지털자료실, 어린이자료실, 유아자료실, 카페, 휴게실, 부속건물 ‘푸른숲 책뜰’로 구성돼 있다. 푸른숲도서관의 테마는 ‘힐링’이다. 이는 개관 당시 세웠던 테마 ‘자연치유’를 유지하면서도 좀 더 포괄적인 의미를 담기 위해 바뀐 것으로 주변의 뛰어난 자연환경을 활용해 온종일 머무르며 휴식하고 지적 소양을 키울 수 있는 공간을 지향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에 푸른숲도서관은 장서 6만여권 중 지역주민의 마음을 위로하고 정신건강을 북돋울 수 있는 ‘힐링’을 주제로 한 특화도서 4천여권을 구비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수원시립공공도서관과 사립공공도서관을 모두 연결해 약 300만권의 장서를 가까운 도서관에서 대출·반납할 수 있는 상호대차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1년 미만의 신간 도서를 서점에서 바로 빌려볼 수 있는 희망도서서점바로대출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 전자도서관 구비 자료 전자책 2만1천79점, 오디오북 1천9점, 웹 데이터베이스(DB) 326점, U콘텐츠 168점, 전자잡지 216점을 서비스하고 있다. 푸른숲도서관은 옥상, 테라스, 오두막 등 곳곳에 배치된 공간적 다양성을 활용해 클래식 음악, 책, 자연, 휴식을 콘셉트로 한 다채로운 콘서트를 개최하고 있다. 이는 관객과 예술가, 가족들이 독서를 매개로 추억을 만들고 하루 종일 머물러도 지루하지 않은 도서관을 실현하기 위한 노력으로 특히 2019년 문화체육관광부 주최, 지역문화진흥원·문화예술 공동체 더뮤엘 주관으로 ‘휴식소리 콘서트’ 시리즈를 진행해 지역주민의 참여를 이끌어냈다. 또 ‘정원’을 역사·문학·철학 등 다각도로 들여다보는 ‘그림으로 만나는 우리 정원 이야기’, ‘문학 속 정원 이야기’, ‘생활 속 정원이야기’, ‘그림책과 함께하는 에코가드닝’ 강의가 큰 호응을 얻었다. 도서관 공간 활용한 다양한 즐거움 선사 도서관 로비에 해당하는 ‘푸른마루’는 책을 읽거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이다. 자연녹지지역의 특성을 살려 지형 훼손을 최소화했으며 숲 전망을 즐길 수 있도록 계단식 테라스 구조로 돼 있다. 특히 공원의 녹지축이 관통하는 지역에 높이가 다른 두 개의 산책로를 연결해 주변 아파트에서 하천 산책로를 따라 진입하거나 호수공원 산책 중 자연스럽게 도서관으로 들어갈 수 있는데 도서관이 호수공원의 관문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푸른숲 책뜰’은 도서관 부속시설에 해당하는 숲속 독서공간이다. 총 5동으로 돼 있는 이곳은 2020년 2월 오픈했으며 가족, 친구와 함께 숲속의 공간에서 소규모 모임을 갖거나 책을 읽을 수 있다. 유료로 운영되고 있으며 매월 1일 다음 달 예약이 오픈된다. 방학 기간에는 푸른숲 책뜰을 활용해 가족과 함께하는 독서문화 체험 프로그램 ‘토닥토닥 힐링 독서캠프’를 운영한다. 한편 광교푸른숲도서관은 한국외국어대 국제지역연구센터와 상호 업무협약(MOU)을 체결해 ‘세계문화기행’, ‘세계문학과 소통하기’, ‘세계문화탐방’, ‘세계의 도시, 문화를 품다’ 등 인문학 강좌를 지원받아 내실 있는 프로그램 진행과 소통하는 도서관 역할을 확립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푸른숲도서관은 공원 속 공공도서관이라는 입지적 특징을 활용해 지역사회와 융합하고 상생하는 플리마켓 ‘책숲마실’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진행한 플리마켓에서는 문화예술 명인들의 서예서각, 동판공예, 솟대만들기, 캘리그래피, 펜드로잉, 보리아트, 전통노리개와 향낭 등을 판매·전시하고 도서관 이용자들끼리 물품을 교환·판매할 수 있는 아나바다장터, 버스킹 공연 등을 마련했다. 