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첫 승점 안방서 챙긴다”

올 시즌 우승후보로 꼽히고 있으나 개막전에서 원정 패배를 기록한 수원 삼성이 프로축구 쏘나타 K-리그 2010 홈 개막전에서 첫 승점 사냥에 나선다.지난 달 27일 시즌 개막전 전주 원정경기에서 지난해 챔피언 전북 현대에 1대3으로 패배했던 지난해 FA컵 우승팀 수원은 6일 오후 3시 수원월드컵경기장으로 부산을 불러들여 홈 개막전을 갖는다.수원은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지난 달 24일 감바 오사카(일본)와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 홈 경기에서 0대0으로 무승부를 기록한데 이어 전북과의 K-리그 개막전서 패하는 등 출발이 좋지않아 이번 홈경기 승리가 절실하다.지난 2경기에서 수원은 올해 영입한 호세 모따와 헤이날도, 주닝요 등 삼바 트리오가 아직 팀 전술에 녹아들지 않은 모습을 보였고, 좌우 측면 공격자원인 염기훈과 이상호는 부상으로 출전이 불가능한 상황이다.하지만 수원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복귀한 조원희와 김두현을 비롯, 백지훈, 송종국 등 국가대표급 미드필더진에 호세 모따, 서동현 투톱을 앞세워 안방 승리를 장담하고 있다.여기에 곽희주-리웨이펑-주닝요-양상민으로 이어지는 수비라인도 안정감을 되찾고 있고, 백전노장 이운재가 지키는 골문도 든든해 올 시즌 우승을 향한 힘찬 시동을 준비하고 있다.이에 맞서는 부산 역시 개막전 홈경기에서 제주에 0대1 져 시즌 첫승이 목마른 상태지만 에이스인 박희도가 부상 후 아직 정상 컨디션을 찾지 못했고, 하성민김기수 등이 나서는 수비진도 경험이 많지 않아 어려운 경기가 예상된다.한편 오는 7일 오후 3시 인천 문학월드컵경기장에서 광주와 맞붙는 인천 유나이티드는 개막전서 전남에 1대0 승리를 거둔 상승세를 몰아 2연승에 도전한다.인천은 프로 2년차인 유병수를 꼭지점에, 코로만-남준재를 좌우에 세운 쓰리톱과 전남전 결승골의 주인공 도화성이 공격을 조율한다.광주는 지난해 인천전 1승1패를 포함, 역대 전적서 6승3무6패로 균형을 이루고 있어 만만치 않은 상대다. 특히 개막전에서 2골을 기록해 대구를 2대1로 꺾는데 앞장섰던 최성국을 묶는 것이 인천의 과제다./안영국기자 ang@ekgib.com

