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은 6일 “(향후 기업개혁을 통해) 실업자가 5만명이 더 나올 가능성이 있다”면서 “그러나 생산적 복지 차원에서 정보화 교육 등을 통해 이들이 빨리 취직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이날 오후 민주당 청년 조직인 새시대새정치연합회 중앙 시·도지부 간부 초청 다과회 연설에서 “지금 경제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며 조금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어 김 대통령은 “우리는 이를 극복해 낼 수 있으며 4대 개혁을 반드시 실현할 것”이라면서 “경제를 발전시키고 서민대중, 중소기업, 농민 등 어려운 사람들의 삶을 소생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또한 김 대통령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국민화합을 다지고 지역·계층간 최대한 화합을 이뤄내도록 하겠다”며 “여기에 대해서도 많은 구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인사편중 지적에 대한 시정 및 지역경제의 활성화방안 등이 김 대통령의 지역화합 구상에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대중 대통령은 5일 오후(현지시간) 노르웨이 베르겐시 국립국장에서 거행된 2000년 ‘라프토 인권상’ 시상식에 차남 홍업씨를 대신 보내 상을 받았다. 라프토 상은 반독재 인권운동가인 토롤프 라프토 교수를 추모하기 위해 제정된 상으로 김 대통령은 지난 9월28일 한국의 민주주의와 인권신장, 한반도 평화 진전 등의 공로로 라프토 인권재단으로부터 14대 수상자로 선정됐다. 라프토 상과 노벨 평화상을 같은 해 동시에 수상하게 된 것은 김 대통령이 처음이며 두 상을 모두 수상한 사람은 미얀마 인권운동가 아웅산 수지와 동 티모르의 망명정부 외무장관이던 호세 라모스 오르타 등 2명이다. 김 대통령은 이날 영상으로 상영된 수락연설을 통해 “저의 지난 40년은 자유와 민주주의, 인권을 향한 순례와 고난의 길이었다”면서 “그러나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한국 국민이 항상 저와함께 있었기 때문이며, 전세계의 민주인사들이 우리 국민의 민주화 투쟁을 지원하고 격려해준 덕택이었다”고 감사를 표했다.
김대중 대통령은 3일 “오늘 부실기업에 대한 정부의 획기적 조치를 계기로 개혁을 더욱 서두르겠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이날 오전 창원 경남도청에서 김혁규 지사로 부터 업무추진현황을 보고받는 자리에서 “금융·기업 등 4대개혁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특히 김 대통령은 “개혁을 하면 세계 일류국가기반을 구축할 수 있지만 하지 않으면 다시 외환위기 국면을 맞을 수 있다”면서 “오늘 퇴출기업 발표는 정부가 역할을 해서 구조조정을 하기 위해 발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 대통령은 남북문제에 언급, “남북문제는 중앙정부만의 것이 아니라 기업이나 지자체가 독자적으로 북한을 상대하고 북한사회와 상호교류의 폭을 넓혀 민족적인 이해 기반을 넓히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동질성을 강화하고 평화정착과 협력기반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김 대통령은 “이산가족 교류는 생사확인과 소식교환을 주목적으로 하고 있다”면서 “내년에 북측의 사무적인 절차 등이 마련되면 (면회소 설치 등이) 성사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와함께 김 대통령은 “이제 행정은 민간기업과도 경쟁을 해서 능률과 성과를 올려야 하며 세계 선진행정기관과도 경쟁을 해 이겨야 한다”면서 “행정에도 경영마인드를 도입해 민간기업과 더불어 기여하고 국제적으로 세계 경쟁상대와 겨뤄 좋은 결과를 올려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김 대통령은 부산∼거제간 연결도로 건설과 관련, “중앙정부에서도 이 다리건설을 특별히 지원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김대중 대통령은 오는 13일부터 17일까지 제8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 및 브루나이 국빈 방문을 위해 부인 이희호 여사와 함께 브루나이의 수도 세리 베가완을 방문한다. 김 대통령은 이어 23일부터 27일까지는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 한·중·일’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를 각각 국빈 방문할 예정이라고 청와대 박준영 대변인이 발표했다. 김 대통령은 오는 15∼16일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서 참가국 정상들과 세계화 및 다자무역체제 촉진, 역내 무역·투자 자유화 및 경제·기술협력, 그리고 국제유가안정을 위한 APEC의 공동대처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특히 김 대통령은 북한의 APEC 활동참여를 위한 회원국 정상들의 폭넓은 지지를 이끌어내는 한편 북한의 개혁과 개방에 대한 회원국들의 적극적인 지원을 촉구할 계획이다. 김 대통령은 이와함께 정상회의 기간에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주요국정상들과 개별회담을 갖고 남북관계 진전에 따른 한반도 평화구축 방안 등을 논의하며 이에앞서 하사날 볼키아 브루나이 국왕과 만나 석유에너지의 안정적 도입과 유가안정화 방안 등을 협의한다. 이어 김 대통령은 24∼25일의 ‘아세안 + 한·중·일’ 정상회의에 참석, 동아시아국가간의 공동이익 증진과 한·아세안 협력방안을 논의하는 한편 주룽지(朱鎔基) 중국 총리, 모리 요시로(森喜朗) 일본 총리와 3국 정상회담을 갖고 경제·통상·문화분야에서의 3국 협력방안에 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김 대통령은 또 회의가 끝난 뒤 25∼27일 싱가포르, 27∼29일 인도네시아를 각각 방문해 고촉통 싱가포르 총리 및 압두라만 와히드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간 교역·투자증진, 정보기술협력 방안 등을 논의한다. 