올해는 4~5월, 9~10월 등 총 4회에 걸쳐 진행될 예정이다. 이용객들이 지금 꼭 필요한 책 읽을 수 있도록 방대한 도서관 자료 중 내게 꼭 필요한 책, 적절한 책을 고르는 데 도움이 되도록 푸른숲도서관은 다양한 큐레이션을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도서관 테마에 걸맞은 힐링과 생각 전환에 도움이 될 만한 책을 사서가 추천하는 ‘힐링포레스트’, 시민들이 직접 추천하는 ‘시민약사님의 책처방전’ 등이다. 또 국립중앙도서관 빅데이터 플랫폼인 ‘솔로몬’이 분석한 ‘도서관 빅데이터로 보는 책 둘레길’, 개관 이래 미대출 중인 숨은 명작을 소개하는 ‘첫 손님을 모십니다’는 참신한 기획과 다양한 도서를 발굴한다는 의미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집이 서점이 된 사연... ‘책방 옥상에 앉아’

2021년 의정부시 신곡 1동 주택가에 오픈한 ‘책방 옥상에 앉아’는 책방지기 황소연씨가 20년 넘게 살아온 집이었다. 황씨는 책방 오픈을 준비하며 장소를 고민하던 중 학창시절을 보낸 의정부를 떠나 다른 곳에서 운영해야 할 이유를 찾지 못했고 의정부에서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공간인 ‘우리집’ 옥상에 책방을 차려야겠다고 결심했다. 집이 서점이 된 사연 ‘책방 옥상에 앉아’는 2022년까지는 가족들이 아래층에 살았다. 옥탑방과 옥상 공간을 책방으로 꾸려 운영했는데 지난해 초 이사를 하면서 아래층까지 책방 공간을 확장했다. 집에서 책방을 열겠다고 결심하기까지 고민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오픈 초반에는 의정부가 다른 지역에 비해 독립서점이 드물었고 집 주변이 상권 형성도 안 돼 있는 동네라 아무도 안 찾아오면 어떡하나 불안한 마음도 있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물건을 사고파는 상점을 넘어 동네 사랑방이 된 것 같다”고 말한다. ‘책방 옥상에 앉아’를 구성하는 여섯 가지 키워드 ‘책방 옥상에 앉아’에는 여성, 환경, 가족, 관계, 예술, 철학 등 여섯 가지 북 키워드가 있다. 이 키워드들이 ‘책방 옥상에 앉아’의 특징이자 큐레이션 기준이 되기도 한다. 황씨는 ‘여성’ 키워드를 관통하는 메시지를 ‘페미니즘은 모든 폭력에 저항하는 것이다’에 두고 있다. 이를 통해 여성의 삶뿐 아니라 누구나 자유로운 삶을 가질 수 있도록 우리 일상에 질문을 던지는 책을 찾는다. ‘환경’에서는 환경 문제, 차별과 오염 문제, 사회제도의 모순 등 우리 사회의 모습을 직시해 보다 다층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이해하도록 도와줄 책을 고르고 있다. ‘가족’은 가족 구성원의 존재를 존중하고 다양한 가족관계와 형태가 있음을 배울 수 있는 책을 소개하고 있으며 ‘관계’ 키워드에서는 나, 자아, 타인, 세상과의 접점을 발견하고 관계의 힘으로 우리 마음을 위로하는 책을 소개한다. ‘예술’ 키워드에서는 반복되는 일상에 무뎌진 우리의 감성을 말랑말랑하게 해 줄 감각적인 책과 예술 이론서를 소개하고 끝으로 ‘철학’은 우리 모두가 일상 속에서 아무렇지 않게 철학적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는 철학자가 되길 소망하며 사유의 깊이를 더해줄 도서와 철학서를 소개한다. 