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의선 복선전철 공사 ‘빨간불’

경의선 복선전철공사가 한국도시시설공단 및 철도공사측의 금촌구간 고가화에 따른 하역장 폐쇄와 시멘트 하역작업 중단 통보에 반대하는 대한통운화물 하역 근로자들의 공사방해로 공사가 6개월여간 지연되는 등 정상개통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26일 한국철도시설공단 및 철도공사, 대한통운화물 금촌출장소 등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철도공사가 경의선 복선전철화 공사구간중 금촌구간 고가화로 인해 시멘트 하역 등 화물취급을 2008년 3월 이후 중단할 것을 대한통운금촌출장소에 통보했다. 이에 대해 대한통운화물하역 근로자들이 크게 반발, 지난해 11월부터 경의선복선전철 제4공구 노반공사를 물리적으로 막고 있다. 이처럼 하역 근로자들이 반발하자 한국철도시설공단과 공사관계자, 시공사인 N건설회사, 대한통운관계자 등이 이날 대책협의를 갖고 시설공단이 금촌역 하역을 월롱역으로 이전해 추진하는 동시에 다음주부터 공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대한통운금촌출장소 및 하역 근로자들은 ‘하역을 금촌역에서 이전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그동안 경의선 공사이후 하역 물량이 90% 감소한 부분에 대한 영업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또 철도공사의 일방적 영업소 폐쇄조치에 대해 보상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대한통운화물금촌출장소에는 4명의 근로자가 일하고 있으며 이들은 서울항운노조와 연대해 금촌역 구역내 파일항타기초공사 및 고가 구조물공사를 못하도록 시멘트 등을 쌓아 놓고 장비가 진입하면 물리적으로 막고 있다. 대한통운화물 금촌출장소관계자는 “30여년 동안 하역일을 해 온 사람들에게 상의 한번 없이 일방적으로 화물취급 중단통지를 보내고 비워달라고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생계대책을 마련해 줄 때까지 어쩔 수 없이 우리의 권리를 찾아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철도시설공단 관계자는 “하역 근로자들이 작업중단에 대해 보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이는 법적근거도 없고 해줄 수도 없다”며 “금촌역 하역장 폐쇄에 따라 인근역인 월롱역 하역장을 제안한 만큼 조만간 공사를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주=고기석기자 koks@kgib.co.kr