이동국 '기사회생'…꿈에 그리던 월드컵 눈앞

그야말로 기사회생이다. 자칫 월드컵을 눈앞에 두고 또 다시 기회를 놓칠 뻔 했던 라이언 킹 이동국(전북)이 마지막 기회를 힘차게 움켜잡았다. 이동국은 3일(한국시간) 열린 코트디부아르와 평가전에서 전반 4분 그림 같은 논스톱 슈팅으로 한국의 선제골을 만들어냈다. 지난해 8월 파라과이전부터 쭉 대표팀에 합류했던 이동국은 그동안 허정무 감독이 원했던 이른바 임팩트를 보여주지 못했다. 공격수는 골로 말한다고 한다. 하지만 K-리그에서 득점왕에 오른 이동국은 대표팀 합류 5개월이 지난 2월 동아시아대회에서야 골을 신고했다. 동아시아대회에서 두 골로 팀 내 최다 득점을 기록했지만 그나마 한 골은 손쉬운 페널티킥이었다. 이동국에게 끝까지 기회를 줬던 허정무 감독도 고개를 갸우뚱 할 수밖에 없었고 여전히 이동국에게는 의문부호가 따라다녔다. 하지만 코트디부아르전의 이동국은 달랐다. 전성기 시절 동물적인 골 감각이 조금씩 살아나는 모습이었다. 기성용의 프리킥이 상대 수비수 머리에 맞고 흐르자 기다렸다는 듯 논스톱 슈팅으로 골망을 출렁였다. 전성기 때 보여줬던 전매특허였다. 허정무 감독도 아주 좋은 골이었다. 이것이 이동국의 감각이고 위치 선정이라면서 세게 때리기보다 적절한 타이밍으로 맞췄다. 이런 것이 순간순간 나와 준다면 이동국이 대표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모처럼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수비도 적극적이었다. 앞선 부터 적극적으로 코트디부아르를 압박했다. 경기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심판의 휘슬도 못 듣고 상대 수비가 가지고 있는 공을 뺏기도 했다. 그만큼 이동국에게 월드컵은 간절한 목표였다. 사실 이동국은 월드컵과 큰 인연이 없었다. 1998년 프랑스월드컵에서 아무것도 모르는 막내로 데뷔했지만 2002년 한일월드컵과 2006년 독일월드컵에는 출전하지 못했다. 2002년엔 슬럼프에 빠졌고 2006년에는 월드컵을 앞두고 부상을 당했다. 하지만 이날 득점으로 기다리던 월드컵 본선행이 눈앞에 다가왔다. 허정무 감독도 이동국에게 부탁이 있다면 본선에서 더욱 잘할 수 있게 몸도 만들고, 칼도 갈았으면 한다고 말해 남아공월드컵 본선에 이동국을 데려갈 것임을 시사했다.

'당당한' 이청용 "월드컵 16강 무조건 간다"

더 이상 기대주가 아니었다. 이제는 어엿한 대표팀의 주축이었다. 아프리카의 강호 코트디부아르를 상대로 전혀 기죽지 않았다. 오히려 프리미어리그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형들보다 한 수 앞선 플레이를 선보였다. 이청용(22 볼턴 원더러스)은 3일(한국시간) 런던에서 열린 코트디부아르와 평가전에서 전후반 90분을 모두 소화하며 한국의 2-0 승리에 밑거름이 됐다. 기록으로 드러난 공격 포인트는 없었지만 코트디부아르의 측면을 집요하게 괴롭혔다. 지난해 8월 프리미어리그에 데뷔한 이청용은 첫 시즌부터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볼턴의 주축 선수로 성장했다. 또 5골, 6도움을 기록하며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가지고 있던 한국 선수 최다 공격 포인트 기록도 경신했다. 한 마디로 기량이 무르익었다. 허정무 감독도 점점 농익어 가고, 선수단 전체를 리드하는 등 많은 역할을 해줬다면서 그런 것들이 전체적으로 팀의 핵심이 됐다고 이청용의 활약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일선에서 적극적으로 상대의 공격 전환을 방해했다. 수비진의 안정도 바로 이런 앞선의 압박에서 나왔다. 허정무 감독이 수비수 4명 만 수비하는 것 아니다. 미드필더, 공격수가 전체적으로 거리를 주지 않고, 공간을 주지 않았던 것이 통했다고 말한 이유다. 이청용 역시 잘 된 부분이 더 많았다. 특히 수비 할 때 압박에서 우리가 이겼기 때문에 승리했다면서 두 골 모두 세트피스에서 나왔는데 평소 선수들이 호흡을 잘 맞춰온 것이 효과를 발휘했다고 승인을 분석했다. 무엇보다 월드컵도 자신 있다. 16강에 오르고 싶다가 아니라 16강에 무조건 오른다고 당당하게 말한다. 관건은 90분을 모두 뛸 수 있는 체력이다. 교체 카드 3장이 있지만 주축 선수들의 대부분은 풀타임을 뛸 각오를 해야 한다. 하지만 이청용은 월드컵 본선에서 3명의 교체카드가 있기는 하지만 일단 90분 동안 상대를 압박할 수 있는 체력을 준비할 것이라면서 선수들이 계속해서 호흡을 맞춰오고 있고, 하려는 의지가 강하기 때문에 월드컵 본선이 상당히 기대 된다고 자신했다.