황씨는 “이런 가치들에 중점을 두되 그림책, 문학, 에세이, 이론서 등 일반 서적도 큐레이션하고 있다”면서 “주제를 정해 큐레이션 글과 관련된 책을 소개하는 등 고객들이 선택의 범위를 넓히도록 노력한다”고 전했다. 다양한 모습의 ‘책방 옥상에 앉아’. ‘책방 옥상에 앉아’에서는 오픈 첫해부터 최근까지 직접 기획하거나 공간만 제공하는 형태로 여러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책방 공간이 여러 사람의 기획에 따라 변화되는 것이 재미있고 의미도 있었다고. 황씨는 “2024년에는 책방 공간도 확장된 만큼 다양한 분들과 다채로운 모습으로 만나게 될 것을 기대한다”고 말한다. 한편 황씨는 2023년을 마무리하며 12월 한 달간 도서 할인 행사를 진행했다. 어느덧 책방 운영 3년 차로 시간이 흐른 만큼 서가에 책도 쌓인 것. 한 해를 마무리하며 서가를 가볍게 비우고 2024년에는 더 좋은 책들로 서가를 가득 채우겠다는 다짐이었다. 책방 옥상에 언제든 올라 오세요! 앞서 말했듯 의정부는 황소연씨가 어린 시절을 보낸 곳으로 이런저런 불만도 많지만 그만큼 애정도 깊은 도시다. ‘책방 옥상에 앉아’가 “누군가에게 편안한 공간이 되길 희망한다”고 말한다. 삶의 흐름에 발맞춰가기 숨 가쁠 때 ‘책방 옥상에 앉아’에서 느리게 머물러 보시길.

'오늘도 쓰레기 잘 버리셨나요?' 환경인플루언서 홍다경 [인터뷰]

1997년생 환경인플루언서 홍다경씨는 매일이 바쁘다. 불러주는 곳은 없어도 찾아갈 곳도, 만나야 할 사람도 많다. 어떻게든 환경의 끈을 놓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자신이 하는 일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책도 쓰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활동도 열심이다. 개인 유튜브 채널 ‘청년환경운동가 홍다경’도 운영하며 더 많은 영향력을 가진 진정한 환경 ‘인플루언서’가 되길 꿈꾼다. 환경과 나, 운명인가? 청년동아리 ‘지구를 지키는 배움터’(이하 지지배)의 대표이자 환경인플루언서로 활동하고 있는 홍다경씨의 환경 사랑은 2016년 뉴질랜드에서부터 시작된다. 고등학교 졸업 후 지구시민 발런티어(봉사활동)를 위해 떠난 뉴질랜드는 초원과 바다가 넓게 펼쳐진, 그야말로 천혜의 자연이 살아 숨 쉬는 나라였다. 그러나 환상은 곧 깨졌다. “우연히 들른 식당에서 현지 주방장이 음식물과 일반쓰레기를 분리하지 않고 한꺼번에 버리는 모습을 목격했어요. 온갖 보디랭귀지를 섞어 가면서 왜 분리하지 않는지 물었는데 그 사람의 답을 듣고 잠시 멍해졌죠.” 주방장은 “이렇게 버리면 바다로 간다”고 아무렇지 않게 답했다. 홍씨는 ‘쓰레기를 바다로 버리는’ 현장을 본 것에 충격을 받았다. 현지 주방장의 말이 사실이라면 ‘뉴질랜드에서는 여태껏 쓰레기를 바다에 버리고 있었겠구나’ 하는 의심을 지울 수 없었다. 1년간의 뉴질랜드 생활을 마치고 홍씨는 대구에 사는 부모님을 떠나 서울에 자리 잡았다. 당장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이 급선무였는데 마침 발견한 서울시 청년 일자리 공공근로에 지원했다. 그리고 여기서 또 한번 운명처럼 환경과 만났다. “참 신기하게도 저에게 서울시 소방재난본부 청소 일이 배정됐어요. 보통 공공근로 청년들은 주민센터 단순 사무보조나 민원 안내 업무를 하는데 말이죠.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전 5시에 일어나서 어르신 근로자 한 분과 함께 200여명이 근무하는 사무실을 청소했습니다. 몸은 정말 힘들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큰 공부가 됐어요. 