이번 APEC 정상회의 및 ‘아세안+한·중·.일’ 정상회의 참석에는 이정빈 외교통상장관, 한덕수 통상교섭본부장 등 10명의 공식 수행하며, 민주당 김기재 의원 등이 특별수행한다.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은 이번 주 평양을 방문하고 돌아온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의 방북결과를 평가한 후 1개월 내에 북한 방문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백악관이 26일 밝혔다. 제이크 시워트 백악관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클린턴 대통령이 앞으로 하루 이틀 사이에 올브라이트 국무장관과 대화할 기회를 갖고 상세한 방북 결과를 보고받게 될 것이라면서 그같이 말했다. 그는 올브라이트 장관이 북한측과 미사일문제에 관해 장시간 논의한 것을 비롯, 테러, 인권 및 한반도의 긴장완화 등의 문제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히고 “우리는 대통령이 그곳(북한)에 갈 것인지의 여부를 결정하기 전에 이러한 모든 중요한 문제들을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워트 대변인은 그 결정과정이 어느 정도 걸릴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시간이 한정되지는 않았으나 “1개월 보다는 짧은 기간이 될 것”이라고 답변했다.
김대중 대통령은 26일 “벤처기업인들이 도덕성과 기업가 정신을 갖고 정상적인 벤처활동을 통해 스스로 성취하며 국가발전에 기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이날 오전 “동방상호신용금고 불법대출 사건으로 인해 선의의 벤처정신과 건전한 벤처기업인들의 피해나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박준영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특히 김 대통령은 전북 군산시청에서 전북도청 업무추진상황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도 “정부는 일부 벤처기업인이 잘못을 저지른 것 때문에 정책을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김 대통령은 “벤처 기업인이 연구에 몰두해 기술개발에 힘쓰지 않고, M&A(인수·합병) 투자를 하거나, 재벌흉내를 내 20여개 기업을 사들이는 등 완전 타락상을 보여줬다”며 개탄했다. 이와관련, 정부는 벤처 지원정책은 지속하면서도 부작용과 부조리를 예방하기 위해 대주주가 바뀐 금융기관에 대해 밀착감시를 벌이고 코스닥 시장 등에 대한 감시도 강화해 나갈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검증되지 않은 인물이 금융기관의 대주주가 될 경우 최소한 몇달간은 매일 대출 동향을 체크하는 등 밀착감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재 시장에서 벤처기업의 옥석이 가려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정부차원에서도 이를 가속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벤처기업들의 문어발식 경영과 벤처기업들의 투자자금 공모 과정 등에 대한 감시를 강화해 나가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제원기자 jwyoo@kgib.co.kr
평양 방문을 마치고 25일 오전 서울에 도착, 곧바로 청와대를 방문한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은 김대중 대통령을 접견한 자리에서 1시간 여동안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회담 내용을 상세히 설명했다. 김 대통령은 오전 11시부터 35분간 올브라이트 장관, 웬디 셔먼 대북정책조정관,찰스 카트먼 한반도평화회담 특사 등 일행을 접견하고 환대한뒤 또다시 이정빈 외교통상 장관과 스티븐 보즈워스 주한대사만 배석시킨 가운데 30분동안 요담을 가져 눈길을 끌었다. 올브라이트 장관이 전용기 정비 관계로 당초 예정보다 1시간 가량 늦게 서울에 도착, 접견시간이 예정됐던 10시45분에서 15분 가량 늦어진데다 접견 시간도 길어진 것이다. 이 때문에 뒤이어 열린 김 대통령의 모범경찰관 초청 오찬도 1시간 가량 순연됐다. 김 대통령은 이날 접견에서 올브라이트 장관의 성공적 평양방문을 축하했으며 올브라이트 장관은 평양 방문 소감과 분위기, 김 위원장과의 논의내용을 자세히 소개했다고 박준영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특히 올브라이트 장관은 “평양이 매력적이고 아름다운데 놀랐으며 김 위원장은 정중하고 경청하는 자세였고 지역문제와 국제문제에 식견이 있더라”고 평가하면서 “김 위원장이 김 대통령에게 굉장히 호의적이고 대통령의 사형언도, 해외망명, 야당생활 등 일생을 다 알고 있더라”고 말했다. 올브라이트 장관은 이어 “김 위원장이 ‘대통령의 일생은 영화감으로 적합하다’는 얘기를 했다”고 전했고, 김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영화를 좋아한다”고 응수했다. 그러나 이날 올브라이트 장관이 김 대통령에게 설명한 구체적인 방문결과에 대해 청와대는 그 내용을 일절 공개하지 않았다. 박 대변인은 “미국이 북한과 회담한 결과를 우리측에서 밝히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 “한.미.일 외무장관 회담에서 얘기를 나누고 기자회견을 통해 설명할 것은 설명하게 될 것”이라고만 밝혔다. 그는 또 “올브라이트 장관이 김 위원장의 메시지를 김 대통령에게 전달했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런 얘기는 없었다”고 밝혔다.