허정무호 첫 상대 그리스, 세네갈에 완패

허정무호의 첫 상대 그리스가 세네갈에 완패를 당하며 무기력한 모습을 연출했다. 2010 남아공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한국과 가장 먼저 격돌하는 그리스는 4일(한국시간) 그리스 볼로스의 판세살리코 스타디움에서 열린 세네갈과의 홈 평가전에서 후반 마마두 니앙과 구이란 은다우에 연속골을 허용하며 0-2로 무너졌다. 지난 11월에 끝난 남아공월드컵 유럽 예선 이후 첫 평가전이었던 그리스는 새해 첫 평가전에서 이렇다할 위력을 발휘하지 못한채 패배, 99일 앞으로 다가온 월드컵 준비에 빨간불을 켰다. 그리스는 게오르기오스 사마라스(셀틱)와 앙겔로스 카리스테아스(뉘른베르크)를 투톱으로 내세워 공세에 나섰지만 세네갈의 탄력적인 수비에 막혀 몇 차례 좋은 득점 찬스를 살리지 못했고 득점없이 후반에 돌입했다. 그리스는 후반 시작과 함께 월드컵 유럽 예선에서 10골을 몰아넣으며 유럽 예선 득점 1위에 올랐던 간판 공격수 테오파니스 게카스(헤르타 베를린)를 투입하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그러나 오히려 팽팽하던 균형을 깬 건 세네갈이었다. 세네갈의 간판 공격수 니앙이 선봉에 섰다. 후반 27분 스루패스를 받은 니앙이 드리블로 수비수 2명을 따돌리는 완벽한 개인기를 선보이며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추가골은 8분만에 터졌다. 후반 35분 박스 밖 우측 지점에서 프리킥 찬스를 얻은 세네갈은 교체돼 들어온 은다우가 강력한 왼발 프리킥을 성공시켜 내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안정환, 실패? 성공?…허정무 "나쁘지는 않았다"

눈에 띄는 활약은 없었다. 하지만 월드컵을 향한 욕심을 분명이 있어 보였다. 조커로서 허정무 감독의 부름을 받은 안정환(34 다롄 스더)이 1년8개월 만에 복귀전을 치렀다. 안정환은 3일(한국시간) 열린 코트디부아르와 평가전에서 후반 시작과 동시에 투입돼 45분간 최전방 원톱 공격수로서 그라운드를 누볐다. 최근 공격수들의 골 결정력 부재에 고민하던 허정무 감독은 결국 안정환을 호출했다.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조커로서의 능력을 높게 산 것. 그리고 후반 안정환은 원톱에 세우면서 가능성을 시험했다. 이미 말한 대로 경기 흐름을 바꿀 수 있는지, 임팩트를 보여줄 수 있는지의 테스트였다. 그래서 허정무 감독은 전반 4-4-2에서 후반 4-2-3-1로 포메이션을 전환하는 과정에 안정환을 투입했다. 투입 초반, 수비에도 적극 가담하는 등 활발한 몸놀림을 보였지만 정작 공격에서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몇 차례 날카로운 크로스가 날아왔지만 위치선정에 문제가 있었다. 무엇보다 체력적으로 부담이 되는 모습이었다. 안정환도 경기 후 원톱으로 출전해 공간을 열고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하라는 주문을 받았다면서 아직 체력이 부족한 것을 느꼈다. 하지만 점점 나아질 것이라고 체력적으로 부담이 있었음을 인정했다. 일단 허정무 감독은 비록 골은 못 넣었지만 나쁘지는 않았다는 말로 안정환을 평가했다. 실패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성공도 아니었다. 사실상 마지막 테스트. 안정환이 허정무 감독의 테스트를 통과했는지는 5월 엔트리 발표 때나 되야 알 수 있다.