회사에서는 분리배출을 어떻게 하는지도 알게 됐고, 청소 직원이 열심히 쓰레기를 분리해도 선별장 수거 과정에서 다시 섞인다는 것도요. 쓰레기가 제대로 버려지려면 개개인 모두가 환경에 대한 인식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쓰레기 만들지 마세요! 2018년 중국에서 쓰레기 수입을 금지하면서 전 세계 재활용 시스템이 큰 충격을 받았다. 우리나라 역시 ‘쓰레기 대란’ 사태가 벌어졌고 그제야 정부와 시민들은 쓰레기에 관심을 갖게 됐다. 지지배 동아리 활동을 하며 지속적으로 환경운동에 목소리를 내오던 홍씨도 문득 ‘내가 분리해 내놓은 재활용 쓰레기가 제대로 재활용되고 있을까’ 궁금해졌다. 그래서 전국의 쓰레기 선별장, 소각장, 매립지 현장에 가보기로 했다. 혼자서. “선별장, 소각장, 매립지는 대부분 사람들이 살지 않는 외곽 지역이 많아 대중교통으로 가는 건 한계가 있겠더라고요. 급한 대로 부모님과 가기도 하고, 차가 있는 친구와 움직이기도 했어요. 또 지지배 활동에 관심을 갖고 계시던 분들, 저의 이야기를 들은 선별장 사장님 등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아 한 달 정도 각 지역의 재활용 선별장과 매립지를 돌아다녔습니다.” 홍씨는 더운 여름 전국의 쓰레기장을 찾아다니며 분리배출의 중요성과 자원순환의 필요성을 다시금 깨달았다. 그러나 최고의 대안은 ‘소비를 줄이는 것’이라는 결론을 얻었다고. “쓰레기를 잘 분리해 버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쓰레기를 만들지 않아야 한다는 걸 절실하게 느꼈어요. 그러기 위해선 소비 형태도 바뀌어야 하고요. 최근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는 리사이클링 및 업사이클링 제품을 쓰거나 제로웨이스트숍도 더 늘어야 하고요. 무엇보다 이러한 제품이나 가게가 많아지도록 대기업의 관심과 참여가 많아지길 바랍니다.” ‘선거 마무리는 수거’ 최근 홍씨의 관심사는 선거 공보물과 현수막이다. 2022년 6월 있었던 지방선거 때부터 ‘선거 마무리는 수거’라는 타이틀을 갖고 선거운동 때 발생하는 폐기물을 잘 처리하도록 당사자들에게 의견을 전하고 있다. 그중 첫 행보는 지방선거 후보자들에게 당사자들의 공보물을 보내는 일이었다. “2022년 6월 지방선거가 끝난 후 전국 후보자들이 뿌렸던 명함, 전단 등 공보물 1200여장을 수거했어요. 함께 활동하는 지지배 회원들과 하나하나 분류해 그해 연말 43명의 당사자들에게 우편으로 보냈습니다. 그중 소수 정당 두 곳에서 ‘쓰레기 없는 선거 만들겠다’는 답변이 왔죠. 아직 반응은 미미하지만 ‘제로웨이스트 선거운동 캠페인’은 지속적으로 할 계획입니다.” 홍씨와 함께 지지배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원종준씨가 주도한 이 캠페인의 골자로는 현수막 철거와 관련해 공직선거법 제276조 현 ‘지체없이’를 ‘3일 이내’로 개정해 철거 의무화를 강화하고 유권자로 하여금 공보물 받는 형식을 지금처럼 종이로 받을지 온라인으로 받을지 선택할 수 있게 하자는 내용이다. “이 사안에 대해 저희의 최종 목표는 입법을 통해 법이 바뀌고 친환경 선거가 되는 것입니다. 지난해 11월 30일 ‘시군구 선거관리위원회의 선거일 후 현수막 미철거 단속 소홀에 대한 감사청구 연명서’를 감사원에 제출하는 것으로 활동을 시작했고요. 저희의 작은 목소리가 4월에 있을 총선 후를 조금이라도 바꾸길 기대합니다.” 홍씨는 “최근 환경 관련 콘텐츠가 많아지고 관심이 늘면서 오히려 시민들은 무감각해지고 있는 것 같다”고 걱정했다. 환경 문제가 익숙해지고 그만큼 피로감이 커졌다는 것. 지지배 커뮤니티에서 진행하는 플로깅 등 쓰레기 줍기 모임에도 20~30명씩 참여하던 인원이 요즘엔 10명 남짓으로 줄었다. “환경이야기가 피곤하고 듣고 싶지 않아진 탓이겠죠. 그런데 이런 때일수록 개개인이 더욱 관심을 갖고 힘을 내야 합니다. 현재가 힘들어 외면할수록 앞으로 기후위기는 더 심각해지고 삶의 질도 더욱 떨어질 테니까요. 저 역시 현실이 불안하기만 한 청년 환경운동가이지만 끝까지 버티겠습니다.”