김대중 대통령은 24일 “지금 우리 사회의 화합과 발전을 좀먹고 있는 지역대립을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앞장서서 해결해 달라”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이날 낮 제1회 지방자치단체 개혁박람회 참석인사 4백50여명을 청와대로 초청, 오찬을 함께 한 자리에서 “세계가 하나의 지구촌이 되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좁은 나라에서 지역적 대립을 일삼는다면 이 나라의 미래를 기대할 수 없으며 남북화합을 성공적으로 추진할 수도 없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어 김 대통령은 “지역간 화합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해 왔으나 아직도 이 문제에 있어서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정부도 앞장서서 규범을 보이도록 할 것이며, 부족한 점이 있었다면 더 한층 잘 되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김 대통령은 “지역이기주의에 사로잡혀서는 안된다”면서 “내 지역만 좋으면 다른 지역은 상관없다는 생각과 목적의 달성을 위해서는 극단적인 수단도 불사한다는 태도는 반드시 시정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제원기자 jwyoo@kgib.co.kr
북한과 미국이 빌 클린턴대통령의 방북에 합의할 경우 방문시기는 브루나이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회의(APEC) 정상회담이 열리는 오는 11월15, 16일 양일의 전후를 축으로 조정이 이루어질 전망이라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24일 일본정부 소식통을 인용, 보도했다. 소식통에 의하면 북한을 방문중인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국무장관은 클린턴대통령의 방북시기와 관련 ▲베트남 방문 직후인 11월11일 ▲APEC정상회담 후의 귀로에 들리는 방안 ▲연말연시께 신대통령의 스태프를 대동해 북한에 들어가는 방안 등 다갈래로 북한측에 제시, 조율하고 있다. 한편 자민당 간부는 클린턴대통령의 방북 시기에 대해 “11월11일에 이뤄진다는 정보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간부는 “대북 식량지원에 종사하고 있는 유엔 관계자의 말”이라며 이같이 밝히고, 클린턴대통령과 김정일 총비서와의 회담내용에 대해 “미국이 3억달러정도의 경제지원을 실시함으로써 북한이 미사일개발의 동결을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대중 대통령이 노벨 평화상 수상과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의 성공을 계기로 경제와 민생 안정에 주력할 것임을 천명했다. 주목할 부분은 김 대통령의 이번 경제 챙기기가 외자유치에 주력했던 과거 외환위기 극복때와는 내용과 형식이 180도 다르다는 점이다. 김 대통령은 이번에는 지역의 경제현장을 직접 시찰하고 4대개혁 진행상황을 매달 보고받는 한편, 국민경제자문회의의 민간 중심 개편 등 국민의 대정부 신뢰감 회복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국민경제자문회의의 개편은 정부측 위원을 줄이고, 민간위원들을 대폭늘려자유토론식으로 회의를 진행하면서 각계각층의 의견을 듣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는 현 경제 상황에 대한 김 대통령의 진단과 무관치 않다. 김 대통령은 23일 국무회의에서 “다시 우리는 경제와 민생 문제에 우리의 노력을 집중해야 한다”면서 “최근 외부적 요인때문에 우리 경제가 충격을 받고 있지만 그 외부적 충격도 해결은 내부가 스스로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김 대통령은 “우리는 할 수 있으며 나는 그 가능성을 의심해 본적이 없다”면서 “경제주체들이 협력해 노력하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며 국민들에게 경제위기 극복에 대한 자신감을 또 다시 강조했다. 고유가, 반도체가격 하락 등 외부 여건이 나쁘긴 하지만 각종 거시경제지표 등을 볼때 현 경제상황이 그리 비관적이지 않은데도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경제가 여전히 어려운 것은 심리적 불안감 때문이며 이를 극복하는 것이 경제회복의 관건으로 김 대통령은 진단하고 있는 것이다. 김 대통령이 노벨상 수상 발표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여러차례에 걸쳐 “날믿어 달라”고 호소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번 ASEM 기간 유럽의 정상들이 한국의 경제적 토대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경협에 열을 올렸던 것도 김 대통령이 경제위기 극복에 자신감을 갖게 한 동력이 되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김 대통령의 노벨상 수상과 ASEM의 성공적 개최는 국민들의 자긍심과 자신감 회복에 상당한 도움이 됐을 것”이라면서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경제회복의 고삐를 죈다는 것이 김 대통령의 생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