'달라진' 수비라인…드록바도 못 뚫어

불안했던 수비진이 확 달라졌다. 호흡이 척척 맞았고 서로의 빈 공간을 완벽히 메웠다. 이쯤되면 허정무 감독도 크게 고민할 필요가 없어 보인다. 이영표(알 힐랄)를 시작으로 이정수(가시마), 조용형(제주), 차두리(프라이부르크), 그리고 후반 교체 투입된 곽태휘(교토상가)까지. 포백라인은 아무런 흔들림 없이 아프리카의 강호 코트디부아르의 맹공을 막아냈다. 세계 최고 공격수 디디에 드록바(첼시)가 눈에 띄는 슈팅 한 번 못 날릴 정도로 자물쇠를 굳게 잠갔다. 몸싸움에서도 전혀 밀리지 않았고 서로의 빈 공간을 커버해주는 협력수비도 그야말로 일품이었다. 물론 이동국, 안정환 등 최전방 공격수부터, 김정우(광주), 김남일(빗셀 고베) 등 미드필더들이 앞선에서부터 강력한 압박을 해준 것도 큰 도움이 됐다. 허정무 감독은 미드필더, 공격수들이 앞에서 전체적으로 거리를 주지 않고, 공간을 주지 않았던 것이 좋았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이영표와 차두리의 가세로 힘을 얻었다. 이영표가 전체적으로 수비라인을 이끌었다면 차두리는 무시무시한 피지컬로 승부했다. 허정무 감독도 이영표와 차두리가 큰 경기 경험이 있어서 안정된 경기를 보여줬다고 두 선수를 칭찬했다. 특히 이영표의 경험이 수비라인 안정에 큰 도움이 됐다. 이영표는 수비라인 최고참답게 첫 날 훈련에서 젊은 수비수들에게 족집게 강의를 하는 등 호흡에 크게 신경을 썼다. 이날 경기 중에도 계속해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보였다. 이영표는 경기 후 준비했던 것을 잘 보여준 것 같다면서 경기 중에 선수들과 얘기를 많이 했는데 덕분에 수비 조직력이 좋아졌고 협력수비도 잘 됐다고 수비진 간의 호흡이 잘 이뤄졌음을 밝혔다. 중앙 수비수들도 모처럼 제 몫을 했다. 조용형과 이정수, 곽태휘는 시종일관 드록바를 괴롭혔다. 공이 날아오기 전 자리를 잡고 드록바에게 가는 공을 일찌감치 차단했다. 코트디부아르가 힘겨워할 수밖에 없는 완벽한 수비였다.

허정무 "남아공 엔트리? 큰 변화 없을 것"