오롯이 음악과 하나되는 시간, 의정부음악도서관

‘당신이 절대적으로 알아야 할 유일한 것은 도서관 위치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말이다. 경기도 최초 도립도서관인 경기도서관이 2024년 12월 준공될 예정인 가운데 막상 우리 가까이에 있는 ‘동네’ 도서관들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반세기 동안 군사도시 역할을 수행한 의정부시가 ‘책 읽는 도시’로 변모하는 데 큰 역할을 한 의정부음악도서관을 시작으로 우리 주변의 도서관과 그 지역의 특색 있는 독립서점을 소개한다. 군사도시에서 문화도시로의 전환, 의정부음악도서관 “우리 집 가까이에도 음악도서관이 있으면 좋겠다”, “근처 사는 주민들이 정말 부러운 시간이었다” 등 의정부음악도서관을 다녀간 방문객들의 리뷰는 대부분 칭찬과 부러움의 글이다. 2021년 6월 3일 개관한 의정부음악도서관은 연면적 1천691.27㎡, 지상 3층 규모로 도서 9천571권, CD 6천519점, LP 1천288점, DVD 1천55점, 악보 3천170점 등 다양한 음악 자료를 시민이 향유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의정부시가 특화도서관을 기획하게 된 계기는 200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의정부시는 의정부정보도서관을 건립하면서 명칭에 걸맞은 전자태그(RFID) 시스템을 갖춘 최첨단 공공도서관을 개관했다. 2007년에는 과학도서관과 의정부어린이도서관을 오픈하며 공공도서관 3개 관과 시에서 직영하는 도서관 14개소를 하나로 통합하는 시스템을 구축했고 2008년부터는 직영 17개 도서관을 하나의 도서관처럼 이용할 수 있는 상호대차서비스를 시작했다. 이후 45만 인구 대비 공공도서관 인프라가 부족하다고 판단한 의정부시는 2010년 도서관 확충 사업을 시의 주요 정책으로 추진했다. 여기에 반세기 동안 군사도시의 역할을 수행한 의정부시의 이미지를 탈피할 만한 문화시설 확충이 필요하 다는 판단이 더해졌다. 이에 의정부시는 2015년 지금의 부지에 도서관 건립 계획을 수립하고 2017년까지 3회에 걸쳐 인근 시민들을 대상으로 원하는 도서관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시민들의 선호도와 지역적 여건 등을 고려해 음악 분야 특성화 도서관 건립을 결정했는데 이는 기존의 의정부음악극축제와 블랙뮤직페스티벌이라는 의정부만의 음악적 문화 자산을 확장·재해석한 의미도 담겨 있다. 의정부음악도서관은 음악 중에서도 ‘블랙뮤직’을 모티브로 공간을 디자인했다. 블랙뮤직이란 재즈, 블루스, 가스펠, 솔(soul), 리듬 앤드 블루스(R&B), 힙합 등 20세기 이후 서양 대중음악의 원천이 되는 장르를 통틀어 일컫는 말로 미군부대 주둔의 영향으로 자리 잡은 문화를 의정부시만의 차별화된 콘텐츠로 재탄생시킨 것이다. 음악을 읽고, 듣고, 체험하다 의정부음악도서관에 들어서면 1층 정면에 팝, 케이팝, 재즈, 힙합 관련 음반과 서적이 진열돼 있어 음악도서관의 정체성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한다. 1층 북스테이지는 일반도서, 어린이도서, 음악전문도서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의 도서를 비치해 가족이 함께 같은 층에서 독서를 즐길 수 있도록 꾸몄다. 