새벽을 연다/수원시장애인종합복지관 직업지원팀

“일을 배우고 있을 땐 우리에게 장애가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아요.” 봄 기운이 완연한 지난 16일 오전 수원시 영통구 이의동 수원시장애인종합복지관 1층 직업적응훈련실. ‘너울가지(남과 잘 사귀는 솜씨 혹은 붙임성이란 의미의 순 우리말)까페’라는 작은 부제가 붙어 있는 훈련실 미닫이 문을 살며시 열고 안으로 들어서자 앞치마를 한 3명의 예비 직업인들이 무언가를 열심히 배우고 있었다. 겉으로 보기엔 정상인과 전혀 분간이 안되는 모습을 하고 있는 이들은 사실 모두 ‘정신지체 2급’이라는 장애를 가진 친구들이었다. 이날 이들의 교육을 맡은 김동숙 선생님(22·여·평택대 재활복지학과 4학년)의 카푸치노 만드는 방법에 대한 설명이 이어지자 3명의 훈련생들은 연방 “네”를 외치며 사뭇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교육에 열중했다. 이러한 그들의 모습에서 ‘정신지체’라는 장애인의 모습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오히려 일반인보다 더 적극적이고 진지한 훈련 모습에서, 그리고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 넘치는 뒷모습에서, 장애인을 대표해 희망의 빛을 만들어 가고 있다는 사명감에서, 그저 단 한명의 예비 직업인의 모습만이 엿보일 뿐이었다. ▲“내일은 사회인” 꿈이 영그는 곳 지난해 9월 문을 연 수원시장애인종합복지관 직업지원팀내 행복작업장에는 정신지체, 발달장애 등 장애를 가지고 있는 18명의 장애인들이 장미빛 미래를 꿈꾸며 쇼핑백 만들기 등의 기술 훈련과 대인관계 개선을 위한 사회적응 훈련 등 다양한 직업재활 프로그램에 맞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 가운데 테스트를 통과해 대인관계 등 사회생활을 영위하는데 있어 크게 문제가 없다는 평가를 받은 3명의 친구들이 사회진출을 위한 마지막 단계인 이곳 너울가지 까페에서 손님 응대, 간단한 음료만들기, 홀서빙 등의 훈련을 통해 막바지 사회적응 훈련에 한창이다. 김달호(25·정신지체 2급)·박연옥(27·여·정신지체 2급)·김동휘씨(20·정신지체 2급) 등이 바로 내일의 사회인을 꿈꾸며 이곳 까페에서 직업 및 사회적응 훈련을 받고 있는 장애인들. ▲저마다 사연 안고 연습 또 연습 김달호씨는 아내와 두살배기 아들이 있는 어엿한 한 가정의 가장이다. 이런 그에게 이곳에서의 교육은 누구보다도 남다르다. 그래서 훈련도 가장 열심히 받고 있지만 그가 가지고 있는 정신지체에서 오는 사회성 부족은 번번이 그의 사회진출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 너울가지 까페에서 4개월여의 훈련끝에 찾아온 기회로 김씨는 지난 1월 D패밀리 레스토랑에 어렵게 입사했지만 전 시간의 직원이 교대를 해주지 않고 퇴근하는 바람에 탈의실에서 3시간가량 기다리다 출근 지연 등으로 결국 회사에서 퇴사당했다. 수원시장애인종합복지관 김한숙 직업지원팀장은 “정신지체 장애인들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정해진 룰안에서만 행동한다는 것”이라며 “일반인의 경우 앞 근무자가 몇시간동안 교대를 해 주지 않으면 상황을 알아보려 할테지만 달호씨는 그저 교대를 해야만 일을 할 수 있다는 자신만의 룰을 지키려고 기다리다 결국 퇴사당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김씨는 여전히 자신이 퇴사당한 것은 설거지를 못해서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는 “여기에서 일하는 게 즐겁다”면서도 “설거지는 정말 어렵다”는 말을 빼놓지 않아 듣는 이의 마음을 뭉클하게 한다. 지난 2월 수원 청명고 특수반을 졸업한 김동휘씨는 까페 생활을 가장 즐거워하고 있지만 남들 앞에만 서면 온몸을 떨며 긴장하는 바람에 번번이 취업면접에서 낙방하고 있다. 김씨는 “사람들과 만나면 나도 모르게 긴장되지만 여기에서 생활하면서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며 “아직까지 앞으로 무슨 일을 할 지 결정하지 못했지만 까페에서 열심히 배워 꼭 훌륭한 사회 구성원이 되고 싶다”고 웃음지었다. 그리고 이곳 까페의 자칭·타칭 맏언니인 박연옥씨. 그녀에게 이제 까페에서의 훈련은 현실을 준비하는 예비 전쟁터나 마찬가지다. 환경미화원인 아버지와 오는 5월에 입대하는 동생 뒷바라지를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일자리를 구해야 하기 때문. 박씨는 “빨리 돈 많이 모아서 집에 도움도 주고 싶고 결혼도 하고 싶다”며 수줍은 듯 얼굴을 붉히기도 했다. ▲“더 많은 일자리 위해 노력 기울일 것” 매주 금요일 이들의 사회적응을 돕고 있는 김동숙씨는 “이들과 생활하는데 있어 한가지 일에 대해 3~4번 반복 학습해 주는 일 외에는 어려운 점이 없다”며 “오히려 누구나 실수할 수 있는 일을 장애인이니까 한다는 식의 사회적 편견이 더 힘들게 한다”고 말했다. 수원시장애인종합복지관 김기태 관장은 “부모·형제가 언제까지나 보살펴 줄 수 없는 만큼 장애인들에게 훈련을 통해 직업을 갖도록 해주는 것은 정말 중요한 일”이라며 “이러한 면에서 직업재활 프로그램은 ‘장애인 재활의 꽃’이라고 할 수 있고, 그들에게 삶의 희망을 주기 위해서라도 앞으로 관내 중소기업 등과 연계해 장애인들에게 더 많은 일자리를 마련해 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규태기자 kkt@kgib.co.kr /사진=전형민기자 hmjeon@kgib.co.kr