앞으로 소폭의 변화는 있을지 모르겠지만 큰 변화는 없을 것. 아프리카 강호 코트디부아르를 꺾은 기쁨도 잠시. 허정무 감독의 머릿속은 다시 2010 남아공월드컵으로 향할 23명의 태극전사들을 정하기 위해 복잡해졌다. 하지만 결론은 났다. 경쟁은 월드컵 전까지 계속되겠지만 2~3명 정도의 소폭 변화만 생각하는 허정무 감독이다. 허정무 감독은 3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로프터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코트디부아르전에서 이동국(전북), 곽태휘(교토상가)의 연속 골로 2-0 완승을 거둔 뒤 앞으로 소폭의 변화는 있을지 모르지만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면서 물론 경쟁은 계속해서 해야 한다. 컨디션이 저하되거나 경기 내용이 안 좋을 경우네는 선수를 바꿀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서서히 베스트 11이 머릿속에 그려지고 있다는 뜻이었다. 일단 오늘 선발로 나온 미드필더 4명과 수비 4명, 골키퍼 이운재(수원)는 사실상 남아공에서도 주전 자리를 꿰찰 가능성이 크다. 단 공격수 자리만 이동국과 이근호(주빌로 이와타)가 박주영(AS모나코)의 파트너를 두고 여전히 경쟁 중이다. 물론 이동국이 한 발 앞서 나간 상황이다. 허정무 감독도 아주 좋은 골이다. 그게 이동국의 감각이고 위치선정이다. 세게 때리기보다 적절한 타이밍으로 때린 좋은 골이었다고 칭찬한 뒤 본선에서 더욱 잘할 수 있게끔 몸도 만들고 칼도 갈았으면 좋겠다고 이동국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그동안 속을 썩였던 수비진 역시 이날은 합격점을 받았다. 베테랑 이영표(알 힐랄)의 가세로 노련함이 더해졌고 차두리(프라이부르크)의 합류로 스피드와 힘이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세계 최고 공격수라는 디디에 드록바(첼시)도 한국의 협력 수비에 막혀 썩 위협적인 슈팅을 날리지 못할 정도였다. 허정무 감독도 수비라는 것이 수비수 4명만 하는 것은 아니다. 미드필더와 공격수들이 상대에게 거리를 주지 않고, 공간을 주지 않아 수비가 강해졌다고 앞선에서부터의 강력한 압박이 승인이었음을 밝힌 뒤 이영표와 차두리는 큰 경기 경험이 있어 안정된 모습을 보여줬다고 칭찬했다. 베스트 11의 구상은 어느 정도 끝났지만 전술과 포메이션은 여전히 미정이다. B조에서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 그리스 등 다양한 스타일의 축구를 상대해야 되기 때문에 그 때, 그 때 맞춤 전술로 임할 계획. 허정무 감독은 이날도 전반 4-4-2, 후반 4-2-3-1을 사용하며 다양한 전술을 시험했다. 허정무 감독은 오늘은 스리백을 안 썼지만 상대에 따라 쓸 필요는 있다. 본선에 가서는 승점을 따는 경기를 해야 하기에 전반 미드필더에 다소 부담이 가더라도 투 스트라이커를 배치했다면서 하지만 전반 중반 이후 흐트러지고 미드필더들이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기에 후반에는 미드필더를 두텁게 하고 역습을 노렸다고 설명했다. 결론적으로 공격과 수비 모두 술술 풀린 경기였다. 허정무 감독은 골은 들어가지 않았지만 좋은 장면이 많았고 만족스러운 경기였다면서 전체적으로 함께 효율적으로 움직여 준 것이 도움이 됐다. 초반 골을 넣고 상대가 강하게 나오자 흔들렸는데 후반 다시 날카로움을 찾은 것이 큰 소득이라고 흐뭇해했다.