이 모든 공간에 구획을 나누지 않아 경계 없이 자유롭게 책을 읽고 음악을 들을 수 있으며 한쪽에 비치된 그랜드피아노를 활용해 1층은 소규모 공연장으로 탈바꿈하기도 한다. M층은 1층 천장이 뚫려 있는 메자닌(Mezzanine) 구조의 중층으로 음악 입문자와 연주자를 위해 악기별로 나눠 놓은 악보 코너가 가장 핵심이다. 이곳엔 난이도별로 다양한 악보가 구비돼 있으며 독주 악기를 위한 악보 외에도 오케스트라 총보 등 평소 접하기 어려운 악보들이 마련돼 있다. 악보 외에도 음악에 관한 고전문학, 시, 매거진 자료가 있으며 M층 벽면 미디어 월에는 20회를 넘은 ‘의정부음악극축제’와 3년째 개최하고 있는 ‘블랙뮤직 페스티벌’에서 축적한 데이터를 모두 디지털화해 보관하고 있다. 3층 뮤직스테이지는 의정부음악도서관의 정체성,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우선 뮤직홀은 스타인웨이 앤드 선즈(Steinway&Sons)의 자동 연주 피아노 스피리오(Sprio) 모델이 들어서 있는 공연장이다. 마침 취재 당일 매달 1회 진행하고 있는 ‘사서와 함께하는 도서관 투어’에 참여할 수 있었는데 뮤직홀의 고품질 음향을 경험하도록 음악이 극대화된 영화와 연주를 체험할 수 있었다. 도서관 투어가 없는 날에도 이곳은 상시 열려 있으며 매일 오후 1시간씩 스타인웨이 피아노를 통해 자동연주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오디오룸은 보다 온전히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다. 다양한 오디오 기기와 스피커가 설치돼 있어 최적의 환경에서 영상과 음악을 즐길 수 있다. 스튜디오 A는 큐베이스프로 등 작곡 프로그램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스튜디오 B에서는 연주하는 사람만 들을 수 있는 사일런스 기능이 있는 야마하 업라이트를 치고 싶은 순간 언제든 칠 수 있다. 보통의 공공도서관이 이러한 공간을 예약제로 운영하고 있는 것에 반해 의정부음악도서관은 예약 없이 이용할 수 있다. 이외에도 의정부음악도서관은 음악감상 동아리, 실내악 연주 모임, 시니어 합창단 등 시민들의 삶을 풍요롭게 할 다양한 음악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

짧아 더 아름다운 '봄꽃놀이' 가세요

올해 봄꽃 개화는 평년보다 1~7일 빠를 것으로 보인다. 3월 초부터 꽃망울을 터뜨린 개나리를 좇아 하루 중 따뜻한 시간이 길어지는 3월 말 진달래가 개화한다. 봄꽃의 상징이 된 벚꽃은 경기도와 인천에서는 내달 7일부터 만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안양천 벚꽃길, 지역은 바뀌어도 꽃길은 이어져… 안양천은 삼성산의 하천과 백운산의 학의천, 군포시 산본천 등의 지류가 안양시 석수동에서 합류해 북쪽으로 흐르는 길이 34.8㎞의 하천이다. 광명시와 서울 금천구·구로구·영등포구를 지나 한강으로 흘러드는데 발원지가 삼성산의 안양사라서 ‘안양천’이라 부른다. 안양천은 하천변을 따라 자전거도로와 산책로, 인공습지 등이 조성돼 있어 평소에도 이곳을 찾는 발길이 잦은 편이다. 특히 봄이 되면 대부분의 구간에 벚꽃과 개나리가 만개하면서도 서울에 비해 한적한 편이어서 여유롭게 꽃놀이를 즐길 수 있다. 안양시에서는 매년 봄 만안구 석수동 충훈2교 및 석수로 일대를 ‘충훈벚꽃길’로 지정해 ‘안양충훈벚꽃축제’를 진행한다. 올해는 3월 30∼31일 축제가 열리며 이 기간 차 없는 거리로 조성돼 버스킹, 체험 부스 등 다채로운 문화 행사를 제공한다. 