‘저출산 대책’ 구호만 요란

정부가 저출산 대책의 일환으로 맞벌이 부부들을 위해 일정 규모 이상의 직장내 육아시설 설치를 의무화했으나 경기도내 50%이상의 지자체들이 육아시설을 설치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강력한 저출산 정책을 펴고 있는 도교육청은 육아시설의 설치는 물론, 미설치에 따른 보육수당조차 지급하지 않아 비난이 일고 있다. 2일 경기도 등에 따르면 지난 2004년 개정된 영유아보육법에는 상시여성 근로자 300인 이상 사업장 또는 전체 근로자 500인 이상 사업장에는 직장내 보육시설의 설치를 의무화하거나 사업장별로 국·공립보육시설 지원기준에 의거한 지원액의 50%를 보육수당으로 지급토록 하고 있다. 그러나 영유아보육법상 보육시설을 설치하지 않은 대상 사업장에 대한 처벌 규정이 마련돼 있지 않아 대부분의 사업장들은 설치 공간부족 또는 경제적 부담 등을 이유로 보육시설 대신 보육수당을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내 31개 시·군중 시·군청내 보육시설을 설치한 곳은 15곳에 불과한데다 나머지 16개 시군은 수당으로 지급하고 있으며, 국·공립, 법인 등을 포함한 도내 전체 어린이집 7천864개 중 직장 보육시설은 69곳에 불과하다. 이처럼 대부분의 사업장들이 보육시설 대신 보육수당을 지급하고 있으나 일반 어린이집의 경우 추가 보육료를 지불해야 하는데다 운영시간 등이 맞벌이 부부의 출·퇴근 시간과 맞지 않는 등 부모들이 어린이 보육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도교육청의 경우 청내에 보육시설을 설치하지 않은 것은 물론 수당조차 지급하지 않고 있어 일부 직원들이 반발하고 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도교육청의 재정형편상 직장내 보육시설을 설치하지 못하고 있다”며 “현재 보육시설 설치 또는 수당 지급에 따른 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올해안에 시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도 관계자는 “영유아보육법상 사업장내 보육시설 설치 또는 보육수당 지급을 해야 한다는 규정은 있지만 위반시 처벌규정이 없어 권고만 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김대현기자 dhkim1@kgib.co.kr

영아보육 ‘희망 아가방’ 무산 위기

경기도교육청이 저출산대책의 일환으로 지자체와 함께 추진하던 비교실을 이용한 영아 보육시설 ‘희망 아가방’ 사업이 중앙부처의 이견으로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13일 도교육청에 따르면 도 교육청은 영아 부모의 부담을 줄이는 등 저출산대책으로 일부 국비 보조와지자체가 설치비와 운영을 담당해 초등학교내 빈교실중 일부를 국·공립 영아 보육시설인 희망 아가방으로 꾸이기 위한 사업이 지난해부터 시범 실시할 계획이었다. 또 도교육청은 당초 도내 200여개 빈교실을 이용, 60여개의 아가방을 설치하기로 하고 지난해 4개의 아가방을 설치, 운영하기로 하고 일선 시·군과 협의했다. 그러나 보육시설 정책을 담당하고 있는 여성가족부는 최근 “영아만을 위한 보육시설은 어렵고 영·유아를 함께 돌볼 수 있는 시설로 운영돼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또 여성가족부는 같은 학교내에 보육시설과 유치원을 설치한 뒤 학부모에게 시설을 선택하도록 하면 도교육청이 우려하는 병설유치원과의 관계에도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은 대부분 초등학교에 병설 유치원이 설치돼 있어 같은 학교내에 비슷한 또래의 유아들까지 돌보는 아가방을 별도로 설치하는 것은 기존 유치원의 인원확보 문제 등 또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으며 병설유치원이 설치된 초등학교내에 아가방을 설치하면 여성가족부의 의견이 반영되는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이에 따라 여성가족부를 통한 국고 지원으로 희망 아가방 설치사업을 추진했던 도교육청은 여성가족부의 긍정적인 재검토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사업추진이 어려울 것으로 우려된다. /최종식기자 jschoi@kgib.co.kr