'터졌다 이동국·곽태휘' 허정무호, 코트디부아르 격파

일단 만점짜리 모의고사였다. 허정무호가 아프리카 강호 코트디부아르를 상대로 값진 승리를 챙기며 2010 남아공월드컵 본선 나이지리아전 전망을 밝혔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3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로프터스 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코트디부아르와 평가전에서 전반 4분 만에 터진 이동국(전북)의 선제 결승골과 곽태휘(교토상가)의 추가골에 힘입어 2-0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코트디부아르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2위에 올라있는 아프리카의 강호. 디디에 드록바, 살로몬 칼루(이상 첼시), 콜로 투레(맨체스터 시티) 등 스타 플레이어들이 즐비하다. 허정무 감독이 나이지리아보다 강하면 강했지 절대 약하지 않다고 말할 정도로 가상의 나이지리아로 손색이 없는 상대였다. 하지만 한국은 모처럼 완벽한 플레이를 펼치며 기분 좋게 승리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약했지만 공격도 매끄럽게 풀렸고 최근 문제로 지적됐던 수비 역시 드록바 등 정상급 공격수들을 무리 없이 막아냈다. 허정무 감독은 4-4-2 포메이션을 꺼내들었다. 이동국과 이근호(주빌로 이와타)가 최전방에 섰고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김정우(광주), 기성용(셀틱), 이청용(볼턴 원더러스)이 미드필더로 출전했다. 포백라인에는 이영표(알 힐랄)와 이정수(가시마), 조용형(제주), 차두리(프라이부르크)가 위치했다. 골키퍼 장갑은 변함없이 이운재(수원)의 몫이었다. 코트디부아르도 디디에 조코라(세비야)가 부상, 아야 투레(FC바르셀로나)가 비자 문제로 빠졌지만 드록바를 비롯해 엠마뉘엘 에보우에(아스널) 등 가능한 정예멤버를 모두 가동했다. 코트디부아르에겐 한국이 월드컵 G조에서 만날 가상의 북한이었기 때문이다. 라이언 킹 이동국이 드디어 포효했다. 전반 4분 기성용의 프리킥이 상대 수비수 머리에 맞고 흐르자 반대편에서 기다리다가 장기인 오른발 논스톱 슛으로 코트디부아르 골문을 열었다. 안정환(다롄 스더)이 1년8개월 만에 대표팀에 합류하며 경쟁 상대가 늘어난 상황에서 허정무 감독에게 눈도장을 찍을 수 있는 골이었다. 선제골을 넣자 허정무 감독은 후반 다른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이동국과 안정환을 동시에 투입하는 것은 효과적이지 못하다고 이미 말했던 만큼 이동국과 이근호를 모두 빼고 조커 안정환을 원톱으로 투입하면서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기성용이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섰고 김남일(빗셀 고베)이 새롭게 투입돼 김정우와 함께 더블 볼란테를 이뤘다. 또 후반 15분에는 부상당한 이정수를 빼고 곽태휘를, 후반 32분 기성용 대신 김재성(포항)을 투입하는 등 다양한 전술, 선수를 시험하려 애썼다. 좀처럼 추가골이 터지지 않았지만 종료 직전 곽태휘가 일을 냈다. 박지성과 이청용, 안정환의 연속해서 골문을 외면하며 관중석에서 탄식이 흘러나오는 순간, 김재성의 프리킥에 이은 곽태휘의 헤딩슛이 터졌다. 종료 직전까지도 집중력을 잃지 않은 덕분에 터진 귀중한 추가골이었다.

축구대표팀 방배정 콘셉트는? '끼리끼리'

해외파는 해외파끼리, 막내는 막내끼리, 고참은 고참끼리 3월3일 코트디부아르전을 치르는 대표팀 숙소의 풍경이다. 오래전부터 고참과 신참이 한 방을 쓰면서 이른바 방장과 방졸이라는 것이 존재했지만 축구대표팀과는 별개의 문제다. 오히려 이번 대표팀 방배정의 콘셉트는 바로 끼리끼리다. 23명의 선수들의 방배정을 살펴보면 해외파는 해외파끼리, 막내는 막내끼리, 고참은 고참끼리 방을 배정받았다. 또 포지션에서 연관이 있는 선수들을 한 방에 배정하기도 했다. 일단 21개월 만에 대표팀에 복귀한 안정환(다롄 스더)과 이동국(전북)이 한 방을 써 눈길을 끈다. 안정환과 이동국은 고참이라는 점과 공격수라는 점에서 공통점을 보여 한 방을 배정받았다. 또 프리미어리거 듀오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이청용(볼턴 원더러스), 이영표(알 힐랄)와 차두리(프라이부르크) 등 해외파들도 한 방을 사용한다. 그동안 주로 이청용과 함께 생활했던 기성용(셀틱)은 오범석(울산)과 룸메이트가 됐다. 특이한 점은 막내끼리 한 방을 쓴다는 점. 이승렬(서울)과 김보경(오이타)이 그 주인공이다. 보통 막내는 멘토가 될 만한 고참과 한 방을 써왔다.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주장 홍명보와 박지성이 좋은 예다. 하지만 두 막내는 잠시나마 선배들에게서 자유로워지는 행운을 누렸다. 남아공-스페인 전지훈련에선 같은 포지션의 선수들을 한 방에 배치했지만 이번에는 조금 다르다. 끼리끼리 원칙을 적용한 방을 제외하면 미드필더-수비수 조합이 많다. 김남일(빗셀 고베)과 곽태휘(교토상가), 김재성(포항)과 조용형(제주), 이정수(가시마)와 신형민(포항), 김동진(울산)과 김정우(광주)가 한 방을 쓴다. 골키퍼들은 같은 방을 사용한다. 김영광(울산)과 정성룡(성남)이 한 방을 쓰고 대표팀 최고참 이운재는 대표팀 인원이 23명, 홀수라 독방을 사용하는 영광을 누리고 있다. 식당에서도 끼리끼리다. 이운재를 비롯해 안정환, 이동국, 박지성, 김동진까지 이른바 베테랑들이 한 테이블에서 식사를 하고 김정우, 이정수, 오범석 등 중간층과 이승렬, 김보경 등 막내들이 각각 한 테이블을 차지한다.