한편 시끌벅적한 인파를 피하고 싶다면 꽃이 만개하는 시기에 맞춰 광명시 부근 안양천 길을 밤에 걷는 것도 좋다. 아래에서 위로 비추는 조명과 가로등이 조화롭게 벚나무를 은은히 비추고 밤하늘에 새겨진 벚꽃이 대비를 이뤄 밤벚꽃의 묘미를 느낄 수 있다. ■ 인천대공원 벚꽃축제, 왕벚나무 800그루의 향연…꽃비 맞으며 피크닉 인천시는 지난해 14년 만에 ‘인천대공원 벚꽃축제’를 개최했다. 축제 행사 이틀 동안 17만여 명의 나들이객이 방문했으며 만개 시점인 4월 1일부터 9일까지 63만 명이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 벚꽃이 만개한 인천대공원은 사실 축제가 아니어도 방문할 가치가 있는 곳이다. 남문쪽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식재돼 있는 800여 그루의 왕벚나무는 아치를 이루며 줄지어 있어 사잇길을 걷는 것 만으로도 낭만을 느낄 수 있다. 특히 2천665㎡에 해당하는 넓은 부지 대부분이 평지로 돼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편하게 산책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인천대공원을 중심으로 주변에 동물원과 식물원 등도 있어 시간에 맞춰 방문한다면 둘러보기 좋다. 동물원과 식물원을 포함한 인천대공원 입장료는 무료다. 벚꽃 외에도 매화, 장미, 야생화 등이 시기별로 개화해 다양한 꽃을 만날 수 있고 미리 예약한다면 캠핑장에 머물며 휴양을 즐길 수 있다. 한편 올해 축제 기간은 4월 6~7일로 예정돼 있으나 개화 시기에 따라 축제 기간은 변경될 수 있다 ■ 용인 에버랜드, 동화 같은 페어리 타운 ‘우리나라 대표 꽃정원’ 에버랜드 봄꽃 축제는 우리나라 꽃축제의 기반을 만들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1985년 용인 자연농원 당시 시작한 장미축제는 정원 문화가 익숙치 않은 대중에게 잘 가꿔진 정원의 아름다움을 일깨웠다. 세월의 흐름에 따라 꽃축제도 다양해지면서 에버랜드 정원도 다채로워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기존의 장미축제와 튤립축제를 대신해 선보인 ‘페어리 타운’을 오픈한다. 상상 속 요정마을 ‘페어리 타운’으로 변신한 포시즌스가든에서 튤립, 수선화, 무스카리 등 100여종, 약 120만송이의 봄꽃을 만날 수 있다. 특히 높이 11m의 LED 대형 스크린에는 네덜란드 현지의 튤립 필드 영상이 상영되며 바로 앞 화단에 식재된 실제 튤립들과 직선 형태로 이어지는 것처럼 보여 거대한 튤립 가든을 연출한다. 또한 지난달 24일 오픈한 ‘하늘정원길’은 수도권에서 가장 가까운 매화 테마정원으로 매화 군락지가 대부분 남부지방에 몰려있는 것과 달리 하늘정원길 매화는 3월 말 30% 정도 개화하고 이달 7일경 개화율이 80%까지 올라가며 만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늘정원길에서 다양한 봄꽃과 찍은 사진을 SNS에 올리는 인증샷 이벤트가 5월 14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아지트 같은 공간, 우리동네 독립서점 '글한스푼'