어린이집 보육료 터무니 없이 비싸

경기도내 신도시를 비롯 상당수의 어린이집들이 정부가 정한 보육료 상한액을 무시한 채 각종 명목으로 보육료를 터무니없이 높게 책정해 학부모들의 민원이 잇따르는 등 물의를 빚고 있다. 31일 경기도와 일선 시·군 등에 따르면 도는 매년 어린이집의 연령별 보육료 수납 상한액을 책정하고 대부분의 일선 시·군은 도의 상한액을 따르고 있다. 이에 따라 도가 정한 2006년도 보육료 상한액은 정부지원시설, 민간보육시설, 가정보육시설로 세분화 해 받도록 했으며, 민간보육시설은 0세 35만원, 1세 33만원, 2세 28만원, 3세 이상 21만원에 현장학습비 등 필요경비 명목으로 월 7만원을 더 받을 수 있게 하고 있다. 그러나 도내 대부분의 민간어린이집은 급식비, 특기적성비, 차량운행비 등의 갖가지 명목을 들어 편법적으로 높은 보육료를 받으면서 학부모들의 민원이 잇따르고 있는 실정이다. 용인시 동백지구내 텀블랜드동백어린이집의 경우 3세 이상 아동은 1개월에 21만원 이상 받을 수 없는 규정을 무시한 채 보육료만 1개월에 36만원을 받고 있으며, 급식비 명목으로 6개월에 36만원, 수혜성 경비 6개월 42만원, 특강비 월 5만원, 종일반 추가 7만원 등 1개월 평균 61만원을 받고 있다. 특히 어린이집측은 어린이집과 영어학원을 병행해 운영하면서 보육료 상한액 21만원과 영어학원비 15만원을 합친 36만원을 보육료로 산정해 받고 있으나, 입학상담시 별다른 설명을 해주지 않거나 영어교육비로만 설명을 하면서 학부모들은 영어 학원비를 별도로 내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른 채 비싼 보육료를 내는 줄만 알고 있다. 화성시 동탄지구내 은총어린이집도 종일반비를 포함한 월 보육료를 30만원씩 받는데다 영어학습비 명목으로 1개월에 1만원을 추가로 받으며, 견학비는 별도로 받고 있다. 또 보육료 상한액에서 9만원으로 제한하고 있는 입소비용에 기술교재비와 교재비 등의 명목을 추가해 18만원을 받고 있으며, 학기가 바뀔 때에도 교재비 명목으로 10만원을 추가로 받고 있다. 이렇듯 도내 대부분의 어린이집들이 각종 편법적인 명목을 들며 보육료를 높게 받고 있어 일선 시·군의 지속적인 단속이 절실한 실정이다. 한 학부모는 “맞벌이를 하고 있지만 터무니없이 비싼 보육료로 차라리 직장을 그만두고 아이를 직접 돌보는 편이 낫겠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며 “어릴 때부터 사교육비가 너무 비싸 둘째를 낳겠다는 생각은 포기한 지 오래”라고 말했다. 텀블랜드동백어린이집 관계자는 “어린이집과 학원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으며, 보육료와 학원비도 별도로 받고 있다”며 “입학전 학부모들에게 설명을 하지만 이해를 못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대현기자 dhkim1@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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