'수비 고민' 허정무호, 일단은 포백으로

허정무 감독은 최근 고민이 하나 더 늘었다. 그동안 골 결정력 부족으로 박주영(AS모나코) 파트너 찾기에 골똘했던 허정무 감독이 이번에는 빈약한 수비진 때문에 다시 한 번 고민에 빠졌다. 사실 허정무호의 수비 문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남아공-스페인 전지훈련과 동아시아대회를 통해 공격진 못지않은 비판을 받아왔다. 잠비아에 무려 4골이나 내줬고 중국에게도 충격적인 0-3 패배를 당했다. 허정무 감독도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할 정도. 3월3일(한국시간) 코트디부아르전을 앞둔 허정무 감독이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2위 코트디부아르는 디디에 드록바, 살로몬 칼루(이상 첼시)라는 최고의 공격진과 조코라(세비야), 아야 투레(FC바르셀로나) 등 화려한 미드필더들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허정무 감독은 1일 런던에서의 첫 훈련을 마친 뒤 코트디부아르는 4-3-3 포메이션을 쓰는데 최전방 드록바에 양쪽 윙이 굉장히 빠르다. 또 미드필더 투레도 상당히 공격적이라면서 일단 코트디부아르전에서는 포백을 쓸 것이라고 말했다. 컨디션 회복 위주로 가볍게 실시된 이날 훈련에서도 허정무 감독의 고민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허정무 감독은 훈련 도중 수비진에 중앙 미드필더 김정우(광주), 신형민(포항)까지 모아놓고 일장 연설을 했다. 또 허정무 감독의 연설이 끝나자 이번에는 수비진의 베테랑 이영표(알 힐랄)의 족집게 특강이 이어졌다. 이영표는 10여 분간 수비 조직력과 수비수로서 볼을 다루는 방법 등에 대해 젊은 선수들에게 조언을 했다. 차두리는 수비 조직적인 부분에 대한 얘기를 들었다면서 침투가 워낙 좋아 혼자서는 못 막으니 서로 도와야 한다고 얘기했다. 선수들끼리 모여서도 결국 수비 조직력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포백이라는 것은 정해졌지만 누가 그라운드를 밟을 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일단 이영표와 차두리, 이정수(가시마), 곽태휘(교토상가), 조용형(제주), 김형일(포항), 김동진, 오범석(이상 울산) 등이 2대1의 경쟁률로 경합을 펼치고 있는 상황이다. 단 허정무 감독은 있는 선수를 최대한 활용해 안정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물론 자원도 부족하다. 다른 조합을 시험할 여력이 없다면서 현 수비 멤버에 부상으로 잠시 빠진 강민수(수원) 정도가 경쟁에 참가할 것임을 밝혔다. 한편 허정무 감독은 코트디부아르전을 통해 나이지리아에 대한 해법이 나올 것이라면서 전반을 실점 없이 마친다면 후반 좋은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상대가 후반 흐트러지는 모습을 보였기에 끈질기에 하면 후반에 기회가 올 것이라고 출사표를 내놨다.