“설탕 한 스푼이면 쓴 약도 꿀꺽할 수 있듯 글 한 스푼이 우리의 삶을 한결 평화롭게 하기를 기대해요.” ‘글한스푼’ 주인장 김민희씨가 보내는 메일 끝 서명란에 적힌 글귀다. 김씨는 글한스푼을 찾는 이들이 행복을 찾을 수 있길 바란다. 청소년이 행복한 세상을 위해 독립서점 글한스푼의 시작은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글한스푼 대표 김민희씨는 사회복지사로 부천시 송내동 지역에서 아동복지시설과 작은도서관을 운영했다. 해당 건물이 재건축으로 인해 사라지면서 지금은 다른 곳으로 옮겨 운영 중이지만 당시 시설을 이용하던 아이들이 성인이 돼 찾을 수 있는 공간, 함께 도우며 후원하던 봉사자들이 뜻을 모아 더욱 다양하고 행복한 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송내동에 터를 잡았다. 그렇게 2021년 ‘글한스푼’이 문을 열었다. “아이들이 언제든 다시 찾을 수 있는 아지트 같은 공간을 만들고 싶기도 했어요. 본격적으로 ‘책’과 관련된 활동을 하면서 마음에 평화를 얻을 수 있길 바랍니다. 누구나 마음속엔 자신도 모르는 또 다른 ‘길’이 있기 마련이니까요.” 김씨를 비롯한 글한스푼 책방지기들은 아동청소년전문가, 사회복지사, 정신건강전문요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씨는 “아이들이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선 가족은 물론이고 학교, 마을 등 아이들을 둘러싼 환경이 모두 건강하고 행복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래서 글한스푼에서 판매하는 도서들도 아이들을 더 잘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는 책 위주로 고르고 있다. “양육 관련 도서와 자신을 들여다볼 수 있는 심리 분야 책, 다양한 삶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문학과 대본집 등을 주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부천과 경기지역을 배경으로 하거나 지역에서 탄생한 작가들의 작품을 발굴하는 작업도 꾸준히 하고 있고요. 작가의 개성이 담긴 독립출판물도 더 많이 소개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독립출판물, 소개부터 제작까지 글한스푼의 모태가 아동청소년복지시설에 있는 만큼 서점에서 할 수 있는 아이들 교육에 힘쓰고 있다. 대표적으로 2021년부터 2년간 경기도교육청과 함께한 ‘꿈의학교’(현 이룸학교)가 그것이다. 아이들이 직접 쓴 글을 책으로 출판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일인데 직접 쓰는 것은 물론이고 표지 디자인까지 아이들 스스로 해냈다. 김씨는 “글쓰기와 독립출판은 아이들이나 성인 모두에게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데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경험했다”고 말한다. 김씨는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독립출판을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자 최근 독립출판물 홈페이지를 구축하고 있다. 책을 내고 싶은 작가들은 자신과 맞는 출판사를 찾아 자신의 이름으로 책을 낼 수 있고, 독립출판사들은 입점회원이 돼 홈페이지를 통해 책 판매도 할 수 있는 쇼핑몰 개념이다. “그동안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해오던 저희 책방 소식도 이 홈페이지를 통해 더 쉽게 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더 많은 독립출판물이 독자들과 만날 수 있도록 온·오프라인 모두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